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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스 슈즈 슈테크 아이템으로↑

Friday, Feb. 9, 2018 | 정효신 기자, hyo@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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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oetech : 신발(Shoes)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신발을 활용한 재판매 등으로 가치를 높이는 행위

「발렌시아가」 스피드 러너 ~ 「자라」 삭스 스니커즈




이번 겨울 시즌 어패럴에서 ‘롱패딩’이 메가히트 아이템으로 등극했다면 패션 액세서리 쪽에서는 양말과 신발의 중간 형태인 삭스 슈즈(Socks Shoes)가 화제를 모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발렌시아가」에서부터 글로벌 SPA 「자라」와 「망고」는 물론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저마다 이런 트렌드에 합류하면서 당분간 삭스 슈즈의 붐은 이어질 전망이다.

「베트멍」이 2016년 S/S 컬렉션에서 선보인 삭스 부츠가 최근 불어닥친 열풍의 시초다. 이 신발은 브랜드 로고가 들어간 스포츠 양말에 라이터 모양의 힐을 결합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발렌시아가의 2017 S/S 컬렉션에서는 바지와 하이힐이 결합된 신개념 부츠가 등장했다. 분홍, 보라, 노랑 등 선명한 색상의 레깅스 부츠가 과장되게 각진 어깨의 오버사이즈 재킷과 어울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이 실루엣은 곧 유행의 최전선에 떠올랐다.

삭스 스니커즈의 계속된 인기 이유는 최소한의 디테일로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패션과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스트리트 패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단순하지만 독특한 디자인의 삭스 스니커즈는 최근 유행하는 두 가지 패션에서 모두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차정호)의 스웨덴 패션 브랜드 「아크네스튜디오」에서는 스트립 등 과감한 패턴을 활용한 삭스 스니커즈를 소량 바잉해 국내 삭스 슈즈 인기에 불을 지폈다.

「발렌시아가」 ‘스피드 러너’로 35% 매출 성장

「발렌시아가」의 부활을 알린 건 다름 아닌 2016년 혜성처럼 등장한 ‘스피드 러너’ 삭스 슈즈 아이템이다. 발렌시아가코리아(대표 Cedric Charbit)에서 전개하는 「발렌시아가」는 근 5년간 영업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3년 7억원에서 시작한 영업 손실은 2014년에는 19억원, 2015년에는 무려 24억원을 기록하며 점차 늘었다. 만성화돼 가던 매출 부진에 전환점이 된 것이 바로 삭스 슈즈의 출시다. 2016년 이 브랜드는 전년 대비 35.5% 증가한 32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베트멍」 출신 뎀나 바잘리아가 CD를 맡으며 선보인 ‘스피드 러너’ 스니커즈는 최근 가장 핫한 상품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지드래곤이 착용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탄 이 상품은 정식 매장에 재고가 없을 정도로 큰 인기다. 국내에서뿐 아니라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사이즈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현재 매장에서는 완불 예약자에 한해 주문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미 100명 이상의 대기자가 줄을 서 있어, 언제 제품을 받을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희소성과 더불어 지난해 말 「발렌시아가」가 슈즈 품목의 가격을 최대 30%까지 인상하면서 ‘스피드 러너’ 등 인기 상품을 이용한 ‘슈테크’라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 신발의 가격은 발목을 덮는 하이탑 스타일이 72만원이지만 온라인 구매대행 쇼핑몰이나 리셀(Resell, 사서 되파는)시장에서는 130만원대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리셀가 6배 이상 ↑

지난해 아디다스코리아(대표 에드워드 닉슨)의 「아디다스」와 미국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함께 출시한 이지 부스트(Yeezy Boost)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양말처럼 쑥 신을 수 있는 일체형 구조에 얼룩말 무늬가 들어간 니트 스니커즈다.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응모한 사람 중 당첨자에게만 구매 기회가 있다 보니 값어치가 더 높아졌다.

고샤 루브친스키는 2017년 F/W 남성복 컬렉션에서 「아디다스」 풋볼과 함께 삭스 슈즈를 선보였다. 「아디다스」의 삼선 무늬와 양말을 결합한 형태다. 이 밖에도 알렉산더 왕은 「아디다스」와 함께 양말에 신발을 신은 듯 착시 현상을 주는 신발을 선보였다.

삭스 슈즈가 인기 제품으로 떠오르면서 신발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이를 손에 쥐려는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그렇다 보니 재테크 상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초 출시된 이지 부스트 350 지브라의 경우 출시 가격이 28만9000원이었지만 리셀가는 100만원대이며 200만원대를 제시한 사례도 있었다.



‘편안함 + 개성’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 접목

국내 명품 오픈마켓 ‘머스트잇’을 운영하는 잇커뮤니케이션즈의 조용민 대표는 “삭스 슈즈는 밀레니얼세대가 원하는 편안함과 개성이라는 코드를 모두 갖췄다”며 “「베트멍」과 「발렌시아가」의 수장인 뎀나 바잘리아, 고샤 루브친스키, 카니예 웨스트 등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디자이너들이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어 해당 아이템이 덩달아 인기”라고 설명했다.

‘스피드 러너’를 기획한 뎀나 바잘리아는 자신의 브랜드 「베트멍」에서 「리복」과 협업해 또 다른 삭스 스니커즈인 ‘삭스 러너’를 출시했다. 「리복」은 「베트멍」과 협업한 상품뿐만 아니라 ‘삭 러너’라는 삭스 스니커즈를 발매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차정호)에서 전개하는 스웨덴 패션 브랜드 「아크네스튜디오」에서도 삭스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다른 스포츠 브랜드들도 자체 개발한 소재를 이용해 만든 삭스 스니커즈를 내놓고 있다. 「나이키」는 플라이 니트를 활용한 삭스 슈즈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모델명에 ‘양말(sock)’을 넣어 삭 다트로 불린다. 「아디다스」가 프라임 니트 소재로 만든 튜블러 둠(Tubular Doom)은 성인 상품의 인기로 키즈 아이템까지 확대한 경우다.



「자라」 ‘삭스 스니커즈’ 완판, 중고가 2~3배

패스트패션업계를 주도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대표 이봉진)의 「자라」도 삭스 스니커즈의 인기에 발 빠르게 대응해 재미를 봤다. 콜래보레이션이나 유니크한 패턴으로 개성을 강조하기보다 「발렌시아가」의 ‘스피드 러너’와 얼핏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한 스타일을 내놓은 것이 인기의 주효한 원인이었다. 그래서인지 자라의 앞 글자 Z를 붙여 ‘자렌시아가’ ‘자피드 러너’로 불리기도 한 이 상품 역시 현재 매장에서는 품절됐으며 온라인에서는 중고로 20여만원에 재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디엔컴(대표 조형우)의 컨템포러리 슈즈 브랜드 「아쉬」도 삭스 스니커즈 열풍에 동참했다. 「아쉬」는 일반적인 삭스 스니커즈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인 높은 통굽을 입혀 5㎝에 가까운 플랫폼이 특징이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자수 트렌드를 접목해 유니크함을 살렸다. 조신혜 아이디엔컴 이사는 “다음 시즌까지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2018 S/S의 상품 중 일부 삭스 스니커즈 아이템은 이번 시즌에 선주문해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삭스 슈즈 아이템이 메가트렌드로 다가왔음에도 국내 슈즈 SPA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제품 가격이 50만원을 훌쩍 넘는 해외 하이엔드 브랜드나 한정 수량으로 출시하는 스포츠 브랜드에서 이 아이템을 구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온라인 기반의 5만원대 미만 저가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럭셔리 · 온라인 저가시장 양극화, NB는 ‘전무’

이에 대해 국내 슈즈업계 관계자는 “삭스 슈즈는 나일론, 니트 등으로 양말과 비슷한 재질의 몸통과 일반 신발의 솔로 구성돼 제작이 용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착화감 등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몸통 부분의 소재 선택이나 접합 등에 많은 기술이 요구된다”며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또 “소재가 한정되다 보니 소비자들이 가격에 대한 저항이 큰 편이다. 삭스 슈즈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베트멍」 「발렌시아가」의 경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상품 구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리복」 「아디다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 역시 기능성에 패션성을 더한 것으로 슈즈 전문 브랜드가 끼어들 여지가 적다”는 것이 그의 항변이다.

한편 삭스 슈즈의 열풍에 힘입어 내셔널 브랜드에서도 정통 삭스 스타일은 아니지만 나일론, 면 등 신축성 있는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박동문)의 「슈콤마보니」는 스니커즈 스타일의 부츠부터 싸이하이 부츠 등을 선보였다. 소보제화(대표 오동수)의 「소보」와 DFD패션컬처그룹의 「소다」 등 전통 제화 브랜드에서도 스판 소재의 부츠를 공격적으로 출시해 트렌드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인다.





**패션비즈 2018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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