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 「버밀란」 뉴 Biz 개척

    hyo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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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3.14조회수 8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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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죽 전문 브랜드… 아트 콜래보로 상승세



    토리(대표 안영성)의 디자이너 잡화 브랜드 「버밀란」은 패션계보단 문화예술계에서 더 유명한 라이징 스타다. ‘빈센트 반 고흐전’에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전’까지, 굵직굵직한 거장들의 전시와 협업한 기념품을 선보였다. 빅토리가 뛰어들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전시관 아트 스토어의 경우 작품과 연관성이 없는 아이템이 구성돼 있거나 전시 주제에 맞춰 제작한 상품도 자석, 머그컵 등 한정된 카테고리에 지나지 않았다. 이 회사는 그런 패러다임을 깨고 전시의 의미를 더하면서도 실용성까지 갖춘 상품을 제안해 니치 마켓을 공략했다.

    빈센트 반 고흐전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인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꽃 피는 아몬드 나무’ 등 명화를 프린트한 에코백과 카드지갑을 제작했다. 이번 구스타프 클림트전에서는 ‘생명의 나무’ 일부를 키링과 포켓 카드지갑에 음각 처리한 콜래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였다. 전시의 감흥을 이어 가려는 전시객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에코백, 키링, 카드지갑 등 소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사실 기념품을 제작하는 일은 그리 수익성이 좋은 사업은 아니다. 그래서 기업형 브랜드에서는 애당초 시도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지도를 알려야 하는 디자이너 개인 브랜드에는 이름을 알릴 좋은 기회다. 오로지 기획력과 상품의 퀄리티만으로 승부할 수 있기 때문. 지난 2012년 론칭한 「버밀란」 역시 이를 통해 대대적인 매출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문화가 있는 가죽 전문 브랜드’라는 브랜딩에 성공했다.

    소장 가치와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버밀란」은 그림도 캔버스 위에 그려진다는 공통 분모에서 출발해 예술계와 인연을 맺게 됐다. 안영성 대표 겸 디렉터는 컬렉션을 내기 전 전시회를 즐겨 찾아다녔다. 원단의 색감과는 다를 수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물감의 색이 변하는 등 그림 속 풍부한 색감에서 컬러웨이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아트 콜래보를 한 반 고흐전에서는 고흐의 작품을 프린트한 캔버스 에코백과 PVC 카드지갑을 선보였다. 현재 「버밀란」의 모든 상품은 오일 프럽 등 내추럴 가죽을 사용하지만 콜래보 상품은 PVC를 사용했다. 안 대표는 “가죽에 프린트를 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염료가 화학성분이다 보니 화학 반응을 일으켜 의도한 색감이 나오지 않거든요”라고 설명했다. 클림트전 측에서도 프린트 상품을 원했지만 안영성 대표는 반대했다. 작품 전체에 무드를 형성하는 골드 색상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데 염색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는 “말 그대로 협업이지 외주 제작이나 ODM이 아니잖아요. 잡화 상품 제작에서는 그분들보다 제가 더 전문가이니 소신 있게 제 의견을 피력한 거죠”라고 말했다. 그림이 잘린다거나 색감이 조금이라도 달리 표현되는 등 작품이 훼손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미술계와 「버밀란」 측은 치열한 조율 과정을 거쳐 결국 완성도 높은 상품을 내놨다. PVC 소재에 작품의 일부를 음각 처리하고 스터드 장식을 활용해 골드 색감을 표현한 것.



    전시관은 고정 유통채널, 단독 판매도 OK
    이렇게 제작된 상품을 전시관에서 바로 판매된다. 전시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장 가치가 있는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수익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버밀란」 측에서도 손해 볼 것은 없다. 전시회 측이 전량 사입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없다. 게다가 전시가 끝난 이후에는 상품을 자체 유통망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

    두 번의 작업이 미술계에 알려지며 꾸준히 러브콜이 오지만 시즌 컬렉션에 집중하기 위해 정중히 사양했다. 예술계에서 「버밀란」을 찾는 것은 단순히 이전의 흥행 성공 때문만은 아니다. 가죽에 대한 전문성과 컬러의 민감성 면에서 안영성 대표를 따라올 자가 없기 때문이다.

    「버밀란」은 ‘가죽에 감성을 입히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처럼 천연가죽 중에서도 오일 함유량이 높아 손만 닿아도 흠이 나는 오일 프럽 가죽을 사용한다.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으로 사랑받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선호하지 않는다. 작은 스침에도 흔적이 남고 오래 사용할수록 손의 유분으로 인해 에이징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있지만 대중적으로 풀기엔 적합하지 않은 소재다.

    온라인 1개 채널서 월매출 1억원 기록
    그럼에도 ‘자기만의 색상’을 뜻하는 브랜드명과 철학에 따라 같은 지갑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상품이 되는 오일 프럽 가죽의 사용을 강행했다. 「버밀란」이라는 네이밍은 오렌지빛 레드 컬러의 ‘버밀리안(Vermilian)’이라는 색상에 안 대표의 성인 ‘안(An)’을 붙여 만들었다. 고대 중국에서 붉은 계열은 ‘변하지 않음’을 의미해 브랜드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표현했다.

    사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버밀란」은 20여곳의 온라인 편집숍 위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온라인 한 채널당 월
    1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에이랜드, 1300K 등에 오프라인 매장까지 구축하고 있다.




    mini interview
    안영성 l 「버밀란」 디렉터

    “?지갑부터 핸드백까지 토털 레더 브랜드로”


    “세뱃돈을 받아 꾸깃꾸깃 호주머니에 넣던 어린 시절부터, 첫 월급을 받아 ‘지갑 먼저 사야겠다’고 생각했던 사회초년생 시절까지. 가끔 지갑도 잃어버리기 일쑤인데, 지갑 한번 잃어버리면 우린 모든 걸 다 잃은 듯이 안타까워하죠. 지갑은 돈만 넣는 것이 아니라 내 소중한 추억, 시간, 손때까지도 담는 물건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내가 가진 모든 물건이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가죽으로 지갑을 만들기 시작했죠. 각각의 가죽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 그에 맞는 디자인을 하고, 유니크한 컬러를 더해 평생 함께할 수 있는 나만의 실용적인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 「버밀란」의 정신이자 저의 디자인 철학입니다.

    저와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다양한 분야와 콜래보레이션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사랑을 받게 됐고, 앞으로는 지갑뿐만 아니라 핸드백까지 출시할 계획입니다. 가죽에 관해서만큼은 전문가가 되고자 일본 가죽 공장 시찰도 예정 중입니다.”

    Profile
    2009년 빅토리 설립
    2012년 「버밀란」 론칭(백팩, 숄더백 출시)
    2013년 천연 소가죽 제품 라인업(지갑, 미니백, 카드지갑, 벨트 등)


    **패션비즈 2017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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