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플랫폼 vs 콘텐츠 기업 정체성 전략 옵션은?'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4.06.20 ∙ 조회수 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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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플랫폼 vs 콘텐츠 기업 정체성 전략 옵션은?' 27-Image


삼성전자는 반도체 D램 시장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2023년 말 기준 TSMC 61.2%, 삼성전자 11.3%로 시간이 갈수록 TSMC에 시장 점유율이 밀리고 있다. 글로벌 팹리스 회사(Fabless Company: 반도체 설계 전문의 콘텐츠 회사)인 NDIVIA, AMD, 퀄컴 등이 삼성보다는 TSMC에 오더를 집중해서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는 내부에 팹리스 회사를 갖고 있는 반면 TSMC는 순수 반도체 파운드리(생산 전문 플랫폼) 회사로서 콘텐츠 회사인 팹리스를 갖고 있지 않다. TSMC의 회장인 모리스 창이 창업 당시 “우리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겠다”라고 한 말은 유명하다. 


이처럼 플랫폼 회사는 크게 순수 플랫폼 회사가 되는 길과 그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른 콘텐츠 사업을 하는 길이 있는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 플랫폼 회사가 콘텐츠 사업을 하게 되면 고객사의 정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사와 경쟁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고객사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어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패션 유통 플랫폼 회사인 무신사에서 ‘무신사스탠다드’라는 콘텐츠 브랜드를 만든 것에 의견이 분분하다. 수많은 브랜드들의 판매 정보를 소유한 무신사로서는 콘텐츠 브랜드를 만들어 현재까지 매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생각 있는 콘텐츠 브랜드들은 마음이 매우 불편할 것이다. 만약에 다른 순수 플랫폼 회사가 생긴다면 언제든 쉽게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무신사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무신사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플랫폼의 미션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돼서 카테고리를 독점하는 것이다. 무신사의 경쟁사는 일본 조조타운, 독일 잘란도, 영국 에이소스, 영국-포르투갈 파페치, 미국 에시 같은 글로벌 버티컬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국가마다 로컬 플랫폼이 있고 글로벌 플랫폼이 있다. 무신사가 로컬 플랫폼으로 머무를 것인가? 글로벌 플랫폼에 도전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글로벌 플랫폼이 되는 길은 쉽지 않지만 아시아에서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고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높아진 만큼 무신사에는 경쟁력이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쉽지 않겠지만 아시아 다른 나라들에서 독점적인 패션 버티컬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한국의 많은 콘텐츠 브랜드들에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길을 터주는 셈이 될 것이다. 현재 이러한 사명을 감당할 기업은 무신사밖에 없다. 무신사는 국내에서 다른 플랫폼이나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하기보다는 어렵겠지만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매우 가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무신사스탠다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무신사스탠다드는 SPA 브랜드로서 훌륭한 사업모델을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지붕 아래에서 콘텐츠 브랜드들과 경쟁하는 관계인 만큼 회사를 분리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 가능한 옵션이다. 무신사 브랜드는 사용하되 입점 콘텐츠 브랜드들의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니 고객사와의 경쟁 문제를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두 개의 회사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현재의 무신사와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PROFILE


학력

· 2009년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 1988년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경력

· 2022년 썬더그린대표

· 2016 ~ 2021년미니소코리아,꼬끼오 대표

· 2004 ~ 2012년 세정,인디에프,한섬, 코오롱FnC 경영기획실임원

· 2002년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 1989년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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