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Report

< Insight >

레드오션 온라인 패션, 향방은?

Wednesday, Aug. 2, 2017 | 이원형 기자, whlee@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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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매출 한계에 ‘고립지세’



“어디 투자받을 만한 곳 없나요?” “앞으로 어떻게 브랜딩을 해 나가고 마크업을 해 나가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힙니다.” “2년째 매출이 제자리걸음인데 볼륨을 키울 자신도, 잘된 사례를 본 적도 없네요.” “수년간 관계를 쌓아 온 온라인 셀렉트숍에서 판매 대금을 받지 못했어요. 몇 개 없는 온라인 유통망에서 돈까지 못 받으니 억울해서 잠을 못 잡니다.”

현재 온라인 업계는 그야말로 ‘레드오션’이다. 인구밀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서울을 보는 듯하다. 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브랜드, 유통망 모두 힘에 부치는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온라인에서 ‘옷 장사로 돈 바짝 벌기 쉽다’는 낭설 하나로 예상치 못했던 이들까지 유입되고 있다. 도매시장, 패션 블로거, 인스타그래머 등 SNS 판매자가 자체적인 판매채널을 만들면서 잘나가는 브랜드마저 흔들리고 있다.

물론 시장을 만만히 보고 도전한 브랜드는 줄줄이 실패를 맛봤다. 대략 2년을 기점으로 수많은 브랜드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개체수가 많아진 신진 브랜드를 판매 수단으로만 활용하려 했던 몇몇 온라인 유통은 최근 수수료를 40%까지 올렸다가 입점업체의 반발로 다시 조정했다. 유통망과 브랜드 사이의 ‘밀당’이 서로를 갉아먹고 있는 모습이다.

SNS 판매자까지 온라인 유입, 기존 브랜드 타격

최소 5년 이상 된 중견급 브랜드도 과열 양상이다. 트렌드에 입각한 아이템 위주의 반응기획은 빠른 속도로 매출 상승과 고객 확보를 누릴 수 있었다. 반면 브랜드에 대한 충성 기반이 매우 빠르게 형성되다 보니 히트 아이템이 터지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게 되는 외줄 타기 전개가 이뤄지고 있다. 각 유통망에 매일 1000개 이상의 신상품이 올라오면서 브랜드의 장점만 쏙 빼 가는 벤치마킹 브랜드도 탄생했다.

최근 온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후발주자는 특별한 색깔보다 각 브랜드의 히트 아이템을 본뜬 디자인에 훨씬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삼고 있다. 오죽하면 ‘요즘은 프로모션 업체가 을이 아니라 갑이다. 최고로 속 편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권으로 상품 디자인만 해 주며 아예 진로를 바꾼 디자이너도 꽤 많다.

패션계 신진 브랜드들의 데뷔 발판으로 작용하던 온라인 업계가 최근 5년 사이 시끌벅적해진 것은 어찌 보면 예정된 수순이었다. 고객이 직접 입어 보지 않는 온라인 숍이 성행한 이유는 바로 ‘트렌드’였다. 제도권 브랜드보다 신상품을 훨씬 빨리 제안하고 그에 맞는 아이템을 다양하게 파생시킨 것이 가장 큰 강점이었는데 이 브랜드들이 너무 제한된 플랫폼 안에 몰린 것이다.

고질적 유통망 한계, 매출에만 의존하면 무너져

요즘 소비자가 찾는 온라인 셀렉트숍은 ‘무신사’ ‘W컨셉’ ‘29CM’ 등으로 대표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망 또한 브랜드끼리의 치열한 경쟁으로 각자의 색깔은 희미해지고 가격경쟁만 치열해 졌다. 중견급 온라인 브랜드의 충성도가 탄탄했던 ‘지트리트’ 는 올해 초부터 내부적 어려움으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온라인에만 의존하는 브랜드에는 별다른 해법도 없다. 대부분이 오프라인에서는 ‘에이랜드’ ‘바인드’ ‘원더플레이스’ 같은 대형 편집숍 아니면 지역상권 곳곳에 자리 잡은 소규모 편집숍에 의지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효율화’ 문제 때문에 이마저도 줄이고 있는 추세다. 무분별하게 입점한 오프라인 유통망이 오히려 고객의 소구력을 악화시킨다는 반응이다.

백화점은 더더욱 다른 세상 이야기다. 백화점 자체의 고객 유입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으며 온라인 브랜드의 주 타깃인 10~20대의 니즈가 없다. 보여 주기 식으로 매장 1~2곳을 오픈해도 효율이 나지 않는다. 인건비와 수수료가 매달 나가고 이미 오프라인 편집숍도 상당수 백화점에 진출해 있어 겹칠 위험이 있다. 섣불리 진출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200억원 한계? ‘의존’ 줄이고 ‘확장’에 무게 둬야

한 온라인 유통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패션 업계가 과도기인 건 맞다. 상품에 대한 로열티도 갈수록 떨어지고 출시 직후 비슷한 디자인의 카피 상품이 한 플랫폼 안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웬만한 인지도와 색깔 없이는 버텨 내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100억~200억원가량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는 해외나 자체 오프라인 스토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앤더슨벨」을 꼽을 수 있다. 모던한 유니섹스캐주얼로 출발한 「앤더슨벨」은 론칭 5년 만에 자체 쇼룸을 오픈, 해외 마켓으로 눈을 돌렸다. 콘셉트도 캐주얼에서 여성복으로 노선을 바꿨다. 미국 바니스뉴욕백화점과 다양한 해외 몰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뒤 해외 마켓에 진출하는 데 무게를 둔 것. 이들이 홀세일로 얻는 금액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하이 패션의 메카인 서울 도산공원 인근에 자체 쇼룸을 오픈한 점도 해외 바이어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온라인에 목매지 않고 자생력을 키워 미래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쇼핑몰 ‘더제로’ 또한 온라인만 가지고는 브랜딩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무실 근처 카페를 자신들만의 오픈 공간으로 활용한다. 매출 수익을 5:5로 카페 주인과 셰어하고 플리마켓이나 상품 PT전을 할 때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

美 브랜드 ‘보노보스’ 온라인과 오프라인 접점 찾아

우리보다 먼저 온라인 시장의 리스크를 겪은 미국은 이미 인공지능, 020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확장성의 진화판을 보여 주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가 고객을 위한 ‘커스터마이징’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몰을 오픈했다. 얼마 전 월마트가 인수한 남성 의류 전문 업체 ‘보노보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들은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을 대폭 축소하고 고객을 위한 ‘가이드숍’을 신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점을 찾았다. 온라인 중심의 브랜드 사업을 가장 큰 축으로 가져가고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한 ‘45분 접대’를 통해 완성점을 찍었다. 하루에 예약제로 받은 10명 내외의 손님은 가이드숍에서 맥주와 커피를 마시며 상품을 체험할 수 있고 구매할 때는 무조건 태블릿 PC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을 마친다.

이미 옷에 대한 모든 이해를 마치고 이를 체험하려는 고객이 방문하기 때문에 구매력, 선호도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현재 온라인 업계를 이끌어 가는 수많은 브랜드는 이제 제3자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자생할 방안을 끊임없이 검토해야 한다. 자체 몰의 비중을 높여 기존 고객을 흡수하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다. ‘확장’보다는 ‘유지 · 보완’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을 더 넓고 깊이 있게 바라보는 자세가 유통, 브랜드 모두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패션비즈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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