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데님 시장 연 신예주자들!

    s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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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10.22조회수 7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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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만9000원~8만9000원, 흔한 스웻셔츠 가격이 아니다! 원단부터 생산 공정까지 의류에 비해 비싸기로 유명한 청바지의 가격대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한 장에 10만원이 넘는 것은 기본이고 40만~50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상품들까지 없어서 못 팔았지만 지금은 10만원을 넘는 청바지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시장으로 판도가 달라졌다.
    무조건 싼 브랜드보다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호하게 된 것. 이런 변화 속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주목받는 신예주자들이 나타났다. 「이스트쿤스트」 「모디파이드」 「드옴크」 등 3인방이다.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진 것도 한몫했다. 다양한 원인이 겹치면서 패션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을 구매할 때 가성비가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경제불황 장기화로 소비자 주머니 꽁꽁
    이런 변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 ‘청바지는 비싸다’는 편견을 깨고 4만9000원부터 1만2900원까지 말도 안 되는 가격대의 청바지를 선보인 SPA 브랜드의 성장이다. 에프알엘코리아(대표 홍성호)에서 전개하는 「유니클로」가 국내에 1호점을 오픈한 지 10년을 맞이하면서 소비자들은 저렴한 데님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 것이다.
    맞물려 변화한 소비 트렌드도 저가 데님시장의 성숙기를 앞당겼다. 청바지의 백포켓에 담긴 로고가 상품의 가격대를 말해 주고 굵은 스티치가 패셔니스타임을 증명하던 2000년대 초반에는 프리미엄 청바지가 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워싱진보다 생지데님을 선호하고 로고를 드러내는 것보다는 숨기고 심플한 것을 추구하는 지금의 트렌드에서는 굳이 값비싼 데님을 선택할 의미가 무색해진 것이다.
    이스트쿤스트코리아(대표 이두진)에서 전개하는 「이스트쿤스트」는 청바지 도매시장이 활성화되던 시기에 브랜드 청바지를 자체적으로 제작했다는 차별점이 있다. 기존 어떠한 색깔도 없던 온라인 브랜드와는 다르게 ‘슈퍼노멀’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백화점에까지 입점해 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팰러스(대표 양재영)가 전개하는 「모디파이드」는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에 입점한 청바지 브랜드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상의를 강화하고 여성을 추가로 론칭하면서 토털 캐주얼로 성장하고 있다. JH어패럴(대표 박종길)의 「드옴크」는 데님 편집숍을 시작으로 어디서도 시도하지 않은 자신만의 색깔을 갖춰 가면서 추종자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부터 무신사까지 온 · 오프 구분 NO
    시작은 온라인이지만 지금은 온·오프 할 것 없이 입지가 커지고 있다. 10년 이상 데님 현장에 몸담고 있는 전문가들도 “요즘 청바지는 상품만 봐선 어떤 브랜드 상품인지 구별이 안 간다”고 말한다. 브랜드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금이 바로 메이저 기업과 이들이 견줄 수 있는 데님의 무한 경쟁 시대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 히트 저가 데님 브랜드를 주목해 본다.
    청바지를 많이 입는 2030들이 메이저 기업이 주로 배치된 백화점 매장에 직접 찾아가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새로운 유통망이 제시되고 있는 것. 그랩(대표 조만호)에서 전개하는 온라인 패션 편집숍 ‘무신사스토어’의 거래액이 1100억원을 넘어서며 무시할 수 없는 유통사로 떠올랐다. 그중 데님 비중이 30%를 웃돌며 웬만한 백화점 매장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스트쿤스트」 「모디파이드」, 올해 선보인 「드옴크」까지 모두 ‘무신사스토어’에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 1등 실적을 올리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모디파이드」다. 한 상품당 1000장은 기본으로 판매되며 이 스토어에서만 월매출 2억~3억원은 기본이고 성수기에는 4억원까지 올린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대형 플래그십 매출이 월 1억원을 못 채우는 지금의 시장 상황에선 엄청난 결과다.



    남성에서 시작해 여성 상품까지, 토털로 확장
    「모디파이드」의 지난해 매출은 70억원대다. 2011년 12월 론칭해 만 3년 차의 브랜드가 올린 성과다. 특히 매출의 70% 이상을 청바지가 차지한다는 데서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올해는 청바지 브랜드에서 토털 캐주얼로 가기 위해 상의를 보강하고 모자 등 액세서리를 강화하는 등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또한 남성 상품만을 만들던 것에서 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여성 상품을 처음 선보였다.
    이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비자다. 모든 것이 소비자 중심으로 돌아간다. 여성 상품을 선보이는 것도 무턱대고 매출을 늘리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해서다. 2년 전 이를 시험하기 위해 여성 상품 일부를 먼저 선보였다. 결과가 나쁘지 않자 그때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준비한 여성 상품을 올해 4월 론칭한 것이다. 여성은 에이랜드 중심으로 오프라인 위주로 진행한다.
    「이스트쿤스트」와 「드옴크」 모두 여성과 남성을 함께 전개하며 오프라인 스토어도 운영한다. 기존 온라인 데님 브랜드들이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남성만을 공략했다면 한층 더 진화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스트쿤스트」가 단독매장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여 주고 있다면 신규 브랜드로 스타일 수가 적은 「드옴크」는 편집매장을 공략했다. 기존 데님 편집숍은 프리미엄을 내세웠지만 편집숍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W 7배 늘린 물량으로 해외 생산 가능케 해
    「이스트쿤스트」는 대표 상품인 데님 외에 캐주얼 상품에도 특화돼 있다. 데님 중심의 컨템포러리 캐주얼에 맞게 스트라이프 티셔츠, 스웻셔츠 등 다양한 아이템을 갖춰 비중도 60%로 더 높다. 슈퍼 플라워 그래픽 티셔츠는 선보인 지 5일 만에 완판하는 등 그 인기를 재차 확인했다. 특히 오프라인을 전개하면서 스타일 수와 물량도 늘렸다. 아우터 기준 7배를 늘렸다.
    슈퍼 노멀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처음으로 시즌 콘셉트를 정하고 상품 기획부터 룩북 촬영까지 마쳤다. 이번 시즌 콘셉트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주제로 밀리터리 룩과 워크웨어 스타일을 모티프로 삼아 상품을 전개한다. 이두진 이스트쿤스트코리아 대표는 “오프라인을 전개해 보니 온라인과는 달리 시즌기획이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브랜드 전문가인 상품 기획 팀장님을 초빙해서 2016 S/S부터는 더욱 많은 스타일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프라인을 전개하면서 새로 인원을 충원했다. 남성복 「시리즈」 론칭 멤버인 이세용 부장을 비롯해 VMD까지 갖췄다. 이 밖에도 물류창고를 2배 큰 규모로 이전하는 등 브랜드의 모습을 갖췄다. 그는 “온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오프라인 진출을 계획했다. 특히 가격대를 7만~9만원으로 맞춰 비어 있는 백화점 내 비어 있는 중가 시장을 노릴 예정이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베이직 기본 ‘원단’과 콜래보로 스토리 만들어
    원단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 가장 먼저 원단 직조부터 염색, 재봉까지 모든 과정을 일본에서 진행한 프리미엄 셀비지 데님을 출시했다. 이 대표는 “슈퍼 노멀의 핵심은 원단에서 좌우된다. 제대로 보여 주기 위해 역사 깊은 원단사와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데님 공장 ‘단조피복’과의 콜래보레이션이 첫발이다. 이 상품은 120년 역사의 염색공장인 ‘사카모토데님’의 원단으로 제작됐다. 특히 바지의 봉제는 전문봉제공장 ‘단조피복’의 데님 장인이 손수 마무리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일본에서 완성한 정통 일본식 프리미엄 셀비지 데님을 선보였다. 19만9000원이라는 높은 가격대에도 ‘무신사스토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원단사와의 콜래보레이션을 이어 갈 생각이다. 홍콩 셀비지 데님사인 칼슨, 브리티시밀러레인, 해리스트위드가 그 주인공으로 F/W 상품이 출시됨에 따라 하나하나 만나 볼 수 있다. 일본의 ‘구라보’, 터키의 ‘칼릭’ 등 프리미엄 원단사와 직접 개발해 제직한 원단으로 「이스트쿤스트」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인다. 개발 원단을 사용한 워싱 진 ‘150Q’의 경우 배우 이민호가 직접 착용하면서 3차 리오더까지 진행돼 3000장 이상의 판매를 이뤘다.

    쎄레주얼, 10만원 이하 상품도 최상의 서비스를
    2000년대만 하더라도 청바지를 입고 회사에 가는 것은 상상치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고 청바지 디자인도 심플하고 클래식해지면서 청바지는 다양한 장소에서 입을 수 있는 옷으로 변화했다. 「드옴크」는 청바지는 편하게 입는 옷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청바지에도 격식을 갖췄다. 고급 슈트만이 가능한 비스포크(bespoke)를 도입했다. 10만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가져가기 때문에 정통 비스포크는 아니지만 핏 원단 워싱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선택 가능하다. 추가로 자수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이는 김민철 대표가 10년 이상 데님 생산의 노하우를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동대문을 거쳐 GSGM의 「체이스컬트」와 톰보이의 「코모도스퀘어」의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이 있다. 또한 중국 패션회사 메이터스방웨이의 여성 데님 라인과 남성 캐주얼 「에이엘티(ALT)」의 컨설팅 업무도 맡을 정도로 국내외 시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있다. 디렉팅을 같이 진행하는 박재형 실장 역시 동대문에서 시작해 「플랙(PLAC)」에서 데님 총괄을 맡은 재원이다.
    슈트처럼 케이스에 담아 주는 것이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이다. 이 케이스는 따로 에코백 개념으로 들기에도 안성맞춤이라 고객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토리를 통해 상품을 고객들에게 좀 더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별자리를 모티프로 삼아 핏 이름에도 적용했다.



    3만9000원 등 과감한 가격 책정, 세컨드 라인도
    「퍼블릭아이콘」 「언터치드」 등 데님 생산 프로모션에서 직접 브랜드를 내걸고 상품을 선보이고 있어 저가 데님시장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5만원 이상 가격대를 유지하는 세 브랜드의 상품들에 맞서기 위해 낮은 마진을 택한 것이다. 김남규 무신사스토어 데님 MD는 “저가형 청바지가 쏟아지면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기존의 브랜드를 위협하며 베스트 상품에 랭크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증명이 된다.
    세 브랜드도 이에 맞서기 위해 나섰다. 기존의 브랜드를 해치지 않으면서 좀 더 저렴한 가격대의 데님을 찾는 이들의 입맛까지 맞추기 위해서다. 이스트쿤스트코리아는 저가형 브랜드 두 개를 작년 F/W에 론칭했다. 여성을 위한 「스완진(swanjean)」과 「스탠진(stanjean)」이다. 이 대표는 “메이저 유통을 시작한 「이스트쿤스트」로 중가 시장을 노린다면 「스완진」 「스탠진」으로 저가 데님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세 브랜드의 다른 전략을 밝혔다. 좀 더 미니멀한 디자인과 베이직한 데님을 선보이며 수량을 늘려 가격대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외에도 「스완진」은 에이랜드, 「스탠진」은 원더플레이스 위주로 오프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팰러스와 JH어패럴 역시 세컨드 브랜드를 준비 중이다. 「모디파이드」로 여성 브랜드를 경험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성 캐주얼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좀 더 저렴한 가격대에 트렌디한 상품을 전개할 예정이다. 「드옴크」는 청바지에 집중한 세컨드 브랜드를 준비 중이며 이 브랜드의 키는 단연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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