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신선한 MD. 모든 백화점이 매 시즌마다 풀어야 할 숙제이지만 차별화되면서 트렌디한 결과물을 완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갤러리아 압구정점 West관 3층은 눈여겨 볼 만하다. 여성캐릭터 영캐주얼과 백 & 슈즈로 구성된 3층은 이번 F/W 갤러리아 MD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요즘 뜨는 브랜드는 다 모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핵심 브랜드들을 응집해 놓은 것은 물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살린 매장 차별화가 이번 MD의 핵심이다. 이는 ‘갤러리아 고객들은 기존의 로열티가 높은 브랜드와 함께 가장 트렌디한 상품을 선호한다’는 특징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이번 F/W 갤러리아 MD에서 특별히 3층을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생활관에서 명품관으로 리뉴얼한 이후 높아진 문턱으로 인해 유동고객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던 것이 사실. 3층은 이러한 문제점을 풀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여성의 경우 2층은 수입 고가 라인으로서 변화가 상대적으로 어렵지만 3층은 신선함과 트렌디함을 실험할 수 있는 변화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 특히 다른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크레이티브한 슈즈 조닝 매뉴얼은 웨스트점 전체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다.

3층의 여성 영캐주얼 및 캐릭터 조닝은 이번 MD 개편에서 확실히 업그레이드 됐다. 우선 트렌디한 여성 소비자들 입맛에 맞도록 기존 국내 브랜드 4개를 철수하면서 「쎄쎄이」 「로즈블릿」 등 이번 시즌 신규 런칭 브랜드와 「망고」를 새로 입점시켜 신선함을 줬다. 특히 갤러리아는 「망고」 「로즈블릿」 등 스트리트 감성 브랜드로 기존의 틀을 깨고 입점 고객 연령대를 낮추는 데 주력했다.‘고급스럽고 가장 트렌디하다’는 갤러리아의 이미지에도 부합하면서 리즈너블한 가격대로 제안하고 있다.

「구호」「망고」 등 4강‘앵커숍’을

주목할 부분은 각 브랜드들이 백화점 내 숍인숍으로 구성되고 있지만 플래그십숍과 미니앵커숍으로 가져갈 만큼 독립적이고 차별화된 MD로 진행됐다는 것. 대표적으로 네 군데 코너에 자리한 「매긴나잇브리지」 「구호」 「망고」 「에고이스트」가 여기에 꼽힌다. 「매긴나잇브리지」는 31평 면적으로 크게 이등분해 한 부분은 「매긴나잇브리지」를, 다른 쪽에는 「허드슨진」 등 수입 프리미엄 데님과 「셀바폰테」 액세서리 등으로 구성되는 색다른 MD를 선보였다. 이 매장내 엘리베이터를 개통해 새로운 고객이 창출되고 있다.

「구호」 매장은 디자이너 정구호가 직접 디자인한 웨딩드레스 라인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매장 한 공간에 웨딩피팅룸과 웨딩소재를 셀렉하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 갤러리아만의 럭셔리한 V.I.P 공간을 선사한다. 35평의 대규모 면적에 자리한 「망고」는 오픈 첫 주 일요일에 1백20명이 구매 후 고객등록을 마쳤는데 내방 고객수는 1천2백명으로 추정된다. 이후 한달간 2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와 같이 갤러리아는 빅 브랜드를 찾는 고객 동선을 활용해 전 매장으로 고객 유입을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망고」 「로즈블릿」을 비롯 「모르간」 「에고이스트」가 섹시캐주얼 감도로 조닝을 형성하고 있으며 「쎄쎄이」 「쿠스토바르셀로나」 「SJ」 「시스템」 「오즈세컨」 「보브」 「시슬리」 「매긴나잇브리지」 「마쥬」 「타라자몽」 등이 영캐주얼 군으로 자리한다. 「랄프로렌」 「타미힐피거」가 여성 TD로 「봄빅스엠무어」 「마인」 「레니본」 「구호」 「레이까라떼레」 「미샤」 「아이잗컬렉션」 「오브제」가 캐릭터 캐주얼 조닝을 구성하고 있다.


「봄빅스엠무어」 등 핫트렌디 집합소

이 중 ‘트렌디’를 테마로 가장 높은 신장세를 기록하는 것은 「봄빅스엠무어」. 갤러리아 관계자는 “「봄빅스엠무어」는 독특한 수입 감성으로 소재가 고급스럽고 피팅감이 좋아 고객들에게 제대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고급 실크사로 제작한 고급 니트류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월평균 1억원을 무난히 달성하고 있습니다”고 말한다. 영캐주얼 조닝내 「로즈블릿」경우 섹시한 컨셉의 니트 등 아우터류가 핫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일평균 매출 5백만원을 기록중이다. 이와 함께 「오즈세컨」 「오브제」 「SJ」 「마인」 등 로열티 높은 브랜드들도 꾸준히 실적을 높이고 있다.

이들 매장은 브랜드의 플래그십숍으로 활용될 만큼 독립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다. 대다수 브랜드들이 박스매장으로 입점돼 브랜드별 특성과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각각 특징은 반영하되 전 매장의 천정과 조명 등은 같은 매뉴얼로 통일해 고급스럽고 깔끔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MD력은 백&슈즈 조닝에도 반영돼 있다. 여기의 핵심은 타 백화점의 천편일률적인 매장 구성과 차별화해 신선한 브랜드를 신선한 인테리어로 제안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2층에 핸드백, 3층에 슈즈가 배치돼 있었지만 백&슈즈를 3층으로 통합하면서 핸드백은 소폭으로 가져가고 슈즈 중심으로 MD를 짰다. 3층 전체에서 슈즈의 면적은 25% 정도 축소됐지만 무엇보다 돋보이는 점은 갤러리아만의 집약된 구성력을 보여줬다는 것.‘shoes-holic’에 빠진 트렌디한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스트리트의 고급스러운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를 늘렸으며 살롱화 편집 매장을 대폭 줄였다.

갤러리아 ‘shoes-holic’에 빠지다

또한 기존 한쪽 면으로만 배치돼 있던 슈즈 조닝을 양쪽으로 구성해 ‘슈즈 스트리트’를 조성했다. 기존 디자이너 슈즈로 입점해 있던 「슈콤마보니」와 함께 「지오앤사만사」와 「지클로제」 디자이너 슈즈를 추가했으며 수입으로는 「질스튜어트」가 새로 입점했다. 살롱화 브랜드의 경우 갤러리아의 트렌디함과 어울리는 「세라」와 「카메오」 두 브랜드만 전개하며 기존의 수입 브랜드들인 「비아스피가」 「리치오안나」 「폴리니」 「안나수이」는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디자이너 슈즈와 살롱화의 경우 매장 매뉴얼을 통일하기 위해 「지오앤사만사」와 「지클로제」를, 「세라」와 「카메오」를 함께 구성한 것도 특징. 신규 입점한 「지오앤사만사」와 「지클로제」의 경우 압구정 로데오점 로드숍으로 시작해 갤러리아에 첫 입점한 브랜드로서 로드숍의 독특한 인테리어를 갤러리아 매장에도 그대로 반영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슈즈 스트리트에서는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9일간 ‘Shoes-holic Fantasy’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슈즈 스트리트에 레드카펫을 깔고 브랜드별 고유 라인을 전시하는가 하면 거리의 악사가 전하는 섹소폰 공연을 갖는 등 이색적인 이벤트로 눈길을 끌었다.

한편 에스컬레이터 옆의 메인 자리에는 「MCM」과 「루즈앤라운지」가 각각 31평 규모로 자리했다. 「MCM」은 독일 브랜드라는 고급스러운 명품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해 고가 라인 위주로 구성했으며 의류 라인까지 추가해 토털 부티크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번 F/W 시즌 오브제에서 런칭한 토털 액세서리 브랜드 「루즈앤라운지」도 디자이너 감성의 명품 브랜드로서 부티크형 매장을 구축했다.


「지오앤사만사」 등 디자인 감도 업!

이러한 백&슈즈 MD의 현재까지 반응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신규로 입점한 「지오앤사만사」 경우 브랜드만의 톡톡 튀는 캐릭터 감성은 갖추면서 디자인은 다소 대중적으로 풀어내고 있어 입점 이후 일평균 2백만~3백만원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클로제」 「질스튜어트」 등도 매출 상위를 달리고 있어 신규 입점 브랜드들에 대한 성과가 높게 평가되는 상황이다.

이 조닝을 담당한 이정우 바이어는 “이번에 치중한 디자이너 슈즈 경우 상품 자체의 크레이티브함 보다 트렌디하면서 대중적인 브랜드 유치에 신경을 썼습니다. 「지오앤사만사」 「지클로제」의 경우 인테리어나 상품에 있어 뚜렷한 감도가 반영되지만 10만원 후반~20만원 가격대로 상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보여집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