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아비에무아 초봉 2500만원 논란, 실제는?!

    곽선미 기자
    |
    23.01.16조회수 8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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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가수 강민경의 패션 브랜드 ‘아비에무아’가 내놓은 채용공고와 관련해 여러가지 논란이 일어났다. ‘열정페이’ 논란으로 시작한 이슈는 지난 2020년 불거졌던 아비에무아 고가 논란에 연예인인 강민경 대표 개인의 고가 협찬품 문제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많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먼저 문제가 된 채용공고에는 아비에무아 쇼핑몰에서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3개월 계약직 직원을 구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주 업무는 고객관리(CS). 3개월 계약직임에도 3~7년 경력과 함께 대학졸업 이상 학력을 조건으로 기본적인 CS 업무부터 고객문의 분석을 통한 브랜드 운영 정책 기획 수립, 해외 고객 영어응대(메일)까지 상당한 분량을 원했다는 것이다. 내건 연봉은 주 40시간 기준 2500만원.

    현재 기준 최저 시급은 9620원이다. 적어도 2~3명이 맡아야 가능한 업무를 3년 이상 경력직에게 3개월 계약직으로 맡기면서 연봉 2500만원을 제안했다는 점이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사장 집 가스렌지보다 못한 연봉'으로 뭇매

    논란이 커지자 강 대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채용 공고를 삭제하고 새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담당자 착오로 CS채용 공고에 학력 및 경력 무관한 신입 채용시 연봉이 기재됐다. 경력직의 경우 당연히 연봉을 직전 직장 기준으로 협상 후 채용한다”고 해명했다. 해명 후에도 비판이 이어지자 강 대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사과문에 쇼핑몰 복지 및 일반 회사라면 당연히 이뤄져야 할 4대보험 및 법적 수당, 연/월차 사용 및 물품 지원 등을 마치 큰 혜택을 제공하는 듯이 작성해 더 큰 비판을 듣던 그는 결국 11일 저녁 유튜브 콘텐츠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시 한번 해명을 냈다. 해당 공고가 직원 실수로 일어난 ‘사고’임을 재차 강조하면서 신입 채용시 연봉을 3000만원으로 올릴 것이며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브랜드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같은 발전적인 내용의 사과문을 재게재했음에도 아비에무아와 강 대표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거둬지지 않고 있다. 이미 1년 전에도 1~3년 경력을 가진 웹디자이너를 뽑으면서 3개월 인턴직 조건을 내걸고, 웹디자이너 직무에 온라인 채널 관리와 콘텐츠 개발, 영상 편집, 브랜드 마케팅과 제품사진 기획 및 리터칭, SNS 관리, 마케팅 콘텐츠 디자인 등 1인이 소화하기 어려운 과도한 업무를 요구한 적이 있었기 때문.

    강민경, 사업 성공 기반 된 ‘영앤리치’ 이미지 독 돼

    데뷔 15년차 실력파 그룹 다비치의 멤버, 유튜브 크리에이터, 성공한 셀럽형 CEO…. 강민경 대표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많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걍밍경’은 120만 구독자를 넘긴 대형 채널이고, 그가 입고 쓰는 물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지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둔 ‘영앤리치 여성’의 삶을 당당하게 전시하고 쿨하면서도 종종 소탈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는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2020년 6월 자본금 2000만원을 들여 자신의 취향을 기반으로 한 패션 쇼핑몰을 오픈했다. 오픈 2년차에 매출액 34억5000만원을 넘기며 빠르게 성장했다. 연예인인 강 대표의 인지도와 부지런한 SNS 채널 운영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사업의 시작과 성공을 가능케 했던 강 대표의 ‘영앤리치’ 이미지가 이번 논란에는 독이 된 것으로 보인다. 65억대 사옥에 입주하는 모습, 수백만원이 넘는 의류를 출근룩이라고 공개하고 집에는 2700만원짜리 가스렌지(이번에 협찬품이라 밝힘)를 놓는 모습에 부러움과 환호를 보내던 사람들은 ‘직원이 가스렌지보다 못한 대우 받는 회사’ ‘직원 월급보다 비싼 출근룩’ ‘학력·경력 무관한 신입은 2500만원으로 후려치는 학력·경력 무관한 대표’라고 비난했다.

    신입 임금 인상과 인사제도 점검 등 실질적 개선안

    특히 빠듯한 취업난 속 적은 임금에 노동력 착취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회초년생들, 평소 그녀의 팬이었던 이들의 분노가 더욱 컸다. 이번 일에 과거 논란들까지 줄줄이 다시 재조명되며 불매는 물론 연예인으로서 강대표의 이미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인플루언서이자 연예인으로 오랜 활동을 해 온 만큼 강 대표의 대처는 빠르고 현명했다. 인스타그램으로 줄줄이 내놓은 해명이 지속적인 비난을 듣자 직접 11일 올린 콘텐츠를 통해 “여러 조언을 들으며 주위를 돌아봤고, 동종 업계를 꿈꾸고 있는 분들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걸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쇼핑몰 신입 팀원과 신규 입사자의 초봉을 3000만원으로 조정하고 인사 전문 담당자를 채용해 현재 인사제도를 점검하고 체계적으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하며 온라인의 성난 반응을 잠재웠다.

    자신의 팬이었던 사회초년생들이 분노를 느꼈던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개선안을 내놓은 점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렇다면 ‘패션전문기업’들은 잘 하고 있나?

    패션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열정페이 논란이 아직도 존재하는 이 시장에서 관계자들은 강 대표의 발빠른 대처를 좋게 평가한다. 잘못된 점을 늦게 깨달았지만 그에 대한 적절한 개선 방안을 빨리 내놓고 앞으로 나아지겠다는 의사를 정확히 했기 때문이다.

    잡코리아와 크레딧잡 등에 기업들이 직접 올린 공고를 살펴본 결과 패션전문기업의 대졸 초임 연봉 평균은 2400만~2900만원대로 나타났다. 데상트코리아, F&F 등 급여 체계로 유명한 일부 기업의 경우 약 3500만~3800만원 선이다.

    아비에무아의 학력·경력 무관 초임 연봉 2500만원은 업계에서는 문제될 부분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업무량이나 3~7년차 경력에게 3개월 계약직을 제안했다는 점 등 상세한 부분들이 더 알려지면서 질타를 받은 것이다.

    패션기업 대졸 초임 연봉 평균 2400만~2900만원

    한 패션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대부분의 패션기업이 대졸 초임 신입사원의 경우 2500만~2700만원 전후로 연봉을 책정한다. 패션기업의 경우 입사 초반 업무 강도가 세고, 오래 근무하는 사례가 적다보니 1~3년차만 잘 버티면 이후부터는 급여 테이블 조건이 상당히 좋아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 패션 전문 헤드헌터는 "사실상 과중한 업무량을 너무 당연하게 원했다는 점, 영앤리치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얻어 빠른 시간 내에 성공을 거둔 유명인이 자신의 직원들의 노동력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아비에무아는 강민경 대표의 유명세 때문에 대중들이 잘못된 점을 빨리 알아차리고 개선의 여지가 있었지만, 패션기업 중 디자이너 브랜드로 최근 몇 년 사이 성장한 회사의 경우는 대졸초임 초봉이 2100만~2200만원대인 곳이 태반이다”라며 “작은 회사는 물론 큰 기업들도 경력직을 구해놓고 3개월간은 손발을 맞춰봐야 한다는 이유로 급여를 80%만 지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업무가 고돼 1달만에 그만 두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라며 패션 업계의 열악한 근로 환경과 만연하게 벌어지는 급여 지급 문제를 짚었다.

    경력직 같은 신입(?)…업계 가치 제고가 먼저

    최근 패션 시장에서는 신입을 제외한 2~10년차 사이 주임 및 대리 직급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실무진이 비어버리는 현상 때문에 ‘경력직 같은 신입’을 구하는 분위기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아비에무아의 경우 1명의 계약직 직원에게 3~5명이 소화해야 하는 업무 강도를 요구해 문제가 됐지만, 이 같은 사례는 이미 너무 많다는 것이 전문가의 말이다.

    최근 일본 유니클로 전개사 패스트리테일링은 현지 직원 8400명의 임금 인상을 결정했다. 직원 이탈을 막고 새로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오는 3월부터 현지 근무 직원의 연봉을 최소 10%에서 최고 40%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한 것. 이를 통해 신입 사원 및 신입 점장의 월급도 오른다. 신입사원 월급은 약 240만원에서 282만원(25만5000엔~30만엔) 정도다. 페스트리테일링이 2000년대 도입한 급여 체계를 대폭 수정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연예인이자 셀럽인 강 대표가 게재한 사과문 중 인상 깊은 말이 있었다. 본인의 행동과 급여 테이블 조건 및 업무 환경이 “동종 업계를 꿈 꾸는 사람들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 이번 아비에무아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나의 행동이, 우리 회사의 처우가 동종 업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성장에 급급한 일부 회사들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점이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 아비에무아가 지난 12월말 올려 논란이 된 채용공고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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