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제리, ‘디자이놀로지*’를 더해라

    s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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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12.08조회수 1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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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Design)’과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로 디자인과 기술력을 모두 갖춘 것을 의미한다.





    자인과 기술력의 만남! 이것은 IT에만 적용되는 사례가 아니다. 진화하는 란제리 시장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점점 확고한 취향과 까다로운 성향을 나타내는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독창적인 디자인과 이를 구현할 기술력의 만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시아보다 한 단계 앞선 유럽의 이너웨어 소재전문기업들은 이미 디자인과 테크놀로지를 더한 디자이놀로지에 매료됐다. 이탈리아의 시팁(대표 루이지 포치올리)은 란제리와 비치웨어 등에 최적화된 기능성 원단에 디지털 프린트, 테크니컬 패브릭 등을 생산한다. 또한 프랑스의 레이스업체 누아용(NOYON FAR EAST)도 혁신적인 생산라인과 기술력을 통해 차별화된 레이스를 보여 준다.

    아웃도어웨어, 스포츠웨어에 국한되던 기능성 원단의 사용이 전 복종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신체에 직접적으로 닿는 란제리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국내 의류부자재업체 실론(Sealon, 대표 차진섭)도 거래선을 글로벌 아웃도어에서 란제리와 비치웨어로 넓히고 있다.

    생산장비에만 1억유로 투자, 기술 더한 11개 브랜드

    단순히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 다양한 색의 조합, 기하학적인 움직임의 표현, 살결과 같은 표면 재현 등 기술적인 부분에 아름다움까지 더한 것이 포인트다. 인터필리에르 파리에서 최고의 디자인을 선보인 브랜드에 수여하는 올해의 디자이너상은 최적의 기능성 원단 및 테크니컬 패브릭을 선보인 시팁이 수상됐다. 이들은 최신 레이스 생산장비에만 1억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또한 R&D를 비롯한 인력 투자에 노력을 기울인다.

    인터필리에르 상하이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한 인터필어워드에서도 독창성과 전문기술, 노하우를 통한 디자이놀로지에 가장 큰 점수를 줬다. 패션, 테크닉, 드로잉, 국제, COUP DE COEUR(인터필리에르 전시회 최고 부문) 부문으로 나뉘어 선정된 모든 브랜드를 살펴보면 R&D와 최신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계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패셔너블하고 트렌디한 자수 레이스로 패션 부문에서 수상한 칩유코퍼레이션(대표 쳉주펑 Cheng Ju-Fong)은 모든 시스템을 자동화했고 스위스에서 최신 원단생산 기계들을 공수해 와 빠르게 추가했다.

    테크닉 부문 우승자인 호쿠리쿠S.T.R(대표 데츠오 야마구치)은 1990년대에 이미 885㎡의 R&D센터를 갖췄다. 기교와 기술원사에 대한 고도의 투자가 다른 후보들과의 확연한 차이를 보여 준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밖에 국제 부문 우승자에는 원단의 색 하나만으로도 차별화를 보여 준 텍스타일엔터프라이스, 드로잉 부문 우승자에는 난징레핑텍스타일이 각각 선정됐다. 이어 전시회 최고 부문에서는 정교한 레이스로 시선을 압도한 누아용이 선정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아름다움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편안함을 위해 디자인을 포기하는 소비자들은 더 이상 없다.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업체만이 경쟁력을 갖춰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의 손으로는 할 수 없는 정교한 레이스 작업부터 피부와 같은 감촉의 얇은 원단, 기하학적인 움직임의 표현, 미세한 크기의 올 오버 프린트 모두 기술력으로 가능한 디자인이다.

    아웃도어 사용 기술 확장 넘어 디자인 구현 능력 ↑

    「나이키」 「잭울프」 「아디다스」를 비롯한 글로벌 스포츠, 아웃도어웨어 브랜드에서는 이미 당연시되는 기술력과 디자인 노하우를 이너웨어에 적용한다. 웰딩을 위한 무봉제 필름을 생산하는 의류부자재업체 실론은 란제리는 물론 수영복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이승재 실론 영업팀 과장은 “이미 기술적으로 발달된 아웃도어의 기술력이 정교한 레이스를 비롯해 디자인적으로 뛰어난 란제리와 만나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미도입 하이퀄리티 기술도 대거 선보였다. 이탈리아 텍스타일 디자인 회사인 스튜디오일지아(대표 피에르 파올로 탄튜라)는 비치웨어의 혁신을 보여 줬다. 손으로 그린 그림을 컴퓨터 그래픽 패턴으로 전환했다. 직접 그린 그림을 패턴으로 표현해 비치웨어에 표현하기 때문에 유니크한 매력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한계점 없이 다양하게 구현된다.

    한국 주요업체의 참가현황도 흐름을 따라간다. 스판덱스 마켓의 리더로 꼽히는 효성(회장 조석래)이 크레오라 파트너와 함께 처음으로 효성 파빌리온을 구성했다. 손해성 스판덱스 퍼포먼스유니트 마케팅팀 팀장은 “고내염소성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하이클로(creoraⓇ highclo)를 주력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래시가드 시장을 노려 디자인과 기능을 더한 상품을 공개한다”라고 말했다.

    「빅토리아시크릿」 등 글로벌 입점 생산라인 갖춰

    디자이놀로지를 위한 투자로는 R&D 등 기술 개발에 관한 것 외에도 제대로 갖춰진 생산설비가 중요하다. 더 이상 한 땀 한 땀 손으로 작업하는 장인정신이 아닌 뛰어난 기술력으로 핸드메이드보다 뛰어난 섬세함과 정교함을 표현한다. 이를 통해 짧은 시간 내에 생산 납기를 맞추는 것이 글로벌 시대에 알맞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최고 봉제수출업체 브랜딕스(Brandix)는 아시아의 경쟁력 있는 생산단지, 일명 브랜딕스 인디아 어패럴 시티(Brandix India Apparel City)를 갖추고 많은 업체의 참여를 기다린다. 이들은 가격경쟁력부터 풍부하고 효과적인 노동력, 세계적 수준의 리드 타임, 이미 최신 장비를 갖춰 별도의 설치 없이 실행 가능한 시스템, 글로벌 브랜드들이 인정한 검증된 효과까지 다섯 가지의 장점을 내세운다.

    공장 한 곳이 월 200만m 이상의 고급 직물 생산능력 및 자동 염색시설 등 최신식 설비를 갖췄다. 이들의 장점을 인정한 「빅토리아시크릿」 「막스앤스펜서」 「H&M」 등 글로벌 업체들이 이미 브랜딕스에 입점해 있으며 이들은 스리랑카에 현지 사무소를 두어 더욱 편리한 접근성을 확보했다. 한편 아시아 마켓 스터디를 마친 이 그룹은 한솔섬유, 세아상역 등 국내 업체와도 미팅했다.

    **패션비즈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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