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숍 라이벌 비이커 VS 톰그레이하운드 빅 매치!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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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6.25조회수 5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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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 한섬, 뉴 캐시카우


    패션마켓의 미래 먹거리로 꾸준하게 주목받은 편집숍이 지난 10여년간 성장기를 거치며
    마침내 국내 환경에 맞는 수익모델을 찾은 듯하다. 기업의 자존심이 걸린 삼성물산의 ‘비이커’와
    한섬의 ‘톰그레이하운드’의 맞대결을 비교 분석한다.





    셀렉트숍 마켓 점유율 넘버원


    ‘비이커’







    삼성물산패션(상품총괄 박철규)의 ‘비이커’는 컨템포러리 편집숍의 리딩 브랜드로서 파워풀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서울 청담동과 한남동에 서로 다른 플래그십스토어 2개를 선보이며 화려하게 론칭을 알렸던 ‘비이커’. 올해로 7년 차를 맞은 이곳은 한국을 대표하는 트렌디한 편집숍이자 기업의 수익성까지 안겨 주는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정상매장만 32개점에서 연매출 1000억원을 내다보는 ‘비이커’는 편집숍 수익모델의 표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비이커’의 차별화된 강점이라면 수입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균형 있는 조합이다. 70 대 30 정도 비중인데, 글로벌한 트렌드를 주도하고 새로움을 선사하는 수입 브랜드와 국내 트렌드를 리딩하면서 부상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믹스매치해 흥미를 자극한다.

    밀레니얼 소비자를 중심에 놓고 그들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매장으로서 모습을 갖춰 나가고 있다. 또 ‘비이커’가 탄생한 이듬해부터 꾸준히 개발해 온 PB의 진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비이커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 PB는 삼성물산의 상품기획력과 품질관리 등으로 탄탄하게 다져진 브랜드다.


    정상매장 32개점, 이제 목표는 1000억 돌파



    ‘베이직 + 유니크’를 콘셉트로 해 과하지 않으면서 세련된 감성을 전달한다. 현재 PB의 매출 비중은 30% 정도로 커진 상태다.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PB의 역할은 상당했다. 하지만 ‘비이커’는 PB를 수익성 차원으로 보지 않고 편집숍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비어 있는 상품군’을 채우는 방법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비이커’의 MD 구성력이나 숍 VMD 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정교하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플래그십스토어가 제각각의 개성 있는 숍으로서 보여지는 데는 그만한 노력이 뒤따랐다. 백화점의 경우 남성과 여성을 나눠서 전개하기 때문에 매장별 이익을 창출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이커’는 백화점 상권별, 소비자 특성에 맞게끔 브랜드를 선별하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갖고 풀어나간다.

    그 중심에는 전체적인 상품기획을 총괄하는 강민주 CD가 있다. 강 CD는 삼성물산 해외1사업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비이커’와 ‘10꼬르소꼬모(10CC)’를 겸임하고 있다. 섬세하고 날카로운 성격의 그는 최고의 편집숍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셀렉트숍의 진화와 수익성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여념이 없다.


    강민주 비이커 CD “편집숍은 살아 있는 생명체”



    강민주 CD는 “‘10CC’는 국내 론칭할 때부터, ‘비이커’는 론칭하고 1년 뒤부터 맡아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며 “기업의 사업이라는 것이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생존할 수 없다. 우리는 편집숍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식에 맞게 만들었으며, 백화점과 플래그십 등 각 숍마다 흑자매출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이커’는 마니아층이 분명한 코어 브랜드가 존재한다. 가령 「메종키츠네」 「아시페시」 「랙앤본」 「제임스펄스」 「단톤」 등은 거의 출범할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국내 익스클루시브권을 갖고 전개해 왔다”며 “이렇게 확실한 코어 브랜드로 매출을 견인하면서 매년 혹은 시즌별 새로운 브랜드를 가미해 매장의 신선도와 신규 고객창출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가운데서는 「렉토」 「아더에러」 등이 돋보인다. 삼성패션 디자인펀드인 SFDF 출신의 디자이너 브랜드는 ‘비이커’와 손잡고 부상한 브랜드가 많다. SFDF(혹은 sfdf) 연장선상에서 유망한 신예를 인큐베이팅하는 것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랙앤본」 등 코어 브랜드 + 떠오르는 신예 밸런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는 대부분 사입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디자이너 육성 차원에서 각광받고 있다. 또 ‘비이커’가 해외에서도 유명 편집숍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에 시장조사를 오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비이커’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국내 디자이너가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도 있었다. ‘비이커’는 국내 디자이너의 해외진출 교두보 역할도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강 CD는 “우리는 개방형 MD를 지향한다”며 “가격이나 콘셉트에 얽매이지 않고 ‘비이커’ 문화와 잘 어울리거나, 소비자가 원하면 입점할 수 있는 매장이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변화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비이커’가 올해 중점으로 하는 프로젝트는 온라인 매출 강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확충, ‘경험’을 주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먼저 온라인은 자사 온라인통합몰인 SSF샵에서 ‘비이커’ 판매량을 늘려 나가고 있다. 비이커 단독몰도 오픈해서 온라인 혜택을 주기 때문에 매출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자체 온라인몰 강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확대







    온라인 매출의 특징은 젊은 세대들이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2535세대들은 가격저항력이 높지 않으면서 독특한 감성이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잡화류에 몰리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몰은 이러한 소비층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쪽으로 계속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는 ‘비이커’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품목이다.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규정하지 않고 다양한 취미와 관심 분야에 대한 바잉을 확장하겠다고 전한다. 콜래보레이션도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매장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이슈를 끄는 데 콜래보레이션은 훌륭한 역할을 한다. 최근 초코파이하우스와 콜래보레이션 한 상품은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험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비이커’는 아티스트 드로잉, 파티, 전시 등 누구든 와서 놀면서 쇼핑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도 충실히 해 나간다.

    강 CD는 “동시대의 트렌드, 문화 발신지로서 ‘비이커’를 진화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면서 “편집숍은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다. 움직여야 한다. 정체되는 순간 편집숍의 매력은 추락한다고 본다. ‘비이커’가 플랫폼으로서 굉장한 파워가 길러지는 순간 비이커크루가 되고 싶은 국내외 브랜드들의 러브콜은 더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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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 경쟁력 기반 PB 강화


    ‘톰그레이하운드’







    지난 2008년 문을 연 한섬(대표 김형종)의 컨템포러리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해외 브랜드를 가져와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가장 빨리 제안했다. 현재 이 편집숍은 PB컬렉션 확장을 기반으로 수익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해외 브랜드와 단독으로 협업해 자기 색깔 구축 △유통망 확충 등 볼륨 확대 △수입 브랜드에 대한 관리체계 강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톰그레이하운드’는 한섬이 가진 30년의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 시즌 PB를 선보였다. 특히 소비자 데이터와 마켓 트렌드 분석을 통해 판매 적중률이 높은 아이템으로 컬렉션을 구성하며 이익을 창출했다. ‘가장 톰그레이하운드스러운 PB컬렉션을 만들자’는 각오를 다지며 타 편집숍 대비 차별화된 상품을 제안한다.

    특히 PB컬렉션은 매장 내 입점한 100여개의 수입 브랜드와 자유롭게 크로스 코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도 갖췄다. 기존 수입 상품에서 부족했던 아이템을 ‘톰그레이하운드’ PB가 보완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해 판매 적중률을 높였다. 이 컬렉션은 판매 비수기 시즌 수입과 PB 컬렉션 간 상호 보완으로 매출 동반 상승이라는 시너지 효과도 창출했다.



    상품기획 R&D 인력 50명 투입, 맨파워 강화



    ‘톰그레이하운드’는 지난 2015년 PB 론칭 이후 점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PB 포지션은 전체 상품 대비 25%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위해 한섬은 ‘톰그레이하운드’가 속한 트렌드 사업부의 R&D 분야에만 50명을 투입했다.

    한섬 관계자는 “론칭 당시 수입 브랜드 품목 보완의 개념이었던 PB가 이제는 독립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자체 브랜드 확장에 힘쓰고 있다. 주요 수도권 매장이나 신규 외곽점에 수입 상품과 PB 컬렉션도 MD 비중에 차이를 두고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로 타 편집숍과는 차별화를 추구하기 위해 이 편집숍에서만 볼 수 있는 독자적인 브랜드와도 꾸준히 협업한다. 특히 지난 3월 ‘톰그레이하운드’ 론칭 10주년을 기념해 10th 콜래보레이션 컬렉션을 진행했는데 글로벌 10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유니크한 느낌을 부각시켰다.



    해외 브랜드와 단독 협업으로 자기 색깔 구축







    ‘톰그레이하운드’는 이번 협업을 통해 패션에 관심이 많은 패피족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냈다. 이를 통해 다른 수입의류 편집숍과 차별화해 국내 패션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한섬 측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브랜드별로 개성이 강해 국내에도 고정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이번 컬렉션에 참여했다. 해외 브랜드와 국내 편집숍의 협업을 통해 단독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양한 해외 브랜드와 만나 ‘톰그레이하운드’만의 아이덴티티를 어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톰그레이하운드’는 처음 론칭할 당시 해외 브랜드의 국내 시장 데뷔를 주요 역할로 삼았다. 지금도 한섬은 국내 시장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를 가져와 실험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채널로 이 편집숍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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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인큐베이팅 스토어’로 꾸준히 성장



    최근 한섬이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한 「3.1필립림」 「포츠1961」 「로샤스」의 경우 ‘톰그레이하운드’와 ‘무이’ 등의 편집숍에서 호응을 얻어 단독 매장으로 확대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보이며 매출을 견인하는 브랜드는 유통 채널을 독점적으로 진행해 시장성을 확보하면서 이 편집숍만의 경쟁력을 다질 계획이다.





    현재 ‘톰그레이하운드’는 서울 도산 플래그십스토어를 포함해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무역센터점, 신촌점,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등 오프라인 유통 14개점을 운영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 내실 강화와 더불어 온라인 채널에서도 매출 포지션을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전용 상품 개발 및 확대를 통해 이 시장에서의 매출 신장도 기대하고 있다.




    유통 채널에서 주목할 점은 국내 패션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2014년 프랑스 마레 지구에 ‘톰그레이하운드 파리’를 오픈했다는 부분이다. 특히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는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현지에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브랜드 입점 기준? ‘아이덴티티 + 조화로움’







    이를 통해 국내 패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대표 백화점인 갤러리라파예트에 정식 입점하는 성과도 낳았다. 이를 시작으로 ‘톰그레이하운드’는 파리 매장을 국내 브랜드를 알리는 쇼룸과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전초 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톰그레이하운드’는 입점할 신규 브랜드를 선정할 때 유명하지 않아도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에 높은 점수를 준다. 이는 앞으로 새로운 컬렉션을 출시할 때마다 기존 브랜드와는 다른 기대감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 간의 조화를 생각하면서 매장에 명확한 스토리를 줄 수 있을지 검토한다. 소수의 패션 피플만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대중성을 담고 현 유통 채널에 어울리는지, 구매 고객 패턴과 맞는지 등 현실적인 부분도 충분히 고려한다.



    리테일 브랜드로 진화, 국내 대표 편집숍 자신



    수입 브랜드에 대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면서 효율 증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브랜드는 바잉 물량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 창출로 연결한다. 바이어들이 각자 담당하는 브랜드의 밀착 관리를 통해 효율적으로 물량을 관리하는 것도 이들이 주력하는 부분이다.

    기타 상품 회전율을 높이면서 절대 판매율을 끌어올리고, 타 편집숍에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를 독점 발굴해 독자적인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앞으로 ‘톰그레이하운드’는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편집숍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론칭 후 지난 10년간 편집숍의 수익모델을 만들어 가는 데 시간을 보냈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잡고 유통형 브랜드로 볼륨화를 시도한다. ‘톰그레이하운드’ 측은 “해외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져온 만큼 앞으로 단순히 수입 편집숍이 아닌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리테일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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