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1조 탈환 이유! 코오롱FnC 혁신 3가지는?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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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09.26조회수 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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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조 탈환’에 성공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이 이제 패션 마켓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핫 컴퍼니’로서 주목된다. 최근 패션계에 이슈가 됐던 브랜드 행사만 짚어봐도 ‘이로맨즈’ 론칭과 ‘닐바렛’ 골프 캡슐 컬렉션 론칭, ‘럭키슈에뜨’ 10주년 런웨이와 ‘캠브리지멤버스’ 45주년 리브랜딩 간담회가 있었다.

    그리고 오는 10월에 열릴 ‘래코드’ 10주년 전시회와 내년도 ‘코오롱스포츠’ 50주년까지 예정돼 있다. 전부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브랜딩에 나서며 저변을 확대하는 점이 눈에 띈다. 올 상반기 매출 5762억원, 영업이익 388억원을 기록,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호실적을 보여준 데에는 ‘지포어’를 필두로 한 골프웨어와 코오롱스포츠에 한정된 성장이 아니었다는 게 관전 포인트다.

    여성복•남성복•패션잡화•온라인 등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이 회사가 고른 성장 속 ‘코오롱이 달라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2020년 FnC부문 대표로 합류한 유석진 대표를 주축으로 지난 1~2년간 내실 다지기에 충실했다면, 올 들어서는 확연히 다른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며 패션 대기업들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와 혁신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유석진 대표 혁신 통했다! 젊고 빠른 조직으로 변신



    유 대표의 경영 스타일이 패션 시장에 적중했던 것일까. 그가 부임한 이후 코오롱FnC의 혁신들이 하나 둘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스피드 앞세운 조직 개편 ▲실력 있는 디렉터와 맨파워 강화 ▲지속가능패션의 실현 등이 각 브랜드에 잘 녹아들어 회사 전반적으로 상승무드를 탈 수 있었다.

    올 초 코오롱은 기존 2개 본부 8개 사업부를 14개 사업부로 재편, 복잡한 의사결정 단계를 단순화하고 브랜드별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힘을 실었다. 영업본부도 폐지해 영업 기능은 사업부 또는 브랜드로 이관해 각 브랜드 내에서 모든 과정을 완결할 수 있게 했다.

    이미 시장 내 리딩 브랜드로 자리잡은 '시리즈' 등 6개 브랜드는 유 대표 직속으로 두고 각 브랜드의 BM(브랜드 매니저)들이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빠르게 실행에 옮기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또 임원들 중심으로 돌아가던 사내 분위기를 젊은 BM들 중심으로 바뀌어 체질개선이 이뤄졌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골프웨어 '왁'의 경우는 지난 5월 신규 법인 슈퍼트레인(대표 김윤경)으로 아예 분리해 속도감 있는 해외 진출과 효율적인 경영을 이끌었다. 지난 2019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왁은 본격적으로 사세 확장에 나섰으며, 중국의 액티브레저인터내셔날과도 홀세일 계약을 맺었다. 미국 시장에는 지난 4월 골프 전문 유통사 WGS(월드와이드 골프숍)과 손잡고 8개 매장서 판매를 시작했다.

    한경애 문희숙 장정애 이지은 김수정...디렉터 파워

    코오롱FnC는 유독 디렉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회사로 자리잡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와 '래코드', '에피그램'을 이끄는 한경애 전무는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부문장으로서 지속가능패션까지 실현해 나가는 주역이다. 코오롱스포츠가 6000억원대로 매출 회복과 '솟솟리버스'를 통해 환경친화적인 브랜드로 거듭나는 데는 한 전무의 역할이 크다.

    또 업사이클링 리딩 브랜드로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래코드나, 지역상생을 키워드로 하는 에피그램 등은 한 전무가 론칭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브랜드를 맡으면서 흔들림 없는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또 '럭키슈에뜨' '럭키마르쉐' '슈콤마보니'를 이끄는 장정애 W사업부 상무도 코오롱FnC가 여성복과 패션잡화 조닝에서 명성을 얻는데 영향을 미쳤다.

    골프웨어 사업부는 문희숙 상무와 김수정 이사가 각각 사업부장과 기획 총괄을 맡아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내고 있다. 특히 김수정 이사는 지난해 이 회사에 합류해 지포어의 성장을 주도했다. 론칭 첫 해 500억원, 올해 1000억원을 내다볼 만큼 급성장한 지포어 덕에 김 이사도 스타급 디렉터로 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로맨즈 론칭과 캠브리지멤버스 리브랜딩을 이끈 이지은 CN사업부 상무도 지난해 조인, 짧은 시간 내 신규 론칭과 리뉴얼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 남성복 기획 베테랑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또 '커스텀멜로우'와 '헨리코튼' 캐주얼 사업부를 이끄는 손형오 상무도 디자이너 출신 사업부장으로서 두 브랜드 모두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르캐시미어' 케이오에이 인수 등 ESG 리딩

    코오롱FnC는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해 ESG 경영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지속가능부문 산하에는 'ESG 임팩트실'도 운영하고 있다. ESG 임팩트실은 지속가능패션과 관련한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ESG 임팩트실장은 소셜벤처기업 케이오에이(KOA)의 유동주 대표가 맡고 있다.

    '르캐시미어'를 전개하는 케이오에이는 2014년 창업한 패션 스타트업으로 몽골에서 산양을 직접 기르며 초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양만 방목해왔다. 양에게서 저절로 빠지는 털만 채취하고 생산과정에서 물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것. 케이오에이는 2020년 유엔에서 친환경 생산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코오롱FnC가 지난 6월 케이오에이를 인수하면서 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대기업의 시스템이 접목된 케이스로 손꼽힌다.

    CSO부문 소속의 코오롱스포츠는 50주년을 맞는 내년에 전체 상품의 50%를 리사이클 원사를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33% 비중 정도다. 또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내 안타티카랩(R&D)에서는 '제로 웨이스트'를 새로운 방향으로 설정하고 모노 머티리얼(단일 소재)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불필요한 상품 생산을 차단하고 재고를 줄임으로서 본질적인 대량 생산에 의한 대량 재고, 그로 인한 쓰레기가 심각한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책임진다는 계획이다. 또 제주도에 오픈한 '솟솟리버스'를 통해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웨이스트 레스, 웨어 롱거(WASTE LESS WEAR LONGER)’를 슬로건으로 코오롱스포츠의 친환경 활동을 담고 있다.

    또 2012년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로 첫 선을 보인 래코드, 2017년 로컬 프로젝트로 시작된 에피그램 또한 지속가능성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1조 탈환은 물론 영업이익 흑자전환이나 기업의 사회적 역할까지 충실히 해 나가는 코오롱FnC가 올 하반기, 그리고 내년에는 어떻게 도약해 나갈 지 관심이 모아진다. [패션비즈=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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