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모피 전쟁’ 승자는 누구?

    w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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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1.09조회수 5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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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터 시즌 2라운드

    「진도」~ 「나우니스」





    자재값 40% 이상 하락! 평균 기온이 최소 3도 이상 떨어지는 라니냐 현상! 올겨울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국내 모피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진도, 동우, 태림 등 전통 강자들을 비롯 교하, 볼륨원 같은 트렌디 퍼 기업, 근화물산, 월드와이드네트트레이딩, 리퍼, 씨엔에프플러스 등 새롭게 뛰어든 수입 명품 모피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신규 브랜드 론칭 러시는 물론이고 기존 브랜드는 전년 대비 물량을 3배 이상 늘렸다. 최근 몇 년간 별다른 두각 없이 현상 유지만 하던 모피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넘쳐나고 있는 것.

    이들은 디자인과 소재, 컬러 믹스 또한 과감해져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유통망인 백화점 측의 전망도 밝다. 신규 브랜드와 리딩 브랜드가 맞물려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 특히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측은 “모피 시장의 세분화가 이뤄지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업계는 리딩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 신규 브랜드의 3강 구도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진도(대표 임영준)의 「진도모피」, 동우(대표 장동찬)의 「동우모피」, 태림(대표 이보건)의 「태림모피」 등 10년 이상 업계를 리딩하는 브랜드들은 라인 익스텐션을 통해 타깃에 맞게 디자인을 세분화하는 움직임이 크다. 작년까지 블루, 핑크 등의 트렌드 컬러를 서브 상품에 가미했다면, 올해는 상품 전반에 화려한 컬러와 패턴을 입혔다. 모자, 머플러에서 재킷, 코트, 베스트 등 메인 아이템에 새로운 디자인을 전개했다.




    「에이드피요르」 등 올겨울 5개 신규 론칭
    원자재 구입량이 전년보다 50% 이상 늘어난 기업이 많아지면서 여느 때보다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예상된다. 비효율 백화점 매장을 줄이고 매출을 견인하는 주요 점포에 객단가가 높은 상품을 구성한 점도 올해의 포인트다. 교하(대표 김동성)의 「디에스퍼」, 볼륨원(대표 최재영)의 「사바티에」와 같은 트렌디 퍼 브랜드는 수입 비중을 줄이고 자체 생산 비중을 30% 정도 늘렸으며 하이엔드 감성의 독특한 디자인을 무기로 삼아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여성을 노린다.

    신규 브랜드의 약진도 눈에 띈다. 근화물산(대표 김흥준)의 「에이드피요르」와 「나우니스」, 월드와이드네트트레이딩(대표 이종천)의 「잘루즈」, 리퍼(대표 김누리·김경은)의 「리퍼」, 씨엔에프플러스(대표 김선웅)의 프랑스 명품 모피 브랜드 「이브살로몬」까지 총 5개 브랜드가 올해 출사표를 던졌다. 이 브랜드 모두 강렬한 컬러감과 유니크한 개성을 무기로 3040 여성을 겨냥한다. 이들은 액세서리 특화 또는 시그니처 상품에 포커스를 맞춰 초기 투자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진도모피」는 올해 들어 10%가 넘는 매출 신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백화점서 잇따른 대형 특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반응 생산을 통해 재고 부담률을 확실하게 줄였기 때문. 내년에 원자재 가격이 높아질 것에 대비해 물량도 전년 대비 60% 이상 늘렸다. 지난 9월 옥션 시장에서는 벌써 원자재값 상승 조짐이 보였다.

    「진도모피」 「엘페」 믹스 매치, 소비층 확대
    신세계백화점 강남, 잠실,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본점 등 매출이 대거 확보되는 메인 매장에 상품 구성력을 높인 점도 주효했다. 컨템포러리하면서도 포멀한 디자인을 전개하는 「진도모피」와 영한 디자인을 앞세운 「엘페」의 디자인을 믹싱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갔다. 지방 고객이 베이직한 상품을 선호한다는 점을 토대로 올해 말까지 프리미엄 아울렛 유통도 대거 늘려 나간다.

    올해 「진도모피」의 주력 컬러는 ‘웨딩 블루(Wedding blue)’다. 이번 시즌에는 과거와는 다른 화려한 컬러를 선보였다. 밍크와 우븐이 결합된 믹싱 상품 비중도 전년보다 커졌다. 올해는 세이블과 밍크 콤비 상품과 독특한 컬러로 염색한 폭스 등이 눈에 띈다.

    박샛별 「진도모피」 디자이너는 “올해는 메인 상품의 컬러를 화려하게 리뉴얼했고 스킨 웨이와 하프 기장에 주력해 실용성과 여성미를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이 브랜드는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내수 시장에 주력한다. 중국 진출은 국내 시장과 판이한 중국 마켓 특성을 감안해 홈쇼핑, 백화점 등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천천히 진입할 계획이다.




    「동우모피」 러시안 세이블 주력, 퀄리티 UP
    「동우모피」는 ‘복고’에 중점을 두고 공격적인 브랜딩을 펼쳐 나간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대중화한 브랜드답게 상품 종류를 50개 이상 준비했다. 주력 상품은 러시안 세이블과 밍크를 믹스한 롱 코트, 베스트 등이다. 특화된 사이즈도 이 브랜드의 강점 중 하나다. 메인 상품 사이즈를 85, 88, 91, 94로 풀어내 고객들이 체형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다.

    허성진 「동우모피」 상무는 “올해는 원자재값 하락에 따라 물량을 20% 정도 늘렸다. 요즘은 연세가 드신 고객들도 젊은 디자인을 선호해서 사이즈 다양화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만의 독특한 장식을 붙인 머플러와 액세서리 상품도 대폭 늘렸다. 점포에 따라 국내 상품과 수입 상품 비중을 적절하게 조절한 전략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이 브랜드의 주력 컬러는 브라운과 그레이 등이다. 무테이션(원피 자체 색상)과 염색 밍크의 포션을 적절히 나눠 같은 스킨이라도 다른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패턴 변주에 공을 들였다. 이들의 또 다른 브랜드 「라피에르」는 지난 2013년 론칭 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올해 현대 무역점에 정식 입점했다. 감도 높은 수입 라인 비중을 높여 고급화 전략을 꾀하겠다고 전했다.

    「태림모피」 에이지리스 디자인 ‘컬러 퍼’ 인기
    「태림모피」는 올해 「마리엘렌」의 유색 모피 컬렉션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파이어, 화이트, 펄과 같은 화려한 컬러를 메인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올해 말까지는 폭스 액세서리 라인과 러시안 세이블 상품을 통해 고가에서 저가까지 다 잡겠다는 전략이다. 폭스 액세서리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온라인 몰에서 판매, 20~30대까지 끌어모은다.

    지난해부터 늘고 있는 유커 판매에 맞춰 유통망도 시즌제로 늘렸다. 롯데 본점과 강남점, 현대 압구정점에 단기 입점해 상품을 선보인다. 이번 시즌에는 멜란지와 브라이트 컬러 전개는 물론 최고급 캐시미어 원사와 믹스해 새로운 감성을 전개한다. 파이톤과 인조 가죽과 믹싱한 상품으로 희소성을 더했다.

    작년에 새롭게 내놓은 「마리엘렌프리미에르」는 「태림모피」와 함께 에이지리스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데일리웨어로 입을 수 있는 컨템포러리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매스티지 시장 포화에 따라 각 브랜드의 타깃을 조금씩 달리해 내년에는 브랜드 외형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채널 또한 활성화해 다양한 타깃을 겨냥한다.




    「디에스퍼」 ‘월드 와이드 멀티숍’ 선보여
    민지선 신세계백화점 바이어는 “브랜드 감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는 잇따른 호재에 발맞춰 다양한 브랜드가 영업망을 늘리고 보여 줄 수 있는 장르를 늘렸다. 프리미엄 패딩 붐이 한 차례 지났기 때문에 백화점 측에서도 어떤 운용 방식이 효율적일지 판단이 섰다. 내년에도 신장세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상품을 다양하게 보강하고 소비자 트렌드를 읽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가성비와 공격적 물량을 내세운 홈쇼핑 마켓으로 고객이 이탈하면서 오프라인 브랜드의 생존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태다.

    수입 위주 브랜드의 마켓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모피 디자인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를 중심으로 홍콩, 독일, 프랑스 등 유럽권에서 신규 브랜드 발굴에 힘쓰고 있는 것. 「디에스퍼」는 월드 와이드 멀티숍을 추구하며 BI 확립에 나선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 유러피언 감성이 담긴 신선한 브랜드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시모네타라비차」는 국내 백화점에서 독점으로 선보인다.

    올해 「디에스퍼」가 꼽은 주력 컬러는 로즈핑크와 블루, 그레이 톤 등이다. 이곳 역시 밍크와 폭스 콤비네이션 상품이 뚜렷하게 증가했고, 한 상품 안에 4~5가지 컬러를 섞는 기법을 사용했다. ‘털을 알고 수입하는 것과 모르고 수입하는 것은 100% 다르다’는 말처럼 이 브랜드는 수입할 때 검열을 꼼꼼히 한다. 완제품이라 할지라도 재질이 1%라도 다르면 수입하지 않는다.

    「사바티에」 핏 + 디자인, 2030 女心 잡다
    이번 시즌에는 롱 기장과 슬림 실루엣에 주력, 완판 아이템 재판매에도 집중한다. 코트 안에 입을 수 있는 이너 베스트는 캐주얼한 디자인과 리버서블 기능으로 전 상품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200만원대의 가격임에도 20대와 30대의 구매율이 특히 높았다. 신세계 강남점과 경기점, 센텀시티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이들의 메인 키 점포다. 전체 매출의 약 60%가 이곳에서 나온다.

    프리미엄 패션 모피의 대중화를 주도해 온 「사바티에」는 독보적인 컬러와 유니크한 디자인이 특징인 브랜드다. 올해는 데님, 울과 같은 우븐 소재를 다양하게 섞어 20대를 위한 컬렉션을 풀어냈다.

    이 브랜드는 자체 디자인과 수입의 비중이 7:3이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하는 완사입 상품은 한국인 핏에 맞게 수정해 들여온다. 올해는 밍크와 램을 믹스하고 세이블을 늘려 중가 라인을 없애고 저가와 고가 라인을 집중 전개한다. 뉴트럴 컬러의 맥시 롱 코트가 메인 상품이며 하프 코트, 베스트는 서브 상품으로 구성됐다.



    「잘루즈」~「나우니스」 ‘트렌디 퍼’ 승부수
    이정미 「사바티에」 디자인 실장은 “올해는 퍼 트리밍을 늘려 캐주얼한 감성을 배가했다. 요즘에는 캐시미어 코트도 400만원대 상품이 많아 모피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강남권 키 점포를 강화하고 매출이 약한 지방 백화점을 과감하게 정리해 효율성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올해 대거 론칭된 신규 브랜드 중 가장 행보가 눈에 띄는 곳은 「에이드피요르」와 「나우니스」다. 이 두 브랜드는 고가와 저가라는 양극화 전략으로 다양한 고객층 확보에 나섰다. 100여개가 넘는 상품 개수와 몸에 딱 맞는 핏이 강점이다. 「나우니스」는 액세서리만을 특화해 타깃에 맞는 가격 세분화로 인지도 쌓기에 나선다. 「잘루즈」와 「리퍼」 「이브살로몬」은 블루, 핑크, 실버 등 풍부한 텍스처와 컬러로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임영준ㅣ진도모피 대표
    “타깃별 브랜드 세분화, 반응 생산 체제 돌입”


    “모피 시장은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와 하락세를 온 몸으로 맞으며 안정세에 힘써 왔고, 사치품이 아닌 패션의 요소로 거듭나기 위해 이미지 제고에도 힘써 왔다. 그렇게 시대가 변하면서 소비자도 함께 변했다. 전에는 공급자가 제공하는 상품에 소비자가 맞췄지만 이제는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공급자가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유니크한 아이디어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발맞춰 「엘페」 「진도」 「끌레베」 등 브랜드를 세분화해 타깃에 맞는 상품을 전개해 왔다. 프리미엄 라인과 중가 라인, 부담 없는 액세서리까지 상품을 디테일하게 나눠 전개했다. 2년 전부터는 급변하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반응 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테스트해 보고 반응이 좋은 상품을 즉시 발주하니 재고 소진율이 굉장히 좋아졌다. 내실적으로 한층 단단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중국 시장은 작년 홈쇼핑과 백화점으로 철저한 마켓 테스트를 진행했다. 국내 시장과는 성격과 색깔이 판이한 만큼 ‘스텝 바이 스텝’ 전략으로 천천히 다가가겠다.”

    **패션비즈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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