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진선 Boshow 대표의
    ‘쇼핑앱 기획자의 연구노트’

    이광주 객원기자
    |
    22.01.17조회수 8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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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가 쇼핑앱에서 노는 법
    ① 왜 쇼핑앱에서 놀기까지 해야 할까?





    <보쇼 메인 이미지. 사진=보쇼 제공>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현재 대한민국에서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대표적인 쇼핑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MZ세대의 놀이터’로 삼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의 플랫폼에서는 판매 상품 외에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 그리고 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커머스의 시대가 대두하며 수많은 쇼핑앱들이 나타났다. 이들이 가진 고민은 ‘과연 소비자를 어떻게 자신들의 앱 안에서 놀게 할 것인가’다. 쇼핑앱이 쇼핑 기능에만 충실하면 됐지, 왜 이런 부가 서비스까지 제공해야 하는 것일까? 단지 상품만 제공하면 안 되는 것일까? 대체 쇼핑앱이 왜 놀이까지 신경 써야 하는가?

    - 놀이가 있는 곳에 쇼핑이 있고, 쇼핑이 있는 곳에 놀이가 있다.

    쇼핑과 놀이의 유착(?) 관계는 꽤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 화가, 김홍도의 ‘씨름’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림을 보면 중앙에는 씨름하는 두 사람이 있고 그 주변을 구경꾼들이 둥글게 둘러싸고 있다. 모두가 씨름을 보는 가운데 혼자 다른 곳에 시선을 두는 이가 있는데, 바로 엿을 파는 아이다.

    조선 후기에 시행된 대동법은 상업의 발전을 불러왔다. 상인들은 더 큰 시장을 만들기 위해 소비자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전기수, 사당패 등을 시장으로 불러 한바탕 구경거리를 제공했던 것이다. 구경하기 위해 온 사람들은 곧 시장의 방문객이 된다. 더 많은 구경꾼이 몰려 들수록, 그리고 이들이 더 재밌는 구경을 할수록 상인들의 매출도 늘어난다. 그 시절, 이미 시장은 복합 쇼핑문화공간이었던 것이다.

    근현대로 오며 쇼핑과 놀이는 더욱 끈끈한 상관관계를 가지게 된다. 1930년대 세워진 한국 최초의 근대식 백화점인 미쓰코시 백화점에는 옥상정원의 카페와 아름다운 그림을 전시한 복도 갤러리 등의 위락시설이 있었다. 백화점 방문객에게 단지 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근대 백화점의 문법에 충실히 따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전시회, 문화 강연 등으로 고객층에게 백화점을 찾을 구실을 끊임없이 제공했다.

    한편, 2000년 등장한 코엑스몰은 아예 고객들이 그 안에서 하루 종일 놀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 둔 공간이었다. 이미 수많은 가게가 상권을 이루고 있던 쇼핑공간에 일괄적인 콘셉트를 깔아 두고, 영화관, 노래방 등 오락시설까지 추가해 한 채의 통합된 건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쇼핑몰 내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객이 물건을 구매할 확률도 늘어난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의 쇼핑몰들은 건축구조에서부터 동선 배치, 고객 경험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발길을 계속 붙잡아 두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쇼핑몰을 단지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닌, 소비자가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온라인 시대가 불러온 쇼핑 공간과 놀이 공간의 변화

    그렇다면 온라인 시대의 쇼핑은 어떨까? 방문객수는 트래픽으로 치환되고, 쇼핑몰 체류시간은 웹 로그 상의 체류 시간으로 치환된다. 트래픽 수를 키우고 체류시간을 늘려야 매출의 기회가 있는 것은 진리이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오프라인 쇼핑몰에서는 ‘간 김에’가 유효했다. 쇼핑 간 김에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쇼핑몰 사이트와 스트리밍 사이트를 각기 따로 사용하면 그만이다. 그러다 보니 쇼핑앱을 방문하는 사람도 구매목적을 가진 사람으로만 한정되고 만다.



    < 사진출처 : 무신사, 지그재그 홈페이지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정답은 오프라인과 대동소이하다. 이미 충분한 유동인구가 있는 곳, 다시 말해 이미 트래픽이 모여 있는 곳에 쇼핑몰을 만드는 것이다. 무신사는 신발 사진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시작해 쇼핑몰이 되었다. 다음 카페에 개설된 수많은 대형 커뮤니티들도 쇼핑몰과 손을 잡고 상업화되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어느 시점이 되면 상품 판매자로 변화를 꾀한다.

    전자기기 등 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라면 그 반대도 가능하다. 카메라를 판매하던 사이트에서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가 된 DC Inside나 SLR클럽, 중고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 뽐뿌 등이 대표적이다. 서로 전문적인 정보를 공유하던 게시판이 어느새 사이트의 본질이었던 상거래를 압도한 사례들이다.

    쇼핑몰과 커뮤니티가 결합되고 나면 그 이후의 성패는 순환에 달려있다. 쇼핑하러 온 사람들을 커뮤니티에서 놀게 하고, 커뮤니티에 놀러 온 사람들을 쇼핑까지 하게 하는 것이다. 이 순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쇼핑몰은 급속하게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이렇듯 온라인 시대에도 쇼핑과 놀이의 결합은 필연적이다.



    < 보쇼 메인 기능 페이지. 사진=보쇼 제공 >

    - 모바일과 영상콘텐츠 시대, 누구를 무엇으로 어떻게 놀게 해야 하는가?

    어느덧 영상콘텐츠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도 사진과 글을 보며 노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보면서 논다. 쇼핑앱과 영상콘텐츠의 결합은 사실 오래 전부터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에 뛰어들었다. 11번가, 네이버쇼핑 등에서는 라이브 방송을 통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 티빙, 유튜브 등 OTT와 스트리밍 플랫폼들도 커머스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OTT 사이트들은 수십억에 달하는 재원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그야말로 콘텐츠 커머스 전국시대가 온 것이다.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게 되는 것은 과연 어떤 쇼핑앱일까?

    2022년, PNWAT에서는 인플루언서에 기반한 커머스 플랫폼 ‘Boshow(www.boshow.co.kr)’를 론칭한다. 영상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에 커머스를 연동하고, SNS형 소비자 경험을 결합한 플랫폼이다. 영상을 시청하는 동시에 영상에 나오는 물품을 구매하는 한편, 자신들이 선호하는 콘텐츠와 구매 상품을 피드로 꾸며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앱을 기획하는 기획자는 언제나 숱한 고민을 담아 앱을 구성하고, 그로 인해 펼쳐질 소비자 경험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든다. 하지만 어디 세상일이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던가? 늘 그렇듯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자들은 기획자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아마 쇼핑앱을 만드는 모든 기획자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을 고민이 아닌가 한다.

    이에 필자는 Boshow를 기획 개발하면서 맞닥뜨린 고민과 이를 해결해 Boshow에 구현한 방법에 대한 시리즈를 통해 그 과정을 함께 공유해 보려 한다. 치열한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구현된 Boshow가 과연 어떤 성과를 얻게 될지, 부디 함께 지켜봐 주길... [정리 패션비즈=이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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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 편 ] [쇼핑앱 기획자의 연구노트] MZ세대가 쇼핑앱에서 노는 법

    ② 로그인의 정치학
    : 로그인을 하느냐, 마느냐. 터치 한 번의 고민
    : 부캐의 시대, 계정 연동을 둘러싼 이중성
    ③ 누구를 위한 검색인가?
    : 누가 내 머릿속 좀 검색해 줄 사람?
    : 벗어날 수 없는 ‘연검’의 굴레?
    ④ 끊임없이 떠드는 자, 조용히 구독하는 자
    : 크리에이터와 구독자 사이
    : 피드 잘 구경하고 갑니다
    ⑤ ‘추천’을 원하면서도 싫어하는 너
    : AI알고리즘은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가?
    ⑥ 알람을 켜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푸시알림이 주는 편리함과 귀찮음 사이에서

    (*위의 내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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