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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패션 · 유통 선순환 해법은?⑤ 종합화↓ 전문화↑ “강해야 산다”

Monday, Jan. 1, 2018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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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기에 접어든 한국 패션시장이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성숙기 시장 특성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의 주체 역시 1세대와 대기업 중심에서 2세대와 전문기업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최근 4~5년간 지속된 패션 암흑기에 나만의 경쟁력과 강점을 찾아낸 기업들은 호기를 맞이한 반면,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머물렀거나 구조조정 작업에 소홀했던 기업들은 혹독한 된서리를 맞았다.

‘의식주’의 기본 요소 중에서 ‘식’과 ‘주’에 주도권을 빼앗겼던 패션산업이 다시 리더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K팝과 K뷰티에 이어 K패션이 세계 정상에 우뚝 서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이에 대한 해법 찾기가 2018년 새해에도 지속돼야 한다.  

“40조원 규모로 성장한 한국 패션시장은 성숙기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성장기에는 브랜드 확장 전략이 먹혀 들어가지만 제로섬게임이 펼쳐지는 성숙기에는 적자생존 경쟁이 펼쳐질 수밖에 없어요. 이 때문에 지금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성장기에는 ‘종합화’가 패션기업들이 추구하는 이상향이었다면 지금은 ‘전문화’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멀티브랜드 전략보다는 빅 브랜드 전략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F&F, 「디스커버리」 「MLB」에 주력

작년 한 해 ‘대박’을 친 패션기업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 명제가 딱 맞아떨어진다. F&F(대표 김창수)는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디스커버리」와 스포츠캐주얼 · 아동복 「MLB」에 집중한 결과 창업 이래 최고의 성적표를 만들어 냈다. 두 브랜드를 모두 3000억원 규모의 빅 브랜드로 키워 냈을 뿐만 아니라 본지 패션비즈의 2017년 베스트 브랜드 조사 결과 각 조닝에서 No.1 브랜드로 등극했다. 매출 볼륨과 브랜드 위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 낸 비결은 F&F의 ‘선택과 집중’ 경영전략에서 비롯됐다. 이 회사는 여성복과 골프웨어를 근간으로 패션사업을 시작했으나 2015년과 2016년 2년간의 구조조정 작업을 거치면서 아웃도어와 캐주얼, 미니미 아동복에 올인했다. 인풋 대비 아웃풋을 극대화한 셈이다.

신성통상, 남성복 캐주얼 아동복에 올인

일명 ‘평창 롱패딩’으로 빅히트를 친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 동안 소싱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이 회사는 패딩을 비롯해 니트, 셔츠, 팬츠 가방 등 핵심 아이템에 관한 최고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번 ‘평창 롱패딩’의 경우도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신성이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써 냄으로써 3만장의 오더를 따 낼 수 있었던 것.

입어 본 소비자들에 의해 ‘가성비 갑’이라는 소문이 SNS를 타고 일파만파 퍼지면서 신성통상은 가성비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곳이라는 신뢰를 얻었다. 이를 계기로 이 회사는 올해 더 큰 도약을 자신한다.

지난해 2012년 론칭 이래 첫 흑자를 기록한 「탑텐」을 비롯해 소싱 경쟁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남성복 · 캐주얼 · 아동복에 집중해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패션기업을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다.

삼성패션 구조조정 작업 1년, 긍정적 평가

2016년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던 삼성물산 패션부문(패션총괄 박철규)도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 2016년 과감하게 구조조정 작업이 이뤄졌고, 1년이 경과한 뒤 「구호」 「르베이지」 「갤럭시」 「빈폴」 등 삼성패션의 4강 브랜드들이 각각의 조닝에서 톱 그룹에 포진하는 등 과거의 명예를 회복했다. 대규모 투자가 선행된  「에잇세컨즈」 경우 아직까지 적자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삼성패션의 전체적인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K팝, K뷰티에 이어 K패션이 부상하기 위해서는 M&A나 구조조정 작업을 서둘러야 합니다. 지금 한국 패션시장은 3000개가 넘는 브랜드들이 죽기 살기로 경쟁하고 있어요. 규모의 경제에도 도달하지 못한 브랜드들이 부지기수예요. 지금은 우리만의 리그가 아니라 세계적 브랜드들이 모두 들어와 있고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내려면 체력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됩니다.”

“과거 패션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비즈니스 모델이었지만, 지금은 경영 환경이 크게 바뀌었어요. 천정부지로 치솟은 유통 수수료와 인건비 부담 등 기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일로인데 객단가는 낮아지면서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됐어요. 영업이익률이 예금금리에도 못 미치는 기업들이 부지기수예요. 패션산업이 되살아나려면 서둘러 브랜드 정리, M&A 등과 같은 구조조정 작업이 필요합니다.”

기업회생절차 기업 최근 2년 10개사 넘어

작년 한 해 LF(대표 오규식)와 코오롱FnC(대표 박동문) 등 패션 대기업들도 카니벌라이제이션에 놓여 있는 브랜드를 과감하게 중단 내지 온라인 전용으로 돌리는 작업이 뒤따랐다. LF는 중가 남성복 「TNGT」에 힘을 싣기 위해 「타운젠트」를 중단했고, 코오롱은 중가 남성복 「스파소」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돌리면서 「브렌우드」와 「지오투」에 힘을 싣기로 했다.

1세대 패션기업인 세정은 작년 「센터폴」을 중단하고 최근 조직을 「웰메이드」와 「올리비아로렌」 중심으로 재편했다. 유아동복 전문기업인 해피랜드코퍼레이션(대표 임용빈)은 빅3 대형마트별로 다르게 전개했던 브랜드를 「해피랜드」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해피베이비」에 이어 「크리에이션asb」를 중단하고, 법인도 해피랜드F&C와 엠유S&C를 해피랜드코퍼레이션으로 통합했다.  

한편 최근 2~3년 동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1000억원 규모의 굵직굵직한 중견 패션기업만도 10개사를 웃도는 등 패션 환경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에는 무려 패션기업 6개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장기화된 경제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남성복과 글로벌 SPA의 포화에 내몰린 캐주얼 전문기업, 출산율 감소에 따른 시장 규모 축소에 힘들어하는 아동복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제 더 이상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출 수가 없다. 작년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올해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강한 브랜드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패션비즈 2018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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