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제 그들도 토종 택한다

    you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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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21조회수 1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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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내수 패션 시장에 유럽의 글로벌 브랜드와 한국, 일본 등의 브랜드들에 뒤처지지 않는, 오히려 넘어설 단계까지 와 있는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이전의 상품들이 디자인, 스타일, 품질, 컬러 등이 트렌드와 안 맞고 다소 촌스러워 중국 고객들도 자국의 브랜드보다는 유럽이나 한국의 의류브랜드들을 선호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상하이의 백화점,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상품을 직접 본다면 뚜렷하게 달라진 상품들과 연출, 매장 인테리어 등 유럽 브랜드의 상품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한국의 남성캐주얼, 캐릭터 정장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지오지아」다. 국내에서는 트렌디하고 깔끔하고 심플한 라인에 젊은 감성을 보여주는 상품으로 20대와 30대 남성층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브랜드다. 그렇다면 중국의 「지오지아」와 같은 컨셉의 토종 브랜드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GXG」와 「피스버드(Peace bird)」이다.





    중국의 「지오지아」는 「GXG」 「피스버드」

    그동안 남성캐주얼, 캐릭터정장 분야에서는 유럽의 브랜드들이 압도적이었다. 덴마크의 베스트셀러 그룹의 「Jack&Jones」와 「Selected」가 대표적이다.이런 남성캐주얼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넣어준 중국 토종 브랜드가 「GXG」이다. 「GXG」는 닝보(寧波)의 의류회사와 홍콩의 투자회사가 합작한 형태로 설립돼 2007년 런칭했다.

    현재 중국시장 내에 1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2011년 30억위안(약 5500억원)의 총매출을 올리며 남성캐주얼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한다. 한국에는 올해 부산에서 열린 2012 FW 프레타포르테 무대를 통해 데뷔하면서 패션관계자들에게 더욱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GXG」가 토종 브랜드로서 고객의 관심을 끌고 중국 내 NO1. 남성캐주얼 브랜드로 우뚝 선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바로 ‘상품’에 있다. 「GXG」는 질(Gil)과 그린(Green) 두 사람의 유럽 디자이너가 전체적인 디자인, 상품개발을 맡고 있다. 「GXG」라는 브랜드명도 두 디자이너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GXG」, 질과 그린 두 유럽 디자이너 개성 믹스

    질은 자유로우면서도 틀에 박히지 않은, 또한 여러 디테일적인 부분(단추, 소품, 날염) 등을 응용해 독창적인 스타일의 패션을 추구하며, 그린은 남성적 라이프 스타일,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부분을 패션에 응용하는 스타일이다. 이 두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각각의 패션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상품에 녹아들면서 「GXG」의 상품은 도시 젊은 남성들이 선호하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

    독창적인 스타일에 영국의 감성을 살린 실용적이며 깔끔한 스타일을 가미하고 심플한 블랙과 화이트 계열의 컬러웨이를 주로 사용하면서 세련되고 댄디한 스타일의 상품들을 고객들에게 선보인다. 여기에 아직까지는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인 유로피안 스타일이라는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상품 컨셉은 ‘유로피안 캐릭터 캐주얼’로 상품구성도 로드캐주얼과 비즈니즈캐주얼을 적절히 구성해놓았으며 합리적인 가격까지 제시하며 20~30대의 고객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그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품 구색을 갖추어 놓았다. 이러한 요인이 중국 젊은 남성들이 사고 싶은 ‘워너비브랜드’가 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 본다.




    「피스버드」, 중국 No1. 남성 브랜드 향해!

    젊은 남성의 경우 ‘「GXG」를 입는 것=패셔니스타’로 인지할 만큼 트렌디하다. 또한 「GXG Jeans」라는 진캐주얼도 런칭하며 라인 익스텐션을 진행 중이다. 또한 이 브랜드는 중국 패션시장 내에 감성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는 새로운 조닝을 형성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고 「GXG」를 따라잡기 위해 이와 유사한 컨셉을 갖춘 브랜드들이 점차 런칭을 했거나 준비 중이다.

    「피스버드」는 많은 의류브랜드를 소유하고 여러 투자산업 등을 운영하는 중국의 피스버드그룹에서 전개하는 브랜드이다. 「피스버드」는 이 그룹의 중추라 할 수 있으며 1995년에 런칭했다. 이 브랜드 역시 유로피안 스타일을 추구한다. 남성 캐주얼과 남성 비즈니스 캐주얼을 기본 상품 구성으로 하며 20~30대 초반의 남성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GXG」가 단정하지만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고객들이 선호한다면, 「피스버드」는 패셔너블하고 굉장히 트렌디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멋내기 좋아하는 젊은층들이 선호한다. 「피스버드」의 상품들은 슬림한 핏과 심플한 디자인이 트렌디한 한국 남성캐주얼과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패셔너블 & 트렌디 스타일로 멋쟁이 남성 매료

    상품은 화이트와 블랙을 기본 컬러로 한 베이직상품군을 기본으로 트렌디한 컬러, 패턴, 핏 등을 가미해 100% 젊은 남성 스타일에 맞춘 디자인들이다. 활동성 있고 트렌드가 가미된 자유로운 스타일의 캐주얼(Casual)군과 심플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비즈니스 캐주얼인 컬렉션군으로 구분해 놓았다.

    매장인테리어를 보면 「랄프로렌」 매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인테리어는 상품들과도 잘 어울려 고급스러움을 극대화시킨다. 중가의 상품임에도 아주 고가의 상품처럼 보인다. 또한 웹사이트, 블로그, 쇼핑몰 등이 젊은층을 잘 공략할 수 있도록 활성화돼 있으며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많이 진행한다.

    현재 「GXG」가 독보적으로 남성캐주얼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1위 패션브랜드, 중국패션 그룹의 롤모델이 되고자 하는 남성캐주얼 브랜드 「피스버드」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피스버드그룹에서 운영하는 의류브랜드는 이외에도 「피스보이」 「매직패션」 「호라시오파가니(Horacio pagani)」 「피스버드 우먼」 등이 있으며 이들 역시 닝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JNBY」 「Orchirly」, 여성 心은 우리의 것!

    한국의 여성 캐주얼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로엠」과 「코데즈컴바인」이 있다면, 중국을 대표하는 토종 브랜드는? 바로 「JNBY」와 「오스리(Orchirly)」가 있다. 「JNBY(Just Naturally Be Yourself의 약자)」는 이미 2009년에 한국에 진출해 이태원, 동부이촌동, 서초, 양재에 본사 직영 매장의 형태로 매장이 오픈돼 있는 브랜드다.

    프랑스, 미국, 스페인, 싱가포르,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도 진출한 명실상부한 중국 토종 글로벌 브랜드다. 「JNBY」는 1994년 항저우에서 시작했으며 브랜드 런칭 초창기는 1999년 프랑스의 ‘페클러스 파리(Peclers Paris)*’의 컨설팅을 통해 독자적으로 감도 있고 유니크한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JNBY」는 3가지의 컨셉을 가지고 브랜드를 운영한다. 패션, 예술, 산업디자인의 트렌드를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디자인과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는 독창성(Originality), 편안함과 부드러운 촉감을 위한 면 울 리넨 실크 등 자연소재를 이용해 좋은 품질을 만들고자 하는 품질(Quality), 세 번째로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도 상품의 다른 활용을 통해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창의성(Creativity) 그것이다.



    「JNBY」, 한국 진출 이태원 등 4개 직매장도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디자인, 딱 떨어지는 핏, 합리적인 가격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중국에 6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JNBY」 키즈라인과 남성캐주얼 「Croquis」를 런칭해 진행하는 등 라인확장도 전개 중이다. 그동안 중국의 여성캐주얼은 「Only」 「Vero moda」 「Etam」 등 유럽 브랜드들과 「자라」 「H&M」 같은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여성 캐주얼 시장을 주도해왔다.

    중국 토종 브랜드는 경쟁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런 시장상황에 새로운 활기를 넣어준 것이 바로 「오스리」다. 「오스리」는 광저우 로컬브랜드다. 처음 시작은 이탈리아에서 상표를 등록, 수입을 해서 고객들이 이탈리아 라이선스 브랜드라고 인식하기도 했다.

    런칭 초창기만 해도 상품구성의 부족, 낮은 감도의 디스플레이 등으로 고객의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오랜 시간에 걸쳐 타깃 고객 니즈 파악, 차별화된 유통 전략(1, 2급 매장 중심으로만 입점), 외국 수입 브랜드로 인지함으로 인한 고급화 전략, 철저한 매장직원 교육,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 등으로 결국 여성 캐주얼 시장에서 최강자로 우뚝 서게 됐다.

    「오스리」는 현재 6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며 기존의 타깃보다 어린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세컨드 브랜드인 「Five Plus」도 런칭해 현재 200개가 넘는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오스리 키즈라인」도 선보이면서 라인확장에 주력한다.





    광저우 로컬브랜드 「오스리」 캐주얼 강자로 우뚝

    요즘 한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캐주얼브랜드가 있다면? 바로 「팬콧」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면 중국 토종 브랜드에도 귀여운 캐릭터를 모델로 한 브랜드가 있을까?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다니다 보면 ‘판다(Panda)’의 캐릭터가 있는 매장을 자주 볼 수 있다.

    바로 「하이판다(Hi Panda)」라는 명칭의 브랜드다. 외국 브랜드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이 브랜드는 순수 토종 브랜드다. 이미 프랑스, 영국 등 세계 1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빈폴진」과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알려졌다.

    「하이판다」는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지지(JiJi)’에 의해 개발됐고 중국인이 사랑하는 국보급 동물 ‘판다’를 캐릭터화해 만든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다. 「하이판다」는 중국 젊은층의 스트리트 문화와 힙합뮤직을 기반으로 국제적 패션 트렌드에 초점을 맞춰 브랜드를 전개한다.





    개성과 귀여움, 독특한 캐릭터 캐주얼 「하이판다」

    이 브랜드가 중국 젊은 세대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들, 즉 ‘빠링허우’ ‘주링허우’ 세대들의 열정, 자아, 특징들을 표현하고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빠른 시간 안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적인 패션 그룹 LVMH의 무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

    LVMH 아르노 회장의 아들이자 후계자, 마케팅 담당자인 앙투 아르노가 브랜드 지분을 직접 인수해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의 핫한 토종 SPA 브랜드가 「에잇세컨즈」라면 중국에서 가장 핫한 토종 브랜드는 「미터스본위(중국명, 메이터스방웨이, 美特斯邦威)」다.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넘쳐나는 중국 패션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로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았으나 「미터스본위」만의 특별한 성공요인을 통해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됐다.




    중국 토종 SPA 다크호스? 바로 「미터스본위」

    1995년에 창업자 저우청젠에 의해서 설립됐고 저장성 윈저우시에서 첫 번째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전역에 1800여개 매장을 갖춘 규모로 성장했다. 2011년 총매출 99억위안(약 1조7700억원)을 달성해 중국 최대 의류기업 중 하나로 대표된다.

    미터스본위」는 처음 오픈 당시만 해도 직접 옷을 만들어 판매했지만 매출이 높아지고 볼륨이 커지면서 생산은 아웃소싱으로 전환하고 브랜드 경영과 판로 개척에만 몰두했다. 직영과 플래그십스토어의 형태로 매장을 확대해 나갔고 프랜차이즈 형태로 유통망을 넓혀갔다.

    생산과 판매를 과감히 외부업체에 맡기고 모든 것을 상품과 경영에만 투자하는 경영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런 동종업계와 차별화된 부분이 「미터스본위」가 빠르게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하나의 비결로 꼽힌다. 브랜드의 유통망을 넓히면서 「미터스본위」는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를 높이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메인 고객층인 10대 후반~20대 중반의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2003년에는 대만스타인 저우제룬(주걸륜)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각종 마케팅과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트렌디 & 영 상품구성+합리적 가격+공격경영

    글로벌 트렌드와 젊은층의 니즈를 결합한 디자인 상품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 접근성이 용이한 매장을 갖춘 공격적 브랜드 운영으로 고객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 사고 싶은 의류가 많이 갖춰진 브랜드라고 고객이 인지하게 되면서 브랜드 가치도 높아졌다.

    고객층을 달리한 「Me&City」 「AMPM」 등을 런칭함으로써 브랜드 확장 전략에도 힘쓰고 있으며 본격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 자사 패션브랜드를 포함한 종합 패션 브랜드를 구축한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비즈니스에도 도전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의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금씩 여러 채널을 통해 브랜드 노출을 시작했다.

    영화 ‘트랜스 포머 3’의 주인공에게 의류를 협찬하면서 브랜드를 알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렇듯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 유럽, 일본의 어느 나라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트렌디하고 고급스러운 상품으로, 여기에 공격적인 마케팅과 과감한 투자로 세계 패션시장의 강자로 우뚝 설 준비를 마쳤다.


    **패션비즈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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