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브쿠마라마나탄ㅣBLS코리아 대표
    행텐 뉴디벨롭... '추진력 + 스피드'  명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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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조회수 1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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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K HARD, PLAY HARD, 제 신조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고 다이내믹한 한국 마켓과 잘 맞는 말이죠. 10여 년간 BLS코리아를 맡다가 올해 다시 돌아왔지만 상황은 예전과 180도 바뀌었습니다. 저희 역시 ‘턴어라운드’의 기로에 서서 다시 한번 초심으로 고객과 만나겠습니다.”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이하 BLS코리아)는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코로나19’여파를 제대로 맞았다. 홍콩 리앤펑 그룹에 인수된 이후, 글로벌 행텐과 함께 전개해 온 리테일 SPA 에이치커넥트를 전 점 철수하고 브랜드 종료를 선언했다. 에이치커넥트는 에잇세컨즈, 미쏘와 함께 국내 여성 SPA 마켓을 담당해 온 대형 브랜드 중 하나다.

    2006년 H&D로 첫 론칭해 2013년 에이치커넥트로 정식 브랜딩화하기까지 브랜드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쉬브쿠마라마나탄 대표를 오랜만에 본지가 만났다. 그는 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의 한국 생활을 끝으로 아시아 마켓을 돌다가 올해 BLS코리아의 내부 정리를 위해 다시 컴백했다.

    본인이 직접 만든 브랜드를 오자마자 과감하게 철수해야 했고, 실무자급 임원들을 대거 정리하며 악역을 도맡아야 했던 그는 유창한 한국말로 “‘TURN AROUND’ 해야 할 시점이 코로나19로 앞당겨 졌다”며 나이스한 미소를 보인다. 입가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벼랑 끝에 섰던 BLS코리아의 재기를 위해 수많은 플랜을 구상하고 있는 결의가 느껴졌다.

    에이치커넥트 브랜드 중단, 빠른 용단 빛나

    “거의 7년 만에 컴백한 한국 마켓은 전과 아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선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습니다. 오프라인에서 고객이 와 주기를 기다리는 건 이제 기대할 수 없는 일이 됐죠. 브랜드를 판매하는 방식도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확실한 메시지를 줘야지만 성공할 수 있더군요. 저희는 새롭게 리빌딩하는 ‘행텐’을 통해 매장은 스토리를 중심으로 하고, 상품은 고객과 유통에 따라 달라지는 브랜딩을 심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현재 회사 내부에서는 새로운 조직 세팅과 브랜드 리뉴얼 작업이 한창이다. 이르면 하반기 F/W부터 달라진 행텐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달라진 브랜드를 본격 공개한다. 20대를 위한 헤리티지 라인을 따로 신설하고, 기존의 충성고객을 위해 더 다양한 테이스트의 유통을 확장한다.

    20대는 온라인으로, 30대는 온라인과 플래그십 및 백화점 매장 위주로, 40대는 홈쇼핑을 겨냥하며 고객 타깃에 맞는 상품 전략을 새롭게 수립한다. 대리점 점주들에게도 온라인과 새로운 고객 창출을 위한 마인드 트레이닝을 시키며 틈새를 공략할 수 있도록 한다. 조직뿐만 아니라 모든 매장 직원들에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전략을 심어 주는 것이 목표다.



    올드 조직 탈피, 실무자 중심 구조조정 돌입

    “그동안 BLS코리아가 추구해 온 조직은 서류 하나 통과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전형적인 한국 패션기업이었습니다. 이제 BLS코리아는 실무자 위주의 업무와 다양한 아이디어가 샘솟을 수 있도록 전 부서를 브레인스토밍화하고, 업무 결제 역시 빠르게 진행해 일 잘하고 성과를 내는 이에게 더 기회를 주게끔 합니다. 조직이 젊어지고 바뀌어야 브랜드도 바뀌지 않겠어요.”

    이러한 변화 덕에 BLS코리아는 지난 5월부터 주춤했던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전월 대비 180%, 전년 대비 40%의 신장률을 보이며 희망을 보였다. 여름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이익률이 좋아지면서 변화의 효과를 천천히 맛보고 있다. 회사 내부가 힘들 때도 버텨줬던 효자 브랜드 행텐주니어는 대형마트와 이랜드 유통에서 주니어군 톱 매출을 찍고 있다.

    11  ~  17세가 메인이었던 행텐주니어는 내부적으로 ‘행텐 틴스’로 리브랜딩해 정확한 타깃을 겨냥한다. 기존 엄마 고객들에게만 주효했던 상품 전략에서 다양한 마케팅과 콘텐츠 확보를 통해 11  ~  17세 고객에게 직접 어필할 수 있게 방향키를 바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고객과의 신뢰, 이제 우리가 보답할 차례

    “한국 시장이 아시아 마켓 중에서도 굉장히 변화에 민감합니다. 한국만의 트렌드가 분명히 있죠. 이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하나의 큰 ‘메가 트렌드’가 축을 이루고 다양한 브랜드와 패션이 태동하는 살아 있는 시장이죠. 행텐의 강점은 소비자의 믿음입니다. 행텐주니어와 행텐 모두 고객의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저희가 그 믿음에 부합할 수 있도록 어필할 차례죠.”





    레트로 붐이 일면서 행텐 역시 새로운 변화를 준비 중이다. 오랜 역사와 ‘발바닥 로고’라는 히스토리를 지니고 있기에 레트로 감성과 트렌디한 콘텐츠를 조화시키면 충분히 1020세대에게 어필될 수 있다. 20대를 위한 전용 라인을 신설하고, 온 ·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다르게 운영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그는 이어 “국내 시장은 10년 전에도 분명 어렵다고 했습니다. 저는 중국, 홍콩,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등 다양한 나라의 패션마켓을 경험해 왔습니다. 과거 한국은 55사이즈 티셔츠에 27사이즈 청바지가 보편화될 만큼 패션유행에 예민한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고객이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그 속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변했습니다. 이에 저희도 브랜드는 물론 물류에서도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 변화를 스마트하게 받아들이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유통별 전략 상품 만들 것, RFID 태그 부착

    BLS코리아는 올해 말까지 전 상품에 RFID 태그를 부착한다. RFID를 활용할 경우 연간 1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기 때문에 이미 많은 패션 기업이 2  ~  3년 전부터 도입하고 있다. RFID전자태그로 효율적인 물류 관리를 진행하고, 창고관리시스템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를 도입, 물류 자동화와 생산효율성을 증가시킨다.

    행텐은 올해 182여개 매장에서 더 다채로운 상품력과 보완을 준비하고 있고, 행텐주니어는 15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두 브랜드는 올해 연매출 13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잡화보다는 어패럴군에 포커싱한 만큼 행텐의 발바닥 로고 아이덴티티에서 나오는 오리진을 확실하게 살려 업그레이드하려 한다.

    현재 국내 패션 마켓에서 무수히 많은 복종이 백기를 들고 있다. 여성복은 물론 오프라인 베이스가 강한 제도권 캐주얼 역시 코로나19로 하루하루 버티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마켓은 언제나 높거나 낮게 치는 파도처럼 변하기 마련이다. 이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다면 분명 기회도 찾아온다.

    올해 1300억 목표, 마인드 셋업이 중요한 KEY

    이런 점에서 쉬브쿠마라마나탄 BLS코리아 대표는 ‘심각하지도 않게’ 또 ‘가볍지도 않게’ 현재의 상황을 잘 정리하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의 돌파는 이렇게 특별할 것 없이 대표의 뚝심 있는 마인드와 정확한 전략과 실무자들과의 협업만 이뤄져도 얼마든지 반전의 가능성이 주어진다.

    대내외에서 딜립 사장으로 불리는 쉬브쿠마라마나탄 대표. 그는 “한국 시장에는 애착이 큽니다. 저에게 많은 경험을 심어준 곳이지요. 더 좋은 타이밍에 복귀했으면 좋았을 테지만, 이 또한 제가 즐기고 뚫고 나가야 할 미션입니다”라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인터뷰 내내 통역사가 있었지만 통역의 힘을 빌린 적은 거의 없다. 5개 국어를 통달해 대화에 전혀 문제가 없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가 한국 패션 시장에 대한 애정과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말할 때는 어떤 장벽도 존재하지 않았다. [패션비즈=이원형 기자]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0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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