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 차박’ 뉴 키워드 등극
    언택트 아웃도어… 신발 캠핑용품 인기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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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20조회수 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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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재확산되면서 정부는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마스크 사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건강한 젊은층의 경우 무증상 감염자도 많은데 일부는 외부 활동을 멈추지 않아 오히려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넘게 외출을 자제하고 조심하며 지낸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등장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개학이 미뤄진 학생들은 물론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그들의 부모들 역시 3개월 넘게 제대로 된 야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일까. 갑갑한 마음에 2030세대에 이어 가족 단위로 산에 오르거나, 차박(차에서 숙박하는 캠핑 형태)으로 잠깐씩 야외 활동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오히려 소규모로 할 수 있는 ‘언택트’ 아웃도어 활동이 주목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신발 매출과 키즈 라인 매출이 늘고, 캠핑을 위한 용품의 판매가 촉진되는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중장년층 위주였던 아웃도어 시장에 어린이부터 2030세대까지 속속 유입되면서 기본적인 활동을 위한 아이템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 실내복, 젊은층 등산화 매출 ‘초록불’

    1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 활동을 제한하고 소비심리가 떨어지자 브랜드들은 팔리지 않는 봄 상품을 일찍 정리했다. 대신 온라인에서 다운 재고를 소진했다. 3월 중순부터 등산이 다시 인기를 얻으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바람막이, 등산화, 재고 다운 등에 집중하는 한편 여름 상품을 빠르게 출시해 판매 이슈에 변화를 줬다.

    실제로 신발 강자인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의 ‘K2’는 등산화 판매 촉진으로 지난 4월의 신발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지난달 진행한 산행 시 쓰레기 담아오기 캠페인에는 20  ~  30대 참가자 수도 전년 대비 5배로 늘어났다. 비와이엔블랙야크(대표 강태선)의 ‘블랙야크’ 등산용품 매출은 지난 4월 1  ~  11일보다 5월 1  ~  11일에 60%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소폭 증가했다.

    여기에 개학이 미뤄지면서 신학기 가방과 키즈 상품 판매에 지장을 받자 실내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름 세트 상품 판매로 빠르게 전환해 매출을 방어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은 것을 커버하기 위해 자사몰, 백화점몰, 오픈마켓 등 온라인 마켓에 판매 이슈를 지속 제공해 매출 낙폭을 줄였다.

    산 타는 2030세대 증가, 체험 이벤트 참여도 활발

    또 앱 기반의 산행 커뮤니티 플랫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lackyak Alpine Club, 이하 BAC)’도 론칭 8년 만에 회원 수 14만명을 돌파했다. 2013년 론칭해 2019년 10만명을 돌파한 이후 1년 만에 4만명의 신규 멤버가 유입된 것. 특히 지난 4월 신규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였다. 산행 인증 수 역시 30% 증가한 5만여 건으로 집계됐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올해는 타인과 거리를 두면서 즐길 수 있는 산행이 대체 활동으로 주목 받으면서 혼산족과 둘산족이 등장하는 등 산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위해 자연을 찾는 젊은 산행족 역시 꾸준히 증가하며 BAC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아웃도어 경험 니즈가 점차 커지는 만큼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야외 활동을 위해서는 타인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날씨에 따른 철저한 산행 준비는 물론 대중교통보다는 자차를 이용하고 대면 접촉이 상대적으로 적은 야외 활동이라도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을 챙기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산행을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언택트 활동 ‘캠핑’ 중 ‘차박’ 특히 인기!

    이렇게 황사현상 없는 맑은 봄 하늘을 즐겨본 적이 언제였는지. 대표적 언택트 야외 활동 중 캠핑 붐도 다시 불고 있다. 그중에서도 실내 숙소를 잡는 것이 아닌, 차에서 숙박하는 ‘차박’이 대세로 떠올랐다. 위메프(대표 박은상)는 최근 한 달 동안 차박 캠핑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텐트 없이 차량 내에서 잘 수 있도록 뒷좌석을 접고 설치하는 간편한 ‘차박매트’ 판매는 636% 늘었고, 넓은 공간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차박 전용 텐트를 찾아 관련 상품 매출도 133% 증가했다. 차박 텐트 중에서는 차 트렁크와 간단하게 연결할 수 있는 ‘도킹텐트’ 매출이 4월 한 달 동안 전월 대비 608%까지 크게 늘었다고. 차량 내 시가잭이나 USB 포트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차량용 냉장고’는 90%, ‘차량용 테이블’은 67% 판매가 늘었다.

    ‘집에서 자연을 느끼다’ 텃밭 가꾸기 취미 주목

    위메프는 차박 외에도 집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모종 심기’나 ‘화단 꾸미기’ 등의 활동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상추 모종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398% 증가했다. 모종을 심을 수 있는 텃밭 화분은 3066%, 콩나물 시루는 1284%씩 매출이 늘었다. 소비자들이 풀과 흙으로부터 자연을 느끼고,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현상이다.

    굳이 등산과 차박이 아니어도 사람들의 소비 활동은 차츰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 브랜드 중 꾸준한 매출 하락세로 고전하고 있던 ‘코오롱스포츠’는 타 브랜드보다 빠르게 온라인 다운 선판매를 시작해 지난 4월 전년 대비 15.2%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0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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