「스노우피크」 뉴 리더 야마이 리사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19.04.24 ∙ 조회수 1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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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번 아웃도어 개척자 • 3세 경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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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스노우피크」, 야마이 리사 >
■ 야마이 리사ㅣ「스노우피크」 대표임원 부사장 CDO
1987년 니가타 산조시 출생(현재 32세)
창업자인 할아버지, 현재 대표인 아버지 야마이 도루의 대를 이어「스노우피크」를 3대째 이어가고 있음. 어렸을 때부터 캠핑이나 낚시 등 아웃도어 활동을 하면서 성장
2012년 8월 주식회사 「스노우피크」 입사
2013년 「스노우피크」 어패럴 사업부 매니저
2016년 「스노우피크」 임원 어패럴 사업 본부장
2019년 「스노우피크」 대표임원 부사장 CDO 취임. 현재는 프로덕트
전반을 총괄하는 등 ‘로컬웨어’ 프로젝트 등 새로운 시도들을 리드해 「스노우피크」를 이끌어감.


창업자인 할아버지, 현재 대표인 아버지 야마이 도루의 대를 이어 「스노우피크」를 3대째 이어가며 철학을 담은 아웃도어를 멋지게 리드해나갈 차세대 경영인이다.



최근 건강 지향 트렌드로 전반적인 아웃도어의 경기는 나쁘지 않다. 명품 브랜드들의 벽을 넘기는 어렵지만 이들의 기세에 기죽지 않고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는 「스노우피크」. 아웃도어 어패럴 쪽은 기능성 웨어로 축적된 기술이 반영되고 탄탄한 팬층을 형성한 후 코어 아이템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매출을 올리기 힘든 마켓이다.

「스노우피크」는 이런 점을 충족시키면서 기존 브랜드들과는 다른 컬래버레이션과 ‘로컬 웨어’라는 지역에 포커스한 의류도 발매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데뷔 때부터 셀렉트숍에서 홀세일 판매를 하고 아웃도어 브랜드이지만 패션을 지향한다는 점도 신선하다. 여태까지 보지 못한 아웃도어 스타일이다.

「스노우피크」는 캠핑 아웃도어 브랜드로 1958년 니가타에서 스타트한 기업이다. ‘HOME ⇄ TENT’를 콘셉트로 자연지향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도심과 자연의 경계선을 없애는 오리지널 어패럴 라인은 5년 전부터 전개해 왔다. 기능성이 뛰어나면서 심플한 디자인 웨어가 많아 폭넓은 세대는 물론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높다. 2014년 F/W부터 어패럴을 시작한 주인공이자, 올 1월 어패럴 부문 톱으로 승진한 야마이 사장의 딸 리사 부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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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스노우피크」 2019 S/S 룩북 사진>



2014년 어패럴 조인 후 올 1월 부사장 승진

기획과 생산, 영업까지 합쳐서 어패럴 부문은 총 11명이 움직인다. 리사 부사장의 역할은 어패럴 기어 아이템(캠핑) 기획부터 디자인,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하고 사업의 책임자로서 중장기 계획이나 연간 사업 계획 등 비즈니스 면도 같이 본다. 해외 전시회에서도 리사가 직접 영업을 하고 모든 것을 총괄한다.

“연평균 성장률은 80% 스노우피크 전체 매출 구성비의 12%까지 성장했다. 주변에서는 있을 것 같은데 없는 스타일이라는 평을 듣는다.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이자 기능성을 갖춘 어패럴이기 때문에 지금 시대에 매칭돼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그녀는 말한다.

리사 부사장은 “소재 개발과 디자인 사양에 신경을 많이 쓰고 특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재를 중시하는데 이를 좋아하는 고객이 많다. 아웃도어는 맨즈가 주류라 여성 디자이너가 정말 드물다. 이런 면에서 여성적인 감각도 좋은 평가를 받고 남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이 인기를 얻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한다.

좋은 상품 개발 위해 철저하게 日 소재 사용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일수록 자연 속에서 본래의 인간성을 되돌아볼 수 있다. 도심과 일상에서도 자연에 가까워질 수 있는 웨어를 추구해 기능성 면에서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옷을 입어 몸에 닿았을 때의 ‘촉감이 좋은 옷’이라는 면을 중시한다. 봉제는 중국에서 진행되지만 소재는 거의 다 일본 소재를 쓴다.

이런 발상으로 매 시즌 한 지역에 포커스해서 시작된 것이 바로 로컬 웨어 프로젝트다. 그 지역, 산지에서 일할 때 입는 ‘워크 웨어’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2018년 4월 처음 시작, 경험 영역까지 연결해 니가타에서 캠핑과 공장 견학도 하는 경험 체험형 프로젝트로 발전했다.

지역의 풍토와 기법을 특화한 모노즈쿠리를 유지하고 최종적으로는 후계자까지 양성한다는 목표다. 산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문화를 계승하고 일반 소비자에게는 그 지역의 직업 체험 투어를 하는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원단 공장 견학도 함께 준비해 산지의 문화까지 체험해 본질적인 면을 전달한다.

소재 산지 지키기 위해 로컬웨어 프로젝트를

제 1탄으로 시작한 지역은 「스노우피크」의 본거지이기도 한 니가타. 이곳은 물이 좋아서 맛있는 쌀과 일본 술이 유명한 지역이다. 그 외에 원단 공장도 많고 칼이나 손톱깎이 같은 생활에 필요한 철 공구를 생산하는 공장도 많은 지역이다. 특산품도 풍부해 일본 내수 시장에서도 유명한 지역으로 꼽힌다. 「스노우피크」 중 매시즌 진행하는 코어 아이템이기도 한 셔츠는 주로 니가타 원단을 사용한다.

리사 부사장이 셔츠 원단 업체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협력 공장에 후계자가 없어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염색 공장 얘기를 듣고 향후가 걱정됐다고 한다. 공장 오너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더 이상 가업을 이끌어 갈 수가 없는 심각한 상황. 지방에는 후계자가 없어서 산업을 이어갈 수 없는 공장이 너무나 많다는 현실을 직감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로컬 웨어 프로젝트 스케줄에 셔츠 염색 공장 견학 투어와 모내기, 벼 베기 체험도 추가했다. 니가타현에서 가까운 사도시마(사도 섬)에서 사도 섬 문화의 상징이기도 한 일본 전통 무대 예술인 ‘노’라는 무대에 텐트를 치고 한쪽에서 관람한다. 참가인들이 모여서 섬의 식재료로 바비큐 파티를 하고 별을 보면서 화톳불을 피우고 담소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2030 젊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 제공

다음 날은 바다가 훤히 보이는 멋진 자연경치를 보면서 모내기 경험까지 할 수 있는 이 이벤트는 성황리에 끝났다. 트렌디한 패션을 좋아하는 젊은 고객들도 로컬 웨어를 입고 같이 프로그램을 즐겼다고 한다. 리사 부사장이 놀랐던 부분은 20~30대 고객 참가자들도 많았다는 점이다.

리사 부사장한테도 이 프로젝트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고 고객들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경험(체험)은 「스노우피크」가 원래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결국 옷만 판다는 의미가 아니라 고객에게 체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캠핑 등에 필요한 텐트, 테이블 등 모든 관련 상품을 같이 제공하면서 「스노우피크」의 생각까지 공유하고 제품을 써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그 결과 팬을 형성하고 경험을 통해 본질적인 부분, 즉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스노우피크」 철학 이해 → ‘팬 만들기’로 연결

옷은 하나의 매체가 될 뿐(옷이 계기가 돼) 일하는 스타일, 직업, 지역 재생으로 이어진다. 결국 니가타 지역 전체의 산업과도 연관되며 업체, 공장, 모노즈쿠리 이 모든 부분이 연결된다. 모노즈쿠리, 소비자, 마켓 이 3가지 지역 산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관계를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스노우피크」가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와 다른 차별점은 스타트가 사람이라는 것. 옷은 하나의 수단이며 사람과 사람을 엮으면서 사람들을 프로듀스하는 것이다. 사람과 자연을 토대로 이들이 연결되는 것이 기업의 미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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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스노우피크」2019 S/S 룩북 사진 >


리사 부사장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보통 입사 시험 보는 신입사원들과 똑같이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입사했다. 그는 옷과 패션을 통해 컬처를 전달하고 싶고 조금 더 아웃도어의 존재를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점을 면접 때 어필했다.

모노즈쿠리 • 소비자 • 마켓 3가지가 하나로

누가 보더라도 멋진 패션이지만 편하고 캠핑할 때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 기능성 웨어이면서 캠핑하면서도 더러워질까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새로운 패션의 영역을 「스노우피크」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캠핑을 즐겼고 옷에도 관심이 많아서 문화패션대학원대학에서 패션을 배웠고 졸업 후 어패럴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일하면서 늘 생각한 점은 패션에 아주 감성적이지만 동시에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함께 캠핑을 즐기고 캠핑이 생활의 일부분인 리사 부사장은 이렇게 2~3년간 어패럴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패션의 본질적인 부분에서 의문이 생겼다. 과연 트렌드를 좇아가는 패션으로 (패션의) 본질을 추구할 수 있을까? 직장에 다니면서 회의감을 느꼈던 시점이었다.

‘본질 추구’ 없는 어패럴 회사서 회의감 느껴

이직을 결심한 다음 오랜만에 학생 시절 친구들과 캠핑을 갔다. 모두 트렌디한(모드한) 패션을 좋아하는 친구들인데 막상 캠핑장에서 입을 옷이 없었다. 캠핑하면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고 그 옷을 일상생활이나 길거리에서 입고 다녀도 전혀 손색이 없는 옷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캠핑은 사람이 자연과 함께 섞이고 자연 속에 있으면서 존재하는 생명체가 바로 사람이라는 점을 느끼게 해준다. 결국 옷은 컬처를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패션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의 캠핑은 너무 즐거웠고 예전에 아버지가 항상 말하던 “언젠가 나는 산을 살 것이다”라고 한 얘기가 생각났다. 그 말은 아주 감동적이었고 진정한 패션과 아웃도어란 무엇인가를 생각할 기회였다.

“새로운 테이스트의 아웃도어를 선보이고 싶었다. 너무 트렌디하거나 자연 속에서만 입는 스타일로 테이스트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도시에서 살면서 평상시에도 입고 캠핑장에서도 어울리는 옷을 추구한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인간성 회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캠핑을 통해 자연 속에서 힐링하며 도시 속에서도 입는 웨어로 본질을 계속 추구하는 것이 「스노우피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한다.

캠핑 즐기는 아웃도어 우먼, ‘뉴 패션’ 제안

리사 부사장은 로컬 웨어 프로젝트를 해외까지 확장시켜 향후 언젠가 한국에서 니가타로 오는 프로그램을 진행 해보고 싶다고 한다. 현재 신규 사업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그는 니가타 본사 바로 옆에 새로운 온천 호텔 스파 리조트 시설을 만들고 있다.

올해 부사장 역할을 겸임하면서 어패럴 부문은 물론 전반의 기획도 담당하는데 회사의 미션도 변화시켜 발전 • 계승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스노우피크」는 리사가 입사할 때인 약 7년 전 120명에서 현재 약 320명까지 직원이 느는 등 계속 성장하고 있다.

아버지의 이념을 이어받아 어렸을 때부터 자연을 만끽하고 이런 문화를 패션으로 반영해 어패럴을 이끌고 있는 리사 부사장. 그는 점점 모바일화돼 가는 세상에서 향후 「스노우피크」가 보여줄 철학을 공감할 사람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열정 넘치는 당당한 눈빛과 자신감은 그가 앞으로 「스노우피크」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리더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 철학 맞는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최근에 화제가 된 「이노우에브라더스」*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서로가 각자의 철학에 공감해 이뤄졌다. 「이노우에브라더스」는 남미 페루 고산 지대의 파코마로카 알파카의 연구소와 파트너십으로 만든 브랜드다. 지역의 방목자가 스스로 생활을 유지하면서 알파카로 수익을 얻고 이 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한 것이 출발이다.

세계 최고급 품질의 슈프림 로열 알파카를 개발하는 등 현재까지 알파카 제품이 세계적으로 희귀해지고 있는 것에 착안했다. 「스노우피크」 웨어는 일본 내에서도 처음으로 지역 산업 플랫폼으로 프로덕트 아웃을 하고 있는데, 「이노우에브라더스」의 이러한 이념과 생각에 공감해 진행됐다.

해발 4000m의 가혹한 환경에서 자란 알파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털은 피부에 닿았을 때의 감촉이 뛰어나다. 이런 환경에서 알파카들과 함께 사는 페루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입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2018년 11월에 발표해 스웨터 5 종류를 선보였다.

이런 컬래버레이션은 요즘 누구나 다 하는 유명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아니고 이익 우선도 아니다. 서로의 브랜드를 존중하면서 철학을 더 중시하고 더 나은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이념이 있는 브랜드와 함께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노우에브라더스」는? : 덴마크에서 태어난 두 형제가 만든 스웨터 브랜드. 일본인의 섬세함과 북유럽의 심플한 감성을 기본적으로 생각한 디자인을 반영해 스웨터를 만든다. 형은 코펜하겐에 거점을 두고 그래픽 디자이너로도 활동하고 동생은 런던을 베이스로 헤어 디자이너로도 활약 중이다. 얻은 수익의 거의 대부분을 「이노우에브라더스」의 활동에 투자해 일본 국내에서도 페어트레이드한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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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 2019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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