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셀렉트숍 카시카 인기 비결은
    역주행 성공, 살아 있는 시간과 공간 개념

    조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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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2.03조회수 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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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셀렉트숍이 점점 오리지널 상품으로 채워지면서 획일화되는 가운데 도쿄 신키바에 지난 2017년 오픈한 셀렉트숍 ‘카시카(CASICA)’가 라이프스타일 부상과 함께 크게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타입의 셀렉트숍 카시카는 오래된 창고를 리뉴얼해 레스토랑 겸 카페, 갤러리, 액세서리 및 도구, 잡화, 빈티지 가구 및 집기 등을 판매하는 인기 매장으로 급부상했다. 이곳 카시카는 동영상 및 이벤트를 제작하는 회사 타노시날(TANOSHINAL.Inc)에서 운영한다.

    오래된 나무 회사의 창고를 리노베이션한 카시카는 ‘살아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가시화(가시화를 일본어로 카시카라고 함)한다’는 콘셉트로 오픈했다. 일본의 오래된 물건이나 해외의 물건을 히에라르키(어떤 계층이나 계급)에 상관없이 디스플레이한 이상적인 공간으로, 모든 것이 하나의 콘셉트로 조화돼 아름다운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시대와 국적 관계없는 살아 있는 공간 ‘카시카’

    원래 창고 공간으로 높은 층고가 인상적이며, 카페 입구 개방된 공간에서 가장 먼저 한눈에 들어오는 책장 같은 벽은 카시카를 상징하는 오브제다. 이 책장을 중심으로 빈티지 가구 및 라이프 스타일 도구가 곳곳에 진열돼 있지만 잘 조화된 공간이다. 코로나로 인해 관용 식물 및 꽃 관련 아이템이 인기 있어서 작년 12월 리뉴얼할 때는 공간을 더 확장했다.

    카시카의 인테리어 설계부터 시설 내부의 디스플레이와 상품 디렉션까지 담당한 사람들은 서커스(CIRCUS)라는 유닛이다. 서커스의 대표 겸 디렉터인 스즈키 요시오와 부인 히키다 마이가 운영한다.

    코로나로 인해 물건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빈티지 상품이 점점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은 빈티지 스타일을 잘 알고 새롭게 해석해 자신들만의 공간과 상품으로 콘텐츠를 구성하는 개척자 같은 존재다. 빈티지한 감각이 더욱 새롭게 느껴지는 요즘, 카시카의 독특한 미적 센스에 매료돼 크고 작은 셀렉트숍 오너와 디자이너가 그들을 존경하는 인물로 손꼽는다

    대표 스즈키 요시오 & 부인 히키다 마이 작품

    스즈키 요시오는 처음에는 타키비 베이커리(TAKIBI BAKERY) 브랜드로, 가공의 여행하는 베이커리 콘셉트의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시작했다. 패션위크(컬렉션) 시기에는 하루에도 몇 건이나 케이터링 서비스를 했다. 이 일을 하면서 주로 패션 관련 인맥이 많이 생겼고 큰 공동 전시회의 식사 서비스 사업에도 관여해 왔다.

    잡화와 프로덕트를 좋아하고 빈티지 물건에 관심이 많아 좋은 물건이 있으면 사두고 공간 설계 일도 고객사들 요청에 따라 조금씩 관여해 왔다. 이후에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면서 빈티지 가구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졌다. 원래 빈티지 옷을 좋아했지만 빈티지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기면서 설계나 건축을 독학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오래된 미술품이나 골동품의 경우는 몇 년대, 어느 시대, 그 가치에 의미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가격을 측정한다. 시대 배경과 팔릴 것인지 팔리지 않을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격을 측정하는 게 어려운데 가격을 책정할 때도 스토리가 있다.

    전국 방문,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 공수

    얼마만큼 노력을 들여서 찾았는지, 지금까지의 지식과 경험으로 시대 배경을 파악해 골동품이 정말 드문 물건인지 아닌지와 수요성이 있는지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로 가격을 측정한다.

    카시카 내부에 천장 높이가 13m나 되는 갤러리 스페이스라는 공간은 원래 창고로 쓰던 장소였다. 이곳에서 여러 작가의 전시를 하는데 전시 스케줄은 몇 년 후까지 예약돼 있다고 한다. 요시오와 마이는 전국 곳곳을 직접 방문해 작가와 만나고 얘기하면서 소통을 우선으로 한다. 갤러리에 전시를 개최하기 위한 작가와 작품을 직접 보고 카시카의 콘셉트에 맞는 작품을 소개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의미로 희소하고 온리원 상품에 사람들은 더 가치를 느낀다. 더 원하고 사고 싶어 한다는 심리도 있을 것이다. 만약 같은 바구니라고 해도 아프리카에서 사용한 바구니인지, 인도네시아에서 사용한 바구니인지, 일본 아오모리 현에서 쓰고 있는 바구니인지에 따라 쓰임새와 용도가 모두 다르다.

    온리원 상품에 가치, 이들의 안목으로 감정 감별

    또 미적인 부분도 다른데 오래된 물건인지 아니면 현대 작가의 바구니인지 각각 스토리가 있다. 이런 물건을 일부러 매장에 전시하면 매장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늘어난다.

    모두 직접 가서 보고 보석 같은 물건을 찾아내고 가격을 측정한다. 물건에 대한 지식과 역사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하고 센스도 있어야 하며 감별 능력도 필요하다.

    지금 사회와 마켓 환경에 맞고 시대에 맞는 물건인지 아닌지 팔릴 것 같은 물건인지 아닌지 아주 종합적인 능력과 요소를 포함하는 정서적인 부분에서도 별로 없는 인재들이기 때문에 이들은 귀중한 존재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물건 전달하는 개념

    서커스의 사무실에 있는 물건은 쇼룸 공간 역할을 한다. 매장을 꾸미고 싶은 오너한테는 집기로 판매하기도 하고 전시회 때는 대여하기도 한다. 아주 큰 오브제는 물론 작은 소품도 있다. 돌과 나무를 조각한 작품들, 산호 등 자연의 독특한 산물을 발견해서 취급해 에지 있는 물건이 많다. 이는 시대에 관계없이 아름다운 물건이며 유행에 상관없이 오랫동안 두고 간직하고 싶은 물건이다. 수집한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점점 셀렉트숍 매장도 노스탤직한 요소나 빈티지 아이템을 조화롭게 취급하면서 서커스의 부부 유닛이 선택한 물건을 프로모션하는 기획이나 대형 셀렉트숍과 컬래버레이션 사례도 늘었다.

    서커스 유닛이 카시카에서 제안하는 세계관은 단순히 가격이 높은 명품과 럭셔리 브랜드보다 역사나 자연, 희소성에 더 가치를 둔 상품을 취급한다. 또 그것을 손님이 직접 보고 판단했을 때 새로운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분위기를 포함한 비주얼뿐만 아니라 지적 능력까지 뒷받침돼야 한다.



    자연스럽게 서스테이너블 의식까지 담다

    두 사람의 감각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근본적으로 에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서스테이너블한 의식과 연결된다. 일부러 의식한 것도 아닌데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예를 들어 오래된 테이블도 고쳐서 쓰거나 다시 니스를 칠하고 구멍이 난 곳을 메꾸면 자연스러움도 느끼고 더 오랫동안 쓸 수 있다. 오히려 사람의 손길이 들어가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시간이 경과하고 이런 것들이 전체적인 통일감이 있어 아름답다.

    이들의 센스, 즉 감정 능력과 편집력은 여태까지의 경험과 보고 느낀 후의 감성이 반영돼 있기 때문인데 점점 팬들이 늘어났다.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에, 새로운 물건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정말 가치가 있는 물건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인터뷰 다음 날도 두 사람은 기후현, 미에현, 이바라키현 등 일본 각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작가를 만나고 작품을 보러 출장을 간다고 했다.

    앞으로 이 두 사람의 밸런스, 하고 싶은 방향이 기대되고 결국은 살아가는 인생관과 가치관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회사 이름 서커스는 어떤 재미있는 것이 나올지 모르는 기대하게 되는 단어로 명명했다. 이들의 회사 이름처럼 앞으로 어떤 재미있고 기대되는 서커스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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