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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담은 홈 패션 「딜란앤유」 탄생

Monday, Dec. 11, 2017 | 박한나 기자, h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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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딜란’ × 패브릭 전문 ‘유앤어스’



흥미로운 콜래보레이션이 탄생했다. 20년간 유수의 원단 브랜드를 수입해 온 유앤어스(대표 백명주)가 유명 빈티지 백 디자이너 딜란(류은영)과 손잡았다. 이들은 올 연말을 앞두고 새로운 홈 패션 브랜드 「딜란앤유(DYLAN & Y.U」를 론칭했다. 유앤어스는 수입 원단을 제공하고, 딜란 디자이너는 그녀가 세계 곳곳에서 발굴한 빈티지 오브제를 활용해 색다른 홈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킨다.

유앤어스는 수입 패브릭 브랜드 에이전트이자 공간 전체를 인테리어해 주는 리빙 큐레이션업체다. 백명주 유앤어스 대표는 그동안 목적에 맞게 사용하고 남은 1~2야드의 원단이나 작은 조각들을 버리면서 항상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 자체로는 새것이지만 커튼이나 가구를 덮기에는 애매한 사이즈로 남아 버리곤 했다. 그런 자투리 원단에 대다수는 관심이 없었지만, 우리나라에 수입 패브릭 브랜드가 전무하던 시절부터 좋은 브랜드라면 어디든 쫓아가던 그녀는 달랐다.

그 자체로 새로운 영감을 주는 이 조각들을 보면 가슴이 뛰었고 어떻게 살릴지 늘 고민했다. 그러던 올가을, 좋은 원단으로 커튼을 만들고 싶었던 딜란이 유앤어스 매장에 찾아왔을 때, 백 대표는 바로 그녀를 알아보았다. 평소 딜란의 빈티지 & 아트 작업을 유심히 보던 백 대표가 그 자리에서 콜래보레이션으로 홈 패션 브랜드를 해 보자고 제안했다.

20년간 원단시장 책임진 ‘유앤어스’의 외도(?)

자연스러운 멋이 있는 빈티지 조각들을 모아 새롭게 탄생시킨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뜻이 통했다. 끝내주는 추진력을 가진 두 대표가 만난 결과, 한 달 만에 「딜란앤유」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빈티지, 아티스틱, 실용적인 특성을 갖춘 하이엔드 브랜드다. 「데다」 「치머앤드로드」 「냐노르디스카」 「크라벳」 등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꿈꾸는 원단 브랜드가 바탕이 될 뿐 아니라, 이를 재조합하는 이의 손맛이 남다르다.

딜란은 누구나 아는 럭셔리백이라도 전 세계에서 공수한 빈티지 아트피스, 엠블럼 장식을 더해 하나밖에 없는 가방으로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빈티지 백 브랜드 「히스토리바이딜란(History by Dylan)(이하 딜란)」의 디자이너 딜란의 작업은 1980년대 「샤넬」 가방에 1950년대 테이프와 1930년대 펜던트를 연결해서 새로운 가방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그렇게 하면 오랜 시간 길이 들어 멋스러운 빈티지와 지금 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디자인 요소가 더해져 완전히 새로운 가방이 된다. 물건의 특성상 홀세일로만 진행하고, 3개만 사도 1만달러(약 1000만원)가 훌쩍 넘어 바이어 입장에서 꽤나 부담스러운 브랜드임에도 파리, 홍콩, 일본 등의 하이엔드 편집숍과 10년 이상 활발히 거래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전시를 했다 하면 빈티지 샤넬 백 십여 개가 몽땅 팔린다.

최고의 원단 회사 × 빈티지 아티스트 멋진 만남

다만 그녀가 내놓는 아름다운 작품에 감탄하는 이로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가격대다. 그냥 빈티지가 아닌 빈티지 럭셔리 백인 만큼 대중적으로 확장되기에는 가격대가 높은 것. 반면 유앤어스와 함께 만든 홈 패션 브랜드 「딜란앤유」에서는 쿠션 20만원대, 가죽 스툴 70만~80만원대로 내놓고 있다. 현재 가죽 쿠션, 방석, 스툴이 대표 품목인데 여분의 원단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단순 재활용의 개념이 아닌, 시각적으로 아름다우면서 새롭고 독특한 것을 만들어 내기 때문.

지난 10월 브랜드를 론칭해 바로 기존 「딜란」 백의 판매처였던 ‘텐꼬르소꼬모(이하 10CC)’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10CC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리오더가 들어왔다. 사실 같은 물건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리오더가 어려운데 ‘10CC’의 구매자들은 그런 희소성 때문에 더욱 나만을 위해 선물로 제작된 물건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전했다.

「딜란앤유」는 방석 등 가볍지만 하나만 놓아도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아이템 위주로 크리스마스 기프트 컬렉션도 구상 중이다. 「딜란」과 유앤어스가 홈 패션을 도약의 무대로 삼은 데는 이유가 있다. 패션으로 치면 「H&M」과 「에르메스」 사이에 중고가시장이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 5대 홈 패션 브랜드 등 소비자의 선택지는 매우 좁은데, 만약 조금이라도 독특하고 좋은 것을 사려면 몇 배를 호가하는 명품 가격대밖에 없다.



중가 유니크 브랜드 없는 홈 패션시장 청량제

물건의 원가보다는 시장이 다양하게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적어 이런 물건의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서 「딜란앤유」는 적정한 가격대로 하이엔드 감각이 담긴 좋은 물건을 원하는 이들을 매료시킬 만한 상품을 제시한다. 특히 커머셜한 상품뿐 아니라 예술적인 감성을 담은 물건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꼭 맘에 들어 할 법하다.

각 회사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기회다. 「딜란」은 이번 유앤어스와 함께 만든 홈 패션 브랜드를 기점으로 빈티지백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딜란」의 작업물에 아름다움을 느낀 이들은 많았지만 기존에 없던 분야다 보니 이를 어떻게 활용해 확장할 수 있을지는 답을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홈 패션이라는 이종 업계와도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것을 상품으로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앤어스 역시 기존의 부자재 판매, 홈 큐레이션 작업과는 또 다른 차원의 사업으로 브랜딩을 한 차례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딜란앤유」의 쿠션에 쓰인 남다른 원단의 퀄리티를 보고 역으로 유앤어스를 찾는 이들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하이엔드 브랜드 못지않아, 10CC서 리오더

이 둘의 만남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빈티지+아트+실용성’의 키워드가 꼭 맞게 조합된 새로운 하이엔드시장이 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소품종을 대량생산해 브랜딩을 하고 배수를 잔뜩 붙여 백화점에서 팔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수많은 스타일 수를 내놓으면서 나름의 희소성을 주는 글로벌 SPA 「자라」와 나만 아는 디자이너 브랜드, 감각이 돋보이는 편집숍이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 오는 시대에는 「딜란앤유」와 같은 브랜드가 ‘포스트럭셔리’로 제시되지 않을까? 점점 빠르게 트렌드가 바뀌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에게 대량생산된 물건만으로는 감동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빈티지와 트렌드이 한데 섞인 이 장르는 가방, 의류, 홈 패션 등 영역을 넘나들 것으로 보인다. 빛이 번쩍번쩍 날 정도로 깨끗한 새 물건, 특별한 디자인을 갖고 있는 고가의 한정판 등을 모두 써 보다 돌아오는 귀착점이 ‘빈티지’이기 때문이다.

「딜란」이 만드는 빈티지하면서도 예술적인 가방 역시 패션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는 누가 고객이 될지 의문을 품은 시선이 있었지만 어느새 브랜드의 가치를 아는 이들이 많다. 홍콩 레인크로퍼드 등에서 독점으로 판매되고, 국내에서도 ‘텐꼬르소꼬모’ ‘분더샵’ ‘엘리든엣에비뉴엘’ 등 주요 하이엔드 편집숍 다수에 입점해 새로운 시장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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