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Report

< Ready To Wear >

빈폴 × 정구호, 코리아 DNA 새롭게

Friday, Nov. 1, 2019 |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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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대 파워 브랜드... 30년 전통 + 로컬 감성 = 한국 헤리티지




사진 : 한국 헤리티지 브랜드로 리뉴얼한 빈폴 이미지컷

론칭 30주년을 맞은 빈폴이 정구호 디렉터와 손잡고 한국 헤리티지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한국 트래디셔널 캐주얼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한편 2023년까지 중국, 베트남은 물론 북미, 유럽까지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30년 전통을 이어온 K-패션 대표 브랜드 빈폴을 한국 헤리티지 브랜드로 새롭게 리뉴얼했다. 우리나라만이 보유하고 있는 정서 • 문화 • 철학 등을 기반으로 했으며 한글 로고, ‘ㅂ’ ‘ㅍ’ 자음을 활용한 체크패턴 등을 새로 개발했다. 또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 모델을 기용해 토종 브랜드의 파워를 더 강하게 보여주고자 한다.”

정구호 빈폴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컨설팅 고문의 말이다. 삼성물산패션(부문장 박철규)의 빈폴이 론칭 30주년을 맞아 ‘다시 쓰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정 고문과 손잡고 전체적인 방향성을 다시 세웠다. 5개 브랜드 토털 6100억(2019년 예상)의 한국 트래디셔널 1위 브랜드를 공고히 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모토로 글로벌 마켓으로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사진 : 빈폴멘




정 고문은 지난 3월 합류해 7개월간 빈폴의 5개 브랜드(멘, 레이디스, 골프, 액세서리, 키즈) 디렉팅에 집중했다. 한국적 클래식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했으며, 5개 브랜드가 통일된 아이덴티티와 DNA를 갖고 ‘원 빈폴’을 완성토록 하는 데 주력했다.  

3월 합류한 정구호 고문,  ‘한국적 클래식’ 재해석

또 밀레니얼과 Z세대를 타깃으로 한 ‘팔구공삼일일(890311)’ 캡슐 컬렉션을 론칭해 빈폴이 추구하는 감성과 헤리티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5개 브랜드 공히 ‘지속가능(서스테이너블) 패션’에 동참해 재활용, 비건소재 활용 범위를 넓히는 등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그렇다면 빈폴이 다시 쓰고자 하는 브랜드 헤리티지는 과연 무엇일까. 빈폴은 서양 문물과 문화가 한국 정서에 맞게 토착화되며 만들어진 1960~1970년대를 조명하고 있다.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살리기 위해 한글 디자인뿐 아니라 당시의 건축과 생활공간 등을 모티브로 한 현대적인 스타일의 상품과 매장을 선보였다.  

한글 로고를 만들어 5개 브랜드 모두 적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한글은 세대를 아우르는 힘과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자음 • 모음을 활용한 ‘빈폴 전용 서체’를 만들고, ‘ㅂ’과 ‘ㅍ’ 등의 자음을 체크 패턴에 세련되게 디자인해 빈폴만의 독창적인 체크 패턴을 창조했다.  

한글 로고 • 자전거 심볼도  새로 개발

또 빈폴의 상징인 자전거 로고도 ‘세상을 움직이는 두 바퀴’의 철학을 토대로 새롭게 디자인했다. 앞 바퀴가 큰 자전거 ‘페니 파싱(Penny Farthing)’의 형태는 유지하면서 간결한 미학과 지속가능성을 내포해 바퀴살을 없앴다. 체격이나 머리스타일과 자전거를 타는 각도 등 동시대적인 디자인이 반영됐고, 여성과 어린이 로고까지 자수와 프린트로 재탄생됐다.  

사진 : 팔구공삼일일




지속가능성을 내포해 바퀴살을 없앴다. 체격이나 머리스타일과 자전거를 타는 각도 등 동시대적인 디자인이 반영됐고, 여성과 어린이 로고까지 자수와 프린트로 재탄생됐다.  더불어 동양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고 한영수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 상품도 선보인다.

여백의 아름다움과 원숙하고 세련된 미학적인 디자인을 빈폴의 티셔츠와 팬츠 등에 녹였다. 매장 인테리어 또한 1960~1970년 근현대 한국 건축물의 특징을 살리고 있다. 그 시대 가정집과 아파트 등 건축 양식을 모던하게 변화시켜 마루 • 나무 • 천장 • 유리 • 조명 등 한국적 헤리티지의 감성을 기반으로 했다.  

빈폴의 탄생일인 1989년 3월 11일을 브랜드화한 팔구공삼일일은 온라인 세대와 소통을 활발히 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해 기획했다. 한국의 대표 꽃인 오얏꽃(자두의 순우리말)을 상징화한 디자인을 적용했고, 레트로 감성을 토대로 1960~1970년대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컬러를 활용했다.  

‘팔구공삼일일’ 밀레니얼 • 글로벌 공략

공장, 버스, 택시기사 등 유니폼과 럭비선수들이 입었던 운동복에서 영감을 받아 동시대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가미한 워크 웨어와 스트리트 웨어를 선보인다. 빈폴은 브랜드 헤리티지와 히스토리를 존속 발전시키는 차원에서 브랜드 아카이브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서 철학을 담은 상품과 디자인 등을 아카이브로 축적, 글로벌 브랜드 하우스와 같이 영속적인 브랜드 운영뿐 아니라 히스토리를 담고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켜 브랜드 팬덤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또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헤리티지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플래그십스토어도 오픈할 예정이다. 밀레니얼 • Z세대 고객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향후 30년을 내다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한다.  

한편 빈폴은 ‘지속가능(서스테이너블)’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상품은 물론 매장과 비주얼 등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해 내년 S/S시즌부터 적용하게 된다. 우선 폐페트병과 어망 등을 사용한 다운과 패딩 상품을 내년 1월에 내놓는다. 버려진 페트병 • 어망의 세척과 방사 과정을 거친 원사를 활용한 상품이다. 보온성과 경량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의식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을 위해 친환경적인 소재를 활용한 문구, 필기구, 향초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도 꾸준히 개발한다. 빈폴은 2023년까지 중국 • 베트남은 물론 북미 •  유럽까지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 빈폴사업부 6130억 목표, ‘원 빈폴’ 실현

박남영 빈폴사업부장(상무)은 “빈폴의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면서 새롭고 의미있는 브랜드의 재탄생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했고, 매년 진화시켜 나가겠다”며 “기존 고객은 물론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및 Z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한국적 독창성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 확장의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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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빈폴사업부는 올해 매출 61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 헤리티지 브랜드라는 자존감을 세운 빈폴이 30년 명성을 뛰어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 브랜드 통합 리뉴얼이라는 과감한 혁신과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상품과 마케팅에서 적절한 이원화 전략을 펼치는 빈폴의 야심찬 행보가 국내 패션마켓에 희망 아이콘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INTERVIEW WITH
(왼쪽부터)정구호 CD와 박남영 상무





■ 정구호 l 빈폴 CD 겸 컨설팅 고문
올해 초 정구호 디자이너가 빈폴 리뉴얼에 디렉터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패션계에 술렁거렸다. 2003년 정구호 디자이너의 여성복 구호를 인수한 삼성물산패션은 대기업 자본과 디자이너 감성을 결합한 성공적인 케이스를 만들어 내 화제를 모았다. 2013년 회사를 떠난 그는 휠라코리아 CD, 서울패션위크 총감독, 제이에스티나 CD 겸 부사장 등으로 활약하며 여전히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Q. 한국적 헤리티지 브랜드라는 수식어를 달았는데 어떤 의미인가.
이미 30년의 역사를 가진 빈폴은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며, 그 색깔을 보다 명확하고 가치있게 전달하고자 한다. 전 세대를 아우를수 있는 코리안 스타일, 한국적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리뉴얼의 핵심 포인트다.

Q. 한글 로고 등 로컬 문화를 담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
브랜드에 신선함을 주는 것도 있지만 한국 브랜드의 자긍심 그리고 우리 나라 패션을 세계화하는 데 있어 오히려 새로운 발상이 될 것 같다. 기존에 폴로 랄프로렌과 타미힐피거 등을 경쟁 브랜드로 삼고 치열하게 경쟁 했다면, 이제 우리만의 독자성을 가지는 길을 가게 된 것이다.

Q.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팔구공삼일일이 궁금하다.
아직 정식 브랜드는 아니고 캡슐 컬렉션이라고 보면 된다. 브랜드가 30 년이 되다 보니 노후화로 인해 젊은 세대와 단절된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팔구공삼일일은 온라인 세대와의 소통을 원활히 하며 글로벌 브랜드 빈폴의 입지를 가져가기 위해 기획했다.

Q. 삼성물산과 연이 깊은데 이번에 다시 손을 잡은 계기는.
재입사가 아니라 컨설턴트 개념에서 브랜드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감성을 만들까 고민하고 가이드하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이 30년간 빈폴을 이만큼 이끈 것 자체를 높게 평가 하며 과거에 전성기를 함께 보냈던 나로서는 빈폴이 더 글로벌하게, ‘K패 션’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기를 희망한다.

■ 박남영 l 빈폴사업부장 상무

2017년부터 빈폴사업부를 총괄하는 박남영 상무는 지난해 빈폴 30주년을 맞춰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지휘했다. 정구호 CD와 호흡을 맞춰 빈폴의 기틀을 다시 잡았으며 각 사업부와 함께 의견을 나누면서 현재의 모습을 만들었다. 박 상무는 서울대 의류학과와 카이스트 MBA 출신으로 삼성물산패션 기획팀장, 상하이법인 상품담당 상무 등을 지냈다.

Q. 올해 초부터 시작된 빈폴 30주년 캠페인의 핵심은.
‘원 빈폴’ 기조하에 브랜드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빈폴 통합 브랜딩을 위한 아카이브와 헤리티지를 재정립하고 이를 상품과 매장 비주얼로 구현한 점에 주목해 달라. 그리고 온라인 전용 상품과 커뮤니 케이션 확대로 온라인 채널의 양적 · 질적 성장을 모두 이뤄 나가겠다.

Q. 이번 리뉴얼을 계기로 글로벌화에 적극 나설 계획인가.
중국 사업은 과거부터 꾸준히 진행해 왔다. 새롭게 도전하는 곳은 유럽 이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세일 즈를 시작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아시아에 한정지었다면 내년 F/W즌을 기해 국가별로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포지셔닝할지를 고민하고 실현해 나가겠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마켓도 염두에 두고 있다.

Q. 서스테이너블 패션도 하나의 새로운 포인트로 보여진다.
지속가능 이슈는 전 세계 패션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소재부터 부자재까지 가장 소모품이 많은 업종이 패션이기 때문에 서스테이너블에 대한 콘셉트를 가져가기로 했다. 재활용 원단을 쓰는 것부터 5개 브랜 드가 함께 참여한다.

Q. 빈폴의 과제와 비전은.
30년의 시간을 통한 자연스러운 노후화로 인해 새로운 세대들에게 관심과 애정도가 조금씩 떨어졌으며 글로벌 인지도는 아직까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비전에 대한 필요와 의욕을 주는 부분이다. ‘세대를 넘어, 국경을 넘어 사랑받는 빈폴’이 되기 위해 성장과 도전을 해 나가겠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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