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에프앤에프 대표
    시대의 가치 담아 뉴 마켓 개척... K패션 리더!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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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3.07조회수 13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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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천에 싸여 있는 큰 나무들…, 문 앞에 걸려 있는 한 장의 흑백 사진이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 사진은 크리스토프 와 장 클로드(Christoph et Jeanne Cluade) 부부의 작품으로 김창수 F&F 대표가 아끼는 사진 중 하나이다. “크리스토프는 건축물과 자연을 천으로 포장하죠. 저희는 사람을 포장합니다”라는 말에서 패션을 예술과 동급으로 끌어 올리려는 김창수 사장의 패션철학이 엿보인다.

    “어서 오세요~.” 활짝 핀 웃음으로 반기는 그의 입가에는 여전히 유쾌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소문난 패션계의 베스트 드레서이기도 한 김 대표는 브랜드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명쾌한 기준을 갖고 있다. “진리는 심플하고 뚜렷하죠. 그것을 머릿속에 갖고 시작하느냐 아니냐가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패션은 그 시대 사람들의 태도와 가치관을 옷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그 시대의 가치관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한다.

    가치에 이어 연이어진 한국인들의 생각에 대한 얘기들…. 그것이 바로 F&F의 스토리가 되고 있다. 한국 패션의 큰 흐름이 됐던 아웃도어 시장, 기존 아웃도어처럼 정통성과 역사는 제로인 상태에서 그는 어떻게 「디스커버리」를 내놓으며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을까. 그것도 이 시장의 수많은 골리앗을 상대로. 올해 3000억원대를 내다보는 「디스커버리」는 마치 인터스텔라처럼 모든 차원을 뛰어넘어 고객들이 흡입할 수 있는 마력들을 곳곳에 숨겨 두고 있는 자타공인 파워 브랜드다.

    아마추어들의 도전! 바로 「디스커버리」
    이 브랜드는 현재 지난 2012년에 54억으로 출발해 이듬해인 2013년에는 339억원, 2014년에는 지난 2013년 대비 3배 이상을 뛰어넘는 1006억원을 찍으며 1000억원대에 진입했다. 2015년에는 1567억원, 2016년은 2700억원으로 올해 단일 브랜드로 3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디스커버리」는 이 시대의 남성성을 대변해 주는 가장 현실적인 브랜드라고 그는 얘기한다. 프로만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뒤집은 것. 동네 산을 가더라도 에베레스트를 올라야 할 것 같은 착장을 해야만 했던(?!) 우리.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가 고기능, 고테크니컬에 몰입해 있을 때 김 대표는 한국의 젊은 남성성을 떠올렸다. 아마추어가 도전을 하면 안 되는 걸까? 휴식을 취하다 산에 오를 수도 있고, 산이 오히려 ‘삶의 일부가 되는 편안한 곳으로’라는 사고의 전환이 시작됐다.

    「디스커버리」는 아마추어들의 도전 정신에 자리를 마련해준 셈이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조금 서투르고 잘 몰라도 「디스커버리」는 즐거운 도전을 선사해 준다. 한국의 젊은 남성성은 극한의 도전을 통한 힘든 정복이 아닌, 같이 어울리고 도전을 즐기는 젊은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표현해 주었다.

    이제 현대 남성성을 얘기 하고 싶었다
    「디스커버리」가 운이 좋아 잭팟을 터뜨린 브랜드로 생각 될 수도 있다. 하지만 F&F의 히스토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F&F가 진행했던 모든 브랜드는 그 시대가 원하는 방향성과 가치를 같이 호흡했다는 점이다.

    지난 1992년 F&F를 설립하며 패션 사업에 처음 뛰어들든 김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여성복을 팔 것인가, 여성의 태도를 팔 것인가’라는 고민을 했다. 1992년도 당시 한국은 경제규모가 세계 15위였으나 여성의 사회 참여는 90위에 그치며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매우 저조하던 시기였다. 그것은 뿌리 깊은 유교 사상에 기인한 여성차별이 원인이었다고 그는 생각했다.

    김 대표는 여성들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라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래, 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와 독립적인 여성성에 대해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한다. 그리고 「베네통」 「레노마스포츠」 「엘르스포츠」 「바닐라비」 「구호」 「어바웃」 등 선보이는 브랜드마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디스커버리」를 통해 ‘뉴 맨’을 보여 줄 것
    그는 「바닐라비」 를 통해 여성의 독립적인 걸리시를, 「시슬리」에서는 모던 페미니티를 얘기했으며, 「구호」는 한국 전통의 여성성을 모더나이즈하는 작업이었다. 「엘르스포츠」 역시 여성을 위한 최초의 스포츠 라이프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이제는 여성을, 아니 여성복을 그만둔 이유가 있다. 그는 “한국 여성은 이제 독립적인 여성이 되었고 국제적인 스탠더드에서도 모던 페미니티가 완성되었다. 이제 한국의 모던 페미니티를 만들어 나가는 나의 역할을 다 했고, 할 만큼 했다고 봅니다.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 거죠”라며 이제 새롭게 한국의 현대 남성성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디스커버리」라는 설명이다.

    그간 20여개의 브랜드를 내놓으며 질주한 F&F는 현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라이선스 제품을 선보이는 「MLB」 「MLB키즈」와 「디스커버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코스메틱 시장을 겨냥한 「바닐라코」의 방향에 대해서도 향후 맵을 그리고 있다. “바닐라코는 완성된 한국의 페미니티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것이 미션입니다”라고 짧게 설명했다. 항상 브랜드는 그 시대의 가치관을 보여 줘야 한다고 믿는 김 대표.

    신드롬 → 그 시대의 정서를 제대로 읽어야
    그는 “F&F는 시대성을 반영하며 브랜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나는 역경을 뚫고 정상을 정복할거야’ ‘나는 경쟁에서 이길 거야’ 이건 좀 식상하고 올드하지 않나요? 지금 시대의 남성성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정복을 해야만 해. 꼭 올라갈거야’라는 심리적 압박감을 갖고 있는 한국 대부분의 남성들!

    이제는 처절한 도전이 아닌, 실패하더라도 도전이 즐거운, 그래서 즐거운 발견을 해 나가는… 이런 생각이 이 시대의 남성성이 아닐까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허술한 구석이 많지만, 그러나 즐거운 도전과 발견을 서슴지 않는 이 시대 남성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것을 패션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재미있게 도전하고 결코 힘든 것이 아닌 즐거운 상상과 도전! 그것이 바로 「디스커버리」이고, 한국의 젊은 남성성이다. “자신이 없어도, 넘어져도 우리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아마추어들의 무한한 도전과 발견을 응원합니다.” 이것이 바로 「디스커버리」의 힘이다.

    요즘 언어로 바꿔서 소비자들과 호흡을 같이
    광고도 이런 느낌으로 만들어진다. 배우 공유가 등장하는 광고는 뉴질랜드 퀸즈타운의 설원을 배경으로 호기심과 즐거움을 주제로 한다. 최근 대다수 아웃도어 브랜드가 도심 속에서 캐주얼 룩 느낌이 나게 한 것과 대조된다. 이번 장소는 두바이! 기대해 달라는 그의 눈빛은 이미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있었다.

    ‘기술적인 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질문에 기술은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그 기술을 어떻게 즐거운 라이프에 적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더 나가서 그런 기술의 기반 하에 이루어진 새로운 라이프가 얼마나 멋진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가 하여야 할 미션이다. 기술이 만들어 내는 것이 마징가 Z가 되어서는 안되고 새로운 인간이 되어야 한다.

    ‘K패션 = 테크니컬 패션’이 될 것이다!
    이어 그는 “K패션의 미래는 테크니컬 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자들이 4차 산업혁명을 만들어 나가겠지만 우리 같은 패션인과 라이프스타일러들은 4차 혁명이 만들어 내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미학적인 고찰을 해야 합니다.”고 얘기했다. “그 테크니컬 패션을 우리가 만들어 내보고자 합니다. 그것이 K패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면 매우 보람된 일이 될 것입니다.”

    “패션 업계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곡점에 와있습니다. 기술 발전에 따른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는 새 멋을 만들어 내는 작업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디스커버리」는 그러한 실험을 하는 하나의 기본 플랫폼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디스커버리」를 통해 테크니컬 패션, 더 나가서 K패션의 플랫폼을 새롭게 정의하고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그의 자신감과 열정이 보였다.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는 길에 그가 책 한 권을 선물했다. 작가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유행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세상 속에서 변화하는 실체를 끄집어 내어 그것을 옷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다. 패션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바뀌는 세상의 조력자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패션은 변화(칼 라거펠트의 패션에 대한 정의)라기보다 진화였으면 한다.” 세상의 변화보다는 세상의 진화를 바라는 그의 시선에서 한국 패션의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다.





    **패션비즈 2017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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