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서서히 증가하고 있던 패션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참사가 일어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진행 중이던 팝업스토어를 조기 종료하고, 오픈 준비 중이었던 야외 행사를 취소하고, 라이브커머스나 유통과의 협업 이벤트도 모두 연기시킨 것.

참사 속 희생자에 대한 추도와 크나큰 참사로 인한 충격과 슬픔을 견디고 있는 국민과 함께 한다는 뜻을 담아 브랜드들이 결정한 내용이다. 몇몇 패션 기업은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자체 행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의 경우 안전 전문가를 동반한 사전 예방 조치와 현장 대응을 필수로 하라는 지침을 만들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브랜드들은 스토리나 고정 게시물을 통해 라이브방송이나 팝업스토어 및 플랫폼 신상품 오픈 일정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유통 업체들은 많은 인원이 집결할 수 있는 행사들을 전면 취소했고, 온라인 플랫폼 및 이커머스 기업들은 예정대로 오픈이나 드롭을 진행하되 대외적인 홍보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대행사 등에도 이번 주 홍보자료는 대부분 노출 중단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내년 본격 리론칭을 준비 중인 '리복'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성황리에 진행하던 팝업스토어를 지난 주말 조기종료했고, '유어네임히얼' '꺌랑'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브랜드들은 직접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정돼 있던 라이브 및 신상품 공개를 모두 중단했다. 행사를 기다려왔을 소비자들을 위해 일찍 마무리 된 할인 행사 날짜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통사들은 더욱 적극적이다. 신세계그룹은 10월 31일부터 11월 11일까지 그룹사 전체 온라인 채널에서 진행하려 했던 연중 대규모 할인 행사인 '쓱데이'를 취소했다. SSG닷컴, G마켓, 에스아이빌리지, W컨셉, 신세계라이브쇼핑, 굳닷컴 등이 포함이다.

롯데그룹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진행 중이던 '벨리곰 소환' 등 화제의 이벤트를 준비했던 '롯키데이'를 모두 중단했다. 대외적으로 이 행사를 알리는 마케팅과 홍보활동도 전면 금지다. 다만 롯키데이 이벤트 중에서도 생필품 위주의 할인 행사를 행사 종료일까지 홍보없이 운영한다.

11월 11일 연중 가장 큰 이벤트를 앞둔 롯데제과도 '빼빼로데이' 광고와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특별히 올해 해외에서도 진행하기로 했던 빼빼로데이 마케팅까지 사회적 추도 분위기를 고려해 취소를 결정했다.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G마켓이나 11번가, 티몬 등도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셀러들의 상황을 고려해 예정대로 행사는 진행하되 별도의 홍보없이 조용히 진행한다.

한편 지난 31일(월) 신성통상 공식 온라인몰 '탑텐몰'이 오전에 '핼러윈 한정 할인쿠폰' 홍보 메시지를 그대로 발송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메세지 예약 발송 걸어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신성통상은 황급히 사과하고 관련 프로모션을 중단했으나 이미 메세지를 받은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아야 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참사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알게 모르게 심리적인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패션 브랜드와 유통들은 섬세한 온-오프라인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체험 공간, 팝업스토어, 오픈런 등 소비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 비즈니스가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미흡했던 참사 대응을 반면교사 삼아 사전에 안전을 점검하고 행사 전후 벌어질 상황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