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상길 l KFMI 대표 '패션 트렌드에서 고객취향으로 초점 넓히다'
“패션 디자인 방향은 시즌성의 패션이나 트렌드보다는 소비자의 개인화된 취향을 중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처한 상황이나 맥락을 이해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마케팅 관점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최근 글로벌 마케팅의 화두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지금은 경험에 몰두하고, 체험으로 차별하고 경쟁하는 시대다. 경험이 쌓이면 콘텍스트(Context)가 발생한다. 기업은 단순히 고객이 무엇을 구매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왜 구매했는지의 맥락을 더 살펴야 한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경험은 소비자 취향과 상황마다 다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기업의 대응이 쉽지 않다.
이런 경우 고객의 새로운 맥락을 발견해 개인의 상황과 취향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위한 대안의 전략으로는 ‘콘텍스트 마케팅’이 있다. 여기서 콘텍스트의 사전적 의미는 맥락, 상황, 전후 사정, 연관, 배경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콘텍스트 마케팅이란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구매 욕구가 일어나는 시점에 맞춰 구매동기를 자극해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즉 고객이 처한 상황이나 맥락을 이해해 새로운 가치로 구매동기를 부여하는 마케팅을 말한다. 쉽게 말해, 고객의 상황이나 맥락에 맞춘 마케팅 방법이다.
이와 유사한 관점으로는 전통적으로 실무에서 널리 사용하는 것이 TPO 접근이다. TPO는 주로 패션기업에서 활용하는데, 모든 패션제품은 소비자의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따라 디자인과 스타일 측면에서의 제품 유형, 즉 카테고리․복종․품목을 구분 짓는 데 사용한다. 주로 디자이너와 MD들이 머천다이징 사고를 정성적으로 분석해 상품 개발이 방향성을 확인하고 발견하기 위한 나침반으로 활용한다.
이처럼 패션기업은 머천다이징 관점에서 TPO를 적용하지만 일반 마케팅 관점에서는 단순히 정성적이고 추상적인 분류로 끝나지 않는다. TPO 접근법은 고객 상황을 이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전략적 사고의 프레임을 제공한다. 소비자의 특정 시간․장소․상황에 대해 목표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조사를 실시·분석하고 전략 방향을 도출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전략적 도구다. 기존 TPO 발상으로는 새로운 맥락으로 시장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콘텍스트 마케팅의 핵심 과제는 TPO 관점으로 소비자의 잠재 욕구를 발견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고객의 맥락을 기반으로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콘텍스트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프리미엄 백화점 체인 니먼 마커스와 세인트레지스 호텔 협업을 들 수 있다. 이 협업은 투숙객에게 의류 추천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호텔은 고객이 예약할 때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을 파악해 고객 취향에 적합한 의류를 미리 객실에 비치한다. 고객은 3일간의 여유를 두고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TPO 기반의 콘텍스트 마케팅은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전략이다. 이는 마케팅 조사를 통해 개인별 상황에 맞춰 데이터를 수집할 뿐만 아니라 AI와 빅테이터 등의 기술을 통해 디지털 데이터를 함께 수집 분석해야 취향에 맞춘 개인화가 가능하다.
PROFILE
· 중앙대대학원 경영학과 졸업(마케팅전공)
· 한국마케팅학술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케팅조사기관)
· ㈜상아제약 마케팅부 제놀 Brand Manager
· ㈜태창 인아우트사업부 팀장,
· 캘빈클라인,미치코런던,베네통 MD 팀장
· ㈜애드케이마케팅팀팀장(금강제화 계열 광고사)
· ㈜태창 신유통사업부 본부장
· 충남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겸임교수
· 현) KFMI 대표(패션마케팅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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