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인 카피, 언제까지?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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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11.16조회수 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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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영국 「프레드페리」에서는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A브랜드와 B브랜드를 상대로 디자인 카피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100년 브랜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브랜드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 있는 상품은 두 줄의 피케셔츠. 칼라와 소매에 몸판 컬러와 대조적인 컬러로 선명하게 두 줄을 인타샤 기법으로 처리한 이 셔츠는 「프레드페리」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으로 스테디셀링되고 있다. 그런데 컬러 바리에이션까지 똑같이 카피한 A브랜드와 B브랜드가 로고만 달리해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래디셔널 루킹의 피케셔츠가 인기를 끌면서 기획된 제품으로, 「프레드페리」의 30%에 불과한 중저가로 판매되고 있다.
    「프레드페리」의 한국 익스클루시브로 직수입 전개하고 있는 플랫폼의 관계자는 “물론 A브랜드와 B브랜드 외에 온라인용 브랜드에서도 음성적으로 카피돼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브랜드에서 버젓이 디자인을 도용한 제품이 윈도를 장식하고 적극적인 프로모션 제품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특히 오리지널 브랜드에 비해 30%도 안되는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은 실질적으로 직접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토로했다.

    「프레드페리」 두 줄 인타샤 카피 속출

    패션 디자인 카피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젯거리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시장에서는 매시즌은 물론 한달 간격으로 변심하는 소비자의 마인드를 잡기 위해 크리에이티브는 뒷전이고, 어떤 브랜드의 무슨 스타일이 잘 팔리는지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한국에서 패션 디자인을 카피하는 방법! 백화점 30일 반품 이용하기’ 등 카피하는 방법을 블로그에 올려 놓고 회원들과 공유하는 온라인 블로거까지 등장하는 시대다. 명품관을 중심으로 직수입 브랜드를 판매하는 주요 백화점에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 제품 구입 후 멀쩡한 데도 열흘이나 한 달 이내에 반품하는 고객의 경우 세 번 이상 중복될 경우 100% 카피를 위해 구입해 가는 프로모션 쪽 사람이나 브랜드 디자이너라고 확신하고 블랙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최근에는 몇몇 직원과 직원 가족들까지 가세하며 구매와 반품을 하는 행태까지 생겨나고 있다.

    직접 샘플 구입을 못하는 경우는 해외컬렉션 패션쇼 영상이나 컬렉션북을 보고 디자인을 카피하거나 인터넷쇼핑몰에 오른 제품 가운데 스타일의 약칭을 뜻하는 ‘~ST.(예를 들면 끌로에st.)’가 많은 제품 등을 선택해 카피에 들어가기도 한다. 해외 제품의 샘플을 구매하거나 베스트 인기 아이템을 대량 구매해 국내 기업에 절반 가격에 되파는 양심 불량 행위까지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모든 행위가 저작권법 강화와 함께 단속 및 소송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의류 및 핸드백 등 패션 디자인 카피와 관련해서는 상표법 위반 및 저작권법 위반의 전용사용권 침해 행위에 해당돼 7년 이하의 징역과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상품만 대박나면 1억원 정도의 벌금은 문제도 아니라는 브랜드의 마인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백화점 구입 후 30일 반품 시스템 활용 카피

    그러나 한국은 이제 패션 선진국이다. 디자인 감각도 뛰어나고 품질 및 가격의 거품까지 지적할 줄 아는 현명한 소비자로서 ‘한국에서 팔리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잘 팔린다’는 말이 공공연할 정도다. 패션의 사이클이 돌고 도는 것이고, 글로벌 브랜드 역시 해외 디자이너 컬렉션에 따끈하게 등장한 제품을 모디파이하거나 어레인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품과 똑같은 카피 디자인의 남발은 한국 수준을 낮추게 된다.

    특히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고 명품 브랜드에 대한 엄청난 국내 수요는 사그라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카피디자인 제품은 ‘짝퉁’이나 ‘A급 짜가’ ‘이미(이미테이션의 줄임말)’ ‘~st.’ ‘가품’ ‘복제품’이라는 단어를 남발하며 모든 패션 제품이 카피디자인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세관에서 적발되는 중국산 이미테이션 제품들은 소각하기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정품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이 팔리며, 카피디자인 제품 규모는 단속이 강화될수록 조직적이고 품질 또한 매우 정교해지고 있다. 여성복 업계의 해외 유명 디자이너 작품 카피디자인 논란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성복 시장 팽창으로 고객쟁탈전이 심화되자 단기간에 매출로 연결하기 위한 브랜드사의 편법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디자이너의 대다수가 해외 컬렉션을 통해 인기 아이템을 샘플로 구매하다 보니 브랜드사마다 유사 상품을 출시, 다양성은 고갈되고 시장 존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카피 말고 ‘모디파이 or 어레인지’하라

    가끔 패밀리세일 행사장에서 유난히 많은 신제품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이는 거의가 사전 출시 시 오리지널 본사에 의해 소송 당한 제품 스타일이다. 트렌치코트가 전면 수거돼 패밀리세일 행사에 등장하는가 하면 블라우스나 니트, 원피스 패턴 디자인은 수시로 도마에 오른다.

    물론 해외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랩스커트가 수시로 카피되고 있다며‘카피 스타일과 전면전’을 선언한 다이안본 퍼스턴버그도 최근 망신을 당했다. 랩스타일이 트레이드마크로 랩 원피스나 랩 스커트가 수시로 카피되고 있다고 울분을 터트리면서 ‘카피와의 전쟁’을 선언한 그녀는 자신의 디자인실에서 타 브랜드의 블라우스가 카피돼 출시되는 것이 탄로나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물론 그녀가 아니라 직원의 잘못이지만 ‘등잔 밑이 어둡’고 ‘카피의 유혹은 어쩔 수 없어’를 공공연하게 들키게 된 사건이었다.

    “솔직히 짝퉁은 티가 확 난다. 프린팅부터 허접하다. 차라리 로고 없는 무지 티셔츠에 핏 좋은 팬츠로 자기 연출을 잘한 사람이 멋져 보인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어떤 옷이든 잘 매칭하는 게 중요하다.”이는 포털 검색 사이트에 있는‘짝퉁을 입지 말라고 조언하는 멘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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