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패니스 라이프’ 「MUJI」 매력 비결은?

    조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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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3.11조회수 2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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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스타일 브랜드’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게 「무인양품(MUJI)」 「이케아」 「프랑프랑」 등이다. 일본의 선구자적 브랜드로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계속 성장하는 전형적인 라이프스타일 대표 브랜드 「무인양품」 「이케아」는 스웨덴 브랜드로 일본 전국의 대형 입지를 찾아 오픈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프랑프랑」은 브랜드 익스텐션을 통해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무인양품」은 옷뿐만 아니라 가구 인테리어 등 패션 잡화 등 폭넓은 카테고리를 전개하는데 어느 아이템이든 일본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무인양품」은 지난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오랜 정체시기를 극복하고 점차 좋은 실적을 달성해 최근 각종 미디어에서 다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또 패션 빌딩과 쇼핑센터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세입자로 선호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다중의 소비자들에게 안심감과 편안함을 주는 브랜드이면서 디벨로퍼들에게는 여러 영역을 취급하는 것으로 고객 유치에 유리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일본형 라이프스타일숍으로서의 일관된 매력을 지켜가며 꾸준히 성장하는 「무인양품」의 비결은 무엇일까.





    ‘SPA에 빼앗긴 고객 되찾자’ 「무인양품」의 혁신
    「무인양품」은 적극적인 유통확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쟁 기업과 브랜드들의 성장으로 직격탄을 맞아 지난 6, 7년간 계속 나쁜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해왔다. 2000년쯤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한 셀렉트숍이나 SPA 브랜드, 패스트 패션의 성장 등으로 인한 영향도 컸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강력한 개혁정책으로 노력한 끝에 완전히 변화했다.

    ▲고객의 목소리, 니즈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과감히 제거하며 ▲컨셉을 새롭게 한다. ▲가격보다 가치를 중시하며 ▲쓸모없는 것을 없애기보다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공통, 공동화, 자동화). 라이프스타일숍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바로 고객의 니즈이므로 점장이 직접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늘려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상품 개발에 힘썼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시스템을 간단히 하는 것이 필요했다. 손실제거는 재고를 처분하거나 판매가 좋지 않은 매장은 과감히 문을 닫는 것.


    저렴함 대신 ‘하이퀄리티, 창조적’ 선택
    컨셉의 변화는 무인양품의 슬로건이기도 했던 ‘이유 있는 저렴함’이라는 컨셉을 버리고 ‘하이퀄리티, 베이직, 창조적인 생략’이라는 포지티브한 컨셉으로 바꾼 것이다. 저렴한 것뿐만 아니라 품질이 좋으면서 지금까지 견지해온 베이직함을 더욱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서 기능이나 장식을 생략하는 것으로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디자인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은 무인양품의 정신과도 연결되는데 과욕을 억제하거나 양보하는 정신을 불어넣어 ‘이것이 좋다’라는 것이 아니라, ‘이거면 충분하다’라는 의식을 상품 개발 발상에 전달한다. 가치중시는 저가격 전략으로 성장하는 경쟁사와는 다른 차별화를 위한 발상에서 시작된다. 즉 가격을 저렴하게 차별화하는 전략은 길게 가지 못한다. 따라서 가격보다 컨셉(가치)을 파는 것으로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매출 6년 만에 다시 드라마틱한 성장세로 턴
    더불어 가장 현실적인 수익 개선책으로 쓸모없는 것은 버리고 이익률을 개선했다. 이는 시스템의 공동화, 공통화를 한 예로 들 수 있다. 배송 공동화 시스템의 경우 거래 회사와 계약해 계약 사무소를 매장 내로 이전했다. 또 주체적으로 개발한 자전화(自前化), 자동화 시스템의 경우는 매일 보고서를 작성해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해 작업을 간소화했다.

    이렇게 상품 기획과 소비자 분석을 철저히 한 결과 올해 1월 측정한 연간 매출 예상 금액은(2013년 2월 기준 연결산) 전년 대비 7.3% 증가한 1912억엔(약 2조3000억원), 영업 이익은 25.7% 증가한 194억엔(2286억원)으로 과거 최고액을 갱신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만 성장해도 이례적으로 보는데 놀라운 매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영업이익은 당초 계획보다 13억엔(153억원)을 상회해 2008년 결산 이후 6년 만에 경상 이익을 올렸고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의류 잡화 부문에서도 매출을 회복했다. 기존점 매출도 2% 증가해 단위당 매출이 플러스된 것은 6년 만이다.






    초심으로 돌아간 ‘원점 회복’ 효과
    2000년대부터 패스트 패션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인기를 얻으면서 「무인양품」은 슬림한 실루엣이나 원색을 좋아하는 고정 고객을 잃게 됐다. 하지만 「유니클로」와 같은 정책으로 나가도 소용없다는 마쓰이 회장의 신념과 의류상품 판매 감소로 매출이 떨어졌던 2008~2010년도의 반성으로 인해 점차 천연 소재의 코어 상품을 충실히 개발하고 전개하자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정확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과거에 매출이 좋지 않았던 때를 교훈 삼아 ‘천연소재’ ‘심플’이라는 브랜드의 초심으로 돌아가 원점을 회복한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후 에코나 절약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심리 변화로 인해 소비 행동 패턴이 바뀐 것도 호조 원인이 됐다. 이는 브랜드의 새로운 판촉 방법과 코어 상품이 단카이(團塊) 주니어 세대에게 확고한 지지를 받으면서 실적을 회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에도 이들에게 계속 지지를 받는다면 장기적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8~2010년 전년비 매출 하락이 계속됐던 의류 부문이 실적을 회복하게 된 것이 침체 시기에서 벗어난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평균적으로 의류 부문 매출 비율은 30%인데 리넨이나 울 소재를 사용해 소재에 가치를 둔 상품군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천연소재 & 오래 쓸 수 있는 상품 선호 고객 호응
    이 상품들은 품질 대비 가격대를 적정한 수준(3000~5000엔, 약 3만5000~6만원)으로 설정해 전 상품 매출 점유율 중 의류 부문 구성비가 2012년 37%로 전년비 5%포인트 증가했다. 가격면에서는 천연소재 조달을 위해 산지와의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적정 수준의 가격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 싱가포르 자회사 무지 글로벌 소싱(MGS)을 통해 무역을 본격화하면서 2006년부터 직접 거래 비율을 늘리고 있다. 2008년 2월에는 약 6%였던 MGS 경유 사입 구성비가 2011년도엔 15%까지 늘어났다.

    본사 연구소에서는 고객의 목소리를 참고해 디자인하거나 상품 개발에 반영한다. 일례로 고객 참가형 사이트를 통해 오래 쓸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심리를 조사했는데 “더 이상 집 안에 물건을 늘리고 싶지 않다” “하나를 구입해도 계속 쓰고 싶다”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이는 예전보다 패스트 패션이나 100엔숍을 대표로 하는, 저렴한 것만을 고집하는 고객들의 소비 경향은 줄어들고 오래 쓸 수 있고 천연소재라는 좋은 이미지는 잘 살린 것이다.






    히트 상품 = 코어 상품으로 확고히 자리잡다
    닛케이 MJ신문에서 「무인양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어떤 회사원은 재생지를 사용한 노트를 좋아하는데 환경에 좋은 이미지를 높이 평가해 무인양품의 문구를 자주 애용한다고 한다. 소비가 다양화하는 가운데 반대로 개성이 없는 것도 무인양품이 지지를 받고 있는 하나의 이유이다.

    「무인양품」의 상품은 소비자가 자기 자신의 취향에 맞게 쓸 수 있어 여백의 미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코어 상품인 노트는 앞과 뒤가 없고 위아래도 없다. 가구도 책장으로 써도 되고 식기 수납기도 써도 되는 등 구분이 없다. 그냥 수납할 수 있는 가구인 것이다. 최근 히트한 상품 스탁 셀프 박스는 정방형 박스이자 맞춤형으로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여러 개의 박스를 원하는 대로 맞추어서 방 전체를 통일감 있게 깔끔한 인상으로 바꿀 수 있는 수납형 상품이다.

    2010년에는 코어 상품이 지지 받고 있는 이유를 알기 위해 연구기술부를 만들었다. 「무인양품」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심플함인데 다른 말로 바꾸면 아무것도 디자인하지 않는 것, 즉 아무것도 없는 디자인이다. 그것을 얼마큼 잘 어필할 것인가를 이 연구기술부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고객 개척하는 PR 정책과 현장 중심 인사
    발뒤꿈치가 발에 딱 맞는 발 모양 직각 양말은 2006년에 발매후 개발을 계속했고 그 후 조이지 않는 소재로 바꾸어 연간 700만켤레 이상 판매하는 대히트 상품으로 키웠다.코어 상품은 애용자가 많은 것만큼 조금만 개선하면 더 좋은 상품으로 바뀔 수도 있고 아니면 순식간에 그 반대의 상품이 될 수 있다.

    최근 발매한 워싱가공 셔츠도 연구소에서 개발한 20~40대 남성 고객의 소리를 반영한 상품이다. 가나이 마사아키 「무인양품」 사장은 “지진 후 대량 소비에서 벗어난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이것은 원래 「무인양품」 이 추구했던 가치관이기도 하다.” ‘「무인양품」 다움’ 즉 원점으로 회복한다는 것과 소비자 니즈가 일치한 것에 자신이 있음을 표명했다.


    직각양말, 워싱가공 셔츠 등 코어상품 적중
    매장을 봐도 여러 가지 궁리를 한 흔적이 보인다. 유락초점은 작년 9월 일본 국산 나무를 사용한 어린이 광장을 만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20~30대를 대상으로 매장에 오게끔 할 뿐만 아니라 장래에 고객 후보로 유망한 이 아이 고객들에게 브랜드의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일석이조의 정책이다.

    「무인양품」은 15개 이상의 매장에 어린이 광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제안한 것은 유락초점의 점장으로 본사의 상품 개발부에서 약 8년 동안 근무하면서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는 수납 박스 스탁 셀프 등 히트 상품을 만든 실력자다. 상품 개발 경력을 현장에 살린 것이다. 유락초점 이외도 상품 개발 히트 메이커들을 대형점의 점장으로 기용하는 인사 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케부크로 니시 세이부 점장은 과거 아로마디퓨처 등을 기획했다. 이는 매장에서 직접 고객의 소리를 듣고 더 좋은 아이디어들을 얻기 위한 것이다. 「무인양품」은 1980년 대형 체인 슈퍼마켓 세이유(SEIYU)의 프라이빗 브랜드로 시작했다. 기존 브랜드에 대항하는 기본 컨셉, 영어 ‘No Brand Goods’를 직역한 것이 「무인양품」이다. 당시 세종그룹을 이끌었던 쓰쓰미 세이지와 세종그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래픽 디자이너 다나카 잇코가 브랜드를 시작했고, ‘이유 있는 저렴함’이라는 캐치 카피로 유명한 고이케 가즈코도 무인양품의 공헌자로 여전히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세이유 PB 브랜드 → ‘NO 브랜드’란 세계관으로
    초기 세종그룹(Saison Group)인 세이유 스토어, 세이부 백화점, 패밀리마트에서 일부 상품을 발매하기 시작한 「무인양품」은 당초 체인점 방식으로 전개해 제휴점 도매 사업을 하면서 성장하게 됐고, 1983년 처음으로 도쿄 아오야마에 직영점을 오픈했다.

    1989년에는 세이유에서 독립해 ‘양품계획’이라는 사명으로 영업권을 양도받아 무인양품 브랜드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1990년 버블 경기가 붕괴되면서 세종그룹(세이부 백화점, 세이유 등)이 해체되면서 세종그룹 각 사와 관계가 멀어지면서 그 대신 패밀리마트와 자본을 제휴함과 동시에 기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각 체인점에 취급 상품 수를 대폭 늘렸다. 1991년에는 런던에 첫 해외점을 오픈해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오픈하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 국내 매장은 전국 372개점, 유럽 59개, 미국 5개, 홍콩 10개를 비롯해 한국은 12개, 중국 67개, 그 외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에도 5개의 매장이 있으며 얼마 전 해외 매장은 200개를 초과했다. 최근 쿠웨이트, 두바이에도 오픈하기 시작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다음으로 중동지역이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해 중동 아시아와 이슬람권 오픈도 가속화하고 있다.





    유명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기용 심플 디자인
    「무인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세계적으로도 저명한 디자이너가 제품 디자인을 맡아 심플하면서도 간결한 디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프로덕트 디자인에서는 후카사와 나오토(+0 디자이너 겸 굿 디자인상 심사위원장), 엔조 마리(이탈리아 디자이너의 거장), 샘 헥트(애플사의 프로덕트 등을 디자인한 영국인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손(영국인 디자이너) 등이, 패션 디자이너는 나가자와 요우이치, 요지 야마모토가 참여했다.

    하우스 프로젝트도 저명한 건축가들이 디자인했으며 그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공간 디자이너 요시오카 도쿠지가 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도 이름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를 기용해 재팬 디자인의 심플함을 보여준다. 즉 간결하면서 생략, 절제하는 디자인, 쓸모없는 부분을 생략한 품질 중심의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유럽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전체적인 아트 디렉션은 다나카 잇코같이 당초 브랜드 런칭에 관여했던 고문들의 어드바이저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광고 아트 디렉션은 일본 디자이너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래픽 디자이너 하라켄야가 담당한다.







    **패션비즈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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