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브랜드 「컨플릭티드텐던시」를!

    sy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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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05.20조회수 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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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캐주얼, 이제 모든 패러다임이 바뀐다!


    그것만이 살길이다. 요즘 국내 패션마켓은 「자라」 등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진출로 초긴장 상태다. 이에 따라 빅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해 중국에서부터 인도와 베트남까지 전 세계 시장의 진정한 글로벌 소싱력은 물론 버라이어티하고 발빠른 트렌드의 상품, 진정한 오리지널리티를 제공하는 해법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캐주얼 브랜드의 뉴리더가 바뀌고 있다. 놀라운 순발력과 스피도,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손맛 등 우리의 막강한 강점을 살려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새로운 주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세계화된 테이스트, 소싱을 통한 가격경쟁력, 시스템과 크리에이션을 가미하고 있다. 또 브랜드가 영속할 수 있는 각각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도 매우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지에서는 앞으로 펼쳐질, 어쩌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전에서 살아남을 해법을 찾은 뉴리더를 5회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다. 기준은 현재 매출 파워뿐만 아니라 글로벌 소싱력, 상품의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메가 리테일숍 등 각자의 강점을 살린 브랜드다. 지난해 12월호에 놀라운 순발력으로 히트 반열에 오른 「르샵」, 1월호에 새로운 DNA를 찾은 「쿠아」, 2월호에는 글로벌 상품기지와 글로벌 유통전략을 구상하는 「제시뉴욕」을, 3월호에는 글로벌 SPA로 도약하는 「코데즈컴바인」을 각각 소개했다. 이번호에 멀티 편집숍 형태를 접목한 신개념의 브랜드 「컨플릭티드텐던시」를 완결편으로 구성한다.
    <편집자주>






    더이상 똑같은 것은 싫다? 이제 백화점 브랜드라는 이유로 여성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노트북에서 검색만 하면 수없이 많은 상품이 실시간으로 검색되고, 언제라도 해외 유명 브랜드를 현장에서 접할 수 있다. 똑똑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 요즘 패션 브랜드 업계의 고민이 만만치 않다. 이 가운데 바잉과 새로운 상품기획 방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제일모직(대표 제진훈 conflictedtendency.com)의 신규 여성복 「컨플릭티드텐던시(conflictedtendency)」가 주인공이다.

    8명의 디자이너가 각각의 컨셉에 맞춰 행거별로 디자인하며, 물량의 30%는 MD들이 해외에서 들여온 이색 상품으로 구성한다. 하나의 브랜드 컨셉은 존재하지만 표현되는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여행 책자 럭스(LUXE)나 태국 디자이너가 손수 제작한 인형,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독창적인 액세서리 「2.0」까지 다양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구호」로 여성복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대기업 제일모직이 만들었다는 것과 스타디렉터 정구호가 진두지휘한다는 점에서 일단 업계의 관심을 충분히 끌었다.

















    갤러리아웨스트점 월매출 1억 넘겨

    이상적인 조건을 모두 갖춘 이 브랜드의 출발 성적은 어떨까. 요즘 신규 브랜드라면 3~4개 매장에 입점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롯데 현대 신세계에서 총 7개 매장을 얻으며 바이어들의 기대를 모았다. 새로운 방식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도 놀라웠다. 갤러리아웨스트점에서는 월매출 1억원을 훌쩍 넘겼다. 최근 오픈한 롯데 울산점에서는 첫날 1200만원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물론 신규 브랜드의 한 달 매출이 성공을 보장할 순 없다. 하지만 영캐주얼 시장이 국내 마켓에서 급성장한 지난 10년간의 히스토리를 확실히 깨고 최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컨플릭티드텐던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멀티한 상품기획 방식이다. 하이엔드나 중고가 수입 편집숍 스타일의 바잉과 자체 기획상품을 함께 구성한다. 전체 물량 중 자체 기획상품 70%, 바잉상품 30%으로 비중을 각각 차지한다. 이는 다양한 상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테이스트를 발빠르게 접목하기 위해서이다. 정구호 상무는 “20대 여성 소비자들의 테이스트에 맞춰 「컨플릭티드텐던시」를 편집숍 브랜드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정영주 디자인실장은 “이미 국내에서 편집숍 문화가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명동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곳은 패셔너블한 지역이라기보다 대중적이다. 명동만 해도 하이엔드는 아니고 보세숍 형태이지만 여러 수입 편집숍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브랜드는 편집숍을 지향하면서도 기존 수입 편집숍에서 고민하는 리오더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이세흥 팀장은 “멀티숍은 최근 2~3년간 큰 이슈이다. 백화점에서도 자사 멀티숍을 오픈한다. 하지만 수입만으로 구성된 멀티숍은 리오더가 불가능하다는 한계점을 뛰어넘지 못한다. 「컨플릭티드텐던시」는 멀티숍이지만 국내 생산 비중이 높아서 인기 아이템에 대해서는 리오더가 가능하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패션 브랜드에서 판매하기 힘든 바잉상품도 함께 구성된다”라고 말했다.

    F/W시즌부터 해외 신진디자이너 상품도

    자체 기획과 바잉상품은 모두 「컨플릭티드텐던시」가 지향하는 하나의 컨셉으로 모아진다. 올 S/S시즌 「컨플릭티드텐던시」의 컨셉은 20대에 관한 ‘모든 문화’이다. 이번 시즌에는 20대 문화 중 새로운 코드인 ‘여행’을 타깃으로 잡았다. 바잉상품은 여행을 표현하기 위해 여권지갑 여행 책자 ‘럭스(Luxe)’ 등이 매장에 구비된다.
    이와 함께 자유로운 20대를 표현할 수 있는 USB부터 안경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템이 패션숍에 구성된다. 현재 바잉은 소싱MD 송태근 대리가 진행한다.

    액세서리만 바잉한다면 더이상 신선하지 않다. 이 브랜드는 해외 신진 디자이너의 아이템도 올 F/W시즌부터 선보인다. 이 상품군은 20~30% 비중으로 전개된다. 지난 2월 초 바잉팀과 디자인실은 신진 디자이너 패션쇼와 트레이드쇼가 결합된 트라노이쇼에 참석했다.





    정영주 실장 등 영캐주얼 출신 NO!

    이팀장은 “신진 디자이너들의 이색적이고 다채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면서 차별화한 상품력을 보여 주겠다. 특히 이들에게는 40~50장씩 소량 주문이 가능해서 우리에게 위험 부담이 적다. 「컨플릭티드텐던시」와 컨셉이 맞는 아이템으로 이색적인 아이템들을 바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원인 현대백화점 여성캐주얼 매입팀장은 “「컨플릭티드텐던시」 매장에 유입되는 고객 수가 많은 편이다. 이유는 다양하고 이색적인 상품 구성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매장 내에 머무르는 시간도 길게 만든다”며 “쇼핑 의사가 없던 고객도 액세서리 휴대전화줄 하나라도 사게 만드는 것이 이 브랜드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독특한 디자인실 운영방식도 성공적이다. 매장을 찾았을 때 디자이너별로 색다른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기존 브랜드는 디자인 디렉터를 주축으로 3~4개 컨셉별로 팀을 이룬 뒤 아이템별 담당 디자이너가 있다. 하지만 이곳은 막내 디자이너나 수석 디자이너나 각각의 개인별 토털 컬렉션을 하나의 행거로 전담한다. 수석 디자이너는 3~4개, 막내 디자이너는 1개 컬렉션을 각각 전담한다. 이는 곧 디자이너 한 명이 하나의 행거를 채울 풀 코디 착장을 준비하고 디자인해야 한다. 즉 경력과 상관없이 디자이너가 가진 감성을 풀로 상품화해 보여 줄 수 있다는 면에서 디자이너도 긴장함은 물론 소비자는 여러 개 브랜드와 같은 다양함을 한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정구호 상무와 정영주 디자인실장은 각 컬렉션의 자유분방함(?)을 하나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담는다. 정실장은 “「컨플릭티드텐던시」는 ‘핫하다(?)’의 아이콘이다. 물론 대중에게 핫한 것과 디자이너의 감성에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워너비(Wanna-be) 브랜드가 되도록 할 것이다. 린지 로한이나 패리스 힐턴과 같은 할리우드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다. 코리처럼 언더그라운드 쪽에서 활동하지만 훨씬 더 감각적이고 세련된 스타일로 주목받는 트렌드 세터를 표현한다”라고 말했다.

    놀라운 점은 「컨플릭티드텐던시」 디자인실에는 기존 영캐릭터캐주얼이나 영캐주얼 출신이 없다. 캐릭터 커리어 출신 디자이너가 대부분이다. 정실장은 “기존의 영캐주얼 디자이너가 맡았더라면 지금까지 브랜드 기획 방식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아예 영캐주얼 시스템에 학습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에 거부감을 갖지 않고 할 수 있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매장출고 방식도 행거 단위로 이뤄진다. 매장에는 총 14개 행거가 선보인다. 이 가운데 매월 7~8개의 새로운 행거로 교체된다. 국내 마켓에서는 신상품 출고 후 1~2주 동안 반응을 살핀 뒤 잘 팔리는 상품만 물량을 밀어 주는 방식과 다르다. 물론 가장 잘 팔리는 행거는 오래 가져간다. 하지만 안 팔리는 것은 상설매장으로 바로 넘어간다. 내년부터는 상설점도 운영할 계획이다. 정실장은 “런칭 초기인 2~3월에는 소비자 반응을 보면서 진행했다. 소비자의 테이스트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진행하면서 새로움을 제안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패션의 풀 & 롱테일 전략 적중


    정실장은 “잘 팔리는 것을 계속 매장에 넣는 푸시(Push) 전략이 아니다. 새로운 컨셉을 꾸준히 제안한다. 기존 브랜드는 겨울에 한 가지 실루엣의 알파카 코트만, 봄과 가을에는 버버리만 판매한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브랜드와 판매되는 양상이 다르다”며 “대신에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은 충분하다. 기존의 브랜드에 없는 컬러와 스타일, 상품구성 방식은 우리만의 장점이다. 액세서리도 아이디어 품목이다. 이번 4월부터 「레이밴」 선글라스를 컬러별로 다양하게 선보인다. 이것저것 보는 재미를 주는 데 주안점을 둔다. 소비자에게 제안하면서 동시에 리딩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컨플릭티드텐던시」는 상품뿐 아니라 이러한 전략이 매장 인테리어와 광고 마케팅까지 통일감 있게 연결된다는 점 역시 주요 포인트이다. 컬러풀한 감각으로 눈에 띄는 매장 인테리어는 언제나 변화한다. 매장 집기나 인테리어 소품이 매장별로 모두 다르며, 이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집의 가구를 배치하는 것처럼 숍매니저가 집기의 위치를 바꿀 수도 있다. 또 매장마다 집기를 호환하며 신선도를 유지한다.

    광고전략 역시 신선하다. 시즌별로 젊은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신진 포토그래퍼와 광고 촬영을 진행한다. 이들은 옷과 모델을 촬영하지 않는다. 「컨플릭티드텐던시」의 브랜드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유일한 주문이다. 이 촬영 작업은 철저하게 포토그래퍼 자유로 진행하며, 브랜드 담당자는 동행하지도 않는다.










    영국 프랑스 홍콩 등 7개국 진출

    이번 시즌에는 포토그래퍼 이버드리가 하늘색을 바탕으로 만든 독특한 비주얼을 선보였다. 따라서 「컨플릭티드텐던시」 광고는 예쁜 여자 모델과 옷이 클로즈업된 다른 브랜드의 광고 컷과는 전혀 다르다. 최근에 진행한 런칭파티 등 이색적인 다양한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컨플릭티드텐던시」를 주제로 다양한 전시회나 아트페어도 열어 고객과 문화를 공유한다. 앞으로 오픈할 가두점에는 별도의 갤러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이 브랜드는 롯데잠실점 신세계강남점 등 6개 매장에서 선보인다. 올 하반기에는 백화점 7개점을 추가로 오픈한다. 올해 안에 명동점을 시작으로 가두점 영업도 펼친다. 가두점에서는 멀티숍의 다양한 요소를 담기 위해 적어도 165㎡(약 50평형) 이상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명동 등 주요점에 대형 직영숍을 전개하며 내년 하반기부터 대리점 영업도 시작한다.

    정상무는 “1~2년차에는 국내마켓에서 상위권을 석권하는 것, 2~3년차는 매장 볼륨화가 목표”라며 “앞으로 국내마켓과 더불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제 영문화는 전 세계가 동일하며 점점 더 갭이 사라지고 있어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 7개국에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 브랜드는 국내마켓에서 브랜드 파워가 검증된 뒤 본격적으로 글로벌에 나설 계획이다.



    20대 여성을 위한 컬쳐 플레이스!

    「컨플릭티드텐던시」는 문화를 제안한다. 이 브랜드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느리게걷기2에서 지난 2월 22일 이색적인 런칭파티를 열었다. 패션쇼 → 파티 → 갤러리 형태로 런칭쇼 트렌드가 진화됐다면, 더욱 진보한 「컨플릭티드텐던시」만의 컬쳐 플레이스를 선보였다.

    이곳은 20대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압축한 공간이다. 화이트 컨버스백에 자신만의 색을 담아 DIY로 가방을 디자인하는 공간, 셀프카메라를 멋드러지게 연출할수 있는 장소, 최근 젊은 고객에게 인기를 얻은 신진 사진작가의 갤러리, 즐거움을 담아낸 메이크업룸 등이 눈길을 끌었다. 각각 이색적인 공간 사이에 「컨플릭티드텐던시」 상품이 구성된다.
    이와함께 톱스타 빅뱅이 런칭파티를 찾아 성황리에 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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