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휘 | K&J글로벌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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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7.08조회수 9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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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20년 이상 생활하면서 한·미·일 시장을 주목해 보니 3국 간의 환경 변화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일본 기업 가운데 일찍부터 중국 베트남 등에 생산 거점을 이전하고 준비해 온 퍼스트리테일링의 「유니클로」와 가구패션 유통 ‘니도리’는 기업 이미지와 점포, 상품의 브랜드 가치를 안정적으로 최적화해 온 기업으로 계속해서 고객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일찍이 일본 내수시장에서 생산과 판매의 한계를 예상,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또한 본업 중심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했으며, 상품기획에서부터 원재료 조달과 생산 물류 유통 판매정보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전사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거두며 거품 붕괴 후 1990년대의 잃어버린 경제 10년을 경험하고 있던 타사와는 확연한 차별화와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미국은 1980년대에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로 다양한 소매 업태가 등장하고 기업 간 인수합병(M&A), 자본과 경영 통합이 발생하게 된다. 당시 경영 다각화에 실패한 시어즈로벅 K마트 등과는 달리 유통의 본업에 모든 힘을 쏟은 월마트는 세계 제1의 유통기업으로 군림하게 된다. 월마트는 기업 이미지, 점포와 상품의 브랜드력에 최적화를 추구하면서 EDLP(Everyday low price 매일 저가격) 전략으로 고객에게 적정가치와 저렴한 상품을 제공했다. 그 결과 2008년 그룹 매출이 4056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2위인 카르푸가 올린 매출 1298억달러의 3배에 달하는 액수다.

    중국은 2001년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세계의 생산공장이란 입지가 점차 확대됐고, 이 밖에 인도 베트남 등 신흥공업국들의 높은 성장성은 세계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데 도움을 주는 계기가 됐다. 다수의 국가들이 올림픽과 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면서 경제 성장과 더불어 소비시장이 확대되듯이 중국은 올해 5월부터 시작된 상하이 박람회를 계기로 소비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매년 큰 규모로 활기차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제조와 유통 기업 가운데에는 과다한 투자와 기업가치 최대화에 무리하게 집중해 커다란 경영 손실을 본 기업도 있다. 이번 금융 위기가 남겨준 교훈 가운데 하나는 브랜드력 강화는 급속한 ‘최대화’가 아니라 시장 환경을 예측하면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최적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세계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최대화해 26조엔의 매출 규모와 2조엔 이상의 영업이익을 자랑하던 기업 도요타도 최근 소비 불황과 미국발 리콜 사태로 인해 2년 연속 매출 감소와 함께 창업 이후 처음으로 4610억엔의 영업 손실을 경험했다. 이번 리콜 사태로 도요타는 막대한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게 됐다.

    한편 삼성과 LG는 세계 시장에서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최적화를 추구하면서 장기적인 성공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규모와 상관없이 기업의 이미지와 상품의 브랜드 가치는 고객들로부터 꾸준히 평가받는다. 시장의 세계화와 함께 브랜드 가치는 더욱 중요해졌다. 이를 성공시키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국내외 시장에서 기업과 상품의 브랜드 가치는 기업의 생명선과 같은 존재다. 고객과 거래처가 평가해 주는 진정한 브랜드 가치를 최대화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최적화하는 기업만이 치열한 생존경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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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1998년 일본 주오대학 대학원 유통학 박사, 학장상 수상
    1998년 일본 유통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2002년 일본 프레임웍스 수석컨설턴트
    2004년 일본 월드로지 유통·물류신규사업부장 겸 수석컨설턴트
    2006년 일본 물류인 400명에 선정, 한국의 유통전문가 100인에 선정(유통물류진흥원)
    2007년 K&J글로벌컨설팅 대표(현)
    2008년 미래를 여는 혁신기업 유통물류전문가 부문 대상
    한·일 간 유통·물류기업 및 정부 학계의 자문과 국제 컨설팅 수행

    *옵티마이즈(optimize)
    어떤 작업이 더 효과적으로, 자원을 덜 사용하도록 가장 적합한 상태로 최적화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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