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앵 사로잡은 가죽 핸드백 ‘폴렌’

    이영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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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9.05조회수 1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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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지앵 잇백...소재 + 디자인 + 퀄리티 3박자




    그래픽한 형태의 폴렌 핸드백은 일상적인 아웃핏에 완벽하게 매치되는 디자인으로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들의사 랑을 받고 있다.


    지금 파리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핸드백 브랜드 폴렌. 전 세계적으로 부는 원단 소재 열풍에도 끄떡없이 30만~40만원대의 가죽 핸드백으로 파리지앵을 사로잡았다.


    론칭 3년 차 파리지앵 브랜드 ‘폴렌(Polene)’이 지난 몇 년간 인스타그램 피드뿐만 아니라 엘르, 마리끌레르, 보그 등 다수의 잡지에 소개되며 프랑스 가죽 업계를 흔들어 놓고 있다. 특히 잇백으로 떠오른 시그니처 ‘넘버 원’을 비롯한 ‘넘버 식스’까지 한눈에 구별 가능한 독특한 형태와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폴렌은 아름다운 소재와 장인 상품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엘사(27세), 앙트완(33세), 매튜(34세) 세 남매가 함께 론칭한 온라인 전문 브랜드다. 이들 남매는 130년의 역사를 간직한 클래식 브랜드로 대중들에게 ‘마린룩’으로 사랑받는 바스크 셔츠 대명사 ‘세인트제임스’ 설립자의 증손주들로 패션 속에서 자란 인물들이다.

    가문 비즈니스인 니트웨어보다는 가죽 소재와 제품들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지난 2016년 10월 핸드백 브랜드 폴렌을 론칭했다. “가족 비즈니스를 접하고 살아온 우리는 크래프트와 패션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철학 면에서 모던함을 뿌리로 한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고 앙트완은 말했다.

    패밀리 헤리티지로 대 이어 패션 비즈니스

    퀄리티에 대한 믿음과 아름다운 소재, 섬세한 디자인의 3박자에 생산을 전담하는 스페인의 아틀리에까지. 이제 브랜드는 견고한 팬덤을 바탕으로 럭셔리 브랜드와 견줄 만큼 경쟁력을 갖춘 컨템퍼러리 핸드백 브랜드로 거듭났다.

    남매 중 첫째인 매튜는 가족이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 “친구들과 사업하는 것보다 오히려 심플하다”며 “우리는 셋이 함께 성장했고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리 11구 다모아에 위치한 폴렌 쇼룸은 평화로운 모습이다. 쇼룸은 심플한 디자인의 컬렉션을 강조하기 위해 대리석, 목재, 빈티지 가구와 따뜻한 톤의 컬러들이 조화롭게 구성됐다.





    디지털 전문 브랜드로 유통 중개인이 개입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이들은 “새롭게 출시된 온라인 브랜드로서 고객이 구매하는 평균 금액이 300유로대다. 우리는 고객들이 가격 면에서 안심할 수 있도록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온라인 고객들에게 최대한 충실하고 컴퓨터 화면에서만이 아닌 실질적인 상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매장을 오픈한 것도 그러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세 남매가 뭉쳐 론칭한 컨템퍼러리 핸드백

    폴렌은 ‘오트 마로키네리(Haute Maroquinerie-고급 가죽제품)’를 표방하는 만큼 퀄리티에 대한 부분은 양보하지 않는다. 모델명 대신 ‘원, 투’ 등 넘버로 진행되는 이들의 컬렉션은 지난 수십년간 유명 럭셔리 브랜드에 가죽을 공급해온 프랑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유명 테너리(가죽 소재 업체)가 익스클루시브로 공급하는 최고급 그레인(Grain) 가죽들로 제작한다.

    “우리 고객들이 즉각적으로 감지하는 것이 가죽의 퀄리티다”라고 앙트완은 전했다. 덧붙여 “우리의 열정은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백을 제공하면서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남매 중 막내인 엘사도 “폴렌 핸드백은 몇 년을 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름다운 소재와 확고한 디자인 감성 그리고 상품의 견고함, 이 세 가지 결합은 이들 트리오가 패밀리 헤리티지로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매튜는 “이러한 철학은 증조부가 몽생미셀(Mont-Saint-Michel)의 작은 도시 세인트 제임스에서 이름을 따온 브랜드를 설립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크래프트맨십과 아름다운 상품들에 둘러싸여 그 문화 속에서 자라났다. 이러한 문화는 오랫동안 유지되고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에게 브랜드명 ‘폴렌’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다. 엘사는 “노르망디의 우리 가족 하우스 이름에서 따왔다. 그곳은 우리가 늘 좋은 느낌을 갖고 있는 장소다”라고 말했다.

    크래프트와 패션 열정 바탕, 모던함 지향

    타 상품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브랜드의 엘레강스하고 페미닌한 디자인은 부드러운 커브와 섬세한 곡선이 두드러진다. 무엇보다도 미니멀리스트와 타임리스한 부분에 포커스를 둔다. “폴렌은 섬세하면서도 타임리스한 세련됨을 매우 중요시한다. 트렌드는 늘 바뀌지만 우리 상품들은 질리지 않는 모델들을 선보인다”고 강조했다.

    160유로부터 350유로 사이의 합리적인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소재를 비롯한 모든 제품은 유럽에서 제작한다. 특히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의 핸드백을 만들며 노하우를 가지게 된 스페인 유브릭(Ubrique)의 아틀리에에서 모든 제품을 핸드메이드(어셈블리)로 제작한다. 또한 디테일을 중요시하는 프렌치 브랜드답게 잠금 장치나 체인 등 메탈 부속과 봉제사도 모두 메이드 인 프랑스 제품을 사용한다.




    1 ‘넘버 투’는 깔끔한 직사각형 디자인에 메탈 잠금 장치와 골드 클립으로 빈티지한 감성을 더했다.
    2 ‘넘버 원 미니’는 골드체인과 버클로 블링블링한 느낌을 더해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때도 착용하기 좋다.
    3 둥근 형태의 티어 - 드롭형 핸드백 ‘넘버 식스’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다수의 매거진에 소개될 만큼 잇백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 부분에 있어서 이들 남매는 “우리 브랜드가 원하는 중요한 코드는 유러피안 노하우의 가치와 제대로 디자인된 제품을 목표로 그에 맞는 완성도 있는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작업자들의 노동 환경과 환경을 보호하는 등 엄격한 관리 체계가 가능하도록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유러피안 파트너들과 작업한다”고 설명했다.

    미니멀 디자인, 메이드 인 유럽 강조

    퀄리티에 대한 약속을 유지하기 위해 설립자 트리오는 서플라이어와 작업처 등 소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빅 네임의 럭셔리 가죽 브랜드들은 그들이 함께 일하는 파트너들의 이름을 기밀시한다. 우리는 그런 숨겨진 제조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이러한 소스 덕분에 유브릭의 가장 유명한 아틀리에에서 제품의 커팅과 어셈블리를 진행할 수 있다”며 “유브릭은 멋진 곳이다. 도시 전체가 가죽 제품 산업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앙트완은 설명했다.

    현재 폴렌 컬렉션은 프랑스의 대형 럭셔리 브랜드들이 진행하는 프러덕션 라인을 함께 사용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프러덕션 진행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이들은 유브릭에 아파트를 빌려 연중 언제든지 트리오 중 한명이 가죽의 커팅이나 봉제 등의 제작 과정을 감독할 수 있도록 했다.

    뛰어난 퀄리티를 담보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근접성 때문이다. 폴렌은 중간 업자가 개입하지 않고 개발 • 진행 • 제조 등의 모든 과정을 최대한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전개한다.

    프렌치 디지털 브랜드로 성공의 역사를 쓰고 있는 ‘세잔’이나 미국의 러기지 브랜드 ‘어웨이’처럼 브랜드의 e-숍과 파리 4구역에 위치한 유일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만 ‘폴렌’ 컬렉션을 판매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 제작 단가나 판매가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컨트롤할 수 있다.

    100% 온라인 전략으로 합리적 가격대 유지

    이러한 전략과 고객들의 충성도가 맞물려 멀티 브랜드 매장이나 백화점 코너에 입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찾는 브랜드가 됐다. 또한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연결한다.

    세심하게 작업된 브랜드 웹사이트는 일부 아이템의 경우 20개가 넘는 색상 선택에도 불구하고 각 컬러마다 실물 핸드백의 모델 착장 이미지와 디테일 사진이 제공돼 고객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6개의 메인 모델로 구성된 폴렌 컬렉션은 주기적으로 신상품을 선보인다. 또한 3명의 남매가 설립한 브랜드인 만큼 동맹(?)의 상징인 숫자 3에 중요한 의미를 둔다. ‘트리오 오브 더 먼스(trio of the month)’라는 타이틀로 한 달에 한 번 한 개 모델을 선정해 3개의 새로운 컬러와 3가지 가죽 소재의 믹스매치를 선보였고, 자연스럽게 마케팅 콘셉트로 자리 잡았다.

    ‘넘버 원’ ‘넘버 투’ 등 히트 아이템 속속

    폴렌은 고가의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 진행도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디지털에 노출되는 마케팅에만 투자한다”고 앙트완은 설명했다. 2016년 9월 27일 론칭 때 첫선을 보인 ‘넘버 원’이 출시와 함께 몇몇 컬러가 완판되는 등 즉각적인 반응으로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 브랜드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페미닌하며 센슈얼하게 커브진 형태의 시그니처 모델 ‘넘버 원’은 싱글 핸들을 팔에 걸치거나 숄더 스트랩으로 사이드 착용하는 등 넉넉한 사이즈로 바쁜 파리지앵 라이프스타일에 걸맞다.

    ‘넘버 원’의 인기에 힘입어 출시된 ‘넘버 원 미니’는 전작과 유사한 미니멀리스트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골드체인과 버클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때도 착용하기 좋은 블링블링한 느낌이 더했다. 두 스타일 모두 시크한 외관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니즈에 맞게 내장에 지퍼 포켓과 두 개의 플랩 포켓이 장착돼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한 달에 한 번 신상품 공개, 중국어 버전 추가

    ‘넘버 투’는 더블 포켓 형태에 플랩이 달린 깔끔한 직사각형 디자인에 하단 코너만 살짝 굴려 폴렌 특유의 소프트한 느낌을 살렸다. 빈티지 터치를 가미한 돌려 잠그는 메탈 잠금 장치와 골드 클립(D-clips) 디테일 덕분에 데이, 디너, 이브닝 아웃에도 어울린다. 특히 블랙 컬러는 웹사이트에서 매진일 만큼 인기 모델이다.

    이처럼 오리지널하면서도 그래픽한 형태의 폴렌 핸드백은 일상적인 아웃핏에 완벽하게 매치되는 디자인으로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매출 대부분이 웹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온라인 전문 브랜드인 만큼 최근에는 중국어 버전 추가와 함께 해외 배송도 진행하는 등 세계 시장 개척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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