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잡화시장 휩쓴 멀티유즈, '파인드카푸어' 등 상승세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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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0.01조회수 17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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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히 많은 스몰 브랜드의 탄생으로 잡화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살아남는 아이템들의 공통된 특징이 뭘까. 바로 한 가지 아이템으로 여러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는 멀티유즈(multi+use)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스트랩을 교체해 토트백, 슬링백, 힙색 등 다양하게 연출하거나, 패치, 참 장식 등으로 아이템에 데코레이션을 더하는 식이다.

    멀티유즈 아이템들은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여러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 트렌드에 부합하고 셰이프에 큰 변화가 없었던 핸드백에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최우나 현대백화점 핸드백 바이어는 “데코레이션에 대한 니즈가 있어왔는데, 근래 스트랩이나 장식이 바디와 어울리게 출시되는 아이템이 많아지면서 멀티유즈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스트랩을 탈부착 할 수 있는 파인드카푸어의 ‘핑고백’과 하트 참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질스튜어트ACC의 ‘페이퍼백’을 들 수 있다. 어려운 핸드백 시장에서 성장하는 브랜드로 손꼽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들은 대부분 멀티유즈 아이템을 잘 활용해 도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온라인 편집숍에서 꾸준히 톱셀러에 랭크된 오소이의 ‘Brot’백과 뮤트뮤즈의 어뮤즈백 또한 대표적인 멀티유즈 아이템이다. 멀티유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스몰브랜드와 메이저 브랜드까지 아우르며 잡화 시장의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핸드백 시장 뒤흔든 ‘핑고백’, 명확한 콘셉트가 핵심



    플라톤벤쳐스(대표 이상백)의 파인드카푸어는 핑고백 하나로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핸드백 시장을 뒤흔들었다. 2016년 6월 온라인 직영몰로 시작해 올해 8월 월 매출 60억원을 기록하면서 규모면에서 메이저 브랜드를 압도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파인드카푸어의 핑고백은 최대한 많은 요소를 뺀 기본적인 보디에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스트랩을 자신의 취향대로 매치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보디 컬러 수만큼이나 스트랩이 컬러, 패턴 별로 다양해 수 많은 조합이 가능하다. 소재도 가죽 대신 합성피혁을 사용해 무게가 가볍고 가격대도 10만원 초반이다. 재미와 실용성을 추구하는 현대 소비자의 구미에 딱 맞는 아이템인 셈이다.

    여러 브랜드에서 스트랩을 교체하는 아이템을 출시하지만 파인드카푸어는 스트랩을 교체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보디와 스트랩을 디자인했다는 데에 강점이 있다. 이는 처음 기획 단계부터 ‘스트랩’ 콘셉트를 명확히 하고 스트랩을 액세서리가 아닌 보디만큼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가능했다. 론칭 때도 스트랩 7종류를 보디보다 먼저 출시해 테스팅을 거쳤다.

    메이저의 성장동력으로, 질스튜어트ACC ‘페이퍼백’ 히트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메이저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시그니처 라인이 제일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멀티유즈 아이템을 선택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COO 윤영민)의 쿠론은 퀼팅 디테일, 펄, 파이턴 패턴, 스카프 등을 활용한 다양한 버전의 스트랩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예진상사(대표 엄재성)의 칼린은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뉴헤스터백'을 바탕으로, 아이템을 꾸밀 수 있는 펄, 데이지 스트랩과 하트 고리, 토끼털 참 등을 꾸준히 신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슈페리어홀딩스(대표 김대환)의 블랙마틴싯봉도 2개의 스트랩으로 출시하는 테일러드 가방(Tailored bag)을 업그레이드해 부활시켰다. 기존의 스트랩과 함께 다른 하나의 스트랩에 컬러나 소재로 포인트를 더해 상반된 무드를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브랜드 론칭 당시 크게 화제를 모았다.

    가장 큰 수혜를 본건 LF(대표 오규식)의 질스튜어트ACC다. 베이직한 블랙 컬러의 빅백에 핑크나 레드 계열의 하트 참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페이퍼백’이 20~30대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로 매출을 견인했다. 이에 참 장식을 여성 지갑과 남성 가방에도 적용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앞으로 앵무새 등 여러 모티브의 참으로 변화를 주며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로사케이(대표 김호현)의 로사케이는 에코퍼, 리본, 버클 패턴 스트랩 등 유니크한 스트랩을 출시했고, 브랜드력을 인정받아 최근 백화점에서 단독 매장을 전개하게 된 피브레노는 한쪽 핸들에 스카프를 둘러 화려한 느낌을 주는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온라인 편집숍에서도 인기, 슈즈 조닝도 기대

    ‘W컨셉’, ‘29CM’ 등의 온라인 편집숍 상황도 마찬가지다. 톱셀러에 오르는 핸드백 아이템중 2/3 이상이 멀티유즈아이템인 걸 봤을 때 멀티유즈에 대한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핸드백 브랜드중 유일무이하게 톱셀러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오소이의 ‘Brot백’은 숄더백, 토트백, 힙색으로 3way 연출이 가능한 아이템이다. 각이 지지 않은 자유로운 셰이프와 폭이 넓은 스트랩은 어떤 스타일로 착용해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뮤트뮤즈의 ‘어뮤즈백’ 또한 심플한 보디에 여러 스트랩으로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이다. 무난한 사각형 셰이프와 컬러를 바탕으로 한 보디에 다양한 패턴과 아티스트의 작품 등을 녹여낸 스트랩이 흥미로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멀티유즈 바람은 핸드백 조닝을 넘어 슈즈 조닝으로까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심플한 스니커즈에 벳지 방식의 패치를 장식하거나 매끈한 소재의 레인부츠에는 팝한 스티커로 포인트를 주는 식이다. 번거로울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보다 개인이 스스로 간편하게 데코레이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앞으로 이러한 멀티유즈 바람은 슈즈 조닝에서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위쪽 왼족부터 오소이의 'mini brot'백, 뮤트뮤즈의 '어뮤즈백'

    아래 왼쪽부터 헬레나앤크리스티 스니커즈, 2019 S/S에 공개될 락피쉬의 레인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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