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식스, 부산 3호점 오픈

    bkp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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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7.12조회수 12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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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터식스(대표 김상대)가 쇼핑몰 ‘엔터식스’ 부산점을 오픈했다. 코엑스와 왕십리에 이은 MD디벨로퍼 엔터식스의 세 번째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엔터식스 3호점은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스펀지’에 몰인몰 형태로 6월 26일 그랜드 오픈했다. 지하 5층, 지상 8층으로 이뤄진 스펀지 안에 지상 1~4층의 총 2만6000㎡(약 8000평) 규모로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 등 총 100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 쇼핑몰의 오픈은 패션유통가에 많은 점을 시사한다. 엔터식스는 롯데 현대 신세계 이랜드 등 유통 빅4 일색이던 국내 패션유통 시장에서 수수료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몇 안되는 중소 유통기업 기운데 하나다. 특히 이 수수료는 빅3 백화점에 버금간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특정 지역에 머무르고 있는 대다수의 중소 유통기업들과는 달리 서울 2개점의 성공적인 안착에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지방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자라」 VS 「유니클로」 입점 경합
    이번 엔터식스의 부산점 오픈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규모다. 엔터식스는 전형적으로 영 카테고리 킬러 유통의 형태를 띤다. 코엑스점 1600㎡(500평) 왕십리점 1만5000㎡(4500평)를 훨씬 상회하는 규모를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원론적으로’ 영층을 타깃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규모다. 실제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영 쇼핑몰이라는 평을 듣는 롯데 영플라자의 규모인 명동점 9900㎡(3000평), 청주점 1만500㎡(3200평), 대구점 8400㎡(2500평)와 비교하면 오히려 이를 압도한다.

    입지적으로 해운대역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에 있다. 부산 최대 해수욕장이 인접해 있어 쇼핑몰로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엔터식스 부산점의 규모와 입지 조건으로 인해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경쟁적인 매장 오픈도 있었다. 1층에 위치한 1500㎡(450평) 규모의 매장은 「자라」와 「유니클로」의 오픈 경쟁이 붙어 결국 「자라」가 입점하게 됐다.

    「자라」의 1500㎡ 규모 매장은 최근 들어 오픈한 매장 가운데 가장 조건이 좋다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1150㎡(340평)의 면적을 상회하는 것이다. 「자라」를 중심으로 한 1층은 스포츠와 식음료코너(F&B)로 이뤄졌다. 2층은 여성, 3층은 진캐주얼과 영캐주얼, 4층은 이지캐주얼과 남성캐릭터 브랜드로 각각 꾸며졌다. 이처럼 100개 브랜드로 구성한 이 쇼핑몰이 정상궤도에 오를 경우 1200억원의 외형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엔터식스 측은 예상하고 있다.

    코엑스점+인터넷몰에 전년 대비 80%의 매출상승률을 보이는 왕십리점을 합쳐 올해 13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점이 정상궤도에 올라 가세할 경우 2500억원의 외형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점은 엔터식스에 있어 중대형 유통기업으로 도약할 징검다리인 셈이다. 과거 굵직하던 MD디벨로퍼들의 활동이 최근 주춤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엔터식스의 향후 활동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상궤도 진입 후 매출 1200억원 예상
    또 한 가지 관심을 끄는 것은 부산 현지에서 쇼핑몰의 기능을 중단하다시피 한 스펀지가 이번 엔터식스의 오픈으로 부활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쇼핑몰 스펀지는 규모와 입지적 측면에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지만 지금까지 여러 가지 얽혀 있던 문제로 인해 해운대 쇼핑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02년 11월에 문을 연 스펀지는 오픈 초기 복합 문화공간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메가박스 영풍문고 F&B 등 복합문화 시설이 구성돼 있지만 쇼핑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패션 카테고리 형성은 지지부진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복수의 기업들이 관리를 맡아 MD 운영에 있어 취약점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과거 우진서비스에서 운영, 스펀지에서 관리를 각각 맡아 왔다.

    이후 스펀지의 가치는 급락했고, 2007년 6월 외국계 투자 전문 기업 트라이시스코리아2에서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매각대금은 쇼핑몰의 투자와 개발비용 등 조건을 고려할 때 헐값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트라이시스코리아2는 대형 앵커 유치에 힘썼고, 엔터식스와 접촉하게 됐다. 이 결과 엔터식스는 이 기업과 스펀지몰 1~4층에 대한 10년 장기계약을 맺게 됐고, 부산점을 오픈하게 됐다.




    1~4층 10년 계약, 스펀지 살려낼까?
    따라서 엔터식스 부산점의 오픈으로 죽어가던 쇼핑몰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게 될지를 살펴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엔터식스 입장에서도 지금까지의 점포 오픈 사례를 볼 때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 것이다.

    엔터식스는 이 같은 모험을 성공적인 결과로 다가올 수 있도록 인력 배치에 있어서도 ‘믿을 맨’들을 배치했다. 지금까지 코엑스점장으로 있던 박승배 상무를 부산점장으로 내세웠다. 박상무는 이 기업의 모태가 된 쇼핑몰 ‘덤프’ 시절부터 김상대 사장과 호흡을 맞춰 온 인물이다. 이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또 다른 인물로 현재 왕십리 점장인 이상욱 상무도 있다. 2명의 상무급을 현재 가장 중요한 점포에 배치했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3호점 오픈 이후 엔터식스의 행보다. 엔터식스는 내년 중으로 4호점 출점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 정황대로 4호점 오픈이 진행된다면 이 기업의 신규 점포 오픈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1호점 2002년, 2호점 2008년, 3호점 2010년, 4호점 2011년으로 오픈 속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 기업이다.

    현재 엔터식스에는 지방과 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오픈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조만간 일정 규모 이상의 쇼핑몰 개발 업체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다점포 체제가 공고히 갖춰질 경우 자체 매입부 발족도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여러가지 의미와 가능성을 내포한 엔터식스 3호점은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이러한 가능성 실현에 앞서 3호점의 성공이 수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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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둔자’ 트라이시스코리아2
    트라이시스코리아2는 영국계 투자회사 도란캐피탈파트너스(이후 도란)의 특수목적 자회사다. 도란은 과거 대구 모다아울렛의 지분을 인수했다가 2년 전에 되판 기업으로 유명하다. 당시 재미는 많이 보지 못했다.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건물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패션유통 시장은 그들 사업 영역의 일부분이다.
    스펀지 인수 당시인 지난 2007년 도란은 트라이시스코리아1과 2로 별도의 회사를 가동해 패션유통 건물 매입에 나섰다. 비슷한 시점에 트라이시스코리아1은 대구의 밀리오레를 인수했다. 주로 지방권을 중심으로 상업 건물 매입에 나서는 이 그룹의 행보도 관심있게 지켜볼 부분이다. 장기적인 운영보다는 단기 시세 차익을 목표로 움직이며, 이러한 시세 차익을 바탕으로 사업 인더스트리 전방위에 걸쳐 나아갈 수도 있는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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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터식스 3호점 뷰포인트 정리
    1. 지지부진한 국내 MD 개발사인 B사 D사 등 국내 MD 디벨로퍼들의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대형 쇼핑몰 개발은 상당 부분 외국계 기업으로 빼앗겼다. 자금과 노하우가 축적된 외국계 기업으로 유통개발 주도권이 사실상 넘어간 지금 엔터식스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이러한 점에서 엔터식스 3호점은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한 점포다.

    2. 쇼핑몰 ‘스펀지’는 부활하나? 스펀지의 부활은 엔터식스 3호점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죽기 직전의 상업 시설을 살려내는 도박은 성공할 것인가? 이 모습은 ‘누구’와 흡사하다. 그렇다. 이는 이랜드의 전매특허다. 과연 엔터식스는 이랜드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을까?

    3. 4호점은 내년 중에 오픈하는가? 2008년 왕십리점 오픈 때부터 엔터식스는 전국 각지에서 점포 오픈 문의를 받아 왔다. 그 결과 3호점인 부산점을 오픈한 것이다. 4호점이 계획대로 내년 중에 오픈한다면 매입부 발족 등 지금까지와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른 운영 형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백화점이 아닌 영 쇼핑몰에서의 매입부. 과연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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