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biz ‘디자인 스튜디오’ 이슈... 두베컴퍼니 • 아보(AVO) • 별디자인스튜디오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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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5.25조회수 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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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3년 사이 디자인 스튜디오라는 말이 패션업계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어디 디자인 좀 잘하는 데 없나?’로 시작해서 ‘서로 잘 맞으면 디자인 스튜디오와 파트너십 맺고 함께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다’는 곳들도 생기는 추세다.





    기존의 OEM, ODM 업체들과 조금 다른 개념의 디자인 스튜디오는 엄밀히 말해 생산 직전 단계까지 대행해 주는 디자인 아웃소싱 업체들을 말한다. 주로 패션회사의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이들이 소규모로 움직이기 때문에 체계화된 매뉴얼이 미흡하고, 주로 인맥으로 오더가 이뤄지다 보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시장에서 필요에 의해 요구하는 시점이므로 앞으로 디자인 스튜디오는 패션기업의 파트너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비해 디자인 스튜디오는 지속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며, 패션업계에서도 디자인 스튜디오 자체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아직 시작단계, 상호 윈윈하는 시스템 필요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을 때 패션기업들은 정형화된 브랜드에 새로운 감성을 불어넣는 역할을 디자인 스튜디오에 의뢰할 수 있다. 또 신규 브랜드 론칭 전 디자인 스튜디오와의 컨설팅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브랜드를 리뉴얼하거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다지기 위한 작업도 디자인 스튜디오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지난 2016년 설립한 두베컴퍼니(대표 심은주 • 유정아)의 ‘제이어스스튜디오’는 한섬 출신의 디자이너와 소재담당이 의기투합해 만든 곳이다.

    디자인 스튜디오의 선발주자로 손꼽히는 ‘제이어스스튜디오’는 베테랑 디자이너뿐 아니라 패턴사도 두고 직접 샘플링 작업까지 진행해 경쟁력이 있다. 디자이너 출신인 심은주 대표는 30여 년 경력의 실력 있는 디렉터로, 한섬뿐 아니라 제일모직 「구호」에서도 활약했던 인물이다. 소재 디자이너인 유정아 대표 또한 일화모직, 한섬, 미샤 등 25년이 넘는 커리어를 자랑한다.

    두베컴퍼니, 한섬 출신 베테랑 디자이너 + 패턴

    두 공동대표는 “우리 둘 다 패션리딩기업의 디렉터까지 경험했기 때문에 브랜드 기획이나 제작에 상당히 익숙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옷을 너무 좋아하고 재능을 살리기 위해 디자인 스튜디오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필요에 따라서 생산까지 맡아서 진행하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디자인에 집중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아이템당 단가를 매겨 판매하는 대신 상품 하나 하나에 정성이 느껴질 만큼 꼼꼼하고 퀄리티가 남다르다.

    이들은 “디자인 스튜디오는 이제 막 태생한 신규 비즈니스”라며 “우리를 필요로 하는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디자인실, 기획팀이 세팅돼 있는 업체들은 새로움에 대한 갈증은 있지만, 디자인 가격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추가 비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디자인 스튜디오는 보다 전문화 • 세분화해 업체들의 니즈에 맞춰 나가는 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 ‘하고’와 계약, 패션 함께 키운다

    ‘제이어스스튜디오’는 계속해서 시장환경에 맞춰 변이하거나 진화해 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하고엘앤에프의 온라인 플랫폼 ‘하고’와 파트너십을 맺고 거래하고 있다.

    ‘하고’는 자체 기획실을 두지 있지 않기 때문에 ‘제이어스스튜디오’가 생산까지 도맡아서 진행한다. 서로 필요한 부분을 각각 전문화해 함께 브랜드를 키워 나가는 협업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한섬 • 삼성물산 • 아비스타 디자인실에서 활약한 윤은혜 대표는 ‘아보(AVO)’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었다. 윤 대표는 기존 디자인에 한계를 느끼는 브랜드에 시장조사부터 샘플링, 디자인 기획과 생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 대표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색깔에 맞는 큰 틀을 제안하고 그에 적합한 모델을 창조해 낸다. 또 브랜드가 기존에 잘 시도하지 않았던 아이템을 맡아 브랜드 분위기와 어울리게 재생산하는 것도 그가 하는 일 중 하나다. 현재 아이디룩의 「키이스」, 제이씨물산의 신규 아동복 「메종피치」는 기획 단계부터 합류해 비어 있는 공간을 채워 준다.

    아보, 해외 시장조사 • 생산 • 컨설팅 ‘원스톱’

    원피스와 셋업물에 강했던 「키이스」는 데님과 다운 패딩 등 특종 아이템을 확장하기 위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여성복 브랜드에 오랜 기간 몸담은 윤 대표는 브랜드 정체성을 흐리지 않는 범위에서 「키이스」의 뉴 캐시카우로 작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생산하는 데 현재 열을 올리고 있다.

    아보의 경우 생산 업체까지 협업하고 있기 때문에 상품 기획부터 오퍼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샘플링에서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완제품 납품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1인 기업이지만 실력만은 탄탄하다.

    이럴 경우 가격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어 아보와 협업하는 브랜드는 원가절감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에 신선하고 제대로 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 신규 브랜드 론칭에도 도움을 준다.

    윤 대표는 육수현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아에르」가 론칭 준비를 할 당시 전반적인 콘셉트와 일부 상품에 대한 기획을 지원했다. 개인 브랜드의 경우 혼자 핸들링하기 힘들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론칭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한 것.

    「키이스」 특종 전담, 아동복 「메종피치」 협업

    윤 대표는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디자인에 대해 브랜드도 싫증을 느끼고 새로움을 갈망하면서 찾는 곳이 디자인 스튜디오다. 마찬가지로 아보의 입장에서도 신선한 디자인을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선보일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시스템인 것 같다.

    국내에 아직까지 디자인 스튜디오라는 개념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브랜드와 디자인 스튜디오 간에 깨끗하게 파트너십을 맺는다면 효율적인 디자인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별바이라라앤준디자인스튜디오(대표 정해영, 이하 별디자인스튜디오)는 자체 생산 시스템까지 갖춘 실력파 디자인 스튜디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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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업은 자체 생산 라인을 갖춰 브랜드 전체 컬렉션을 도맡아서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이 디자인 스튜디오와 거래하는 업체와 브랜드에 맞는 전담 디자이너가 내부에 상주해 전문적인 컨설팅도 가능하다. 이들은 기획단계부터 완제품 납품까지 가능하기에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디자인 스튜디오 업계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별디자인스튜디오는 시선인터내셔널, 아이디룩, TBH글로벌, CJ오쇼핑 등 내로라하는 국내 패션기업은 물론 유통업계에서도 러브콜을 보낼 만큼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면서 15년 이상 커리어를 쌓았다.

    별by라라앤준, 「에꼴」 재해석, 뉴 컬렉션 선봬

    현재는 브랜드 「에꼴」의 새 시즌 컬렉션을 전담하고 있다. 올 컬렉션으로 진행하는데 기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감성과 별디자인스튜디오만의 관점에서 브랜드를 새롭게 해석한 디자인을 적절히 조합해 스타일리시한 뉴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 사진설명 : 지난해 문을 연 컬러워치는 '헤지스레이디스'의 스페셜라인을 전담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 색깔을 유지하면서 조더 젊고 신선한 감각을 불어넣어 좋은 반응을 보인다.


    별디자인스튜디오는 특히 여성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와 손잡은 경험이 많다. 그래서 이들의 목표도 국내에서 여성 캐릭터 브랜드를 전담하는 넘버원 디자인 스튜디오가 되는 것이다.

    또한 유통에서 PB를 론칭할 때 전문적인 컨설팅과 디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도 엿본다. 정해영 대표는 “유통에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할 때나 협업을 진행할 때 오히려 디자인 스튜디오의 진가가 발휘된다.

    그들은 막강한 유통 채널과 MD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체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 시장을 별디자인스튜디오가 선점해 유통 PB 전문 디자인 스튜디오로도 성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컬러위치, 「헤지스레이디스」에 신선한 자극제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컬러위치는 최은진 대표이자 디렉터 1인 기업이다. 최 대표는 「A6」 「시슬리」 「베네통」에 이어 「버드바이쥬시꾸띄르」까지 주로 영캐주얼 업계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디자이너다.

    현재 LF의 「헤지스레이디스」 스페셜 라인인 ‘H 스튜디오’를 전담하고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 틀에 갇힐 수 있는 「헤지스레이디스」를 외부 디자이너의 색다른 시각과 재해석을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젊고 컨템포러리하게 바꿔 나가고 있다.

    개인 역량 발휘, 브랜드 청량제 역할 톡톡

    「헤지스레이디스」와 시즌 콘셉트, 스토리를 공유한 다음 최 대표만의 색깔을 넣어 ‘H 스튜디오’를 탄생시켰다. 그는 “이번 S/S시즌 첫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20~30대 젊은 소비층도 선호할 만한 디자인으로서 반응이 좋다”며 “본사에서도 ‘H 스튜디오’가 「헤지스레이디스」의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올해까지는 「헤지스레이디스」에 집중하고, 앞으로도 본인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브랜드와 손잡고 신선한 감각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최웅남 디자이너는 하이엔드 스트리트 캐주얼 「언티지」를 운영하고 있는 디렉터다. 그는 아직 공개할 순 없지만 글로벌 캐릭터가 토털 패션 브랜드로 국내에 론칭을 앞두면서 패션 카테고리의 디렉팅을 도맡았다. 정식적인 디자인 스튜디오는 아니지만 신규 브랜드 측이 추구하는 유니크한 스트리트 감성을 가진 디자인 전문가를 찾다 보니 최 디자이너에게까지 손길이 닿은 것이다.

    최웅남 디자이너, 신규 브랜드 패션 디렉팅

    그는 브랜드의 디자인 기획부터 MD 그리고 생산까지 똑같은 시스템을 진행한다. 최 디자이너는 “신규 브랜드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명확한 콘셉트를 잡고 출발해야 하는데 사실 메이저 기업이 아니고서는 신진 업체에서 이를 정확하게 진행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디자인 스튜디오라는 플랫폼이 국내에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가 맡은 브랜드의 디자인은 점프슈트부터 스카잔, 티셔츠까지 다양하다. 캐릭터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의류로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을 불어넣는 작업에 한창이다.

    그는 “생산에 들어가야 수익이 나는 구조라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론칭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외국은 디자인 스튜디오가 활발하다고 들었다. 정식적인 포맷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디자인 스튜디오와 브랜드 간의 협업이 국내에도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패션비즈 2018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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