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토털 핸드백 브랜드로
    골드퍼시픽 인수 3년 차, 100억대 볼륨 업

    hyohyo
    |
    21.10.18조회수 14007
    Copy Link



    가로수길의 작은 공방에서 시작한 핸드백 ‘호재’가 골드퍼시픽과 만나 날개를 달았다. 단단한 아이덴티티에 애정 어린 브랜딩과 투자가 더해졌을 때 브랜드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골드퍼시픽(대표 조정영)의 핸드백 브랜드 ‘호재(HOZE)’가 기존의 디자이너 소호 브랜드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해 체계적인 핸드백 전문 브랜드로 내실을 탄탄히 다진다. 지난 2019년 5월 이 브랜드를 인수한 골드퍼시픽은 기존 30억~40억원대 매출의 호재를 올해 100억대 볼륨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핸드백 전문 브랜드로의 외양을 갖추기 위해 기존의 브랜드 무드는 유지한 채 상품 기획부터 발매방식까지 확 바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기존에는 W컨셉 등 유통에 최적화된 브랜드 이미지였다면 보다 선택의 폭을 넓혀 종합몰에서도 통할 수 있는 상품을 추가했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취약점이 개인의 영감에만 의존해 컬렉션과 상품이 제작된다는 것인데, 이는 브랜드의 연한이 오래될수록 참신성이 부족해질 수 있다. 패션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황지선 상무 아래 디자인실을 꾸렸다. 특히 브랜드의 볼륨 확대를 위해 기업형 마인드를 장착하고자 ‘MCM’ 출신 박유정 CD에게서 전체적인 컨설팅을 받았다.

    특히 핸드백 브랜드로서의 기본기를 다지려고 호보백, 크로스백, 토트백 등 카테고리별 상품을 골고루 배치해 출시하며 상품군을 늘려 나가고 있다. 핸드백뿐만 아니라 지난여름 시즌에는 캡슐 컬렉션으로 슈즈 아이템까지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MCM 출신 박유정 CD 디자인 자문, 상품군 늘려

    골드퍼시픽에서 호재를 인수한 이후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소비자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호재를 총괄하는 황지선 상무는 “우리 상품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커리어우먼에게 가장 로열티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이들은 소비 시장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안목을 가지고 있어 소재나 부자재는 물론 공정에서도 이전보다 업그레이드해야 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호재의 컬렉션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눈에 띄게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에는 직선적이고 미니멀한 셰이프에 좋은 가죽과 아이코닉한 색감으로 승부했다면 2020년 S/S 컬렉션부터는 좀 더 곡선적인 실루엣과 다양한 부자재를 볼 수 있다. 또 이전까지는 가죽 공방 특유의 반응 생산으로 디테일까지 신경 쓰기 힘들었다면, 지금은 내부 포켓이나 세부 공정을 통해 편리성을 중요한 포인트로 기획했다.

    워낙 고객충성도가 높다 보니 브랜드 초기의 대표 아이템부터 매 시즌 히트 상품이 나오면 캐리 오버(carry over) 아이템으로 가져간다. 특히 인기 상품 ‘와이즈’ 등은 세 시즌 연속 예약 배송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어 입점 유통사 MD가 상품 수량을 넉넉히 만들어 달라고 아우성을 칠 정도다. SNS 시대이니만큼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이슈를 늘리기 위해 릴리즈 전략도 세분화했다.



    1~4차 시즌 컬렉션 순차 발매, 지속적 이슈 생산

    오래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고 상품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끊임없는 이슈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매 시즌 1~4차까지 순차적으로 컬렉션을 공개하고 있다. 매 차수 상품들은 확고한 콘셉트로 스토리 라인을 가져간다.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톱모델인 한혜진을 브랜드 얼굴로 발탁하고 다양한 비주얼을 통해 가방 연출법도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시즌제로 발매되는 이번 F/W 1차에서는 ‘데일리 호재’를 콘셉트로 일상복이나 운동복, 포멀룩에서 같은 아이템을 어떻게 매치하는지에 주안점을 뒀다.

    2차는 내추럴을 콘셉트로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가죽을 아이덴티티로 하는 브랜드이지만 친환경 패션에 대한 트렌드도 담았다. 이에 대해 황 상무는 “비건 가죽을 표방하며 마케팅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비건 가죽이 공정 과정에서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패스트 패션의 반대 개념으로 좋은 퀄리티의 가죽을 클래식한 디자인에 포인트 디테일을 살려 어떤 룩에도 매치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더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클래식 아이템에 디테일 더해, 슬로 패션 지향

    또 가방을 생산하고 남은 자투리 가죽으로 벨트나 카드지갑 등의 레더굿즈를 만들어 상품화하거나 사은품으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되돌려준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수혈해 지난 S/S 시즌에는 9종 24SKU에 불과했지만 이번 F/W 시즌 1차에만 컬러까지 6개 SKU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현재 호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와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등 2곳에서만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고, 10여개 온라인 유통 채널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로 열게 된다면 지역별 거점 상권의 백화점 위주로 고려하고 있다. 매장의 개념이 더욱 강했던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는 지난 9월 오프라인에서 소비자와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살롱 형태로 리뉴얼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패션비즈를 정기구독 하시면
    매월 다양한 패션비즈니스 현장 정보와, 패션비즈의 지난 과월호를 PDF파일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패션비즈 정기구독 Mobile버전 보기
    ■ 패션비즈 정기구독 PC버전 보기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