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제이콥스, 「루이뷔통」과 아듀~

    이영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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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2.09조회수 9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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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동안 「루이뷔통」을 성공적으로 충직하게 이끌어온 마크 제이콥스. 그가 마침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모두가 선망하는 자리를 내려놓았다. 전설적인 프랑스의 패션하우스 「루이뷔통」에서 최초로 미국 출신 디자이너로서 패션 전통 명가의 중심에서 맹활약했던 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 1997년 「루이뷔통」에 최초로 발을 들인 후 마크 제이콥스는 5년마다 매출을 두 배씩 성장시키는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낸다. 현재 「루이뷔통」은 LVMH 그룹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 영입 초창기부터 마크 제이콥스는 팀워크를 강조하며 “나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지속적인 팀원들과의 아이디어 교류, 교감을 통해서 탄생한다”라고 말했다.

    - 마크 제이콥스의 지휘 하에 탄생한 수많은 패션쇼들은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볼드(bold)해지고 완성도를 높여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쇼로는 기관차가 증기를 내뿜으며 역에 도착하는 쇼, 지난 2012 S/S 시즌에 선보인 모델들이 대형 회전목마를 타고 등장하는 쇼, 모델들이 호텔로비와 연결된 4개의 승강기에서 내리는 쇼 등 그의 천재성은 「루이뷔통」을 늘 화제의 중심에 서게 했다.

    - 「루이뷔통」을 단지 모노그램(monogram)으로 유명한 명품 가방을 판다는 상업적 이미지에서 탈피, 스테판 스프라우스(Stephen Sprouse), 다카시 무라카미(Takashi Murakami),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컬렉션에 아치(arty)한 색깔을 덧입히며 매출에 지대한 기여를 했을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까지 격상시킨 혁혁한 공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5년마다 매출을 두 배씩 성장시킨 ‘황금손’

    - 또한 「루이뷔통」이 과거에 가지고 있던 클래식하고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2010년 가배지 백(garbage bag), 장바구니 백 등 실험정신을 선보이며 늘 새로운 시도에 두려움 없이 전진했다.

    - 「프라다」의 미우치아 프라다와 투톱을 이루며 마크 제이콥스는 새로움을 선도하고 트렌드를 리드하는 ‘패션 이노베이터’라는 명망을 「루이뷔통」을 통해 이루었다.

    - 또한 스테파니 시무어, 나오미 캠벨, 에바 헤르지고바 등 당대 최고의 톱 모델들을 동시에 2008년 S/S 컬렉션 런웨이에 간호사 복장으로 출연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절제되고 완성도있는 디테일로 「루이뷔통」 우먼에게 고급스러우며 지적인, 완벽에 가까운 이미지를 부여한 마크 제이콥스는 2010~2011 A/W 컬렉션에 슈퍼모델 크리스티 털링턴을 광고 캠페인 모델로 기용하며 그 정점을 찍기도 했다.


    무라카미 다카시 등 최고 아티스트와 콜래보

    - 그의 지휘하에 「루이뷔통」 우먼은 매 시즌 로맨스 소설의 히로인처럼 새롭게 재탄생됐고 무심한 듯 섹스어필하며 시크한 감성은 늘 패션의 중심에서 대중의 관심 속에 있었다.

    - 한편 몇 년 전 「루이뷔통」 패션쇼에 선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가 허벅지 셀룰라잇 노출 문제로 패션피플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 또한 마크 제이콥스는 ‘스펀지 밥(SpongeBob)’이라는 만화캐릭터를 패션과 연계해 크게 히트시켰으며 2003~2004 A/W 패션쇼에 당시 신인 모델이었던 릴리 콜(Lily Cole)을 오프닝으로 출연시키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 2013~2014 A/W 패션쇼에서는 파자마 패션차림으로 피날레를 장식하기도 했다.


    간호사 복장, 파자마 패션 등 실험정신 소유자

    - 한편 마크 제이콥스는 「루이뷔통」에 미미했던 슈즈라인을 대대적으로 활성화해 매장의 한 섹션으로 비중 있게 키우기도 했다.

    - 말총이 달린 우스꽝스러운 샌들이나 폭스꼬리 장식이 달린 미니백 등 가끔은 기대에 못 미치는 아이템도 마크 제이콥스의 끊임없는 실험정신의 결과물이었다.

    - 케이티 그랜드(Katie Grand)를 포함, 그는 항상 최고의 것들에 둘러싸여 있다. 다니엘 뷰렌(Daniel Buren)의 2013 S/S 「루이뷔통」 런웨이 기획을 가능케 한 것도 마크 제이콥스다. 최근 몇 년간 그는 샤프하고 세계적인 안목으로 「루이뷔통」에 타임리스하며 지적인 감성을 불러놓았다.

    - 우리는 마크 제이콥스가 「루이뷔통」을 위해 매해 준비해오던 12회의 컬렉션을 멈추고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즐기며 16년간 「루이뷔통」을 위해 공들였던 그의 크리에이티브 에너지를 자신의 컬렉션에 쏟아 붓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그의 동성애인 해리 루이스, 그리고 베스트 프렌드 케이트 모스와의 바캉스 또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패션비즈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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