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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이끌 떠오르는 패션 주역들!④
Wednesday, July 20, 2016 |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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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과 감성의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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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로는 다 설명하기 힘들어서 생각한 개념이 ‘무위(無爲)’예요. 한국적 미니멀리즘인 셈이죠.” 브랜드의 핵심 아이덴티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보울하우스(BOULHAUS)」의 강신권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미니멀리즘이 형태적인 단조로움, 심플함만을 말한다면 ‘무위’는 행위의 최소화라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어요.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더하거나 빼지 않는 것. 제가 지향하는 가치입니다.”
지난해 11월 론칭해 첫 시즌을 진행한 「보울하우스」는 ‘language of hand’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손으로 만지는 즐거움을 일깨운다. 디자이너는 상품에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혼을 불어넣고 소비자는 다시 이 물건을 손때 묻혀 가며 오래도록 사용하는 것이 「보울하우스」가 생각하는 ‘손으로 일으키는 산업화’다. 강 대표는 “스스로 장인이라고 말하긴 쑥스럽지만 점차 사라져 가는 장인 문화의 부흥에 일조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손으로 만드는 것의 즐거움과 소재에 대한 매력을 느낀 강 대표는 졸업 후 가구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이던 그는 규모가 큰 가구 산업에서 쓴맛을 보고 가구보다 사람과 가까이 있는 가방으로 종목을 전환했다. 고급 가구에서 쓰이는 호두나무를 활용한 디자인은 「보울하우스」의 브랜드 각인과 손잡이 부분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호두나무는 과거 비행기의 본체로 사용될 정도로 가볍고 단단한 특징으로 상품에 무게감을 더한다.
또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베지터블 레더를 사용한다. 일반 가죽에 비해 제작 소요시간이 4배나 더 드는 가죽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을까. 강 대표는 “일반 가죽이 케첩이라면 베지터블 가죽은 청국장이에요. 가죽도 어떻게 보면 소라는 생명이잖아요. 생명을 키치하게 소비하긴 싫어요. 제가 만든 상품이 오래도록 소중하게 사용됐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인데, 가벼운 소재를 쓴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요”라며 소신을 밝혔다.
이 브랜드의 상품만큼이나 반응이 좋은 것이 바로 패키지다. 강 대표는 “상품에 걸맞은 옷을 입히는 것은 디자이너의 마지막 의무”라며 정성이 담긴 패키지로 상품의 가치를 더한다.
영 라이프스타일 담은 란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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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란제리 디자인을 공부한 정지영 디자이너의 「비나제이」는 페티시적인 무드의 란제리 브랜드로 시작했다. 정 디자이너는 “론칭 초기에는 살짝 야하면서도 도발적인 디자인의 상품을 선보였는데 그 무드가 국내 정서로 일상화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패션에 접목한 란제리로 방향을 튼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최초의 란제리 디자이너인 그녀는 “「비나제이」 만의 캐릭터를 살려 전개할 거예요”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멀티 스트랩으로 별 모양을 만드는 특유의 섹시한 감성이나 스트랩이 옷 바깥으로 살짝 보이게 연출해 패션으로 승화시키는 스트랩 플레이는 다른 브랜드에서 따라 하지 못하는 「비나제이」만의 강점이다.
정 디자이너는 “우리 소비자의 대다수가 20대 초반의 대학생부터 시작되는데 이들은 란제리를 패션 액세서리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어요. 불금에 파티 룩으로, 혹은 여행지에서 평소보다 과감한 룩에 도전하고 싶을 때 등 이들의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패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비나제이」 란제리와 함께 스타일링할 수 있는 티셔츠, 원피스 등 의류도 출시하고 있다.
「비나제이」는 세계 최대의 란제리·수영복 전시회인 ‘모드시티 파리’에 참여할 때마다 좋은 반응을 얻는 동시에 할리우드 팝 스타와 여배우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세계적인 란제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정 디자이너는 “론칭 첫해인 2013년부터 3년간은 브랜드 마케팅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세일즈로 무게 중심을 이동해야 할 때”라며 생산 방식의 변화 이유를 설명했다. “모든 상품을 주문 제작하다 보니 주문량이 늘어나는 만큼 매출은 오르지만 핸들링 과부하가 걸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죠”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난해부터 두 아이템에 한해 다량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주문제작을 할 때 중심가격이 12만원이던 브래지어의 경우 6만~7만원대로 40%가량 가격 인하가 이뤄지니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돈 모아서 사고 싶은 속옷’의 진입장벽이 조금은 낮아진 셈이다. 이번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전 컬렉션을 다량 생산하고 있지만 주문 제작 역시 남겨 뒀다.
정 디자이너는 “지난해 쌓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우리 소비자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파악했어요”라며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나면 일반 기업에서 전개하는 브랜드처럼 시즌제로 컬렉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론칭 4년 차이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올해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선기획과 시즌 오프제로 지금까지보다 좀 더 완성도 있는 컬렉션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린팅 · 중성적 매력으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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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니스! 마치 눈이 먼 것처럼 다른 길을 보거나 휘둘리지 않고 「블라인드니스(Blindness)」만의 아이덴티티를 지켜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신규용 디자이너는 “패션 디자이너가 괜찮다고 느끼는 브랜드, 패션을 깊이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옷이 목표”라고 말했다.
「블라인드니스」는 3년 전 론칭 당시 미니멀하고 심플한 대세 패션 속에서 화려한 플라워 프린팅을 전면에 내세워 주목받았다. 신 디자이너가 패션스쿨을 졸업하자마자 만든 브랜드인 만큼 신선함과 거친 매력이 살아 있었다. 지금도 꽃과 꽃잎은 강렬한 프린팅으로, 민들레씨 자수와 깨진 심장을 형상화한 비즈는 오직 수작업으로 선보여 눈길을 끈다.
컨템포러리 캐주얼 기성복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두드러지는 점은 중성적인 무드다. 남성복이라고 하기엔 프린팅과 컬러, 프릴 등이 여성적이고, 화이트, 핑크 등 파스텔 컬러와 레드, 베이지 등 여성복에서 많이 사용되는 컬러를 활용했다. 반면 여성들이 입기에는 실루엣과 핏이 남성적이다. 매 시즌 두 가지 면이 공존하는 컬렉션을 선보인다.
지난 2016 F/W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영화 ‘킬 유어 달링’의 시적이고 감성적인 내용을 재해석한 테마로 컬렉션을 선봬, 보다 많
은 해외 바이어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공대생이었던 신 디자이너는 무엇이든 만드는 것에 재능이 있어 패션 디자이너에 도전하게 됐다. 20대 후반, 사사다패션스쿨 졸
업과 동시에 그 자신이 입고 싶은 독특한 옷을 만드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는 “디자이너 브랜드인 만큼 아트적인 요소가 더 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해부터 이 점을 더 강화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조금 더 가격이 나가더라도 브랜드 색을 살리는 데 집중해 미주, 유럽 쪽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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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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