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키즈」, 「커버낫」과 만나다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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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8.09조회수 4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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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컬처를 바탕으로 롱런해 온 워크웨어 브랜드인 트렌덱스(대표 조영진)의 「디키즈」가 올해 브랜드 이미지 변화에 시동을 건다. 「디키즈」의 변화는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 「커버낫(covernat)」과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지난 4월 「디키즈」의 메인 아이템인 치노팬츠 874를 「커버낫」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며 스트리트 패션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큰 이슈를 뿌렸다.

    스트리트 패션 웹진 & 커뮤니티 쇼프매거진(www.syoff.com)에서 「디키즈」와 「커버낫」의 콜래보레이션 반응은 뜨거웠다. 조회 수만 무려 1만건에 육박했고, 관련 리플은 100개를 훌쩍 넘었다. 리플을 남긴 이들 가운데 ‘훌룰룰루’‘밥’등의 회원은 대부분 “깔끔하다, 궁금하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텔토 뽀’는 “개인적으로 치노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 상품은 끌린다”고 관심을 표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인을 위해 대기업들이 좋은 조건으로 러브콜을 보내도 눈길조차 주지 않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가 「디키즈」와의 조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 ‘정신적인 교감’ 또는 ‘문화적인 공유’가 없는 기업과는 작업을 함께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이들은 “「디키즈」가 서브 컬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사고가 유연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함께하게 됐다”(윤형석 커버낫 대표)고 밝혔다.

    「커버낫」과 코워크 스타트, 조회수 1만건 돌파
    1997년 국내 런칭 이후 10년 이상 꾸준히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많은 이로부터 사랑을 받아 온 「디키즈」가 갑작스레 스트리트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디키즈」는 런칭 당시만 해도 미국의 유명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스타일리시하면서 독특한 느낌으로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브랜드였다.

    그러나 트렌덱스가 국내 실정에 맞추기 위해 직수입 오리지널 라인의 비율은 줄이고 라이선스 비중을 높여 가면서 「디키즈」 고유의 느낌은 변화되기 시작했다. 하이틴 밀착 전략도 맥을 함께한다. 롯데백화점 쿨캐주얼 존에 입점하는 등 「디키즈」는 대중에게 익숙하고 다가가기 쉬운, 이지한 캐주얼 브랜드로 차츰 변화해 왔다.

    그러다 보니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아지고 많은 이가 입기에도 수월해졌지만 기존의 「디키즈」를 좋아하던 팬들은 점점 멀어져 갔다. 아메리칸 컬처를 바탕으로 한 워크웨어로서 이 브랜드를 추종하던 이들이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디키즈」는 대중성과 정통성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명확한 컨셉을 지닌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만남이었다.




    아메리칸 컬처에 예술 접목한 스트리트 브랜드
    이런 작업에 첫 스타트를 끊은 브랜드가 바로 「커버낫」이다. 「커버낫」은 밀리터리 카우보이 인디언 팝문화 등 아메리칸 컬처를 바탕으로 현대의 음악 미술 디자인 등 예술 전반을 접목해 재해석한 도매스틱 브랜드다. 2008년 가을 블랭크(blank)라는 테마로 런칭해 스트리트 패션가에서 급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커버낫」은 브랜드 이름에서 느껴지듯 기본에 충실하고 자기 색깔이 뚜렷하다.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고 있는 넓은 의류 시장에서 「커버낫」의 스타일이 한 부분을 커버했으면 하는 자그마한 소망을 브랜드 네임에 담았다. 기본에 충실한 옷을 만들자는 의지를 바늘과 실(needle & thread)의 약자 nat으로 표현해 「커버낫」이 만들어졌다. 매시즌 새로운 테마를 선보이는 이 브랜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다양한 예술 문화 발전에 보탬이 되길 희망하는 브랜드다.

    이러한 뚜렷한 목적을 지닌 두 브랜드가 만나 더블네임으로 런칭한 상품이 바로 스테디셀러인 874 치노팬츠 변형 라인이다. 이 상품은 「디키즈」의 품질과 「커버낫」의 문화 코드가 접목됐다고 볼 수 있다. 「디키즈」의 원단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874보다 세련된 슬림핏으로 트렌드를 반영했다. 포켓 전면에는 가죽 파이핑 기법을 활용해 포인트를 줬다. 뒷주머니 단추는 소뿔을 사용한 버튼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군더더기 없는 슬림한 핏감과 지나친 멋을 부리지 않은 디테일은 매력을 더한다.

    스테디셀러인 874 치노팬츠 더블네임으로 런칭
    이 상품을 구매한 네티즌 송 모군은 “「디키즈」 상품이 가진 클래식함은 어느 옷에나 매치하기 쉬워 실용적이다. 「커버낫」 또한 무난한 디자인에 작은 디테일로 변하는 꾀하는 브랜드다. 잘 어울리는 브랜드의 조합”이라면서 “좋아하는 두 브랜드의 정체성이 모두 표현된 것 같아 고민할 틈도 없이 구매했다”고 전했다.

    물론 긍적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네티즌 cozy는 “외관상으로는 태그와 가죽 부분 디테일 이외에는 크게 다를 바가 없어 아쉽다”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커버낫」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팬들은 “‘작은 것의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든다’라는 「커버낫」스러운 콜래보레이션”이라는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Bach는 “다른 브랜드는 콜래보레이션을 하면 가격이 올라가는데 이 상품은 가격이 내려간다”라고 했으며, JiKu는 “콜래보레이션 작업치고는 가격이 저렴하다”라는 호의적인 리뷰를 전했다.

    프리미엄 상품임에도 가격은 7만8000원으로, 「디키즈」보다는 다소 비싸고 「커버낫」보다는 저렴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는 「디키즈」의 글로벌한 생산 라인을 이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대해 「커버낫」 측도 “「디키즈」의 원단과 봉제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커버낫」의 품질이 더욱 높아졌다”라면서 “일본 「디키즈」가 여러 분야의 브랜드와 코워크하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키즈」와 손잡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스트리트 패션 마니아, 합작에 기대감 가득
    이 작업은 국내 소비자들의 체형과 선호하는 스타일을 반영하면서도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만들어 냈다. 신선한 브랜딩은 물론인데다 양쪽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넓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디키즈」와 좀 더 젊고 힙한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커버낫」이다.

    이는 1+1=2가 아니라 1+1=3 이상이 될 수 있는 콜래보레이션의 계산법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는 멋진 조합이 아닐 수 없다. 확실하고 독특한 철학을 띠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의 만남은 「디키즈」에 신선함을 더하면서 브랜드 감도를 다시금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일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디키즈」의 콜래보레이션 작업이 활성화돼 있다. 「디키즈」는 「스투시」 「슈프림」 「소프넷」 등 서브 컬처 브랜드 및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와 만나 신선한 결과물을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보여 왔다. 특히 일본의 경우 스트리트 브랜드는 물론 글로벌 브랜드와도 함께한 작업이 많다.

    日 「디키즈」, 「슈프림」 등 60개 브랜드와 코워크
    그 수는 올 상반기에만 60여 개에 이른다. 이런 활성화된 코워크의 이유로는 국내보다 발달된 편집숍 등 유통 방식의 차이, 단독 라이선스 권한의 차이,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적인 부분 등을 들 수 있다. 특별판 한정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에 대한 비용 지불을 당연하게 여기는 환경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최영수 「디키즈」 기획팀 차장은 “일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국내도 콜래보레이션의 가치를 인정하고 알아보는 소비자가 많이 생겨났다는 판단 아래 시작하게 됐다”면서 “「디키즈」와 「커버낫」의 만남이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디키즈」는 「커버낫」 이외에도 많은 스트리트 브랜드가 대중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도록 교량 역할을 할 예정이다. 트렌드를 좇지 않는, 고집있는 도매스틱 브랜드를 발굴해 2012년까지 4~5개 브랜드와 코워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판매처 또한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한 파트너 브랜드 매장뿐만 아니라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다양한 루트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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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낫」, 콜래보레이션 현황



    1. 「베스파(VESPA)」
    2009~2010 FW
    자유로운 브랜드 「베스파」가 지니고 있는 대표적 아이콘 클래식 스쿠터를 모티브로 차용했다. 스쿠터를 타면서 입을 수 있는 「베스파」 기능성이 가미된 윈드재킷의 바이크 스텝이 착용 가능한 팀복 형식의 워크셔츠.



    2. 션 트리플식스(SHEEN TRIPLESIX)
    2010 SS
    실버 아티스트 ‘션 트리플식스’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실버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디자인은 「커버낫」이 하고 가공 작업은 션 트리플식스가 진행했다. 아메리칸 인디언 컬처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으며, 클래식하면서 와일드한 느낌의 뱅글과 반지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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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with



    윤형석 ㅣ 「커버낫」 대표
    “워크웨어 오리지널리티 부각”


    “아메리칸 캐주얼을 지향하는 「커버낫」의 컨셉 가운데 하나인 워크웨어에 대한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고 싶었다. 워크웨어에서 「디키즈」는 단연 독보적이다. 서브 컬처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사고가 유연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함께하게 됐다. 첫 아이템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기에 매년 「디키즈」와 주기적으로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보인 치노팬츠 이외에 워크셔츠 재킷 패치 페인팅 등을 활용한 아이템 등 다양한 방면으로 구상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인 「디키즈」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문화적인 파급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유철 ㅣ 쇼프매거진 대표
    “지속성이 이미지 변신의 KEY”


    “도매스틱 브랜드를 추종하는 마니아들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다. 이들의 베이스 문화에 가치를 두고 상품을 구매한다. 또한 특정된 곳에서만 판매되고 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소유욕이 커진다. 이 때문에 「커버낫」 팬에게는 「디키즈」와의 더블네임 상품이 기념비적 선물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벤트 성격의 작업으로 일회성에 그친다면 「디키즈」의 이미지 변신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감도 있는 여러 스트리트 브랜드와의 지속적인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트리트 브랜드와 메이저 브랜드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시도에는 미리 박수를 보낸다.”


    일본 「디키즈」와
    콜래보레이션한 브랜드 10


    1. 「BEAMS」
    2. 「Bounty Hunter」
    3. 「HURLEY」
    4. 「HYSTERIC GLAMOUR」
    5. 「MASTER-PIECE」
    6. 「New Era」
    7. 「STUSSY」
    8. 「TOMMY」
    9. 「UNDEFEATED」
    10. 「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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