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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 110개점 시대, 과연?

Monday, July 3, 2017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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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숫자 훌쩍 넘어선 무한경쟁 ~



국내 아울렛 점포 수가 마침내 110개를 찍었다. 프리미엄아울렛부터 시티아울렛, 팩토리아울렛에 이르기까지 규모와 MD에 따라 포지셔닝이 제각각 다르지만 지금 전국 상권에는 아울렛이 넘쳐난다. 최근에는 아울렛과 쇼핑몰의 장점을 각각 결합한 유통 형태까지 속속 등장하는 등 한 달에 하나씩은 대규모 아울렛이 문을 여는 분위기다.

‘아울렛 110개점 시대’는 빅3 유통이 본격적으로 아울렛 사업에 뛰어든 지 불과 5년 만에 일궈 낸 성과(?)다. 국내 아울렛 유통은 이랜드리테일(대표 정성관 · 김연배)에 의해 시작됐다. 이 회사는 1994년 ‘2001아울렛’ 당산점 오픈을 계기로 아울렛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 전국 50개의 최다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뒤를 이어 롯데백화점(대표 강희태)이 총 20개의 아울렛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아울렛사업에 뛰어든 지 불과 5년 만에 파주, 이천, 김해, 광명, 동부산 등 5개 지역에 프리미엄아울렛 5개를 확보했고, 인천과 가산에서는 2년 차 이상 재고를 파는 팩토리아울렛을 선보였다. 향후 출점 예정인 점포들도 줄줄이 아울렛으로 계획하고 있어 조만간 롯데가 운영하고 있는 백화점 수 33개를 넘어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렛 숫자, 백화점 수 70개보다 많은 공급 과잉
빅3 중 가장 후발주자로 뛰어든 현대백화점(대표 박동운)은 최근 오픈한 현대시티아울렛몰 가든파이브점 포함 5개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는 김포와 송도의 2개 프리미엄아울렛과 가산점, 동대문점, 가든파이브점 등 3개의 시티아울렛을 확보했다.

신세계는 합작 계열사인 신세계사이먼(대표 조병하)을 통해 총 4개의 프리미엄아울렛을 가동하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여주, 파주, 부산 그리고 올해 4월 문을 연 시흥점에 이르기까지 해외 브랜드와 국내 A급 로컬 브랜드의 1년 차 이월재고를 정상매장 버금가는 인테리어와 VMD로 접객하고 있어 아울렛 업태의 본질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중견 유통 기업들의 행보도 아울렛에 집중돼 있다. 올해 들어 오픈한 6개의 대형 유통점 가운데 인천 송도에 들어선 ‘트리플스트리트’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역시 아울렛이다. LF네트웍스(대표 김유일)의 LF스퀘어 광양점은 쇼핑몰에 아울렛의 기능을 담았고, 모다아울렛(대표 박칠봉)은 이 회사의 14번째 아울렛으로 순천점을 선보였다. 조만간 15호점 남양주점 오픈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대구백화점(회장 구정모)도 아울렛 업태에 뛰어들어 대구 도심에 첫 대백아울렛을 오픈했다.

이랜드 50개, 롯데 20개, 현대 5개, 신세계 4개 운영
이제 아울렛 점포 수는 국내 백화점 숫자 70여개를 훌쩍 뛰어넘는 상황까지 도달했다. 이월재고를 파는 아울렛경우 정상판매 공간인 백화점의 20~30% 비중일 때 이상적인 만큼 지금의 상태는 무려 90개 넘게 초과된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보조기능이 아닌 하나의 유통 채널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콩나물시루’처럼 전국 상권에 빼곡하게 아울렛이 들어서다 보니 패션유통 시장의 질서를 붕괴시키는 여러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원래 아울렛 업태의 성격은 정상매장에서 팔다 남은 1년 차 재고나 신상품에서 일부 하자가 있는 상품을 정상매장 수준의 환경에서 할인 판매하는 것이다. 브랜드별 편차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40~50% 수준의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패션 기업들은 팔다 남은 재고를 소진할 수 있고, 소비자는 1년 지난 재고이고 일부 결품이나 하자가 있더라도 유명 브랜드 제품을 큰 폭의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어 모두가 윈윈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아울렛 과잉, 패션·유통산업 생태계 뿌리째 흔들어
아울렛을 개발하는 리테일러 역시 도심에 짓는 고비용 구조의 백화점과 달리 외곽 상권에 아울렛을 짓고 투자비용을 줄여 10~20%대의 임대 수수료를 받고도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짜여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울렛이 난개발되고 무한경쟁 체제에 들어서면서 이상적인 윈윈 구조가 붕괴하고 패션 유통 산업의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과잉 출점으로 재고 공급량이 부족하자 신상품 출하 한 달 만에 아울렛으로 물량이 넘어오기 일쑤다. 대형마트를 1차 유통채널로 가져가는 브랜드들은 출시 6개월만에 아울렛으로 물량을 넘기는 분위기다. 이월재고 물량 중 사이즈가 깨진 인기 상품의 경우 비축해 둔 원부자재로 추가 상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은 이제 국내 패션 기업들의 핵심 전략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장기불황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백화점이 아닌 아울렛으로 몰리자 정상매장은 안테나숍으로 전락했고 아울렛에서 어떻게 하면 매출을 끌어올릴 것인가에 몰두하고 있는것이 패션 유통 산업의 현주소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아울렛이 급팽창을 거듭한 최근 5년 동안 대다수 패션 기업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본지 패션비즈가 국내 패션 리딩 기업 55개사를 대상으로 한 작년 경영성적표 조사에서 매출신장률은 0.6%에 불과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마이너스 신장, 적자 전환, 적자 지속 등을 나타냈다. 온라인과 모바일로 급속하게 쇼핑 환경이 바뀌는 것도 이유이지만 아울렛 확산에 따른 부작용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적자생존 무한경쟁 체제, 아울렛 MD 차별화 절실
이대로 가다간 모두 공멸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MLB」 「디스커버리」를 비롯 「라코스테」 「지프」 「시에로」 「캉골」 「데상트」 「만다리나덕」 등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도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조닝은 각각 다르지만 이들 브랜드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고객과의 ‘신뢰’ ‘신용’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부진상품 일지라도 시즌 신상품을 아울렛으로 넘기지 않으며, 전년도 인기 디자인을 아울렛용으로 새롭게 제작, 공급하지도 않는다. 캐시카우이자 시그니처 아이템인 경우는 오히려 아울렛 공급량을 차단하는 영민함도 보인다.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딩을 펼치며 정상매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다. 패션산업이 악순환의 늪에서 벗어나 선순환 구조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경영자층의 과감한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아울렛 110개 점포 시대의 유통 생태계 역시 무한경쟁 체제에 들어선 지금 매출 파워가 예전만 못하고 부실 점포도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동일 상권에 중복 출점이 이뤄진 경우 기존 아울렛 점포의 매출이 반 토막 나는 경우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점파워가 약한 리테일러 경우 패션 브랜드들의 재고 물량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빅3의 눈치때문에 점오픈을 '쉬쉬'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결국 아울렛 역시 차별화된 MD를 확보하느냐에 의해 성패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게 PB든 SB든 전략적 제휴든 간에 말이다.

**패션비즈 2017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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