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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디자이너 브랜드 '카피의 혈투' 시작됐다

Thursday, June 4, 2020 | 이원형 기자, whlee@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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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만 살짝 바꾸고 택을 떼놓고 보면 거의 어떤 브랜드 옷인지 모를 정도로 교묘한 카피가 늘어나고 있죠. 영세한 개인 브랜드의 히트 상품을 교묘하게 카피해서 더 좋은 소재라고 홍보하고 더 싼 가격에 내 놓는다면 당해낼 재간이 있겠어요. 문제는 이런 문제에 대응해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디자인을 보호할 방법이 전혀 없고, 오히려 디자인 등록 하셨냐고 뻔뻔히 되묻는 사태가 허다합니다. 온라인도 정말 심각한 부정 경쟁의 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2030대 여성의 트렌드를 리드해가고 있는 온라인 디자이너 업계에 '카피' 논란이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한정된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개인 브랜드의 비슷한 상품을 카피해 더 싼 가격에 내놓는 일은 가장 사태가 심각한 여성복뿐만 아니라 잡화, 스트리트캐주얼 시장에도 비일비재한 일이다. 문제는 최근 이런 카피캣 현상이 경쟁 디자이너 브랜드뿐만 아니라 대기업 브랜드에서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진입이 초기자본으로 매우 쉽게 이뤄진다는 점 ▲디자인 특허 등록을 해놓지 않는 이상 카피에 대한 법적 제재가 특별히 없다는 점 ▲대기업 온라인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디자이너 브랜드 역시 살아 남아야 하는 생존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는 점 ▲디자이너 브랜드의 발판이 되어 주던 유통사 역시 더 잘 팔리는 상품을 판매하는 데 급급하며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 ▲기본 1.5배~2배수 정도로 싸게 파는 소위 동대문 디자이너 브랜드가 많아졌다는 점 등이 최근 온라인 디자이너 판을 흐려놓고 있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국내에서 대형 매장을 오픈한 모 SPA 브랜드는 한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의 자체 개발 '고래' 아트웍을 비슷하게 따라해 2만원대의 반팔티셔츠로 판매하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영업하는 대형 여성 쇼핑몰도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가 디자인 특허를 낸 셔링 끈 가방을 카피해서 고객들이 ‘카피' 제보를 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역시 온라인 유통에서 열심히 준비한 시즌을 오픈하고 나면 거의 흡사한 디자인의 상품이 일주일 뒤에 30% 이상 싼 가격에 판매를 시작하는 현상에 이미 이골이 났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이들이 주로 판매하고 있는 온라인 유통처 역시 ‘카피’와 ‘비슷한 상품'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더 싸게, 더 잘 팔리는 가격경쟁 판으로 치닫게 되면서 각자의 씬을 만들어가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자괴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모 디자이너는 "일회성 카피품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제 자신이 지쳐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비슷한 디자인이 판을 치고 고객이 하루에 몇번씩 똑같은 상품 봤다고 제보가 들어온다. 처음에는 신념을 가지고 시작한 브랜드 사업이 어느 순간 누구나 따라하고 흉내낼 수 있는 일회성 디자인을 제공하는 업체가 되버릴 뿐인 것 같아서 사업을 접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진심'을 알고 오롯이 저희 브랜드를 기다려주고 애정해주는 고객님들 덕분에 늘 힘을 내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카피경쟁에 출혈을 내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확률이 높다.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으로 대기업에 이어 중견 패션기업들도 너도나도 온라인 패션 유통을 시작 내지 강화하겠다고 선언했고, 이 판에서 또 새로운 트렌드와 스타 브랜드가 탄생할 것이다. 하지만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있는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해주지 않으면 콧대 높은 온라인 유통 역시 오프라인 유통과 진배없어진다. [패션비즈=이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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