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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Interview >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Monday, Jan. 1, 2018 |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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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간 소싱에 투자, SPA 시스템 구축
‘뚝심 경영’으로 1조 기업 일궜다




올겨울 패션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평창 롱패딩’! 거위 솜털(80%)과 깃털(20%)로 제작된 구스 다운 롱패딩이 14만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나오자 소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었고 3만장이 순식간에 완판됐다. SNS를 통해 가성비 높은 패딩을 만든 회사가 신성통상이라고 알려지면서 주가까지 급등하는 효과를 봤다. 지난 10년 동안 미얀마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소싱력 강화에 집중 투자해 온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의 안목이 마침내 빛을 발휘한 셈이다.  

이에 대해 염 회장은 평창 롱패딩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롯데백화점이 기획한 것이고 신성통상은 OEM 생산만 맡았기 때문에 자신이 주목받을 이유가 없다며 평정심을 유지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생산회사까지 파헤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평창’이라는 특수성, 한정판이라는 희소성 외에도 무엇보다 뛰어난 가성비에 열광했다는 증거다.

비슷한 품질의 상품이 현재 시장에서 2배 이상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신성통상은 소비자들에게 품질 대비 가격 만족도를 준 회사로 알려지면서 덩달아 「탑텐」 「폴햄」 등의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체적인 소싱력을 키우는 데 과감하게 투자해 온 염 회장의 숨은 노력들이 이번 평창 롱패딩 히트로 결실을 맺은 것은 분명하다.  



‘평창 롱패딩’ 특수 타고 신성통상 주가 급등

본질에 충실한,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만들면 소비자들이 언젠가는 알아 줄 거라 믿었다는 염 회장은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로 다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성공 스토리는 이제 첫 페이지를 쓰고 있다.

염 회장은 2012년 「탑텐」을 론칭할 당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밀려들어 오는데 무방비 상태로 주도권을 뺏길 수는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유니클로」의 대항마를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로 내놓은 브랜드가 「탑텐」이다. 그렇지만 국내 매출만 1조원을 돌파한 「유니클로」에 맞서기엔 「탑텐」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다음 염 회장이 머리를 짜낸 전략이 자사의 모든 브랜드가 각 조닝에서 「유니클로」를 이겨 보자는 것이다. 「지오지아」 「앤드지」 「올젠」 등 남성복과 「탑텐」 「폴햄」 「프로젝트엠」 등 캐주얼이 동시에 「유니클로」를 상대하겠다는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혔다. 셔츠, 팬츠, 재킷 등 남성복에 강한 신성통상의 제품은 가성비 높은 상품력에 패션성까지 겸비해 승산이 있었다.  

작년 「탑텐」 흑자 전환, “게임은 이제부터!”

캐주얼 브랜드들도 티셔츠, 셔츠류, 진 등에서 「유니클로」가 취약한 트렌디 아이템을 발 빠르게 공급하며 틈새의 틈새를 뚫고 들어갔다. 롱패딩의 경우도 국내시장을 뜨겁게 달군 잇 아이템이지만 「유니클로」에는 없는 상품이다. 한국만의 날씨와 트렌드를 따라갈 수 없는 글로벌 브랜드의 한계성을 염 회장은 꿰뚫고 그 부분을 더 강화해 가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론칭한 지 5년 만인 지난해 「탑텐」이 흑자전환을 했다며 기뻐한 염 회장은 “우리같이 하드웨어를 갖춘 기업은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운 케이스”라며 “보통 제조업체들이 니트면 니트, 우븐이면 우븐, 다이마루면 다이마루 한 가지에 특화돼 있다면 우리는 셔츠, 니트, 팬츠, 우븐 등 모든 아이템의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는 데다 이제는 안정화돼 있기 때문에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누구보다 앞설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 남성 슈트 라인만 추가하면 신성통상 전 브랜드의 생산을 아우르는 공장을 갖게 된다. 지난해부터 아동복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신성통상은 「폴햄키즈」 「탑텐키즈」 역시 미얀마 소싱 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전 브랜드의 소재와 부자재 통합 구매로 비용을 절감하고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면서 또 한 번 비용을 절감하기 때문에 현재 신성통상의 모든 브랜드는 동업계에서 가장 싸게 잘 만드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니트, 스웨터, 셔츠, 팬츠 등 전 생산 라인 갖춰

“캐주얼, 남성복, 아동복 3가지에 집중해 빅 브랜드를 키우겠습니다. 여성복, 아웃도어는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그건 더 잘하는 기업에서 해야 할 몫이겠죠. 저는 제가 잘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패션기업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매출 얼마에, 글로벌 컴퍼니가 되겠다 등등 비전을 말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제조에서 패션을 성공시킨 최초의 기업인이 되고자 합니다.”

스스로 제조 전문가라고 말하는 염태순 회장은 서강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에서 수출 업무를 담당하다가 1983년 가방 제조 수출업체인 가나안을 창업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제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온 것이다. 가나안은 「노스페이스」 「컬럼비아」 등 아웃도어 브랜드를 비롯해 「아디다스」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의 가방 OEM회사로 승승장구했다.

수출 위주였던 가나안은 IMF 외환위기 때 오히려 환차익으로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가방을 생산해오다 토종 브랜드 「아이찜」을 출시해 당시 최고 유행이었던 「이스트팩」을 누르고 10대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학생가방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캐주얼 남성복 아동복 집중, 최고의 패션기업

그가 본격적으로 패션업에 발을 디딘 것은 2002년 부도가 난 대우 계열사, 신성통상과 하이파이브를 인수하면서부터다. 니트 주력의 수출기업으로 명성을 쌓아 왔던 신성통상을 품에 안으면서 내수와 수출을 오가며 패션을 공부할 수 있었다.

「아베크롬비&피치」 「갭」 「올드네이비」 등과 거래하는 것 자체가 글로벌 트렌드를 습득하는 시간이었고, 이를 내수에 접목하면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염 회장이 야심 차게 선보였던 몇몇 브랜드는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지오지아」 「폴햄」 등 15~20여년간 롱런한 브랜드를 키워 내며 수출 포함 1조원 규모의 중견 패션기업을 일궜다.

염 회장이 수출에서 쌓아 온 방대한 데이터를 내수에 잘 활용할 방법을 연구하고, 하드웨어(생산 라인) 구축에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R&D)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던 ‘뚝심 경영’이 현재의 신성통상을 일으킨 최고의 경쟁력이지 않을까.  

가방 OEM에서 신성통상 인수 패션 컴퍼니!

염 회장은 신성통상을 인수한 당시에는 경영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의 방향성만 점검하는 정도였다. 그는 패션사업은 전문가들에게 맡겨 두고 자신은 제조에 더 신경을 썼다. 미얀마에 공장을 설립한 이후 인근의 몇몇 공장을 인수하면서 차근차근 생산 캐파를 늘려 왔다.

자가 공장을 활용해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일념을 갖고 니트에서 셔츠, 팬츠, 우븐까지 아이템을 추가하면서 미얀마에서 알아 주는 의류 공장으로 거듭났다.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 마는 끈질긴 근성으로 신성통상의 밑거름이 된 생산 라인을 탄탄하게 구축한 것이다.

현재 신성통상은 미얀마에 4개의 생산공장이 있다. 1공장은 아우터와 다운 점퍼, 2공장은 팬츠, 3공장은 셔츠, 4공장은 니트 생산을 위해 각각 가동하고 있다. 1만명이 넘는 생산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슈트 공장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그리고 해외 진출을 대비해 생산 캐파를 늘려 나갈 계획도 있다.

수출서 쌓은 노하우 내수 접목 ‘강력한 시너지’

염 회장이 패션사업에 직접 참여한 것은 「탑텐」을 론칭하면서부터다. 기획 단계서부터 브랜드 설계를 함께한 염 회장은 「탑텐」을 통해 패션사업에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글로벌 SPA에 대응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덤볐던 것이 문제였을까.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는 가운데 「탑텐」이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자 그는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신성통상을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았다.

배포가 크고 강한 추진력이 강점인 염 회장의 리더십은 금세 브랜드별 사업부장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패션사업을 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아 서툴다고 뒷걸음질치면서 직원들을 통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머러스한 입담과 격의 없는 태도로 젊은 직원들과 융화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진지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으며 회사 분위기를 경직되지 않게 이끌어 가고 있다.

아랫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염 회장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격하게 변하는 지금 시대에, 신구의 조화는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중요한 일”이라며 “기성세대들이 군림하는 기업은 안정적일지는 몰라도 미래가 불확실하다. 젊은 친구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패 두렵지 않다! 시행착오 겪은 기업 더 단단

권위적인 리더보다는 친근하고 편안한 대표가 되고 싶은 그다. 직원들과의 식사 자리를 자주 만들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다 보면 골치 아팠던 일들도 술술 풀리는 경우가 되레 있다. 염 회장은 올해는 새로운 기회를 여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탑텐」의 흑자전환으로 사내 분위기가 살아났고, 그 역시 자신감과 의욕이 차 올랐다.

여세를 몰아 올해는 좀 더 강력하게 신성통상의 파워를 보여 주고자 한다. 거창하게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은 딱 질색이라는 염 회장은 현실적인 목표를 갖고 각 브랜드가 골고루 성장하는 2018년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해 맨파워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인 만큼 올해는 그 결과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작년 초 신성통상에 합류한 김유림 부사장은 현재 「탑텐」 사업본부장과 R&D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다. 리앤펑 출신의 김 부사장은 글로벌 대형 브랜드의 기획을 주도했던 인물로 기획, 생산 등의 오랜 경험이 있는 실력파다.  

패션 경영 5년째, 부족하기 때문에 배우며 일해

R&D센터는 염 회장이 선진화된 패션기업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중요한 부서다. 매출 주력 아이템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시스템화한 것이다. 셔츠, 니트, 스웨터, 데님, 팬츠 5가지 품목은 R&D센터를 통해 현재 각 브랜드사업부에 공급하고 있다.

원단 구입부터 봉제까지 통합 소싱으로 이뤄져 경쟁 브랜드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에 출시, 판매율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여타 브랜드들이 이너 아이템은 프로모션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성통상은 자체적으로 소화해 매출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남성복사업부에도 변화가 많았다. 기존에 브랜드사업부였던 조직을 정장 부문과 캐주얼 부문으로 나누고, 부문별 전문성을 높이도록 개편했다. 남성복은 서로 겹치는 상품 라인을 최소화하고 유통망에서도 중복되지 않도록 해 카니벌라이제이션을 막는 차원도 있다.

에이션패션의 「폴햄」은 지난해 독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캐주얼마켓을 장악했다. 로드숍 일부를 정리하고 복합쇼핑몰에 대형 매장을 여는 등 유통의 변화를 준 것이 주효했으며 시즌별 히트 아이템이 분명했다.  

“우리의 내수시장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구 대비 패션 규모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또 국민이 패션을 좋아하고 유행을 따라가는 습성이 있어 의류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재밌는 거죠. 의식주와 관련된 사업은 아무리 다른 산업이 발달해도 쉽게 쓰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옷을 입지 않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저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치고 들어와도 우리 브랜드가 설 땅은 반드시 있다고 믿고, 가능하면 제가 그 길을 닦아 가고 싶습니다.”

국내 패션시장 작지 않다, NB 설 땅 만들어야

그는 패션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몸으로 부딪치며 일을 배웠다. 그래서 여느 패션기업 오너들보다 실무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 패션을 어렵게 접근하지 않고 단순하고 명쾌하게 풀어 나가는 것이 염 회장의 철학인 것 같다. 품질은 좋고 가격은 싸게, 평상시 우리가 주로 입는 옷을 만들자는 등 본질적인 것을 충족한 것이 신성통상의 파워가 됐다.

해외 브랜드 수입은 고사하고 토종 브랜드로만 회사를 일군 것도 염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발휘된 결과다. 우리 브랜드가 잘돼야 패션산업이 발전하고, 나아가 우리가 해외시장까지 뻗어 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논리다.

이렇게 나름의 철학을 갖고 한 우물을 판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은 현재 생산 소싱력에서는 국내 최고가 됐고, 매출 볼륨에서도 손꼽히는 기업을 만들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재차 강조한 염 회장의 2018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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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 2018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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