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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모피, 어번 럭셔리 퍼로 전환

Thursday, Dec. 5, 2019 | 이원형 기자, whlee@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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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 동우모피 • 디에스퍼 등






최근 모피업계의 불황이 극심해지면서 내셔널 브랜드들은 각자의 강점에 충실할 수 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뉴트럴 톤 모피와 캐시미어, 패딩 믹스 아이템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리얼 퍼 생산 반대, 페이크퍼의 대중화 등 지금까지 수많은 이슈로 조용할 날 없었던 국내 모피 업계가 필사적인 생존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리얼퍼에 대한 고객 소구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어번 럭셔리를 대표하는 캐시미어 베이스 고급 브랜드가 대체재로 작용하면서 충성 고객의 니즈 역시 점점 줄어들고 있다.





모피업계의 위기는 △디자인의 새로움 △신규 고객 창출 △유통 확장 등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많게는 2~3벌 이상 모피 재킷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 더 이상 새로움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내셔널 브랜드를 외면하고 있고 퍼를 대체할 만큼 고급스러운 감성의 새로운 소재 상품과 수입 브랜드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날씨 영향도 크다. 지난겨울 예상했던 한파가 오지 않고 평균보다 따뜻한 날씨를 유지하게 되면서 모피 장사가 목표치 대비 실망적인 결과치를 받고 말았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원자재값이 대폭 낮아지면서 숱하게 생기던 ‘트렌디’ 모피 신규 브랜드들도 1~2년 장사 이후 모두 자취를 감췄다. 다행히 지난 11월 수능날을 기점으로 날씨가 급격히 추워져 판매율이 올라온 상황이다.

전 세계적 모피 불황, 공급량 대비 수요 적어

모피업계의 침체는 비단 국내 상황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퍼 시장이 불황이고, 해외명품 브랜드의 퍼 소구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샤넬, 버버리, 구찌 등이 앞으로는 에코퍼만 쓰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형 글로벌 옥션사 아메리칸레전드는 사가퍼로 인수됐고, 나파퍼 또한 10월자로 영업 종료했다.  





모피 원자재값이 하락하면서 공급량은 많아지는데 수요는 적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 마켓 역시 큰 타격을 받은 상태다. 전 세계적인 불황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내셔널 마켓은 그나마 올해 겨울 추위를 희망으로 꼽고 있다. 이번 겨울이 내년 모피 마켓 대격동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있는 법. 그 중 가장 큰 마켓파이를 자랑하는 진도(대표 임영준)의 진도모피는 올해 유통망 정비와 프리미엄 라인 구축, 어패럴 브랜드 우바의 강화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찾았다. 가격경쟁에 치이기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였던 소버린을 다시 한번 강화하고, 어패럴 브랜드 우바를 새로운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진도, 라이프스타일 강화한 ‘진도로쏘’ 승부  

특히 새롭게 가동 중인 라이프 스타일의 모피 브랜드 ‘진도로쏘(JINDOROSSO)’에 기대가 쏠린다. 이번 겨울 시즌을 겨냥해 새롭게 론칭한 진도로쏘는 기존 진도가 보여주던 라인과는 달리 페미닌하면서도 매니시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패션성을 대폭 강화했다. 첫 시즌 주력 상품은 밍크와 핸드메이드 컬러 배색을 준 스트리트 감성 코트, 새로운 패턴이 가미된 하이엔드 라인의 리버시블 무스탕이다.  





이번 겨울 꼭 하나씩은 장만해야 할 트렌드 아이템이지만 가격대비 소재에 대해 고민하던 이들에게 제격이다. 퍼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진도이기 때문에 최상의 퀄리티를 위해 연구했다. 진도로쏘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3층, 여성 캐주얼 존에 첫 입점해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그동안의 플레이와는 달리 퍼 브랜드이지만 트렌디한 여성복 감성을 더욱 앞세운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뉴트럴 계열 상품 & 밍크 베스트재킷 판매 多

진도는 터무니없이 가격을 깎는 세일을 지양함으로써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다만 외형이 큰 만큼 물동량 조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더블페이스(무스탕)류와 콤비네이션은 모피 복종 외에 여성복에서도 작년부터 큰 트렌드가 중심이 되고 있는 만큼 보다 퀄리티 있는 상품 판매로 진가를 발휘하는 중이다.  

소재에서 특별한 점은 밍크, 세이블 등의 고가 퍼가 늘어나고 폭스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것. 페이크퍼가 폭스의 부한 느낌을 따라 하면서 폭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줄었다. 이제는 가볍게 롱카디건처럼 걸칠 수 있는 슬림하면서 깔끔한 유형의 단모털을 선호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염색과 패턴 등의 작업 공장은 트렌드에 맞춰 매달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꾸준한 브랜딩을 유지하고 있는 동우모피(대표 장동찬)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발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캐시미어 + 고가 세이블이 함께 결합된 이탈리아 수입 아이템 생산은 물론, 뉴트럴 톤 계열의 블랙그라마 등을 개발하며 ‘모던한 컬러감’에 중점을 뒀다. 라이트한 계열의 다채로운 컬러를 통해 산뜻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동우, 프리미엄 라인 라피에라 수입비중 UP  

디자인 역시 올해는 맥시 스타일보다는 엉덩이를 살짝 덮는 하프기장 아이템과 가볍게 입을 수 있는 베스트, 재킷류 판매가 높다. 밍크 원피 가격이 현재 최저로 떨어진 시기이기 때문에 가성비 있는 아이템이 많이 개발된 것이 특징. 200만~300만원 중반대면 질 좋은 블랙그라마를 장만할 수 있다. 최근 세이블 + 밍크 콤비가 가장 선호되고 있다.  

허성진 동우모피 상무는 “현재 원피가격이 최하로 떨어진 시기이 때문에 업계의 가격경쟁 또한 과열되고 있다. 이렇게 힘든 시기일수록 서로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야 한다. 동우모피는 이번 시즌 수입 비중이 60%정도 되는 프리미엄 라인 라피에라로 시너지를 낸다. 올해 가장 좋은 매출을 보이고 있는 매장은 신세계 강남이다. 프리미엄 고객이 더 많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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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너블 모피의 원조 교하(대표 김동성)의 디에스퍼는 올해 뉴트럴톤의 선두주자로 차분한 퍼룩을 선보인다. 베이지톤, 카멜톤, 그리고 자연에서 오는 우드톤, 블루톤 등 톤 다운된 컬러감으로 안정된 디에스퍼만의 감성을 선보인다. 트렌디한 포인트 컬러 레드, 스카이 블루, 옐로 등으로 생동감 있고 유니크한 라인도 함께 배치해서 재미를 준다.  

디에스퍼, 러시안 세이블 등 고가 라인 눈길  

올해 디에스퍼는 수입 프리미엄 아우터도 강화했다. 이탈리아 명품 퍼 브랜드들의 램 베스트, 세이블 재킷으로 웨어러블하면서 럭셔리한 감성을 살렸고 새롭게 선보이는 최고급 러시안 세이블은 소장가치를 느낄 수 있을 만큼 특별하다. 현재 신세계, 현대백화점을 위주로 유통을 전개하고 있는 디에스퍼는 더 최고급의 퍼, VIP를 위한 마케팅에도 힘쓴다.

브랜드 관계자는 “디에스퍼는 타 퍼 브랜드와는 다르게 여러 번의 섬세한 염색 공정을 거쳐 특별한 색상을 독보적으로 개발하려 노력해왔다. 오랜 시간 고객들에게 매 시즌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컬러감을 주는 것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업계가 어려워졌지만 차별화된 셀렉과 컬러로 VVIP를 위한 모피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와이드네트트레이딩(대표 이종천)의 잘루즈는 작년 백화점 매장을 대폭 확장했지만 올해는 신세계 편집숍 마이분 등에 입점, 럭셔리 고객과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들은 모피뿐 아니라 캐시미어, 가죽, 액세서리 상품까지 카테고리 확장이 능한 브랜드이기에 모피를 벗어난 럭셔리 컨템퍼러리 감성을 강화한다.  

잘루즈, 이브닝라인 등 새로운 디자인 시도  

이번 겨울 새로이 선보인 이브닝웨어 라인도 이에 대한 일환이다. 잘루즈의 이브닝웨어 컬레션은 고급스러운 감성과 페미닌한 느낌, 데일리웨어로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결합시킨 새로운 시도다. 잘루즈가 주는 럭셔리 감성을 기점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정된 브랜드로 머무르지 않겠다는 것.  

유혜영 잘루즈 디렉터는 한층 더 감도 높아진 감성으로 고객들을 공략한다. 그는 “고정 고객은 조금 더 다양한 잘루즈의 상품을 즐길 수 있게, 새로 입문하는 신규 고객은 패셔너블한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볼 예정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모두 찾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요, 레몬플랫으로 에코 - 리얼퍼 투트랙

한편 일각에서는 모피업계를 더 이상 리얼퍼 시장으로만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퍼라는 소재 아래 리얼, 페이크가 함께 공존하며 더 크게 패션마켓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프랑스를 본거지로 활동하고 있는 럭셔리 글로벌 모피 초요가 레몬플랫 바이 초요라는 페이크퍼 브랜드를 함께 선보이며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두 브랜드 모두 각기 다른 콘셉트로 일본 미쓰코시와 이세탄 백화점에서 글로벌 명품 못지않은 대접을 받으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리 프랭탕 백화점에서도 전시를 이어 나갈 정도로 위상을 과시했다. 에코퍼지만 60만~70만원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직접 소재를 개발한다. 소재 소싱 능력이 뛰어난 점이 이 브랜드의 강점 중 하나다.  

파격적이고 이국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곳도 있다. 포도아이앤씨(대표 심채빈)의 컬러풀한 모피 ‘H’다. 모피 이전에 슈즈 브랜드 그레이프바인을 전개하고 있는 심 대표는 직접 수작업한 그래피티 패턴 아이템으로 국내외 마니아층이 생겨났을 정도로 두터운 ‘덕후들’을 보유하고 있다.

파격적인 디자인의 신규 모피 H도 눈길  

H는 아티스트와 작업한 핸드크래프트 모피, 양털을 베이스로 한 아우터 등 새로운 디자인으로 주목 받고 있다. 유니크한 퍼 컬러와 디테일한 자수가 강점인 이 브랜드는 그간 무거웠던 모피 시장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Z세대를 위한 스타일리시 영 모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유통은 온라인과 백화점 위주로 가져간다.  

한편 국내 모피 마켓의 침체에 따라 국내 주요 마켓인 백화점 환경도 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모피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입점형식을 추진하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은 수도권 및 서울권 점포에서 모피 조닝을 대폭 축소해 모피 브랜드를

5개 이하로 줄이는 양상이다. 이들은 단순한 모피 특가 행사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전력과 계절 특수성이 있는 브랜드를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INTERVIEW WITH  한성훈 l 진도모피 이사
“신규 먹거리 창출이 필수”





“2년 전부터 원자재값이 싸지고 시장 진입이 쉬워지는 바람에 퍼를 쉽게 활용하는 곳들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가격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럭셔리 고객의 이탈현상이 심해졌다. 현재 국내 모든 모피사들이 생산과 유통 자체를 줄이고 있다. 전 세계적인 퍼 시장 현황도 굉장히 안 좋다.

주 마켓이었던 홈쇼핑에도 이탈리아 수입 브랜드들이 캐시미어 + 친칠라 콤비 아우터를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는 패션성 있는 모피로 아예 승부를 걸거나 생활 밀착형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등 모 아니면 도의 방법밖에 없다. 국내 모피 마켓은 기존에 해왔던 것들만 계속 답습해 왔다. 그랬기에 지금의 위기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또한 내년까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숙명에 놓여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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