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오프화이트’ 주요 지분 인수··· 그 배경은?

    정해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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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7.26조회수 8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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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인 LVMH는 지난 20일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소유의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인 ‘오프화이트(Off-White)의 주요 지분을 인수하고 아블로의 LVMH 내 역할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LVMH는 ‘오프화이트’ 내의 기존 소유 지분을 늘려서 그 비중을 60%로 올렸으며 이번 딜을 통해서 ‘오프화이트’는 레더 상품과 화장품, 홈 상품 등을 개발해 본격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도약하게 된다.

    또 현재 ‘루이비통’ 남성복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버질 아블로는 LVMH 내에서 새로운 브랜드 개발과 그룹 내 여러 부문과의 파트너십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경계를 허물고 완전한 포용적 철학을 보여줌으로써 버질은 ‘루이비통’ 하우스에 사라지지 않는 흔적을 만들었으며 ‘루이비통’ 럭셔리 세계를 확대했다”라고 루이비통의 체어맨이자 CEO인 마이클 버크(Michael Burke)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LVMH는 아블로와 협력해 다양성을 지향하고 있다.

    381조원(€281bn) 규모의 글로벌 럭셔리 상품 섹터에서 아블로는 가장 하이 프로파일의 흑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블로는 그동안 ‘나이키’와 ‘리모와(Rimowa)’ ‘이케아(IKEA)’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인기 있는 컬래버레이션으로 유명한데 LVMH는 이러한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그룹 내 브랜드에서 반복하고자 한다.



    <사진_ ‘오프화이트 x 리모와’ 컬래버레이션으로 제공된 115만원($1000)의 투명 슈트케이스는 바로 품절됐다. /출처_ rimowa.com>


    현재 패션과 레더 상품 및 주류, 리테일, 호텔 등의 부문에서 LVMH는 75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아블로는 패션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부문에 관여할 예정이다. 이처럼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LVMH에게 ‘시대정신’을 제공하면서 비전통적인 럭셔리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 아블로의 새로운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LVMH는 아블로와 협력함으로써 새로운 진화를 도모하는 것은 물론 포스트 팬데믹의 럭셔리 산업에서 그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LVMH는 매우 성공적인 사업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 1분기에는 30%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데 힙입어 주가는 올해 60%나 올랐다.

    그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서 마이클 버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모델을 모방하려고 하지 않는다”라며 아블로의 아웃사이드적 관점에 대한 LVMH의 신뢰와 그의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를 시사했다.



    <사진_ 버질 아블로의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인 ‘오프화이트’는 향후 레더 상품과 화장품, 홈 상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할 예정이다. / 출처_ Off---white.com>


    아블로는 디자이너로서 DJ로서 또한 팝 컬처 전문가로서 다양한 사람들과 연계하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뛰어난 커뮤니케이터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시대 세상에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는 사람’으로서 그는 급격히 움직이는 세상의 맥박을 늘 감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그의 특징은 LVMH가 원하는 재능 중의 하나다.

    또한 멀티태스크에 능하고 늘 긍정적인 측면으로 접근하며 룰이나 한계에 개의치 않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아블로 역시 스스로를 디자이너라기보다는 메이커로 부르며 3%의 디자인을 변경하는 것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충분하다는 ‘3% 어프로치’를 주장하기도 한다.

    버질 아블로를 원하는 LVMH

    일부에서는 LVMH의 ‘오프화이트’ 딜에 대해서 그 목적은 버질 아블로를 그룹 내에 활용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기도 한다. ‘오프화이트’의 상표권을 소유하는 것은 LVMH(60%)와 아블로(40%)지만 뉴가즈그룹(New Guards Group, 파페치 소유)이 라이선스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2035년까지 뉴가즈그룹이 ‘오프화이트’의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LVMH는 계약 만료 시까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의견이다. 결국 아블로를 LVMH에 계속 고용하고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아블로의 입장에서는 그룹 내에서 좀 더 영향력을 키우고 라이선스와 무관한 파트너십을 운영함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키우면서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LVMH 그룹에서 ‘오프화이트’를 럭셔리 하우스로 키울 수 있다.

    이는 서로의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번 아블로와 LVMH의 조인은 궁극적으로 럭셔리의 ‘생태 현상’을 뒤흔들만한 큰 변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리 패션비즈=홍영석 기자]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프로필>

    _ 1980년생(40세)으로 가나 이민자의 2세로 미국에서 출생
    _ 토목공학 학사, 건축학 석사
    _ 2007 뮤지션이자 디자이너인 칸예 웨스트와 ‘펜디’에서 인턴으로 일함
    _ 2013 ‘오프화이트’ 론칭, 현재 세계적으로 58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40개국에서 판매 중
    _ 2015 LVMH 영 디자이너 프라이즈의 최종 후보
    _ 2018 ‘루이비통’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
    _ 2020 조지플루이드 사건 후 패션에서 흑인 학생 및 다양성을 촉진하는 ‘포스트모던 장학 펀드’ 11억5200만원($1m) 론칭



    <사진_ ‘오프화이트 x 나이키’ 컬래버레이션 제품 컷. ‘오프화이트’는 젊은 세대가 가장 쿨하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출처_ N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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