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 박이라 사장 주축 턴어라운드
    웰메이드 · 올리비아로렌 · 디디에두보…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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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1.24조회수 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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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이라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세정은 턴어라운드에 성공,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흑자 전환을 이끌어 냈다. 2019년부터 총괄 사장이 된 박 사장은 웰메이드와 올리비아로렌을 대표 브랜드로 키우면서도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토털 라이프스타일 컴퍼니로서 비전을 그리고 있다.


    세정(회장 박순호)이 다시 날개를 펴며 비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현재(10월 초 기준)까지 전년대비 20%의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연말까지 호조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정의 주 유통채널인 가두상권이 리오프닝을 기점으로 활성화되면서 ‘웰메이드’와 ‘올리비아로렌’이 확실하게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개선돼 흑자 전환을 이룬 세정은 하반기에는 기업의 신성장동력이 될 신규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앞으로 웰메이드와 올리비아로렌을 투 톱으로 키우면서 ‘디디에두보’와 ‘일리앤’을 전개하는 주얼리사업부와 합리적 가격대의 남성복 ‘트레몰로’, 사내 벤처 브랜드 ‘WMC(더블유엠씨)’, 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로박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다각적으로 회사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주춤했던 세정이 매출 회복을 실현한 데에는 적극적인 브랜딩 마케팅과 온라인 채널 활성화, 그리고 상품력 업그레이드를 통해 1세대 패션기업의 건재함을 드러낸 데 있다. 이와 함께 2019년부터 총괄 사장을 맡은 박이라 사장의 역할이 컸다.



    박이라 사장, 올리비아로렌 디렉팅 효과

    박순호 회장의 막내딸이자 2세 경영인인 박 사장은 2005년 세정에 합류해 올해로 17년째 몸담고 있다. 그는 브랜드 전략실장과 마케팅홍보실, 구매생산조직 담당 임원 등을 비롯 계열사 세정과미래를 통해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2015년 웰메이드 담당 임원을 거쳐 2019년부터 총괄 사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는 올리비아로렌의 상품 디렉팅도 겸하면서 다소 올드한 전통 기업의 이미지를 젊고 세련되게 바꾸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박 사장이 디렉팅한 올리비아로렌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대비 25% 신장한 730억원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매출액 1600억원을 목표로 하면서 가두마켓 여성복 중 단연 톱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올 초부터 직접 지휘봉을 잡은 박 사장은 4050세대 여성의 니즈를 반영하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목해 차별화하는 데 집중했다. 크롭 스타일 재킷, 오버사이즈 팬츠, 고급스러운 정장 라인 등은 박 사장이 직접 기획해 내놓은 상품군으로 매출 반응이 가장 컸던 아이템이다. 특히 가두 여성복 브랜드가 단품류나 캐주얼 아이템에 주력하는 데 반해 올리비아로렌은 아우터류를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크롭 재킷 등 아우터 매출 전년비 46%↑

    이에 힘입어 가을 아우터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54% 증가했으며, 여름 아우터 매출이 46% 신장했다. 올리비아로렌은 여성복 트렌드 중 숏 기장 아우터 수요가 높아진 점을 주목해 올리비아로렌에도 크롭 기장의 아우터를 선보였다. 여기에 브랜드 특유의 감각적이면서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강조한 제품이 여성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해 판매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숏 기장 아우터 중 ‘소매 턴업 라운드네크 재킷’은 올해 준비한 물량의 78%를 판매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7부 기장의 소매 부분에 볼륨을 넣어 여성스러움을 강조했으며, 금속 장식 단추로 포인트를 줬다. 전속모델 이지아가 착용해 화제가 된 일명 ‘이지아 컬렉션’도 매출 향상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지아 컬렉션의 대표 제품 중 ‘니트패치 벤트네크 점퍼’는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리비아로렌은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의 경우 점당 효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또 비어있는 상권에는 적극적으로 신규점을 오픈하고 현장 영업 강화도 동시에 이뤄져 전반적으로 유통망을 정비하고 있다. 또 온라인 유통의 경우도 자사몰인 세정몰 외 20여 곳의 외부 패션 플랫폼에 입점해 온 · 오프 채널별 판매 전략을 적용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3D 버추얼 시스템, 리드타임 1/3로 단축

    이밖에도 정기적인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한 소비자와 양방향 소통을 활성화하며 고객들의 신뢰도와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여성 공감 콘텐츠 마케팅도 이어간다. 올 겨울에는 ‘이지아 컬렉션’을 통해 트렌디하고 젊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여성 패션에 디지털화를 이끈 것도 박 사장이다. 그는 3D 버추얼 기술을 도입해 의류 제작부터 완성까지 소요되는 리드타임을 3분의 1로 단축했다.

    의류의 실루엣과 컬러 등을 고객 체형에 맞는 가상의 아바타에 대입하고 3D로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신제품 출시 효율을 높이고 있다. 국내 여성복 브랜드 중에 3D 시스템을 도입한 건 올리비아로렌이 처음이다.
    세정은 올리비아로렌을 시작으로 웰메이드 등 다른 브랜드에도 3D 제작 시스템을 확대에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영웅 파워’ 웰메이드, 슈트까지 잡아

    웰메이드는 ‘임영웅’이라는 막강한 모델 파워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15%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임영웅은 2020년부터 웰메이드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 임영웅이 출연하는 브랜드 캠페인 영상은 폭발적인 뷰 수를 올리는 건 물론이고 입고 나온 상품은 노출 이후 판매량이 급신장하는 효과를 보인다. 실제로 올 상반기 공개한 임영웅 광고 캠페인 ‘영웅7’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지 2주만에 300만뷰를 돌파했으며, 공개 전후로 웰메이드 첫 구매고객이 2배 이상 증가하는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올 가을에는 임영웅 이름을 내건 ‘임영웅 슈트’를 출시해 가을 정장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이탈리안 감성의 남성복 브랜드 ‘브루노바피’는 이탈리안 정통 슈트 스타일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웰메이드는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경조사와 모임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가을·겨울철 슈트 생산량을 확대했다. 또 슈트 스타일도 소재와 컬러별로 다양하게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일상에서 편하게 착용 가능한 데일리 슈트, 비즈니스 룩, 경조사, 예복 등 구매 목적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가격대도 합리적인 중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백화점 겨냥 ‘브루노바피 캐주얼’ 론칭

    더불어 브루노바피의 신규 라인으로 ‘브루노바피 캐주얼’을 론칭했다. 브루노바피 캐주얼은 외부 인사인 방미애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협업한 라인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상품 기획과 디자인을 다양하게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기획 베테랑인 방 CD와 손잡은 브루노바피 캐주얼은 감각적이면서 편안함을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또 트렌디한 젊은 감각과 실용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3040세대를 공략하며 웰메이드의 뉴 엔진으로서 키워나갈 계획이다. 브루노바피 캐주얼을 통해 니트와 베스트부터 코트, 재킷, 점퍼 등 아우터류까지 모던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에 실용성 높은 스타일의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백화점 유통을 중심으로 해서 격식을 갖추면서도 편안하고 세련된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출 계획이다.

    디디에두보와 일리앤을 전개하는 주얼리사업부도 꾸준히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이라 사장이 애착을 갖고 있는 주얼리사업부는 2013년 디디에두보, 2019년 일리앤를 론칭해 고가와 중가 시장에 각각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디디에두보, 국내 넘어 중국 등 글로벌화

    상반기 30%의 매출 신장세를 탄 디디에두보는 프렌치 감성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매 시즌 테마가 있는 라인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으며 패키지 디자인과 매장 비주얼도 고급스러워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투자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 견고하게 다지고 고객 유입의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한다. 현재 디디에두보는 홍콩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상권에 입점해 있다.

    디디에두보가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면, 일리앤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데일리 주얼리로서 매출 볼륨화에 나섰다.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온라인 판매는 9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리앤은 다양한 컬렉션과 라이브 콘텐츠,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2535세대 여성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한 것이 매출 호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일리앤 인플루언서 모델 염설희와 함께한 화보를 통해 시그니처 라인 ‘앤너트(&KNOT) 컬렉션’을 감각적으로 풀어내며 큰 반응을 이끌었다.



    일리앤, MZ세대 잡고 매출 80% 고신장

    앤너트 컬렉션은 일리앤(12&)의 ‘&(앰퍼샌드)’를 볼륨감 있는 커브 매듭 디자인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며, 화이트와 골드 색상의 세련된 컬러 믹스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온라인에서는 2535세대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이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젊은 세대가 많이 모이는 곳에 다양한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매출 상승세를 견인했다.

    세정은 주력 사업인 패션 브랜드 외에도 2019년 인수한 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로박스’의 성장세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코코로박스는 PB상품 카테고리 확대,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 드라마 협찬, 효율적인 유통 확장 등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과 최근 ‘집 꾸미기’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맞물리며, 올 상반기 매출이 인수 전 대비 400% 신장했다.

    2535 타깃, 온라인 & 팝업 상호 시너지

    또 사내 벤처 브랜드로 출범한 남성복 ‘WMC’는 영 마인드의 2035 남성을 타깃으로 해 온라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9년 론칭할 당시는 웰메이드 사업 내 온라인 전용 브랜드 ‘웰메이드컴’으로 시작했는데, 마켓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F/W 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부에서 분리,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WMC로 브랜드명을 변경하고 활발하게 알려나간다. 사내 벤처 브랜드는 박이라 사장 직속 부서로 애자일 조직 체계를 이룬 점이 특징이다. 기존 사업부는 기획 · 디자인 · 생산 · 마케팅 · 영업 · 영업MD · 영업지원 등으로 세분화돼 있는데 반해 제품 생산에서 진행까지의 의사 결정이 빠르고 제품 입고 후 가격결정까지 WMC 내부에서 결정하는 등으로 스피드를 높였다.

    별도법인 모먼(대표 박이라, 안정아)을 통해 9월 론칭한 여성복 ‘모먼’도 세정의 신사업 중 하나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중심의 올리비아로렌 대비 타깃 에이지를 낮춰 3040 여성을 겨냥한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



    코코로박스 등 라이프스타일 뉴 엔진으로

    세정은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매출 향상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비록 대내외적으로 환율 상승, 원부자재 상승, 물류 지연 등 악재가 겹쳐 있지만 직생산 확대, 원부자재 직소싱, 물류 경로 최적화 등을 통해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여기에 점포 정비와 고객 관리 강화, 소비자와 브랜드 특성에 맞는 마케팅 및 프로모션을 지원해 매출 신장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세정은 사내 친환경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 친환경을 주제로 ‘노 플라스틱 생활하기’와 ‘플라스틱 × 화분 리사이클 캠페인’ 등 1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꾸준하게 진행했다. 지난 9월에는 웰메이드에서 선보이는 업사이클링 핸드백 ‘웰백(WELL BAG)’을 선보이며 자원 순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박이라 세정 사장은 “오는 2024년 창립 50주년을 대비해 조직 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기존 사업의 안정화와 신규 사업의 성공 사례를 계속해서 만들어 가겠다”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환경 속에서 항상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탄탄한 브랜드 DNA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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