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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Interview >

크리스토퍼 모어ㅣ브리티시스쿨오브패션 학장 겸 글로벌 패션 컨설턴트

Wednesday, Sept. 9, 2015 | 민은선 편집장, esmi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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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예측? ‘글로벌 씽킹’ 하라!


국 이스트 런던의 중심가 브릭 레인, 트렌디한 예술인들과 트렌디한 사람들의 메카인 스피탈필즈. 오전 10시에 만나기로 한 카페에 먼저 와 있는 크리스토퍼 모어 브리티시스쿨오브패션(이하 BSF) 학장은 계속 아이패드를 보며 무엇인가에 열중해 있다. 편안하고 캐주얼한 옷차림에 미소가 따뜻한 학장님, 무덤덤한 영국 남자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나이스 가이’다.

그는 상기된 얼굴로 “오늘은 빅 데이(big day)”라며 말문을 열었다. BSF가 영국 올림픽 국가대표팀의 차기 올림픽 폐회식 공식 유니폼을 디자인하기로 선정돼 영국 올림픽 관련 인사들이 학교(BSF)에 방문하기로 한 날이라 브리핑을 할 예정이며 디자인은 2주 만에 준비해야 한다는 것. 센트럴세인트마틴스와 로열칼리지오브아트, 런던칼리지오브패션 등 쟁쟁한 디자인 스쿨들과 함께 경쟁한 이 결과는 학생들의 실력을 기준으로 선정한 것이며 디자인은 학생들과 교수진, 직원(staffs)들이 하게 된다고 했다.

BSF는 영국 최초의 패션 MBA 스쿨로 런던, 뉴욕에 캠퍼스를 운영한다. BSF의 학장인 크리스토퍼는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개발 관련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영국과 유럽 패션기업들에 글로벌 전략에 대해 어드바이스하는 스페셜리스트다. 그는 특히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개발 관련 글로벌 정책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한다.





Q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현 패션 인더스트리 상황에서 과연 글로벌의 의미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에센스는 ‘글로벌화될수록 로컬 시장에서 더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로컬 시장에서의 경쟁자 중 많은 부분이 글로벌(브랜드, 회사)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글로벌화가 잘돼 있을수록 완벽해진다. 따라서 글로벌의 주제는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전략과 함께 당면한 광범위한 이슈들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이제 글로벌과 로컬은 서로 다르지 않다. 동전의 앞뒷면이라고 할까. 글로벌 시장에서 잘 하게 된 회사들이 자국 시장(로컬)에서도 실적은 물론 마인드가 더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글로벌화’라 함은 로컬 시장과 세계 시장이 서로 연계되는 것이다. 로컬 시장(홈)에서의 주요 경쟁자가 바로 글로벌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홈그라운드에서 외국(글로벌) 회사들이 점점 마켓 셰어를 빼앗고 있지 않나. 하지만 스스로 글로벌화될수록 그들(글로벌 회사들)이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할지 알 수 있고 예측하게 된다.

글로벌 마인드의 회사들은 로컬 시장에 어필하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가진 경우가 많다. 아이디어가 고갈될 때, 이런 글로벌 마인드의 회사, 브랜드는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흥분할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함께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보여 준다.”

Q 소비자들의 글로벌화가 훨씬 앞서있다.

“맞다. 이제 소비자들은 글로벌 소비자가 되고 있다. 글로벌 소비자란 온라인과 디지털의 진보로 이제 세계를 하나로 본다는 뜻이다. 그들은 더 이상 하나의 국가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 국가 시장의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언제 어디서나 액세스가 가능한 온라인이 소비자들에게 전 세계를 가져다줌으로써 소비자가 먼저 글로벌이 된다. 일례로 2014년 영국에서 소비자들이 구매한 상품의 50%는 외국 상품(non UK products)이었다.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이런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물론 영국은 트렌드가 시작돼 몇 시즌 뒤에 유럽으로 퍼지고 그 후에 세계로 확산되는 등 글로벌화의 중심이다. 일부 유럽 국가 시장들은 아직도 글로벌화가 느리다. 일례로 이탈리아는 아직도 자국 상품에 많이 집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탈리아 시장조차 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34세 미만의 뉴 제너레이션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태블릿, 아이패드 등의 테크놀로지를 통해 글로벌 상품에 접근한다. 예전에는 리테일러를 통해서 선택하고 구매했지만 이제는 테크놀로지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글로벌 상품 선택, 구매)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다.”

Q 기업의 글로벌화를 이끄는 요인들은?

“이러한 변화의 모든 원천은 세계적인 주요 패션회사들, 특히 럭셔리 부문에서 기업들이 국제적 소유권을 가지는 것과 연계된다. 이탈리아 브랜드 「구치」는 프랑스 회사 케링이 운영하면서 기업이 글로벌 마인드셋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들이 글로벌화, 글로벌 사고를 이끌고 있다.

또한 럭셔리 부문에서 북미 시장이 점점 중요해진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미국, 캐나다) 국가 시장이 점점 안정적이고 부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다른 주요 럭셔리 시장들은 점점 덜 안정적이다. 미주가 다시 중요해지는 것 역시 ‘글로벌 씽킹(Global thinking)’을 이끄는 요인이 된다(여기에 어필해야 하므로).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이 미국을 키(우선 순위)로 두는 상황에서 이 마켓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글로벌 마켓에서 국가, 지역 시장별로 소비자들의 차이는 물론 유통구조가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해야 한다. 일례로 미국 시장은 특히 동남아시아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에게 중요한 마켓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동남아 시장은 백화점 유통이 강한 특징이 있으므로 이와 비슷한 미국 시장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백화점이 그리 강하지 않다.

유럽 브랜드들은 미국 시장을 어려워한다. 백화점의 파워와 판매 모델(컨세션 등)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이 뉴욕과 미국에서의 비즈니스를 어려워하고 딜을 잘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따라서 한국 디자이너(브랜드)들은 미국 시장에서 어드밴티지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백화점 판매 위주의 시장 구조(백화점 유통 경로 등)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시스템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Q 해외 시장 진출 시 홀세일, 숍인숍, 컨세션, 스토어 등 어떤 형태가 유리할까?

“이는 회사의 자금력과 조직력 정도에 따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작은 규모로 하면 그저 수출(홀세일)이 될 것이고 좀 더 자금, 자원이 있을 경우에는 디스트리뷰터, 온라인, 매장 오픈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거대 기업이 아니고는 그렇게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으로 갈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아마도 어디서, 누가 상품에 대한 대금을 지불할 것인지일 것이다. 이는 캐시 플로와 직결되므로 매우 중요하다. 미국 회사들은 종종 대금 지불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디자이너 상품을 오더할 때도 보증금(선불: 특히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상품을 제작해야 하므로 자금이 필요한 것은 물론 혹시라도 오더를 취소하는 것에 대비해서 디파짓을 일부 받는 것이 상례)을 주지 않는다. 대금 지급을 상품이 다 팔린 후에 주는 예가 많다. 이러한 상황이 국제적인 디자이너들에게 피해를 주는 예가 많다.

상품은 이미 미국 매장에 있지만 대금은 몇 달이 지나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소형 리테일러뿐 아니라 삭스, 블루밍데일스, 메이시스 같은 대형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통상 “백화점에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한다”고 얘기할 정도다(실제로 돈을 내고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너무 늦게 받기 때문에). 진출하는 국가별로 다른 시스템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이로 인해 캐시 플로에 문제가 생겨 피해를 볼 수 있다.”

Q 테크놀로지와 디지털화로 소비자들이 더욱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된다. 패션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테크놀로지는 새로운 패션이다(technology became fashion). 일부 소비자들에게 테크놀로지는 패션을 대치하는 것이다. 기존에 패션이 제공하던 새로움(newness), 흥분(excitement), 혁신(innovation)을 테크놀로지가 주고 있는 것. 패션이 이러한 테크놀로지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다.

과거에 글로벌 시장에서 시차를 두고(미국/ 유럽 > 일본 > 국내 > 중국…) 일어나던 변화들이 이제는 테크놀로지를 통해서 동시에 리얼 타임으로 일어난다. 때문에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trend intelligence’에 투자해야 한다. 좋은 리서치를 통해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를 수집(intelligence gathering)한 후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따라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에 투자해야 한다.

두 번째는 창조(creativity)에 투자해야 한다.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인재들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새로운 아이디어, 사고로 대응할 수 있다. 결국 크리에이티브한 새로운 상품, 시스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의 모든 사람이 크리에이티브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조직문화가 창조적이어야(creative culture) 한다. 과거에 정체되는 것이 지금은 가장 위험하다.

결국 위너는 글로벌 스케일로 정보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혁신적으로 대응하는 사람(기업)이 될 것이다. 즉 자신의 비즈니스가 기회에 적극적으로 오픈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인 접근, 태도가 전제조건이다.  
결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세계의 모든 경영자(executives)가 예외 없이 미래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그저 싫어하거나 도망갈 수는 없다. 용기와 전략을 가지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 특히 40대 이상의 경영인들은 이러한 변화를 매우 두렵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나는 이들을 진정시키고, 머리를 식히게 한 후, 전략적으로 접근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테크놀로지로 인한 글로벌화에 대해 세계 어디서나 톱 경영진들이 똑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다. 실수(mistakes)를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실수를 통해서 가장 크게 배우게 되며 대부분의 성공적인 회사는 실수를 통해 배우고 이로써 향상된다. 실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실수를 어떻게 매니지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그 실수가 너무 큰 리스크가 되지만 않는다면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해야 한다고 본다. 실수를 어떻게 전략적인 방법으로 콘트롤할 것인가가 키다.”

Q 유럽 브랜드들의 글로벌 전략이 한국 기업에 적용 가능할까?

“나라에 관계없이 공통점이 있다. 어느나라 기업이든 해외에서 비슷한 종류의 실수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브랜드가 하는 실수가 유럽 브랜드들이 하는 실수와 같다. 유사점이 많다. 내가 아는 인사들중 유럽의 주요 수입업자로서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과 일하는 이들이 있는데 가끔 그들이 거친 다양한 실수에 대해 얘기해 준다.

회사, 나라에 관계없이 너무나 많은 문제점이 공통적으로 일어난다. 우리 팀 중 한 명은 한국에 여러 번 가 본 적이 있고 국내 기업의 해외 거래 관련 여러 케이스를 많이 알고 있으므로 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에 초점을 맞추되 브랜드 빌딩, 글로벌 컬렉션 등 제너럴한 부분을 많이 포함해서 어떻게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 어필하도록 할지에 대한 것이 포함된다.”

Q 글로벌 마켓에서 한국 패션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물론이다(그는 ‘Absolutely!!’라며 강조했다). 한국 시장은 명성이 높은 시장으로 하이 퀄리티, 크리에이티브, 혁신적(이노베이티브), 차별화(being different), 지적인 느낌 등이 있다. 거기다 매우 트렌디하다. 기회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한국 기업들이 용기와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패션비즈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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