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Report

< Insight >

「티니위니」 1조 매각 효과는?

Wednesday, Oct. 5, 2016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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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브랜드로서는 최대 규모의 M&A가 성사됐다.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잘 키운 곰돌이 캐릭터 브랜드 「티니위니(TeenieWeenie)」를 중국 기업 브이그라스(V GRASS)에 1조원에 매각하는 빅 딜을 단행한 것. 이랜드그룹과 브이그라스는 3개월간의 밀당을 거쳐 9월1일 본계약서에 전격 사인을 하고 실질적으로 M&A 작업을 완료했다.  

이랜드가 엄청난 일을 해냈다. 잘 키운 브랜드 하나의 가치로 무려 1조원을 받아 냄으로써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것이다. 이번 조 단위 매각이 성사됨에 따라 이랜드그룹의 재무 구조 개선 작업도 탄력을 받아 300% 넘던 부채비율이 200% 초반까지 낮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각 구조는 중국 현지에 설립한 티니위니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넘기는 방식이다. 신설 법인에는 중국 「티니위니」 디자인 및 영업 인력을 포함 14개국에 등록된 글로벌 상표권과 중국 사업권을 모두 넘기는 조건이다. 이랜드는 「티니위니」 매각 이후에도 브이그라스와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 나가기 위해 매각한 신설 법인에 지분 10%를 투자하게 된다.

1997년 론칭한 곰돌이 캐릭터, 20년 만에 1조 가치  
‘황금알 낳은 곰’으로 등극한 「티니위니」는 과연 어떤 브랜드인가? 이 브랜드는 지난 1997년 2001아울렛의 PB ‘캐릭터스튜디오’에서 테스트숍으로 시작해 2000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첫 로드숍을 오픈했다. 이후 고급스러움을 무기로 상품 개발을 지속해 캐주얼에서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등 라인 익스텐션을 진행했다. 지난 2005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작년 1300개 매장에서 매출 4218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영업이익률 26.6%)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당초 이랜드는 「티니위니」의 초우량 수익 구조와 확고한 브랜드 경쟁력을 이유로 희망 매각가를 1조3000억~1조5000억원 수준으로 기대했다고 한다. 중국 내 외자 기업인 이랜드의 경우 「티니위니」를 직접 상장하는 데 제약이 있지만, 현지 기업이 인수해 상장할 경우에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뿐 아니라 중국 패션 시장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 M&A 총괄담당 임원 이규진 상무는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에서 최종 협상을 타결하게 됐다”고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딜을 이어 갔다면 「티니위니」의 가치를 더욱 높게 인정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현재 그룹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의 속도를 위해 최종 의사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을 이었다. 이번 「티니위니」의 매각 작업에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임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4개국 글로벌 상표권 & 중국 사업권 → 브이그라스
이번 「티니위니」의 1조원 가치 평가는 이랜드그룹에 또 다른 자신감도 안겨 줬다. 이랜드는 중국 전역에서 40여개 패션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이 중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브랜드만 7개에 달한다. 50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뉴발란스」와 4000억원 규모의 「이랜드」 그리고 2000억원대로 성장한 「스코필드」 등이 대표 주자다. 이랜드그룹은 「티니위니」 매각 이후에도 이러한 성장 잠재력 높은 다양한 브랜드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재무총괄(CFO) 신동기 대표는 “「티니위니」 매각을 통해 중국 이랜드가 현지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최대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패션 사업에서 「티니위니」를 능가할 만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은 물론 제2의 성장 엔진인 중국 내 유통 사업에도 힘을 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이랜드그룹이 일궈 낸 M&A 성과는 지난 2013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아웃도어 「네파」의 1조원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당시 MBK는 네파 지분 94.2%를 인수했다. 이들 외에도 패션 분야의 굵직굵직한 M&A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이 한섬 지분 34.6%를 4230억원에 인수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과 마켓 지배력 확보”
이듬해인 2013년에는 ‘아동복의 한섬’으로 불리는 서양네트웍스가 1980억원에 지분의 70%를 중국 리앤펑그룹에 매각했다. 또 중국 랑시그룹이 국내 유아복 업체 아가방앤컴퍼니의 지분 15.3%를 320억원에 인수하는 등 수십억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물론 이들 M&A의 경우와 이랜드그룹이 일궈 낸 성과는 성향이 크게 다르지만 국내 패션 시장에 ‘차이나 머니’를 비롯 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속속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 대전제임은 분명하다. 이런 흐름을 놓고 시장의 질서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며 경계의 시각을 늦추지 않는 이들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패션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제 국내 패션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와 한판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과 마켓 지배력을 확보해야만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에서 국내 패션 기업들의 질적 · 양적 경쟁력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이번 「티니위니」의 사례처럼 단일 브랜드 하나의 가치가 1조 내지 수천억원으로 평가될 수 있는 브랜드를 키워 내는 실력을 이제 국내 패션 기업들은 갖춰야만 하지 않을까?


**패션비즈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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