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패션 마켓 10대 이슈는?... 1위는 골프웨어 붐업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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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12.21조회수 17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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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 가장 화제를 모았던 10대 이슈를 뽑았다. 패션비즈 본지와 온라인 뉴스 가운데 조회수와 관심이 가장 높았던 기사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올해 가장 뜨거웠던 핫 뉴스는 골프웨어의 붐업과 더현대서울 등 오프라인의 혁신, 신세계-이베이 등 플랫폼 마켓 지각변동, 베트남 셧다운 등으로 모아진다.

    올 초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골프웨어의 전성기는 '자고 일어나면 신규 골프웨어가 등장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경쟁 속 다양한 브랜드들이 진입했다. 온텍트 시대에서 빅3 백화점들은 생존을 위한 과감한 MD를 시도하고 있으며 신세계~무신사 등 플랫폼의 지각변동은 계속해서 진행중이라 2022에는 또 어떠한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패션비즈가 선정한 이슈 10가지를 차례로 만나보자.



    핫이슈 1. 패션 전 복종에 '골프웨어' 돌풍

    골프웨어 전문 브랜드부터 패션 브랜드의 골프 라인 론칭까지! 전 복종에서 골프 마켓에 뛰어든 한 해였다. 기존 마켓보다 2배 가까이 브랜드 수가 늘었고 여성복, 캐주얼, 아웃도어 등 다른 복종에서 골프웨어 라인을 속속 론칭했다. 올해 테스트를 거쳐 반응을 보고 점차 늘려가겠다는 그림이다.

    현재 골프웨어·라이프웨어 브랜드만 150개, 다른 복종에서 내놓는 골프 라인까지 합하면 200개에 달하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새해에는 ‘아페쎄’ 등 유명 브랜드에서도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며 프리미엄 시장에 이어 하이엔드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마크앤로나’ ‘피엑스지어패럴’ ‘타이틀리스트어패럴’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고공 행진하는 것에 이어 초고가 캐주얼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필립플레인’, 크리스에프엔씨에서 선보인 일본 하이엔드 패션 ‘브이트웰브’가 서울 주요 점포 상권을 공략한다.

    더불어 올해 스트리트 무드의 ‘말본골프’가 상한가를 친 것처럼 패션성 강하고 스타일 좋은 패션성 브랜드, 앞서 언급한 하이엔드 브랜드, 온라인 기반으로 시작하는 라이프웨어 브랜드 등의 매출 비중이 마켓 내에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핫이슈 2. 토종 브랜드, 설 자리 좁아진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유통 빅3의 주요 점포에서 토종 패션 브랜드가 밀리는 양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수입 브랜드만이 백화점 생존의 답은 아니겠지만 최근 ‘에루샤’를 중심으로 한 명품과 ‘아미’ ‘메종키츠네’ ‘톰브라운’ 등 MZ세대를 겨냥한 신명품이 백화점 매출을 책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부진한 토종 패션은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패션 브랜드, 특히 중소 전문기업의 경우는 백화점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백화점 수수료도 35~38%를 내는데 이마저도 메인 점포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지자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국내 브랜드도 트렌드와 소비자 취향에 맞춰 변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일방적인 퇴점 통보나 B급 매장을 옵션으로 주는 부당한 MD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유통 측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MD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데 국내 브랜드를 다 껴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명품과 수입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채워 백화점의 고급화, 매출, 집객효과 등을 잡을 수 있다지만 과연 백화점이 생존하는 데 있어 국내 패션 브랜드와 손잡지 않고서 가능한 일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핫이슈 3. 패션계 큰 손 ‘대명 VS 무신사’ 팽팽

    패션 마켓에서 더 이상 대명화학과 무신사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최근 5년간 이 두 기업은 패션과 패션테크 투자 영역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대명은 콘텐츠에, 무신사는 플랫폼에 우선 투자한다는 차이점도 있다.

    또 대명은 60% 이상의 지분을 인수하는 전략적 투자를 선호하는 반면 무신사는 파트너십 체제로 재무적 투자를 우선한다. 대명에서 기업 단위의 투자 사례는 코웰패션을 비롯해 케이브랜즈, 모던웍스, 하이라이트브랜즈, 월드와이드브랜즈, 분크, 파인드폼, 레이어, 큐앤비드인터내셔날 등 26개사다. 패션 리테일 부문으로는 패션플러스와 하고를 비롯해 오프라인 기반 모다아울렛에도 투자했다.

    하고를 통해서 ‘마뗑킴’ ‘보카바카’ ‘르917’ 등 디자이너 브랜드에 줄을 대고 있으며 하이라이트브랜즈를 통해서는 글로벌 SPA ‘망고’를 전개하는 망고리테일코리아에도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초기에 캐주얼과 이너웨어 중심이었던 대명화학 산하의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최근 들어서는 골프웨어와 여성복 등으로 더욱 더 다양해졌다.

    이에 비해 스트리트 캐주얼과 스포츠가 강세인 무신사는 플랫폼에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 스니커즈 리셀 중개 플랫폼 '솔드아웃'을 별도법인으로 전개하며 올해는 3000억원을 들여 '29CM'와 '스타일쉐어' 인수 작업도 마무리 지었다. 무신사파트너스를 통해 키즈패션 플랫폼인 '차일디'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으며 4050세대 타깃의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도 착수했다.



    핫이슈 4. ESG, 패션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국내 패션기업의 ESG 경영이 가속화된다. 지금까지는 이윤과 가치 추구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환경보호도 기업의 책임으로 인식되는 만큼 얼마나 윤리적인 태도로 기업을 이끌어 가는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E)부터 서서히 실행에 옮기는 분위기다.

    연매출 1조 규모의 패션 리딩기업은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속도를 내는 추세다. 삼성물산패션은 99개의 협력사와 함께 소비자 인권 및 환경보호 원칙을 공유하고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LF는 샘플 제작 시 버려지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해 3D 가상 디자인 기술을 차용했으며, 친환경 포장 시스템인 ‘카톤랩’을 도입해 포장 폐기물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한섬은 ‘탄소 제로 프로젝트’를 시작해 재고 의류를 소각하지 않고 폐의류 재활용 업체에 넘겨 고온과 고압으로 성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로 만들었다. 2024년까지 모든 재고 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웃도어와 스포츠 분야는 ESG 경영 분야 중 특히 환경에 대한 고민을 일찍 시작했다. 특히 폐플라스틱 재생 섬유를 상품화한 것이 효과적으로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비와이엔블랙야크와 영원아웃도어가 손꼽힌다.



    핫이슈 5. 더현대서울 파워, 콘텐츠 강렬했다

    올해는 확실히 유통업계의 트렌드가 확 바뀌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오프라인 유통이 대규모 리뉴얼과 신규 점포 출점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온라인이나 핫플레이스 등 여러 공간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 만큼 확실한 파워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특히 현대백화점이 서울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서울’의 파장이 어마어마했다. 백화점 가운데 면적을 통째로 들어내 작은 공원을 조성하고 분수대를 설치하는 등 기존과 확실하게 다른 공간구성으로 이슈몰이를 했다. 오픈 첫 달 매출 1000억원을 단번에 달성하고 꾸준히 매출이 올라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2025년 내 연매출 1조 백화점으로 등극할 것을 예측한다.

    더현대서울의 파격적인 변신에 대한 반응이 좋자 신세계백화점 대전점 ‘아트앤사이언스’과 롯데백화점 동탄점 등이 더현대서울과 동일한 컨설팅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하며 벤치마킹을 시도했다. 또한 전체적인 MD의 방향과 스타일을 더현대서울에서 착안한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핫이슈 6. 신세계-이베이 등 플랫폼 지각 변동

    플랫폼 마켓이 잇단 M&A로 재편됐다. 지난 11월 신세계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마무리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단숨에 마켓셰어 2위(15%)를 차지했다. 이로써 네이버(17%), 쿠팡(13%) 등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한 상태. 이베이코리아는 당분간 G마켓, 옥션, G9 등 별도 플랫폼으로 운영한다. 앞서 올 4월 신세계가 인수한 ‘W컨셉’도 별개로 운영하되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업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무신사가 스타일쉐어와 29CM를 운영하는 에이플러스비를 인수하면서 사세를 넓혔다. 인수 이후 스타일쉐어와 29CM는 독립적으로 운영하지만 입점 브랜드 성장 지원과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부문 통합 시너지에 집중해 이커머스 마켓에서 영향력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

    또 카카오가 지그재그를, 대명화학이 하고를 인수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플랫폼 경쟁은 자본의 논리로 점차 커지고 있다. 패션 대기업도 플랫폼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LF몰, SSF샵, SI빌리지, 코오롱몰 등도 플랫폼 비즈니스로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2022년 또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핫이슈 7. 베트남 셧다운, 생산 파장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9월 베트남이 전체 셧다운되면서 하반기 대규모 물량을 운용하는 아웃도어 업체가 주로 타격을 입었다. 선판매를 위해 일찍 선적한 상품 외에는 9월 입고를 하지 못해 셧다운이 풀린 10월 초부터 차례로 들어오면서 결국 10월 말 들어서야 하반기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상반기 상품이 10월 중반까지 매장에 디스플레이됐고, 신상품은 예약을 받아 입고되는 족족 배송을 해야 하는 상황을 겪었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아웃도어 브랜드는 생산 기획 및 마케팅 일정을 좀 더 앞당겨 판매 시기에 못 맞춰 우왕좌왕하는 상황을 피하고, 상품 판매 시기와 물량 운용에 대한 예측을 더욱 정밀하게 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수요가 급증한 골프웨어 브랜드, 특히 연매출 200억~300억 내외 중소 브랜드도 피해를 봤다. 빅 브랜드의 상품 생산이 국내로 몰리다 보니 규모가 뒷받침되지 않는 소형 브랜드는 생산 공장에 발조차 디딜 수 없었다고. 이 때문에 국내 골프웨어 생산 기지 확장에 대한 필요성도 논의되고 있다.



    핫이슈 8. 성장 기폭제 ‘신발’ 대거 주목

    올해 아웃도어와 스포츠 시장의 성장을 이끈 상품은 누가 뭐래도 ‘신발’이다. 초보 등산객이 대거 유입된 아웃도어 시장은 특히 일 년 내내 신발 특수를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2'와 '블랙야크' '코오롱스포츠' 등을 필두로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 컬럼비아, 밀레 등 대부분 브랜드가 상반기 전년대비 신발 매출 50% 신장 기록을 세웠다.

    하반기에는 10월 말 베트남에서 다운 및 플리스 상품이 입고되기 직전까지 신발 매출로 버텼다.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산행을 위한 등산화 구입이 꾸준히 이어졌으며, 젊은 소비자의 유입으로 밝은 컬러의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상품부터 기능이 강한 경등산화 라인까지 폭넓은 인기를 누렸다. K2와 블랙야크는 올해 신발만으로 각각 1000억원과 5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다.

    코로나19로 편안한 착장이 2년간 지속되면서 캐주얼화를 신게 된 영향으로 아웃도어 슈즈 역시 기능성과 캐주얼한 디자인 상품이 많이 출시됐다. 특히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의 전년대비 2000억 성장을 이끈 기폭제가 신발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스포츠와 캐주얼 브랜드도 신발 개발에 착수했다. 내년에는 복종을 넘나드는 캐주얼 슈즈부터 다시 주목받을 제화 시장까지 신발 마켓이 다시 한번 뜨거워질 예정이다.



    핫이슈 9. 셀럽~공간 메타버스 시대 개막

    메타버스 융합이 4차 산업 핵심으로 떠오르며 전 산업 부문이 가상 세계 속에 진입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있다. 패션 기업에서는 LF가, 유통에서는 롯데가 대대적으로 메타버스 비즈니스 진입을 선포하면서 많은 패션 기업과 브랜드가 시장 선점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뚜렷한 강자가 아직 없는 만큼 블루오션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패션 기업이 메타버스 비즈니스에 접근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다.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 속에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 로지 같은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리얼한 일상을 보여주는 것, VR 공간을 하나의 유통으로 삼아 비대면 쇼핑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등이다.

    특히 제페토는 코로나19 전 대비 올해 입점 상담이 10배가 넘어섰을 만큼 관심도가 높아졌다. 가상 세계관 속에 국내 소비자는 물론 해외 유입도 많아 이색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하기 좋기 때문이다. 또한 로지의 뒤를 이어 LF의 서해수, 롯데의 ‘백하준’과 ‘오떼르’ 등이 기업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며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을 넓히고 있다.



    핫이슈 10. 명품 소비 확장! 백 & 슈즈→의류

    명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잡화에서 의류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명품에 입문하는 단계를 가방, 슈즈, 벨트 등 스몰레더굿즈 순에서 마지막 단계를 의류로 본다. 이렇게 명품이 RTW 라인까지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은 이미 수년간 이어진 럭셔리 마켓 호황기로 인해 소비자의 명품 경험치가 쌓였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서 명품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진 것도 한몫했다. 브랜드 공식 판매처에서 스테디셀러 위주의 가죽 아이템 중심으로 바잉을 해도 소비자는 해외 직구나 온라인 플랫폼 등을 이용해 국내에 소개되지 않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로에베’ ‘랑방’ ‘톰브라운’ 등 명품 브랜드 의류가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것도 이미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통해 엔트리 라인을 경험한 후 자연스럽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한동안 이어져 온 패스트패션 트렌드와 대척점을 이루며 ‘한철 입고 버리는 옷’이 아니라 ‘비싸더라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명품 의류 선호는 이제 과시용이 아니라 슬로 패션을 추구하는 국내 소비자의 높아진 눈높이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패션비즈=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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