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 SPA’ 3조 시대, ‘현주소는?

    패션비즈 취재팀
    |
    13.05.01조회수 5172
    Copy Link





    SPA형 브랜드가 한국 패션 시장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2008년 도입된 「자라」를 기점으로(물론 「유니클로」는 더 먼저 진출) SPA 브랜드는 단 5년 만에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패턴부터 라이프스타일, 패션업계의 패러다임까지 가공할 속도와 위력으로 바꿔놓았다. 이제 매스마켓은 ‘SPA’와 ‘SPA가 아닌 것’으로 이분화할 정도로 시장의 판도는 달라졌다.

    대체 SPA가 무엇이길래!!?? 일시에 패션 역사와 글로벌 패션 지도를 바꿔버린 이 가공할 존재의 매력은 ‘좋은 상품을 싸고 빠르게’라는 세 가지 소비자의 영원불멸 니즈를 만족시킨다는 것에 있다.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들의 안목과 가격 기준, 속도감은 마치 그것(SPA)이 기준인 양 익숙해져버리게 만든다. 이에 따라 어느 나라건, 브랜드건, SPA와 상관있는 마켓이든 아니든 간에 국적, 성별, 나이(남녀노소), 복종(여성복에서 잡화, 이너까지), 유통(백화점, 마트, 가두, 이제 온라인까지)을 불문하고 SPA 브랜드들로부터의 영향력을 피할 수가 없게 됐다.

    이제 SPA는 사전 그대로의 의미를 벗어난 지 오래다. 20년에 걸쳐 서서히 완성돼온 모델 「자라」와 경쟁하거나 그 영향력을 피하기 위해 각 나라에서 각 기업의 DNA에 따라 진화, 변종된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제 인하우스가 아닌 아웃소싱의 방법으로 기획 & 디자인 & 소싱을 맡기는 경우를 비롯해 직영 유통체제가 아닌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하기도 하고 이것들이 믹스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국내 마켓 역시 그 SPA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무리가 있다. 물론 대기업들은 이 모델을 빠른 시간 안에 완성하기 위해 거액을 투자하며 빠른 속도로 볼륨을 키워나가고 있다. 반면 국내 패션마켓에서 국내 기업들이 소비자를 지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SPA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현실에 맞게 받아들이며 각자의 모델을 만들어내는 방법뿐이다.

    그동안 SPA는 상품 공급 주체에 따라 ▲리테일형 ▲메이커형으로 나누기도 하고 취급 상품 특성에 따라 ▲트렌드 ▲베이직으로 구분해 오기도 했다. 이젠 글로벌 기준이 아닌 한국시장 특성에 맞는 새로운 SPA 분류법이 필요할 때다. 본지 패션비즈는 글로벌 SPA 브랜드는 물론 이들의 공통 핵심 요건을 각 기업에 맞는 사업모델로 적절히 변형시켜 이들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브랜드까지 포함한 SPA형 브랜드 전부를 ‘뉴웨이 SPA’*로 명명하고 현 상황과 함께 이들의 파워와 영향력을 짚어본다.







    SPA형 브랜드가 한국 패션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2008년 도입된 「자라」를 기점으로 SPA 브랜드는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패턴부터 라이프스타일, 패션업계의 패러다임까지 바꿔놓으며 매스마켓을 ‘SPA’와 ‘SPA가 아닌 것’으로 이분화할 정도로 시장의 판도는 완벽히 달라졌다. 이랜드 엘지패션 제일모직 신성통상 등 대기업까지 가세하며 SPA 시장은 지난해 2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3조원은 거뜬히 넘길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성훈 파비즈글로벌 대표는 “아직 국내의 경우 SPA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패션 마켓 규모 중 10%가 채 안 되지만 유럽 등 이미 SPA를 일찍 접한 나라들은 30~4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패션 마켓 역시 SPA 규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에프알엘코리아(대표 안성수)의 「유니클로」는 지난해 5050억원(8월 결산법인 기준)을 기록했고 2014년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일 브랜드가 한국마켓에서만 1조원 달성이라니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다. 자라리테일코리아(대표 이봉진)는 「자라」를 2038억원(1월 결산법인 기준) 규모로 키웠고 H&M코리아(대표 한스 안데르손)의 「H&M」 역시 11개점에서 899억원(11월 결산법인 기준)을 기록했다.




    *위 도표는 상단 DATA에서 다운받아 볼수 있음.

    「유니클로」 7년 만에 25배 성장, 확대 가속화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최홍성)이 전개하는 SPA의 효시 「갭」 또한 지난해 900억원에 가까운 매출액으로 마감했다. 「갭」관계자는 “올해는 더 큰 목표치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목표 대비 110% 이상을 해내며 선전했다. 특히 키즈의 경우 매년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전한다.

    글로벌 SPA만 이같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을까. 아니다. 탄생부터 글로벌 SPA를 외쳤던 이랜드그룹(대표 박성수)의 「스파오」는 지난해 처음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넘겼으며 제일모직(대표 윤주화)의 「에잇세컨즈」는 런칭 첫해 600억원을 달성했고 소싱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탑텐」 또한 런칭하자마자 2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편집숍형 SPA라는 독특한 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아이올리(대표 최윤준)의 「랩」 역시 35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SPA시장, 한마디로 대세다. 불황을 모르는 SPA 브랜드. 무엇 때문에 이토록 업계가 난리일까. SPA, 패스트패션, 메가 브랜드 등 다양한 이름으로 혼용돼 불리던 이 SPA라는 용어부터 다시 짚어보자. Speciali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을 뜻하는 SPA는 말 그대로 하나의 업체가 제조에서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적으로 전개하는 브랜드다. 대형 직영 유통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을 공급한다는 공통적인 부분은 있지만 사실 「자라」를 빼놓고 완벽한 SPA 모델이라고 부를 만한 브랜드는 해외에도 국내에도 없다.





    「스파오」 1000억대 진입, 이랜드 전 분야 SPA로
    「유니클로」 「갭」 「H&M」의 경우 생산은 모두 아웃소싱으로 진행하고 있고 「포에버21」은 기획디자인부터 100% 외부 벤더를 활용한다. ‘빠르고 싸고 다양하고 트렌디하게’라는 명제에 모두가 충실한 것도 아니다. 「유니클로」와 「갭」은 베이직한 상품에 기초를 두고 움직인다. 본지 패션비즈는 글로벌 SPA 브랜드는 물론 이들의 공통 핵심 요건을 각 기업에 맞는 사업모델로 적절히 변형시켜 이들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브랜드를 모두 포함한 SPA형 브랜드들을 ‘뉴웨이 SPA’로 명명해봤다.

    뉴웨이 SPA는 글로벌 SPA를 비롯해 「자라」 「유니클로」 「H&M」 등을 벤치마킹한 브랜드를 일컫는다. 「스파오」 「에잇세컨즈」 「탑텐」 등을 비롯해 저렴한 가격과 빠른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으로 1000억원 이상의 외형으로 성장한 현우인터내셔날(대표 이종열)의 「르샵」, 코데즈컴바인(대표 박상돈)의 「코데즈컴바인」을 비롯해 대물량의 유니섹스 볼륨 캐주얼로 백화점 외 가두 상권까지 공략해 나가고 있는 지오다노코리아(대표 한준석)의 「지오다노」, 더베이직하우스(대표 우종완)의 「베이직하우스」 등이 이와 맥락을 함께한다.

    또한 최근 편집숍 열풍과 함께 유통과 제조, 바잉을 접목한 독특한 신모델 「랩」과 스파이시칼라(대표 이현선)의 「스파이시칼라」도 떠오르는 신예 주자다. 여기에 지난해 런칭한 「홀리스터」와 올해부터 직접 뛰는 「망고」 등 글로벌 SPA 브랜드와 함께 최근 SPA 브랜드로 전향한 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대표 쉬브쿠마 라마나탄)의 「에이치커넥트」나 신성통상의 「지오지아」 등이 추가로 이 레드오션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에잇세컨즈」 1년차 600억, 올해 2000억~
    이렇듯 국내시장은 뉴웨이 SPA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분명 매력적인 시장이기는 하나 살아남기 위해 가장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마켓이 포화되면서 자사만의 특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는 그 오리진이 해외든 국내든 성공하기 어렵다. SPA 브랜드 간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신규 출점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도 적잖은 상황이기 때문. 고공행진 중인 SPA 브랜드들이 넥스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유다.


    스피디한 제품기획과 생산 유통 일괄화를 통해 저가를 무기로 내세웠던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최근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품질 부문까지 보강하고 나섰다. 패스트패션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H&M」은 2011년 첫선을 보인 오가닉 코튼 등 지속 가능한 소재로만 구성된 컨셔스(Conscious) 컬렉션

    비중을 계속 늘려가고 있으며 2020년까지 면 전 상품을 100% 오가닉, 재활용, 지속가능한 소재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H&M」관계자는 “「H&M」이 대형 직영 유통으로 움직이지만 가장 큰 중심에는 ‘패션’이 있다. 여타 유명 패션하우스와 동일한 기획, 디자인하는 시스템에 따라 1년~1년6개월 전에 샘플이 만들어지고 15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투입돼 6개월 전에 95% 이상이 선기획된다. 5% 정도가 시즌 이슈에 맞춰 반응 생산하는 식”이라며 “「H&M」 역시 지속가능성을 논의의 중심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 경제적 신뢰성, 환경적 건전성, 사회적 책임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넥스트 성장 엔진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한다.





    「미쏘」 일본 & 「탑텐」 미국행 확정, 해외로 GO
    히트텍, 에어리즘, DRY, UV-CUT 등 자사 개발의 기능성 소재가 특화된 「유니클로」는 지속적인 소재 개발은 물론 패션성 강화에도 주력한다. 또한 진출 국가에 사회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작업도 키워가고 있다. 장애인들의 올림픽 선수단 활동복 지원, 난민기구 UNHCR에 금액적인 후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적인 메리트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대는 지났다. ‘라이프웨어’라는 슬로건과 함께 전 상품에 ‘라이프웨어’의 가치관을 반영,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을 완성하고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다채로운 색과 프린트, 고품질 합리적 가격의 상품들을 제공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한다.

    국내 브랜드도 스스로 방향성을 찾아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해외시장 공략이 주를 잇는다. 글로벌 SPA 브랜드의 각축장이 된 국내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미쏘」는 국내를 넘어 해외 무대로 시장 파이를 확대하는 쪽에 포커스를 뒀다. 지난 3월 일본 요코하마 소고백화점에 555㎡(168평) 규모의 1호점을 열고 일본 내 SPA 사업을 스타트했으며 최근 이랜드가 인수한 「라리오」 「로케론」 등의 유럽 명품 브랜드와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SPA, 경기 불황 탈출구?… 체질 개선이 우선!
    한편 이번 일본 진출은 세븐일레븐으로 잘 알려진 일본 최고의 유통그룹인 7&I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진행됐다. 윤동석 「미쏘」 브랜드장은 “연내에 3~4개 직영매장을 핵심상권에 오픈할 계획이며 한정된 국내 마켓을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전했다. 「스파오」 또한 현지 유통 측과 협상 중이며 상반기 중 직영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아직 런칭 1년차인 「에잇세컨즈」는 국내 마켓에서 인지도 및 실력을 좀 더 다진 뒤 내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무대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안선진 「에잇세컨즈」사업부장은 “그동안 제일모직이 쌓아놓은 글로벌 소싱 인프라와 해외 진출 경험을 토대로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 중국 진출을 앞두고 올해는 국내시장을 보다 견고히 다져가는 한편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인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진 패션 디자이너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디자인력을 강화하고 SPA 브랜드 생존의 핵심인 품질을 향상시켜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6월 런칭한 「탑텐」은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2014년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한 쇼핑몰 내에 1388㎡(약 420평)의 대형 매장을 열 예정이다. 김금주 「탑텐」 사업부장은 “K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고려하면 빠른 시일 내에 진출해 자리를 잡아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SPA 브랜드 체제로 리뉴얼한 「에이치커넥트」는 런칭과 함께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4개국에 오픈, 인큐베이팅할 계획이다.



    「코데즈컴바인」, 소싱처 안정화에 힘 싣나?
    라인 익스텐션 SPA 브랜드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코데즈 컴바인」은 중국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2007년 첫 중국시장 진출 이후 현재 상하이를 중심으로 주요 핵심상권에 4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올해 여성복 이외의 남성복 이너웨어 라인을 추가 전개할 계획이다. 「코데즈컴바인」 측은 “최근 중국 유통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복합 문화 공간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니즈가 커짐에 따라 백화점 위주의 유통구조에서 탈피해 쇼핑몰 및 아울렛 등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시장의 변화에 맞춰 「코데즈컴바인」은 상하이와 인근 주요 도시 내의 유력 쇼핑몰에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와 함께 소싱처 안정화를 위한 작업도 펼치고 있다. 자체 생산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OEM 방식의 생산 및 위탁 임가공, 사입 등으로 상품을 공급하고 있어 겪었던 적기 스폿 생산이나 신속한 리오더 진행을 위해 자체 공장 인수 혹은 설립을 구상하고 있는 것.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을 물색 중이며 빠르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이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

    토종 SPA 브랜드의 해외 진출, 매장 확대 소식 등은 끊임없이 들려온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기존의 한국형 SPA를 표방하며 사세를 확장해 온 몇몇 브랜드의 매출 부진도 눈에 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금이 여의치 않은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나 물량 면에서 이들과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랩」, 편집 더한 독자 모델 개발… 800억 목표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대해 김영애 아이올리 부사장은 “싸고 좋은 옷은 넘쳐흐른다. 가격 이상의 뭔가를 제공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시점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 또한 넥스트 버전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고속 경영, 즉 ‘싸게 빨리’로 성장해왔지만 이제 그 이상이 필요하다. 거시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대”라고 전한다.

    아이올리는 이 같은 시장 변화 흐름을 놓치지 않고 「랩」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켜 레드오션인 SPA시장 안에서 선전했다. 기업의 컨디션과 리테일 비즈니스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만든 「랩」은 효율성에 중심을 두고 ‘집중과 선택’ 전략을 취했다. 리테일과 제조 머천다이징을 함께 구사하며 틈새를 공략했다. 매주 신상품을 입고시키는 형태로 매장에 신선함을 던져준다. 6개월 전에 코어 아이템과 수입 브랜드 상품을 바잉하고 3개월 전에는 자체 제작 상품인 컬렉션 라인을, 4~6주 전에는 벤더 바잉을 통해 트렌드를 흡수하는 식이다. 스폿 상품은 2주 전에 국내 바잉을 통해 진행하는 식이다.

    매장 규모는 198㎡(약 60평) 기준으로 움직인다. 김 부사장은 “「랩」을 기획할 당시 ‘메가’를 해야 한다고 출발했지만 준비하면서 점점 ‘스페셜’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로벌 SPA 브랜드와 똑같은 방식으로 준비해 상대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을까. 더 잘할 수 있는 것, 그들과는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 「랩」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빨리 성장하며 목표 매출과 유통망 수를 초과 달성하는 점을 보며 분명 이들에게서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라고 전한다.








    시장 포화, ‘지속가능경영’ 모델 개발 절실!
    최건호 「르샵」 생산기획디자인 총괄 이사는 “지금은 리테일 시대다. 현재 대세라 불리는 편집숍 역시 SPA로 전환될 확률이 높다. 일본의 유나이티드애로즈나 빔스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단일 브랜드가 가져가는 캐파는 분명 줄어들 것이다. 브랜드보다는 숍의 개념이 시작돼야 하는 시점이다. 불경기라 전환이 늦어지고 있을 뿐이다. 「르샵」은 그 시작점부터 스토어 브랜드를 추구했다. THE를 뜻하는 불어 ‘르’와 매장을 의미하는 ‘숍’이 더해진 것”이라고 전한다.

    이어 그는 “지난 1년간 많이 방황했으나 시스템과 브랜드 방향을 정비하는 시간이었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 지사를 기반으로 직생산 시스템을 갖추는 작업에 몰두했다. 별도의 스폿 제품을 제외하고는 니트와 우븐은 100% 주요 공장에서 직접 핸들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딜리버리 안정화, 원가 절감, 품질 관리 측면에서 한층 좋아졌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도 원래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SPA 브랜드도 컨셉이 있어야 하며 추구하는 고객의 상이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르샵」의 마니아 고객들을 다시 붙잡고 매장별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SPA 브랜드를 수십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와 수치적으로, 시스템적으로 같은 선상에 두고 비교한다는 것은 모순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토종 SPA 브랜드들이 침체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브랜드와는 또 다른 자사만의 경쟁력을 파악, 이를 키워가야 한다. 경쟁력 있는 상품개발뿐만 아니라 유통, 시스템 보완도 필수적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와 대응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계속적으로 체질 개선에 힘쓰는 국내 브랜드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패션비즈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