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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inion >

유영만ㅣ한양대 교수

Sunday, Nov. 1, 2020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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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아닌 ‘작품’이 지배하는 시대



  

상품은 소비해서 없어지는 소모품이지만 작품은 간직해서 가치를 빛내는 소유품이다. 당신은 지금 시간과 더불어 가치가 떨어지는 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가, 아니면 시간과 더불어 가치가 상승하는 작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가? 시장은 상품을 개발하는 사람보다 작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지배하고 이끌어 간다.  

상품은 사용할수록 소모품으로 전락하지만 작품은 사용할수록 작품 개발자의 철학과 열정에 물들면서 소유품으로 자리 잡는다. 작품은 자신만의 철학과 열정이 스며들어 있는 명품이다. 자신만의 ‘명품’은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신만의 컬러를 가꾸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명품’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나는 명품을 밖에서 찾고 있는가?

아니면 내 안에서 찾고 있는가? 명품을 소비의 대상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개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가? 나만의 작품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금 나는 어떤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가? 샤넬은 말한다. “패션은 사라지지만 스타일은 그대로 남는다”라고…. 스타일은 자기만의 독창적인 컬러다. 남다름을 추구하지 않고 색다름을 추구한 샤넬은 저절로 남달라졌다. 색달라지면 저절로 남달라진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샤넬의 삶과 열정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들의 뇌리와 폐부에 명품으로 남는 이유다.  샤넬의 작품 속에서 샤넬의 기품이 살아 움직이지 않는가. 그래서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명언, “내가 바로 스타일이다”가 존재하는 이유다. 사람은 저마다의 컬러와 스타일이 내재돼 있다. 하지만 남달라지려고 노력하다 나만의 색깔과 독창적인 스타일을 잊어버렸다. 남들처럼 살아가려다 나의 고유함을 잊어버렸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파블루 네루다의 <질문의 책>에 나오는 시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아직도 내 속에 있지만 찾지 않아서 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일단 빛을 발하기 시작한 ‘명품’은 하찮은 세류와 세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다. ‘작품’은 창작자의 열정과 철학, 혼과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그래서 ‘작품’은 창작자의 컬러와 향기가 묻어난다. 이에 반해서 ‘상품’은 고객의 욕망을 자극해서 많이 팔기 위해서 만든다.  

고객의 사고 싶은 욕구와 욕망을 최대한 자극해야 한다. ‘상품’은 그래서 ‘신상품’으로 끊임없이 대체된다. ‘상품’에 철학이 담기고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컬러가 담기면 ‘명품’이 된다. 내 ‘명품’은 그 어떤 ‘상품’이나 ‘작품’과도 비교되지 않는 내면의 향기다. 자기만이 낼 수 있는 향기는 그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답은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다. ‘명품’은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다.

‘안’에서 빛나는 ‘명품’일수록 오래가고 그 사람만의 그윽한 ‘향기’가 은은하게 퍼질 수 있다.  명품을 발품 팔아서 밖에서 찾으면 ‘반품’할 수 없는 거품과 소품 인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명품을 자신의 성품과 인품에서 찾으면 누구도 갖고 있지 않는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기품’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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