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데가르송」 ~ 「아디다스」 세계는 커스터마이즈 패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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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9.21조회수 12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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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리 원 상품’ 트렌드 뜬다
    * 커스터마이즈(Costomise) : 이용자가 사용 방법과 기호에 맞추어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설정하거나 기능을 변경하는 것. 자신의 취향에 맞춘 개조된 특별 주문을 의미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회고전이 한창인 「꼼데가르송」은 작년 말 도쿄 아오야마점에서 「꼼데가르송」의 지난 컬렉션 룩을 주문할 수 있는 ‘리컬렉션’ 이벤트를 개최했다. 2000년 이후 발표된 컬렉션 중 선별된 5시즌의 가봉된 8개 룩이 아오야마 매장 입구에 전시됐고, 고객의 사이즈와 취향 등을 반영한 오더 이벤트로 「꼼데가르송」의 지난 컬렉션이 새롭게 부활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컬렉션이 쏟아지는 패션계에서 「꼼데가르송」의 이러한 오더 이벤트는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로 특히 주목할 만하다. 반짝 유행하고 사라지는 단발적이고 획일적인 디자인이 창궐하는 가운데 자신의 개성을 담은 ‘단 하나뿐인’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간편해진 ‘커스터마이즈’로 이런 소비자 니즈를 파고드는 움직임이 부상한다.

    Gucci DIY, make it mine, CUSTOMIUZATION. 말 그대로 세계는 지금 커스터마이즈 열풍이다. 최근 디자이너 컬렉션에서 개개인을 의식한 프레젠테이션과 커스터마이즈를 제안하는 브랜드가 증가하고 있다. 「펜디」의 ‘스트랩유’를 시작으로 「마르니」 「루이비통」 「랄프로렌」 「발렌티노」까지 가방을 드레스업할 수 있는 다양한 스트랩을 제안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펜디」 ‘스트랩유’ 이어 「마르니」 「루이비통」도

    자수, 스터드, 퍼 장식은 물론 패치, 참(charm)을 더하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색다른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한층 더 나아가 「구치」 도쿄 아오야마 매장에서는 지난 2월부터 커스터마이즈 프로그램인 ‘구치 DIY’를 시작했다. 구치 DIY는 밀라노 몬테나폴레오네 거리(Via Montenapoleone)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두 번째로 아오야마점에서 실시하는 것이다.

    2층 전체를 커스터마이즈 전용 플로어로 리뉴얼해 핸드백, 슈즈, 웨어에 이르기까지 소재, 색상, 자수 등을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게 했다. 「케이트스페이드뉴욕」은 세계 최초로 일본에서 퍼스널라이제이션 프로그램인 ‘메이크 잇 마인(make it mine)’을 실시해 본격적으로 커스터마이즈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이런 일련의 커스터마이즈 프로젝트 중 단연 화제가 된 것은 「발렌시아가」의 커스텀 메이드 티셔츠였다. 파리의 편집매장 콜레트(Colette)는 브랜드 릴레이 행사의 첫 번째 협업 대상으로 「발렌시아가」를 선택했고 지난 6월19일부터 8월5일까지 2층 전체를 콜레트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발렌시아가」의 익스클루시브 아이템으로 채웠다.



    「케이트스페이드뉴욕」 ‘메이크 잇 마인’ 실시

    그중 900장 한정으로 고객이 직접 터치 스크린에서 고른 이미지, 로고를 디지털 프린터기로 티셔츠에 프린트하는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고, 세계에서 단 한 장뿐인 ‘마이 「발렌시아가」’를 소장하려는 사람들로 콜레트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커스터마이징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런 화제성을 이용해 최근 많은 팝업 스토어에서 커스터마이즈 이벤트를 개최하는 추세다. 이런 이벤트는 많은 재고를 확보해 두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 작은 공간의 팝업 매장에서도 충분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본 브랜드 「민트디자인즈(mintdesigns)」는 작년 신주쿠 이세탄백화점에서 팝업 매장을 열어 소재, 색상, 부속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세미오더 실시했다. 「뷰티플피플(beautiful people)」은 작년 7월 한 달간 오사카 우메다 한큐백화점에서 인기 아이템인 가죽 재킷의 스터드 커스터마이즈 수주회를 개최해 라펠, 소매, 액션 플리트, 포켓 부분 등의 스터드 장식 위치와 스터드 종류를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게 했다.

    팝업 매장, 커스터마이즈 이용해 화제 몰이

    「프라다」는 작년 5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약 3달간 홋카이도, 나고야,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 고베 등 전국 「프라다」 매장에서 순차적으로 레이스 업 슈즈의 메이드 투 오더 서비스를 실시했다. 원톤 컬러 타입, 3색 콤비네이션 타입, 레오파드 프린트 타입의 3가지 어퍼 디자인이 중심이다.

    이를 위해 브러시드 레더(brushed leather), 레오파드 패턴을 프린트한 헤어 카프(hair calf), 악어가죽, 비단뱀가죽 소재를 갖췄다. 아웃솔은 6가지 색상과 기존 3㎝ 높이의 굽에 기간 한정으로 6.5㎝ 버전이 더해졌다. 인솔에는 골드 이니셜 각인을 새기는 등 폭넓은 디자인의 커스터마이즈 서비스가 이뤄졌다.

    이런 단발적 이벤트뿐 아니라 커스터마이즈 자체를 콘셉트로 한 브랜드 또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덴마크발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는 긴자에 이어 도쿄의 두 번째 노면점을 작년 5월 오모테산도에 오픈했다.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는 700여종류의 팔찌 참을 중심으로 피어스, 목걸이, 반지 등의 상품을 갖췄다.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대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판도라」의 액세서리가 인기를 모아 전 세계 90여개국의 약 9300개 매장으로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안야힌드마치」, 비스포크 브랜드 인기 상승

    「안야힌드마치(Anya Hindmarch)」는 도쿄 아오야마 플래그십 스토어 2층을 비스포크(bespoke) 전문 플로어로 리뉴얼 오픈했다. 소재, 색상, 사이즈는 물론 스트랩, 패치, 키링과 같은 다양한 가방 장식 등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가 직접 ‘나만의 핸드백’을 연출할 수 있게 했다. 신설 플로어의 개설로 일부 상품에 그치던 비스포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해 소비자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뿐인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

    이렇듯 많은 브랜드와 점포가 커스터마이즈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높은 진입 장벽을 허물면서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갔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스니커즈를 고객이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온라인 커스터마이즈 서비스’를 실시해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매장에서 태블릿을 이용해 간편하게 주문을 할 수 있게 됐다.

    「나이키」의 온라인 커스텀 서비스인 ‘나이키 아이디(NIKEiD)’를 이용하거나 도쿄 하라주쿠와 기치조지, 오사카, 후쿠오카의 일부 매장에 설치된 나이키 아이디 스튜디오에서 직접 사이즈를 측정하고 샘플을 확인한 뒤 주문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유어 리복(Your Reebok), 마이 아디다스(mi adidas), 푸마 팩토리(PUMA FACTORY) 등 온라인 커스터마이즈 서비스는 이미 활성화돼 있다.

    ‘NIKEiD’ ‘유어 리복’ ‘마이 아디다스’ 등 활성화

    이 서비스를 통해 어퍼, 아웃솔의 컬러와 소재를 선택하고 이니셜을 새기는 등 세상에 하나뿐인 신발을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미 친숙하게 자리 잡았다. 「나이키」 조던, 에어맥스 시리즈는 물론 「리복」의 인스타 펌프 퓨리(INSTA PUMP FURY) 등의 인기 모델 커스텀 또한 가능해 스니커즈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다.

    시계 또한 퍼스널라이제이션 수요가 확대되며 시곗줄뿐만 아니라 버클, 시계 본체까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단히 커스텀 가능한 시계가 출시된다. 「불가리」의 뱀을 모티프로 한 대표적인 세르펜티(SERPENTI) 컬렉션 신작 ‘세르펜티 스킨 워치’가 지난 5월부터 판매되면서 케이스와 다이얼, 스트랩을 선택하고 케이스 백에 각인을 새길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불가리」는 커스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불가리 긴자 타워와 힐튼 프라자 오사카점에서 태블릿 단말기를 통해 주문이 가능해졌고, 선택에 따라 440만~1100만원(세금 별도)의 가격대를 이룬다.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는 지난 3월 시계 디자인을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는 서비스인 ‘티파니 워치 퍼스널라이제이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젊은층 공략, 오더 슈트의 새로운 시대 도래!

    ‘티파니 워치 퍼스널라이제이션 프로그램’은 뉴욕 5번가에 있는 티파니 본점과 도쿄 긴자 본점 2곳에서만 실시되는 것으로 「티파니」 CT60 모델을 대상으로 2720종류의 디자인을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다.

    오더 슈트의 개념 또한 크게 바뀌고 있다. 오더 슈트의 주요 고객층이던 50대 이상 이용객이 정년 퇴직으로 그 수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30~40대 남성 고객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용객 폭이 넓어짐에 따라 사이즈 보정뿐만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타일의 오더 슈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30~40대 남성층의 오더 슈트, 셔츠의 수요가 전체 신사복 슈트 매출의 30~40%를 차지하면서 각 백화점, 전문점은 오더 전문 매장을 발 빠르게 신설해 고객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이세탄 신주쿠 본점 맨즈관 5층에 위치한 오더 슈트 매장은 3년 전 리뉴얼 이후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노점포부터 신인 테일러까지 국내외 21개 테일러 매장을 갖추고 다양한 커스터마이즈에 대응한다. 해외 테일러가 일본을 방문해 매장에서 수주회를 열어 고객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세탄 신주쿠 본점 맨즈관, 테일러 매장 21개

    또한 리뉴얼 이후 이세탄은 스타일 제안에 가장 힘을 실었다. 매장 중앙에 8개 토르소를 둬 시즌 트렌드나 브랜드별 완성 이미지를 알기 쉽게 했다. 스타일 제안과 함께 고객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 연출에도 주력했다. 영화 상영과 더불어 신사복 사진으로 장식한 바 카운터를 설치해 고객의 착용 용도, 일, 취미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같은 5층의 해외 브랜드 매장에서 슈트, 재킷, 팬츠 등의 기성품을 구매하는 고객층과 오더 슈트 매장 이용객층이 같아졌고, 젊은층의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20대 판매원을 늘려 젊은 고객과 같은 감성을 공유하고 함께 옷을 만들어 가는 즐거움을 전해 재방문을 도모한다.

    오사카 한큐 맨즈는 테마별, 상황별 슈트 스타일을 대폭 확대했다. 스타일이 슈트를 만드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고 보고, 지금까지 한 공장에서 봉제하던 것을 2015년 가을부터 스탠더드, 브리티시, 이탈리아 모드 등 스타일별로 전용 봉제 공장을 나눠 공장마다 다른 스타일을 제안한다. 전문성 높은 테일러 브랜드도 강화했다. 또한 젊은 세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30대 신규 고객 확보를 목표로 젋은 오더 전문직을 대거 채용했다.

    한큐 맨즈 이어 ‘다카시마야 스타일 오더 살롱’도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올가을 신사복 이지 오더 편집매장 ‘다카시마야 스타일 오더 살롱’을 오픈한다. 완성된 스타일을 보여 주는 VMD와 개방적인 매장은 기존의 매장과 다른 콘셉트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자 한다. 고객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백화점 오더 메이드 시장에서 30~40대 신규 고객 개척을 노린다.

    오더 메이드는 고객이 직접 소재, 디자인 등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신설되는 매장에서는 고객이 쉽게 주문할 수 있도록 네오클라시코, 클라시코, 브리티시 모드의 3가지 스타일을 기본으로 제안한다. 패션 디렉터 요시마사 호시바에 의해 슈트 생산은 미유키케오리(Miyukikeori Co., Ltd)와 협업한다.

    슈트지는 400종류의 패턴을 준비해 49만원부터의 가격대를 설정했다. 커스텀은 슈트뿐만 아니라 구두, 잡화까지 함께 제안한다. 셔츠는 300종류의 소재로 9만원대부터, 넥타이는 50종류로 10만원부터 제안해 높은 가성비로 커스텀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한다. 1호점은 다카시마야 오사카점 5층에 9월 초 오픈하고, 내년 봄부터 대형 백화점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슈트뿐 아니라 셔츠, 넥타이, 구두, 가방도 제안

    풍부한 소비 경험과 지식으로 취향이 확실해진 성숙한 소비자는 상품은 넘쳐나지만 원하는 물건을 찾지 못하자 공급자의 제안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아이템을 스스로 찾아 나서게 됐다.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아이템을 선택, 개량해 나가며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렇듯 최근의 커스터마이즈 열풍은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커스터마이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를 위한 상품에 대한 욕구를 실현시키고, 직접 고른 재료로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재미와 경험, 추억을 함께 줄 수 있다.

    기존의 커스터마이즈는 대기 시간이 길고 가격이 비싸며 완성품의 모습을 예상하기 어려워 소비자가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점들을 개선하며 문턱을 낮춰 커스터마이즈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 신규 고객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패션비즈 2017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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