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낫팅리튼」 디자이너

    w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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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1.01조회수 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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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감성패션’ 신예 주자





    “제10년 후의 모습요? 음… 아마도 제가 하고 있는 「낫팅리튼」과 닮은 감성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까지 선보이는 편집숍의 주인장이 아닐까 싶어요. 잔잔하지만 한 방이 있는 그런 디자인과 감도를 고객들과 호흡해 나가고 싶다고나 할까요? 막연한 이야기 같지만 저는 정말 그런 그림을 그리고 브랜드를 시작했어요.”

    준비된 이들 중에 패션 브랜드를 시작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인플루언서, SNS 마켓이 확장되면서 그저 ‘재미’로 패션 브랜드를 시작한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고, 옥석을 가려내기 힘든 패션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진심과 진정성을 갖고 있는 이들을 찾기 쉽지 않다.

    이런 와중 최근 온라인 편집숍 ‘W컨셉’에서 차분하면서 잔잔한,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 마거릿 호웰의 감성을 떠오르게 하는 신예 브랜드가 있다. 이영주 디자이너의 여성복 「낫팅리튼」이다. 불과 1년 전 론칭한 이들에게는 벌써 든든한 충성 고객이 생겼고, 매달 오르는 신장세가 뒷받침되고 있다. 상명대 패션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패션기업 MD의 경험까지 갖춘 그가 영감을 받은 부분은 어디일까.

    벨기에 • 덴마크 등 유럽 감성 주로 담아

    그는 “다양한 영감을 얻으러 유럽의 덴마크와 벨기에 쪽을 자주 여행해요. 덴마크에는 작지만 강한 히스토리를 지닌 숍들이 많아요. 장인의 기품도 느낄 수 있고, 그들이 사는 라이프스타일도 한눈에 볼 수 있죠. 벨기에는 드리스 반 노튼 등 세계적 거장들이 많이 탄생한 곳이에요.





    「하울링」이라는 니트 전문 브랜드가 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전문성을 키우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낫팅리튼」은 2030대 후반 고객이 타깃이다. 크림 • 에크루 • 오트밀 등 따뜻한 소재와 색감을 주로 사용한다. 에크루 소재의 니트와 작년 겨울 빅히트를 친 브리티시 울 패딩 점퍼도 소재와 그만의 감성의 조화가 잘 드러난 아이템이다. 이번 F/W 또한 깔끔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코트 외에 ‘코트 같은 패딩’을 모티프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다.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소재뿐만이 아니다. 이들의 강점은 ‘핏’에서도 나온다. 이 디자이너는 전체적인 핏을 남성복에서 착안한다. 오버핏이면서도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살릴 수 있는 조화로운 디자인 기법을 위해 항상 공부하고 연구한다. 모든 고객이 브랜드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

    남성복에서 착안해 고유의 ‘핏’ 개발

    “손이 자주 가는 옷은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입으면 입을수록 멋이 살아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저희 브랜드 이름이 ‘낫팅리튼’인 이유가 ‘뭔가 쓰이지 않는다’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고객이 어떤 옷이든 거뜬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편이에요. 소재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단가가 높지만, 배수를 최대한 낮춰서 고객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품이 많이 낀 패션상품 대신 좋은 소재, 좋은 봉제, 좋은 가격이라는 삼합을 통해 고객과 다이렉트로 소통하고 싶었다는 것이 론칭 이유다. 그는 올해 말까지 자신만의 쇼룸을 오픈할 계획이다. 쇼룸에는 「낫팅리튼」 외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라이프스타일 상품이 함께 구성될 예정이다.

    고객의 무드가 곧 「낫팅리튼」을 이야기해 준다는 그의 말처럼 이 디자이너는 10년 뒤 자신이 원하는 감성을 담은 셀렉숍까지 꿈꾸고 있다. 자신처럼 차분하게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전 세계 전문 브랜드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다는 것. 숍에 오면 다양한 정보와 감성을 얻을 수 있도록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브랜드 감성 닮은 개인 편집숍 꿈꿔

    그는 “소재와 무드를 꼼꼼하게 따지는 스마트 컨슈머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런 고객들에게 우리 옷을 사기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때 이 업을 선택한 것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저는 이러한 고객들을 위해 「낫팅리튼」 외에도 저만의 감성으로 편집한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고객과 함께 머무르고 싶어요”라고 다부진 포부를 전했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일하는 것이 힘들지만 고객들의 피드백을 받을 때만은 늘 즐겁다고 말하는 그에게 이영주만의 ‘편집숍’ 드림은 허황되지 않아 보인다. 인터뷰가 끝나고 에크루 소재의 니트 한 벌을 입어봤다. 보는 것보다 입어 보면 그 진가를 안다는 그의 말처럼 옷을 입는 순간 따뜻하고 평온한 「낫팅리튼」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 패션비즈 2018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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