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장 인재풀이 달라진다

    mini
    |
    18.12.03조회수 5366
    Copy Link
    저성장 속 디지털 가속화




    사진설명 : 저성장의 침체 속에 인력시장은 어떨까? 사람을 찾는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히려 최근 수요는 증가세다. 다만 찾고 있는 포지션이 기존과 달라지는 양상이다.


    올해도 한 달여를 남겨 놓고,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으로 패션기업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저성장의 침체 속에 인력시장은 어떨까? 사람을 찾는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오히려 최근 수요는 증가세다. 다만 찾고 있는 포지션이 기존과 달라지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디지털화에 따른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시장이 확장되면서 자사몰 구축 혹은 e-비즈니스를 시도하려는 곳이 늘어나는 등 온라인 전문가를 찾는 곳이 급증했다. 시장 환경에 따라 인재를 찾는 양상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패션 중견기업 H사 대표는 “경기가 어려워도 인재에 대한 라인업은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있어요. 인재 채용에 대해서는 늘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죠. 사실 기업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이에요. 환경 변화에 따라 사람 뽑는 기준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라고 전한다.

    패션 비전공자 흡수, 다양한 인재 풀 선호

    과거에 비해서 달라진 점은 또 있다. 의상학과와 의류학과 등 패션 전공자들이 대다수 채용되던 것과 달리 현재 금융 부문과 아이티 쪽 신입사원들로 채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기업인 D사의 대표는 “실제 패션 비즈니스는 패션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하지만 패션산업 구조를 얼마나 입체적으로 볼 수 있냐가 관건입니다. 미래에는 아마도 패션 전문학과보다는 이종 업체의 인재로 채워지게 되지 않을까요”라며 현 시대의 인재 채용에 대한 미래 맵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 하나 흥미 있는 흐름 중 하나는 뷰티 사업이 패션시장에 스며들면서 뷰티 전문가를 찾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패션 전문기업들의 뷰티 인력에 대한 수요는 최근 많은 패션 기업들이 뷰티 비즈니스로 뛰어들면서 그 영역 확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 + 뷰티 + 마케터 어디 없나요?

    어패럴 중심의 패션시장이 서서히 코스메틱 등 뷰티 비즈니스를 흡수하게 되면서 보다 다양한 인력 세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디렉터 하나를 뽑더라도 ‘옷’에만 국한되지 않고 뷰티와 마케팅 등 1인 다역을 원하고 있다.

    기업에서 원하는 뷰티 부문에 대한 구인요청이 지난해 대비 서서히 증가 추세로 돌아선데다 패션 마켓의 한 카테고리로 인정되면서, 이에 대한 수요는 내년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패션전문 인력기관도 분주해졌다. 예상치 못한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뷰티 전문가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C사의 한 헤드헌팅 전문가는 “패션시장의 인재 풀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함이죠. 이제 인재에 대해 정답은 없어요. 실제 시장에서 원하는 인재의 필요충분조건이 수시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지금의 움직임을 강조한다.

    e-비즈 영향(?) 연령층↓ 그들만의 리그 형성

    디지털 시대에 패션기업들의 e-비즈니스가 활발하다. 실제 온라인을 달구는 세대는 밀레니얼들이다. 현존하는 직원들로 온라인팀을 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온라인팀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렇다고 기존 오프라인팀에 온라인 업무를 내릴 수는 없어 다시 인력센터를 두드린다. 하지만 난관은 여기에서도 이어진다. 온라인 전문 인재들 중 패션시장의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과 캐주얼 브랜드가 메인인 패션전문업체 M사는 최근 온라인팀을 꾸렸다. 그간 100% 오프라인 사업만을 전개해 왔던 이곳의 변화는 비단 e비즈팀 구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존 팀들과 정기적인 회의와 소통이 이뤄지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벽은 없앨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곳을 이끌고 있는 대표는 “대부분 모바일로 최적화된 젊은 층으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내 또다른 회사가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그래도 지금이 온라인 대세이니 운용해야죠. 오프라인 영역과 이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씩 그 갭을 좁혀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라고 적잖은 고충을 토로한다.

    필드 + 관리 → 이해도 높은 융합형 인재 인기

    조직 내 합리적인 운용방법도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또 일명 필드형과 관리형을 이원화하는 방식을 택했던 반면 최근에는 필드와 관리를 아우를 수 있는 컨버전스 인재형을 선호하는 추세다. 누가 빠지더라도 그 자리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부서 업무의 리스크를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실제 스포츠기업인 W사에서는 본부장이 다른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바로 아래의 차석이 그가 했던 일을 도맡아 하고 있으며, 현재 3개월 동안 무리 없이 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사의 경우는 부사장이 빠진 상태에서 더 이상 사람을 뽑지 않고 부서 내에서 한 명을 지목해 그 일을 이어 나가게 하고 있다. 기업들은 최근 이러한 변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애초에 기획과 영업력을 갖춘 인재를 들인다고 귀띔한다.

    급변하는 패션시장 내에 실업자들은 여전히 있다. 이들에게는 인재에 대한 기업의 ‘수요 변화’에 따라 스스로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기업들이 스마트하고 지혜롭게 인재 채용을 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개인 각자도 ‘화려한’ 스펙만을 통한 실속 없는 부풀리기 이력보다는 얼마나 이 시대에 최적화돼 있는 인재인지를 자기 스스로 냉혹하게 점검해 봐야 할 시기다.











    패션비즈 2018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