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코어스」 : 「코치」 핸드백 전쟁?

    정해순 객원기자
    |
    17.09.01조회수 1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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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미추」와 「케이트스페이드」 인수로 점화

    지난 7월 말 미국의 액세서블럭셔리(accessible luxury)* 하우스인 「마이클코어스」는 영국의 럭셔리 구두 브랜드 「지미추」를 약 1조3330억원(£896m)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치」가 미국의 패션 잡화 브랜드 「케이트스페이드」를 약 2조7400억원($2.4bn)에 인수한 지 3개월도 채 안 돼서 나온 뉴스로 전문가들은 미국의 두 라이벌 핸드백 브랜드들이 멀티브랜드 전략으로 돌아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핸드백 붐이 잦아들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두 브랜드 모두 향후 패션, 잡화 브랜드를 추가 인수할 의지를 밝힘에 따라 미국 핸드백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인 「마이클코어스」와 「코치」의 본격적인 인수 경쟁이 예상된다. 프레스는 이를 두고 ‘핸드백 전쟁’이라고 부를 정도로 「코치」 와 「마이클코어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두 기업은 인수와 합병을 통해 미국형 럭셔리 그룹을 만들겠다는 의욕을 보임으로써 과연 미국 버전의 LVMH나 케링이 태어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향후 몇 년 사이에 「코치」와 「마이클코어스」가 인수와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액세서블럭셔리 핸드백 시장은 물론 전체 럭셔리 섹터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마이클코어스」의 「지미추」 인수, 업계 내 파워 ↑

    패션, 잡화 브랜드 「마이클코어스」는 화려한 하이힐로 유명해진 럭셔리 구두 레이블인 「지미추」를 오너인 JAB홀딩(jabholcol.com)으로부터 약 1조3330억원에 인수했다. 룩셈부르크에 베이스를 둔 투자회사 JAB홀딩은 「지미추」 외에도 현재 「발리」와 「벨스타프」 등의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럭셔리 브랜드를 처분하고 소비재 상품과 식음료 부문에 포커스를 두는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4월부터 「지미추」는 매각 시장에 나와 있었다. 「코치」가 「지미추」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는 루머가 있었으나 결국 「코치」는 「케이트스페이드」를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2011년 「마이클코어스」의 상장 후 이번 「지미추」의 인수는 브랜드를 확장하기 위한 가장 큰 노력으로 받아들여지며 이를 통해 하이엔드 럭셔리 섹터에서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핸드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미추」를 인수함으로써 「마이클코어스」 그룹에서 구두 비즈니스 비중은 전체 매출의 11%에서 17%로 높아진다.



    성숙기 핸드백 시장, 새로운 성장 채널 필요?

    올해 들어 「마이클코어스」는 「지미추」를, 「코치」는 「케이트스페이드」를 인수했다. 이처럼 두 라이벌 핸드백 브랜드가 새로운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은 이를 통해 좀 더 광범위한 고객 베이스로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몇 년간 핸드백 시장이 부진하면서 핸드백 전문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핸드백 시장은 지난 10여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으나 더는 그러한 속도로 성장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현재 약 10조6000억원($9.3bn) 규모의 미국 핸드백 시장은 2015년 1% 축소된 데 이어 2016년 겨우 2% 성장에 그쳤다(Euromonitor International).

    이처럼 글로벌 핸드백 붐이 사라지면서 핸드백 매출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클코어스」는 단일 브랜드로는 성장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을 절감하고 있다. 결국 「코치」의 행보를 따라 품목의 다각화를 시도함으로써 「마이클코어스」 브랜드의 중압감을 낮추면서 궁극적으로 멀티브랜드로 가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미추」 1조1400억원 비즈니스로 육성 계획

    「마이클코어스」는 「지미추」 브랜드를 통해 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지미추」를 약 1조1400억원($1bn)의 비즈니스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지미추」의 매출이 약 5414억원(£364m)인 것을 보면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과연 「지미추」가 시장에서 그렇게 매력 있는 브랜드인지는 미지수다.

    「지미추」의 브랜드 포지셔닝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지미추」는 「마놀로블라닉」 「크리스찬루부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럭셔리 구두로 보기 어렵다. 세 차례나 투자회사로 매각되면서 결국 창립자는 떠나고 오너들은 브랜드의 밸류보다는 수익을 최대한으로 늘리는 데 집중했다. 매장을 급격히 확대하고 미국 백화점 유통으로 확장하면서 상품이 과다 공급된 것이다.

    결국 미국 백화점에서 50% 할인으로 팔리기 시작했고 「지미추」는 럭셔리 이미지를 조금씩 잃어 갔다. 또한 고객들이 「지미추」 같은 화려하고 과시적인 분위기의 브랜드를 더 이상 선호하지 않는 취향을 보인다. 현재 「지미추」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성장(comparable sales, 매장 증감을 감안하지 않은 순수 매출 성장)은 0.8% 하락했으며 이익 역시 약 289억원(£19.4m)에서 약 229억원(£15.4m)으로 감소했다.



    인수 통한 성장 모색, 「지미추」 평가 엇갈려

    「마이클코어스」가 자신의 방법대로 「지미추」를 확장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현재의 더블 사이즈로 키우겠다는 것은 결국 「지미추」의 비즈니스를 더욱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코어스」가 이룬 성장 방식은 유통(매장)을 늘려 매출과 성장을 높이는 것인데 이는 결과적으로 브랜드 퀄리티가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미 예전의 럭셔리 터치를 잃은 상태에서 과도하게 확장하게 된다면 「지미추」는 여기저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그러다 보면 할인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브랜드 가치의 하락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브랜드 밸류보다 성장을 중요하게 여길 경우의 위험을 경고한다. 과연 디스트리뷰션을 늘리면서 어떻게 브랜드의 정수를 유지할 수 있을지 「마이클코어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마이클코어스」의 CEO 존 아이돌은 「지미추」 인수 후 WWD와의 인터뷰를 통해 “업계 리더인 국제적인 패션 브랜드를 인수하는 데 중점을 두어 글로벌 럭셔리 패션 그룹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규모가 있는 브랜드를 원한다고 함으로써 몇조 원(몇십억 달러) 가치의 대형 브랜드를 찾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으로 6~12개월 동안 「지미추」를 「마이클코어스」 내에서 통합하는 과정이 끝나면 다시 인수 대상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코어스」, 피크 타임 대비 기업 가치 ¼로↓

    미국 내 핸드백 시장 점유율 24.8%(2015, Euromonitor International)를 차지하는 No.1 핸드백 브랜드이지만 지난 몇 년간 「마이클코어스」는 계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분기(7/1 마감)에도 이익은 15% 하락한 약 1434억원($125.5m), 매출은 3.6% 하락한 약 1조882억원($952.4m)을 기록했다.

    이렇게 사업이 어려워진 것은 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으로 유통을 늘린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매장 수가 177개(2011년)에서 816개(2017년)로 늘어났을 정도다. 이처럼 핸드백 경기 하락과 맞물린 과도한 확장은 사업이 어려워지는 주요 이유가 됐다. 또한 상품 판매를 최대화하기 위해 미국 매스 마켓 백화점이나 티제이맥스(TJ Maxx) 같은 디스카운트 매장(상설 할인매장)에 의존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기 시작했다.

    결국 화려했던 「마이클코어스」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매장을 정리하기 위해 2년 내 125개 리테일 매장을 철수할 계획이다. 또한 매장 환경을 개선하고 상품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할인 판매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전략은 이미 「코치」가 몇 년 전에 했던 것이다. 「코치」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이를 실천했고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성공했다.



    * 액세서블럭셔리(accessible luxury) : 일반 럭셔리 브랜드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하이 퀄리티 상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을 말하며 글로벌 경기 침체 후 트레이드다운(trade down, 기존에 구매하던 것보다 저렴한 것을 사는 경향)의 소비자 니즈와 결합해 2000년대 후반부터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새로운 섹터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 브랜드로는 「마이클코어스」와 「토리버치」가 있으며 가장 유명하고 규모 있는 액세서블 핸드백 브랜드는 「코치」와 「마이클코어스」라고 할 수 있다. 액세서블럭셔리의 포인트는 가격을 낮춰 좀 더 광범위한 고객에게 어필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저렴한 가격의 신분 과시용’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어포더블럭셔리(affordable luxury)’라고도 하며, 구분을 위해 일반 럭셔리를 하이 럭셔리(high luxury)라고 부른다. 가격 측면에서 하이 럭셔리인 「구치」 「루이비통」 「셀린느」 「생로랑」 등 브랜드의 핸드백은 중심 가격대가 200만~450만원인 데 비해 「코치」와 「마이클코어스」 핸드백의 중심 가격대는 30만~120만원 사이로 차이가 많이 난다. 영국 브랜드 「멀버리」도 액세서블럭셔리로 구분되나 중심 가격대가 살짝 높은 90만~150만원 선이다. 유통 면에서 하이 럭셔리 브랜드가 직영 리테일 매장 중심인 데 비해 액세서블럭셔리는 홀세일이나 백화점 컨세션 유통도 포함한다. 크게 다른 점은 액세서블럭셔리 브랜드는 할인 판매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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